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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23아이덴티티

by 똥이아빠 2017. 3. 26.


[영화] 23아이덴티티

다중인격에 관한 소재는 늘 흥미진진하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 역시 다중인격의 소재를 공포영화와 접목했다. 하지만 다중인격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이 영화가 그리 재미있지 않다. 한 사람에게 23명의 서로 다른 독립된 인격체가 있다는 설정은 물론 흥미롭지만, 영화 속 다중인격은 그리 흥미롭지 않았다.
그보다는 납치된 세 명의 여학생이 성적 대상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왜 하필이면 10대의 여학생이며, 그들이 옷을 벗고 반라의 상태로 갇혀 있어야 하는지 개연성이 없다. 왜 희생자는 항상 어린 여성이어야 하는지, 그것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임을 감독이 진짜 모르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영화의 흥행을 생각해서 어린 여성을 이용한다는 의심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이 영화에서 눈여겨 봐야 할 지점은, 다중인격으로 등장하는 살인마가 아니라, 다중인격으로 발전한 주인공의 어린시절이다. 주인공 케빈이 다중인격이 되는 원인은 어렸을 때 엄마에게 육체적, 정신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그려진다. 한 사람의 인격이 원만하게 형성하려면 무엇보다 어린시절을 무난하게 보내야 하는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어린이는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부모와 주위의 어른들에 의해 정신적, 육체적 상처를 입게 된다.
훌륭한 부모라면 아이들을 깊은 사랑으로 따뜻하게 감싸고, 행여 마음에 상처가 생겨도 흉터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다. 하지만 부모라고 해서 모두 인격이 훌륭한 것도 아니고, 부모가 되는 훈련을 받은 것도 아니어서, 많은 부모들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듭하며 아이를 키우게 된다.

주인공 케빈과 또 다른 주인공 케이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에 놓이지만 사실은 두 사람이 비슷한 종류의 사람이라는 것을 서로 알아본다. 그것은 두 사람 모두 비슷한 상처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 영화는 속편을 예고하는 듯한 결말로 끝난다.
영화의 마지막에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전작 '언브레이커블'과 관련한 장면이 나오는데, 이 영화의 결말은 다중인격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초능력과 이어지는 장면들이 있어서 영화의 일관성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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