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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유럽영화

[영화] 실종, 사라진 아이

by 똥이아빠 2017.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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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종, 사라진 아이

영화의 배경은 '크람푸스 축제'다. 크람푸스 축제는 이탈리아 북부와 오스트리아, 독일 남부 지역에서 벌어지는 축제인데, 크리스마스 기간에 악마의 분장을 하고 어린이를 혼내는 축제인데, 크리스마스가 '산타'라는 '좋은 사람'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축제라면, 크람푸스는 반대로, 악마의 분장을 한 사람들이 나쁜 어린이를 혼내주는 축제라는 점에서 정확히 반대지점에 서 있다.
크람푸스 축제에서 악마(로 분장한)들은 나쁜 아이를 알아보고 그 아이를 혼낸다고 하는데, 아이들은 마치 실제 같은 악마의 가면을 보고 기겁을 할 것 같아 보인다. 그만큼 악마 분장은 매우 사실적이고 충격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도 어린 토미는 악마 분장을 하고 퍼레이드를 하는 장면을 보고는 놀라서 도망치다 실종된다.

영화 초반부는 토미의 실종과 그로 인한 부모와 이웃들의 충격, 마을 전체의 혼란이 짧게 지나가고 5년의 세월이 흐른다. 그리고 우연히 한 아이가 도시에서 발견되고, DNA 검사 결과 토미와 100% 일치한다는 결론이 나면서, 아이가 살아 돌아왔다는 또 다른 충격으로 시작한다. 5년의 세월은 짧을 수 있지만, 어린 토미가 실종될 때가 4살이었으니 이제 겨우 9살 나이의 아이일 뿐이다. 토미를 아는 이웃들은 토미가 진짜가 아니라 '악마'라고 말한다. 토미가 실종되었을 때, 아버지는 아들을 유괴 살인한 용의자로 몰려 조사를 받았고, 엄마는 자살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토미가 살아 돌아오고, 기쁘고 행복해야 할 가족들은 오히려 이상한 분위기에 휩싸인다. 영화가 진행하면서 토미의 엄마는 마을 경찰관과 불륜 관계라는 것이 드러나고, 마을 카페에서 일하는 세 명의 젊은이들이 보여주는 이상한 행동 역시 토미 아빠에게는 의심스럽기만 하다. 

토미를 둘러싼 비밀과 두려움은 사람들을 공포에 휘말리게 하고, 마침내 비밀의 단서가 드러난다. 토미의 아버지는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과 대면한다. 토미는 5년 전, 실종되던 당시 이미 죽었고,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마을 카페에서 일하는 세 명의 젊은이와 자신의 아내 그리고 장인이었다. 그들은 각각 자신들의 입장 때문에 침묵했고, 토미의 아버지만 영문도 모른 채 고통을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로만 보자면 가장 나쁜 인간은 토미의 엄마다. 그야말로 '쌍년'이라고 욕이 나올 정도로 악독한 여자인데, 자신이 낳은 아이를 죽인 것이다.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는다. 아이의 엄마가 이 영화를 보면 혹시 엄마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부분이 있을까? 나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동기도 없고, 이유도 없이 자기 아이를 죽인다는 것은 미쳤거나, 싸이코패스이거나, 원래 사악한 인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토미의 엄마는 토미가 사라지기 전부터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 불륜 때문에 아이를 죽일 수 있다면, 그것은 진짜 악독한 인간임을 보여주는 행위일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실종된 이후에도 줄곧 불륜 관계는 지속되고 있었다.

가장 불쌍한 것은 토미의 아버지인데, 그는 자기 아내가 아이를 죽였다는 사실도 몰랐으며, 장인이 사실을 알면서도 숨겼다는 것, 마을 카페에서 일하는 세 명의 젊은이들이 침묵하고 있었다는 것, 아내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던 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토미'로 인해 그 모든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그의 분노는 폭발한다. 살아돌아왔다는 '토미'는 그러면 누구일까. 아무도 그 아이가 누구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토미의 아빠는 그 아이를 '토미'로 믿고 사랑한다. 이 마을에서 유이하게 외톨이이자 외부인이었던 토미의 아버지와 '토미'는 그 마을 사람들이 침묵의 카르텔을 유지하는 것을 경멸하며 마을을 떠난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실종되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인데, 영화에서는 가족의 문제로 바뀌면서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들을만 하다. 여기에 '크람푸스 축제'를 끼워 넣은 것은 그저 영화에 공포를 양념처럼 추가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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