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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유럽영화

아들의 방

by 똥이아빠 2011.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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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방 - 10점
난니 모레티 감독, 난니 모레티 외 출연/키노필름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지만, 부모가 되고나서, 마음 속에 가장 크게 자리 잡은 생각은, 자식에 대한 걱정이다.
아마 모든 부모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지 않을까. 다만 그 정도가 더하거나 덜하거나의 차이겠지만.
그래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게 되고, 걱정도 하고, 염려도 하게 된다.
'걱정이 팔자'라는 말은 그래서 나에게 꼭 맞는 말이다. 잘 알면서도 이런 '걱정거리'가 쉬 사라지질 않는다.
이 영화 '아들의 방'은 그런 나에게 마치 맞춘듯한 영화다. 어느날 자식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자식이 죽는다면...
상상만으로도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듯한 충격이지만, 그런 일이 있어났다면, 그 부모와 가족은 어떻게 될 것인가.
많은 영화들이 이런 주제를 다뤘고, 다양한 형식으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 영화, '아들의 방'이 보여주는 담담하면서도 고통스럽고, 진실함을 담아내기는 어려울 듯 하다. 얼마 전에 읽은 책 가운데 '4-3'이 있었다. 가족을 모두 잃고 홀로 남은 엄마가 쓴 글이다.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면 누구라도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으로 몸부림 치겠지만, 그 과정을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다행히, 이 영화 속의 가족은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고, 뿔뿔히 흩어지지 않고, 슬픔에 깊게 빠져 자신과 가족에게 절망을 느끼게 하지 않았다. 모두다 그럴수는 없을 것이다. 어린 딸의 죽음으로,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축구선수도 있고, 가정이 풍비박산나는 경우도 흔하게 있다. 어떤 경우든,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 없는, 각자의 선택일 뿐이다.
인생 전체가 휘청거릴 정도의 충격을 받은 가족이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를 보여주는 수준 높은 영화다. 침착함과 인내를 통해 슬픔과 고통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보면서, 죽은 자식을 위해서라도 잘 사는 것이 옳은 일임을 느끼게 한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영화를 돋보이게 한다. 별 네 개.

아들의 방
감독 난니 모레티 (2001 / 이탈리아)
출연 난니 모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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