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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뫼비우스

by 똥이아빠 2018.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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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뫼비우스
김기덕 감독 19번째 작품. '강력한 19금'. '세르비안 필름' 만큼은 안 되어도, 꽤 충격적인 영화다. 영화의 일부 장면에서도 충격을 받았지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와 그 의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에서 충격을 받았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가 없다는 것이 첫 번째 충격이다. 90분짜리 영화를 만들면서, 대사 한 마디 없이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럼에도 모든 상황이 완벽하게 이해되고, 극중 인물들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현실'은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현실'과는 완전히 다르다. 김기덕 감독의 '현실'은 그 자체로 상징이며 은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극중에서 벌어지는 어떤 '행위'는, 그 행위를 '사실'로 해석하면 이해하기 어렵거나 모순이 발생한다. 어떤 '행위'를 '상징'과 '은유'로 해석하면, 오히려 감독의 의도를 이해하기 쉽다. 이런 점은 김기덕 감독의 모든 영화에서 공통으로 통한다.
김기덕 감독의 연출 노트에서 '가족, 욕망, 성기(섹스)'가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고 했다.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개념이긴 하지만, 감독이 세상을 이해하는 관점에서 이 세 개념이 서로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을 반박할 근거는 희박하다.
가족은 어떤 면에서 가장 큰 '애증'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욕망'은 인간의 본능에 내재한 감정이며, '섹스'는 인간에게 가장 큰 딜레마이기 때문에, 이 세 가지의 서로 다르면서 같은 개념이 충돌하거나 혼합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오욕칠정'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본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이러한 개념과 상징을 극단으로 몰고가는 연출로, 시각화한다. 그래서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싫어하거나, 꺼려하는 사람들은, 치장하지 않은, 날것의 쓰린 감정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이 두렵고 무섭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한국영화계에서 희귀한 존재이며, 나아가 세계 영화계에서도 특이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간의 감정을 극단적 표현으로 묘사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말초적 쾌락을 위한 표현이 아닌, 인간성의 내면을 들여다 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그의 독창성과 파괴적 미학을 읽을 수 있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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