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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트래픽 - 스티븐 소더버그

by 똥이아빠 2022.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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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 - 스티븐 소더버그
 
미국의 마약 문제를 입체감 있게 다룬 작품. 영화는 좌충우돌, 많은 사람과 사건들이 무작위로 뒤섞이며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건조하게 보인다. 게다가 서로 다른 지역의 풍경은 사뭇 다른 필터를 써서, 분위기가 뚜렷하게 구분된다.
영화가 드라마틱하지 않은 것도 다큐멘터리처럼 보이는 효과다. 마치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처럼 카메라는 흔들리며 인물의 뒤를 쫓는다. 짧은 장면들이 서로 엇갈리고 있고, 인물들의 관계가 또렷하게 그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관객은 자칫 이들이 하는 말과 행동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복잡한 이야기를, 같은 그룹으로만 묶어서 풀어보면 이렇다.
 
처음 시작할 때, 사막의 모래바람이 부는 것처럼, 갈색의 풍경으로 나오는 지역은 멕시코다. 멕시코의 주 경찰인 하비에르와 마놀로는 누군가의 제보를 받고 사막 가운데서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먼지를 일으키며 트럭이 다가오고, 두 사람은 트럭을 수색한다. 트럭에 실린 짐은 거대한 양의 마약. 
운반책 두 사람과 트럭을 압수해 경찰서로 가던 두 경찰 앞에 멕시코 군부의 실세이자 마약단속 총괄책임자인 살라자르 장군이 이끄는 부대가 나타난다. 이번에는 살라자르가 직접 출동해 범인 두 명과 트럭을 뺐는다.
며칠 뒤, 멕시코 티후아나. 거리에 있던 하비에르를 살라자르의 명령을 받은 군인이 탄 트럭이 다가와 데려간다. 살라자르를 만나는 하비에르. 장군은 티후아나 마약 카르텔을 청소해달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프란시스코 플로레스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건네며 그를 데려오라고 말한다.
샌디에고에 도착한 하비에르와 마놀로. 곧바로 플로레스가 있는 곳을 찾았고, 그를 체포해 멕시코로 데려온다. 플로레스를 심문하는 군인. 고문한다. 살라자르 장군은 플로레스와 식사하며 회유한다. 자기 상관을 죽인 조직의 인물을 알려달라고 말한다. 이후 티후아나 마약 조직 오브레곤 형제와 일당이 모두 체포된다. 플로레스를 풀어준다.
하비에르에게 후안 오브레곤을 찾으라는 살라자르 장군.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대법원. 불법으로 마리화나를 재배하는 농장에 관해 재판 중인 판사 로버트 웨이크필드는 미국 마약통제국장으로 발령나서 워싱턴으로 향한다. 전임 랜드리 장군과 대화하며 마약통제국의 상황을 이해한다. 밥은 상하원 의원을 만나 마약 관련 의견을 듣는다. 샌디에고로 돌아온 밥. 가족과 만나 저녁 식사를 한다.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외곽. 마약하는 학생들. 여학생 가운데 로버트의 딸이 있다. 모여서 마약하는 학생들, 남학생이 마약 중독으로 쓰러지자 병원응급실 앞에 내려 놓고 도망하려 하다 경찰에 체포당한다. 로버트의 딸 캐럴라인도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풀려난다. 캐럴라인은 사립학교 최고 성적의 우수한 학생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마약에 중독되기 시작한다. 흑인 빈민가 골목에서 마약을 사는 캐롤라인과 친구. 호텔에 투숙해 남자친구와 마약을 한다.
캐롤라인, 중독자 모임 캠프에 참석해 자기 이야기를 한다. 헬레나, 캠프에서 도망한다. 흑인 지역으로 가서 섹스를 대가로 마약을 거래한다. 로버트는 캐롤라인을 찾아 거리를 다니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로버트는 다시 딸 캐럴라인을 찾으러 나간다. 남자친구의 뒤를 미행해 딸을 찾아내는데, 딸은 성매매를 하며 마약을 계속하고 있었다.
로버트, 멕시코 마약단속 책임자가 살라자르라는 걸 알게 된다. 딸의 행동을 두고 아내와 갈등하는 로버트. 캐럴라인은 화장실에서 마약을 하다 로버트에게 들킨다.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마약 함정수사를 하고 있는 경찰들. 마약 범죄자의 근거지로 들어가 마약을 구입하겠다고 협상하고, 바깥에서 경찰들이 지켜보는 상황. 현지 경찰이 들이닥쳐 상황이 엉망진창이 된다. 범인 밥을 체포한다.
병원에 입원한 에디를 찾아온 형사들, 마약공급자가 누군지 자백하라고 말하고, 에디는 면책조건을 부여하면 상위 공급자를 알려주겠다고 말한다. 밥의 자백으로 칼을 체포한다. 밥은 경찰에게 마약 거래 상황을 알려준다. 밥과 칼은 어릴 때부터 친구였다.
 
캘리포니아주 라 홀라. 몇 명의 여성들,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며 대화. 그들 가운데 헬레나가 있다. 그의 남편 칼이 마약공급자로 체포되어 경찰에 체포된다. 칼의 친구가 어떤 말도 하지 말라고 말한다. 헬레나는 남편이 합법적 사업가인지 알고싶다고 말하고, 칼의 친구는 칼이 불법 마약 수입업자라는 걸 알려준다. 밖에서 도청하고 있는 경찰은 그 내용이 들리지 않는다.
남편 칼을 면회하는 헬레나. 아들과 바닷가에서 쉬는 장면을 경찰들이 감시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몰래 다가와 헬레나를 협박하는 마약조직원.
헬레나, 면회할 때 칼이 말한 그림 이야기를 듣고, 액자 뒤를 찢어 확인하자 카드와 계좌번호가 나온다. 헬레나, 플로레스와 만난다. 플로레스에게 증인을 없애달라고 말한다.
헬레나, 칼의 동업자 친구를 만나 3백만 달러를 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동업자는 돈이 없다고 말한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마약 단속 현장을 확인하는 로버트. 
텍사스주 엘패소. 엘패소 정보부센터. 로버트가 도착한다. 마약 단속 합동본부다. 오브레곤 카르텔이 거론된다. 마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되지만 확실한 방안은 나오지 않는다. 
로버트, 헬리콥터를 타고 멕시코로 넘어가 살라자르 장군을 만난다. 
 
마놀로가 집에 오지 않았다며 그의 아내가 하비에르를 찾아온다. 하비에르를 찾아와 쪽지를 주고 가는 남자들.
멕시코 시티. 하비에르, 여성을 호화주택에 데려다주고, '전갈'이 살아 있음을 알게 된다. 살라자르는 마드리갈과 같은 카르텔이라는 걸 알게 된다. 살라자르가 티후아나 세력을 쓸어버리는 이유를 알게 된다.
하비에르, 미국 마약단속국 직원들과 만나 마약 단속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티후아나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언급한다. 
 
 플로레스, 경찰들 차에 폭탄을 설치한다. 법원에서 나온 경찰과 증인, 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호텔로 간다. 증인을 암살하려던 플로레스는 다른 저격범에게 살해당하고, 차를 가져오려던 레이 형사의 차가 폭발한다.
마놀로, 미국 마약단속국에 정보를 팔려다 살라자르 부하들에게 잡힌다. 하비에르도. 마놀로는 죽고, 하비에르는 살아남는다.
멕시코의 마약 조직을 찾아온 헬레나. 새로운 마약을 가져와 거래를 요구한다. 경찰은 이 상황을 알고 있다.
하비에르는 마약단속국에 정보를 넘긴다. 
살라자르가 경쟁 카르텔 조직에 체포된다. 경찰의 보호를 받던 제보자이자 증인인 에디가 독살당하고, 칼은 증인이 살해당해 증언을 할 수 없게 되면서 풀려난다. 살라자르 장군도 경쟁 마약 카르텔에게 죽임을 당한다. 마약 정책을 발표하던 밥은 발표를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칼은 친구 어니를 죽이고 형사 몬텔은 칼의 집에 들어가 도청기를 부착한다. 로버트는 마약 통제국장으로 기자회견을 하다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각각의 단락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서로 뒤섞이면서 매우 복잡하게 전개되므로 영화에 집중해야 서사를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다. 미국 사회의 마약문제를 매우 사실성 있고,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으로, 최고위층인 미국 마약통제국장 로버트의 사회적 활동과 그의 가정 문제, 자녀(캐롤라인)의 마약 문제, 미국 흑인과 빈민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마약의 현실이 한 축을 이루고, 미국에서 마약을 유통하는 범죄 조직이 상류층의 삶을 살아가는 장면과 그들 마약으로 돈을 버는 상류층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 연계해 돈으로 최고의 변호사를 고용해 법망을 피해가는 장면을 보여준다.
멕시코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거대 마약 카르텔과 경쟁 카르텔 사이의 암투를 보여주는데, 멕시코 정부의 공식 마약 통제 책임자인 살라자르 장군도 마약 카르텔과 손을 잡고 지위와 권력을 가지고 돈을 벌고 있을 정도로 부패한 현실을 보여준다.
 
월급 360달러 밖에 받지 못하는 하비에르 형사는 살라자르 장군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한다. 그건 단지 돈의 문제 뿐아니라, 목숨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하비에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 마약단속국과 협력해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을 해체하는데 힘을 쓰고 있다.
미국의 형사 몬텔을 비롯한 경찰들은 마약단속국과 함께 미국내 마약공급 조직을 소탕하려 하지만, 그들은 이미 탄탄한 물적 토대-돈과 권력과 법(변호사)-를 완벽하게 갖춘 상류층이어서 잡기가 매우 어렵다. 마약공급업자 칼이 체포되자 그의 아내 헬레나는 자신이 직접 멕시코의 마약 조직을 찾아가 마약 거래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암살자 플로레스에게 증인을 살해하라고 명령한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나오지만, 돈 앞에서는 쉽게 악한이 된다는 걸 보여준다.
 
로버트의 딸 캐롤라인은 미국 상류층의 자녀답게 사립학교에 다니며, 최고의 성적을 내는 우수한 학생이다. 그럼에도 그는 친구들과 마약을 시작하게 되고, 결국 성매매까지 해가며 마약 중독에 빠진다. 그럼에도 아버지의 도움으로 마약 경력을 삭제하고, 우수한 학생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는데, 그것이 얼마나 오래갈 것인지, 미래는 불투명하다. 미국에서는 마약을 사는 것이 길거리에서 껌을 사는 것처럼 쉽기 때문이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법원의 판사였던 로버트는 미국 사회를 깨끗하고 건전하게 만들고 싶은 야망이 있는 인물이고, 상위 5% 안에 들어가는 미국 백인 주류 상류층에 속한 인물이지만, 그가 직접 미국-멕시코 국경과 멕시코의 살라자르 장군을 만나 협상한 결과, 그리고 멕시코주 엘파소에 있는 마약 합동본부 등을 둘러보며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마약 밀반입 실태를 학인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만, 마약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주변 참모들에게 물었을 때, 누구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건, 미국의 마약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이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 자신의 딸이 직접 마약과 관련해 극심하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수신제가'도 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평천하'는 하지 못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로서는 솔직한 심정을 드러낸 것이다.
결국, 마약 문제와 관련해 아무 것도 해결된 것 없이 영화는 끝난다. 미국이 아무리 많은 세금을 퍼부으며 마약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이 비극적 상황은 혁명적 과정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관객의 몫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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