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스 - 켄 로치 감독, 데이빗 브래들리 외 출연/무비스톤 |
주인공 소년이 처한 상황과, 그가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서 울었다.
[씨네21]의 영화평은 이렇다. <케스>(1969)는 국내에도 번역된 배리 하인즈의 <케스- 매와 소년>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15세 소년 빌리 캐스퍼와 매의 관계를 통해 영국 노동계급의 현실을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보여준 켄 로치의 대표작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렇게 사회과학적 분석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되는 영화다.
이 영화는, 당연히 영국 노동자계급의 절망적 상황을 그리고 있지만, 빌리의 성장영화이자, 교육 문제를 다룬 영화이고, 가족 관계를 그린 영화이다.
이 영화의 아름다움은 역시 감독 켄 로치의 뛰어난 연출 덕이지만, 주인공 빌리가 보여주는 '태도'가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진보는 태도다'라는 말이 있듯이, 연출을 떠나 오로지 소년이 보여주는 모습 때문에라도 이 영화는 감동을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준다.
빌리의 작은 체구와 초라한 모습, 낡고 더러운 옷, 배고픔 앞에서 전혀 소용없는 도덕성, 매에 관한 순수한 열정, 슬픔이 깊게 베인 얼굴 표정, 무심한 엄마와 이복 형의 행패 속에서 늘 혼자 살아가야 하는 어린 소년의 고통을 느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아마도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빌리처럼 가난하고, 부모의 돌봄도, 귀여움도, 사랑도 온전하게 받지 못하고 자란 어린시절을 가진 사람이라면, 빌리의 마음을 이해할 것이다. 그리고 공감하고, 동정하며, 그 아이가 지금 내 앞에 있다면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을 것이다.
과거의 어린 내가 내 앞에 있다면,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슬퍼서 눈물을 흘릴 것 같다.
'자기연민'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이 싸구려 감상이라는 것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때로 돌아가면, 가난이라던가, 배고픔이라던가, 외로움이라던가 하는 것보다, 어려서 세상을 모르는 작은 아이가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안쓰럽기 때문이다.
그래도 세월을 흐를 것이고, 소년은 성장하며, 배를 곯지 않을 정도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어른이 된 소년의 과거는 우울하고 불안하고 쓸쓸하다. 빌리를 보면서, 나의 어린 모습이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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