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이장네
2004년 9월 말. 우리가 집을 짓고 살려는 마을의 이장은 우연히도 나와 동갑이었다. 동안에, 사람도 좋고, 부지런한 젊은 농부였는데, 우리가 산 땅도 소개를 해주었다. 집을 짓느라 면소재지에서 한동안 살았는데, 이장이 초대해서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 숯불을 피우고, 솥뚜껑을 올린 다음, 그 위에 삼겹살을 구우면, 어디서도 맛보기 어려운 별미가 된다. 텃밭에서 기른 상추와 깻잎, 고추장, 김치, 마늘 등이 소박하게 올라오고, 시원한 맥주 한잔을 곁들였다. 아무리 비싼 고깃집에서 먹는다 해도, 이렇게 먹는 것보다 맛있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시골에 사는 맛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2012. 1. 18.
2004년-베트남쌈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구경하고, 근처에 있는 똥이엄마 회사 앞에서 점심 식사. '포베이'에서 베트남쌈을 먹다. 베트남쌈은 집에서도 가끔 해먹는데, 준비할 때 재료 만드느라 손이 좀 가지만, 일단 준비를 마치면,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도 좋은 일품요리이다. 손님이 올 때도 베트남쌈을 준비하면 다들 좋아한다. 집에서 간단히 먹으려면,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꺼내 있는대로 준비하면 냉장고 정리도 되고, 간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베트남쌈이 가능한 건, 쌀로 만든 얇은 피가 있기 때문인데, 우리네 만두피와는 사뭇 다르다. 투명하게 얇고, 쉽게 찢어지지 않으면서, 뜨거운 물에 담가 꺼내면 찰지고 잘 말린다. 저렇게 재료를 올려놓고 돌돌 말아서 소스를 찍어먹으면 아주 맛있다.
2012. 1. 18.
2004년-워크샵
2004년 8월 말. 회사에서는 이런 저런 직원교육을 마련했다.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회사에서 준비하는 워크샵은 때론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돈과 시간 낭비가 많다. 물론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조금 편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회사에 있을 때, 수 십 번의 교육에 참가하고, 워크샵이며 팀 빌딩 훈련 등에 참가해서 얻은 것이 별로 없었다. 회사에서는 나름 직원들을 위해 애를 쓰는 듯 하지만, 문제는, 이런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인사, 총무팀의 역량이다. 교육 시간에, 외부에서 초빙된 강사들 수준이 낮아서 교육 효과가 없고, 있다해도 그때 뿐이어서 교육을 받는 의미가 없게 된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기업이 노동자들에게 투여하는 교육의 기회란, 노동자의 능력을 최대치..
2012. 1. 18.
2004년-외식
2004년 7월 말. 한정식집에서 외식. 한정식은 어지간히 잘 하지 않으면 맛있다는 말을 듣기 어렵다. 한정식이 맛있는 곳은 누가 뭐래도, 또 자타가 공인하듯이, 남도다. 여기서 '남도'라고 하면, '전라도'를 일컫는다. 서울, 경기 지역의 한정식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라고 한다면, 남도 지역의 한정식은 진하고 풍성하며, 화려한 맛이다. 다양하고 많은 양념이 들어가고, 음식의 재료도 매우 다양하며, 조리법 또한 발달해서, 남도의 음식은 어지간하면 맛이 없기 어렵다. 동네에서 먹는 한정식은 이런 맛의 등급에 따르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이다.
2012.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