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해방
질병 해방 내가 거의 읽지 않는 분야의 책들을 꼽자면, 마케팅, 재테크, 투자, 자기 계발, 종교, 건강 등이다. 나와 아무 관련도 없을 뿐 아니라 대중을 기만하고, 심하게 표현하면 대중을 상대로 사기 치는 책들이 많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물론 그런 종류의 책에서도 배울 점은 있고, 어느 정도 훌륭한 내용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삶의 본질에 관해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 살고 죽을 때까지 끊임 없이 공부하고 배워야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데, 그 배움의 과정에서 얄팍한 껍데기만 핥는 내용으로 쓴 책을 읽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살면서 구체적으로 필요한 내용을 쓴 책을 읽어야 할 때가 있다. 기술 서적이 아니라 인문학을 포함한 폭 넓은 시야와 역사..
2024. 5. 27.
우주로 가는 물리학
우주로 가는 물리학 과학책 읽는 걸 좋아한다. 과학 전반의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즐거움도 있고, 과학의 엄밀성, 논리성, 객관성이 인류의 이성을 대표한다고 생각하기에, 배우는 즐거움과 함께, 합리적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책을 읽기 시작한 건 30대 후반, 40대 초반부터였다. 그때까지 주로 사회과학, 역사, 문학 분야 책을 읽었는데, 여기에 과학 분야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지적 확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 과학책 읽기의 첫걸음은 진화론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나는 믿는다. 진화론을 배우면 인간 이성의 합리성을 알게 된다. 즉, 인간은 자연 속에서 생존하는 수 억의 뭇생명과 똑같은 생명체 가운데 하나일뿐이며, 진화를 거듭하면서 '정신'과 '이성', '언어'와 같은 추상적..
2023. 1. 29.
지구 생명의 아주 짧은 역사
지구 생명의 아주 짧은 역사 제목이 정직하다. 지구의 역사에서 최초의 생명은 40억 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인류의 역사는 아무리 길어봐야 고작 700만 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구과학이나 생물학, 진화를 다룬 전문서적이 아니다. 태양의 탄생과 이후 지구의 탄생부터 시작하지만, 특이하게도 이 책에는 어떠한 그림, 사진, 도표, 수식, 일러스트 등이 단 하나도 없다. 아, 도표는 몇 개가 있는데, 각 장의 끝에 연대표를 만들어 독자가 글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매우 어려운 자연과학을 다루고 있음에도 문장은 어렵지 않다.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고, 읽으면서 곧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저자 헨리 지는 매우 섬세하게 독자를 배려하면서 글을 썼다는 걸 느낄 수..
2022. 11. 29.
우주의 기원
우주의 기원 내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짧은 시간 살다 죽지만, 그 시간이 행복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건, 나이 들어 자연과학을 공부하면서부터다. 현대 자연과학은 우주의 기원부터 인류의 진화까지 이론과 실험을 통해 많은 부분 밝혔다.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인류가 존재한 이후 가장 평화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선진국'에 속한 나라에서, 배 곯지 않고 사는 걸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구 인구의 50억 명은 지금도 가난과 굶주림, 무지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며, 전쟁과 자연 재해로 고통받는 삶을 산다. 풍요로운 나라에 살아도 무지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은 많다. 인간이 만든 '신'을 믿으며, 어리석고 멍청하게 사는 사람도 많고, 눈앞의 쾌락을 추구하며 넓고 깊은 세상..
2022. 11. 29.
냄새 - 코가 뇌에 전하는 말
냄새 - 코가 뇌에 전하는 말 흥미로운 주제를 만났다. '후각'은 일상에서 익숙한 '냄새'를 맡는 감각을 말한다. 우리는 늘, 언제, 어디서나 냄새를 맡으며, 냄새를 구분하고, 좋은 냄새, 나쁜 냄새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험을 통해 익숙한 냄새는 기억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냄새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오래 기억으로 보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학에서 '후각'은 매력적인 주제가 아니었다. 1991년 린다 벅과 리처드 액설이 '후각 수용체 유전자'를 발견하면서 후각은 주류 분자생물학과 신경과학의 한 분야로 떠올랐다. 이 책에서 '후각'은 역사, 철학, 신경과학, 심리학을 통해 접근하고 있다. 이 책이 생물학 또는 신경과학 정도로 언급될 거라고 생각했던 예상을 깨고, 역사, 철학, ..
2022. 11. 22.
음식의 제국
음식의 제국 이 책은 음식으로 살펴보는 세계 문화, 역사, 문명, 식품의 역사다. 말하자면, 세계 문명사 전반을 다루고 있는 것과 같다. '음식의 제국'이라는 제목 때문에 기대를 한 책이지만, 결과는 좀 실망스럽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의문은, 내가 이 책의 의도와 주제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저자들이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내가 이 책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맞겠지만, 그럼에도 내 수준에서 드는 의문은 이렇다. 저자들은 왜 '음식' 또는 '식품'을 '주체'로 상정했을까? 이 의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어나가기가 매우 불편했다. 이 책이 다루는 역사의 범위는 수메르 제국(기원전 7천년)부터 현대에 이..
2022. 11. 22.
우리몸 오류 보고서
우리몸 오류 보고서 과학책을 읽는 건 언제나 재미있고 즐겁다. 과학분야는 수학, 의학, 물리학, 천문학, 지구과학, 화학, 공학, 생물학 등 매우 다양하고 폭넓은 분야지만, 이들 각 분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서로 다르지만 흥미롭기는 마찬가지다. 게다가 이 모든 과학 분야를 하나로 아우르는 공통점이 있으니,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 '원자'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과학은 물리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말하고 있지만, 유일하게 추상적인 세계를 다루는 것이 수학이다. 추상의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수학도 궁극에서는 과학이 밝힌 엄밀한 사실과 일치하므로, 수학과 과학은 분리할 수 없다. 이제는 과학과 역사가 융합되어 '빅히스토리'가 하나의 뚜렷한 분야를 만들었는데, 이것은 빅뱅과 함께 우주의..
2022. 11. 22.
우주에는 신이 없다
우주에는 신이 없다 '창조과학'의 엉터리 주장을 속속들이 반박하는 멋진 저서. 별 다섯 개. 무신론자들의 교과서 가운데 하나로 써도 훌륭하다. 입장을 뒤집어 보면, '신' 특히 기독교의 신을 믿는 사람들, 그들 가운데서도 또한 '창조과학'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참혹한 내용이다. 자신들(유신론자)을 비웃고, 조롱하고, 모욕하고, 얼굴에 침을 뱉고, 온갖 쌍욕을 하는 것보다도 더 심한 내용을 점잖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신론자-특히 유일신을 믿는 유신론자-들은 이 책을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다. 아주 근본적인 딜레마인데, 유신론자들은 오로지 '아Q'식 '정신승리법'만을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즉, 모든 논리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은 '그래도 우리는 신을 믿는다'는 한 문장만을 사용할..
2022. 11. 22.
에덴의 강 - 리처드 도킨스
에덴의 강 - 리처드 도킨스 진화론과 관련한 책들을 계속 읽으면서, 올바른 과학 지식의 보급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특히, 학교에서 단지 시험성적 때문에 배우는 과학 지식이 아니라, 올바른 지식을 쌓고, 건강한 정신을 갖기 위한 방법으로 과학지식 특히 진화론과 관련한 지식은 반드시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와 미신에 빠져서 자신은 물론 가족, 친구, 이웃들을 고통과 파멸의 구렁텅이로 밀어넣는 행위를 보면, 우리가 문맹율은 1% 미만이라고 해도, 단지 글자를 읽는 것에 불과한 문맹율이라는 건 아무 의미도 없다고 생각한다. 대학을 나와도 여전히 미신과 사이비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글을 배우되,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가 중요하다. 요즘 '인문학'..
2022. 11. 22.
생물학 이야기
생물학 이야기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분야, 새로운 개념, 새로운 지식을 얻은 것도 상당히 많지만, 전체적으로 책의 내용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지은이가 글을 쉽게 썼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수학 관련 책을 좋아하고, 즐겨 있는데, 수학은 어렵지만, 수학이라는 학문을 둘러싸고 있는 명징한 과학적 검증과 증명, 이론, 추론, 추측, 정리와 같은 자연의 질서를 발견하는 과정이 몹시 흥미롭기 때문이다. 또한 수학자들이 바라보는 세계는,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차원, 새로운 영역의 세계여서, 그것을 수학자의 안내를 통해 어렴풋 하게나마 느낄 수 있다는 놀라운 경험도 수학책을 즐겨 있는 이유가 된다. 이 책, 역시 우리가 잘 알고 있을 것만 같은 '생물'을 주제..
2022.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