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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유럽영화

The untouchable(2011)

by 똥이아빠 201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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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 1%의 우정 - 10점
올리비에 나카셰 외 감독, 프랑수아 클뤼제 외 출연/UEK

영화는 현실의 욕망을 반영한다. 인간이 꿈꾸는 모든 것들은 영화의 소재가 된다. 최고의 부자와 가장 가난한 자가 나누는 우정도 영화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의 변주곡같은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단다. 

어마어마한 부자이지만 얼굴 아래가 마비된 사람이, 자신을 돌봐 줄 사람을 찾는 과정에서 아프리카에서 이민 온 가난한 이민자를 선택하게 되고, 그 두 사람이 유쾌하게 우정을 나누는 친구로 발전한다는 이야기는, 감동적이긴 하지만, 'so, what?'.
이 영화는 잘 만든 영화임에 틀림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다큐멘터리가 먼저 만들어졌고,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가장 먼저 영화 속 실제 주인공들에게 보여주었을 때도 감동과 칭찬이 쏟아졌다고 한다. 그 만큼 이 영화는 사람들 마음에 감동을 일으킨다.
영화에서, 부자이자 장애인인 필립을 돌보는 아프리카 이민자 드리스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다. 장애인이라고 특별히 돌보거나 연민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점이 장애인인 필립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또한 돈이 많은 필립에게도 비굴하거나 아첨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고 행동한다. 이런 점들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갖는 한계는 뚜렷하다. 자본가인 장애인은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발현할 수 있다. 하지만 건강한 아프리카 이주민은 '돈'이 없어서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한다. 두 사람의 우정이 아름다울지는 몰라도, 그것은 역시 돈으로 엮여 있는 '자본'과 '노동'의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준다.
인간관계를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해도, 본질이 바뀌지 않는 이상, 껍데기는 의미가 없다. 부자와 극빈자의 우정? 그래서, 그들의 우정이 아름답기 때문에 달라진 것은? 자본가는 여전히 개인용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그림을 비싼 값으로 사들이는 취미를 버리지 않을테고, 아프리카의 가난한 인민들은 굶어 죽어가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자본가가 선심을 써서 극빈자인 아프리카 이민자에게 많은 돈을 주면, 세상은 아름다울까? 자본가가 자기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몽땅 기부하면 세상이 행복해질까? 전혀, 아니올씨다. 일시적으로, 자본가의 선행이 여러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자기의 재산을 내놓을 자본가는 지극히 드물고, 그들 몇몇의 선행이 세상을 바꾸지도 못한다. 결론은, 극소수가 많은 부를 독점하고 있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진정한 우정이 싹트기 위해서는, 빈부의 격차로 인한 상대적 우월감과 박탈감이 사라진,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인정할 때 가능하다.
즉, 너와 내가 동등한 위치에서, 동등한 인격으로, 오로지 몸이 불편한 사람을 보조하는 역할로 만날 때, 신분이나 부의 편중이나, 배움의 많고 적음을 떠나,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평등한 관계일 때만 우리의 선의와 우애는 장애없이 꽃피울 것이다.
영화는 재미있게 봤지만, 보고 나서 생각을 하니, 두 사람만의 이야기로는 이해할 수 없는, 두 사람의 배경에 깔린 무수히 많은 사회 문제들이 떠올라 마음이 편치 않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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