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일본영화

<영화> 血と骨

by 똥이아빠 2015. 5. 19.
728x90



<영화> 血と骨

이 영화는 한 인간에 관한 연대기다. 인간이 변해 가는 과정이 얼마나 드라마틱한가를 보여주는 전형이기도 하다. 또한 인간의 삶이 타락할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상처 입는가를 드러내는 영화다.
이 영화의 주인공 김준평은 전형적인 '탐욕적 인물'이다. 그는 돈을 벌면서도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 많은 돈을 벌고 나서도 그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에게는 오로지 '돈을 번다'는 행위가 곧 목적인 것이다.
그는 '관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지, 배려, 공감, 이해, 나눔, 연민, 동정, 사랑과 같은 감정에 대해 무감각하다. 다시 말해, 김준평은 가장 '자본주의적' 인물이자 한국현대사에서 극렬우익의 상징적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뇌졸증으로 반신불구가 되면서도 자신의 삶에 대한 일말의 후회나 연민을 느끼지 않(못)한다. 그렇다고 그가 대단한 철학이나 사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는 그렇게 살아왔고, 자신의 삶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가는 기계적 삶을 살아 온 김준평은 불행한 인간이다. 그가 혼자 살다 죽었다면 차라리 다행이었겠지만 가정을 꾸리고, 가족을 이루면서 그로 인해 아내를 비롯해 자식들, 주위 형제, 자매들까지 온통 심각한 내상을 입는다.
폭력적인 인간이자 냉혹한 물질의 화신인 한 인간은 그 자신은 불행 조차 모르는 무지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로 인해 주위 사람들은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의 화인을 남기게 된다.
마치 루쉰의 소설 '아Q정전'에서 주인공 아Q의 폭력적 화신인 듯한 주인공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모른 채 죽어간다. 끔찍하고 잔혹한 인간의 모습이다. 별 세 개 반.
---------------------

양석일의 동명 원작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와레와레! 한일영화축제’를 위해 최양일 감독이 직접 자신의 대표작으로 상영을 추천한 작품이다. 영화는 1923년 제주도에서 오사카로 건너온 재일한국인 김준평의 일대기를 그린다. 김준평의 오사카의 공장에 취직한 뒤 김영희에게 반해 강제로 결혼한다. 그는 강인한 체력과 타고난 근성으로 어묵 공장을 성공시키지만, 그 성공은 주변 사람들을 끝없이 착취하고 폭력을 행사한 끝에 얻어낸 것에 불과하다. 이즈음 자신을 준평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청년 다케시가 나타나면서 집안이 발칵 뒤집힌다. 다케시는 준평의 폭력에 과감하게 폭력으로 맞서는 인물. 하지만 거침없이 여자를 탐하고 돈에 집착하며 폭력을 재생산하는 준평의 행각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시간이 흘러 성인으로 성장한 준평의 아들 마사오는 마침내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터뜨리고, 가족의 분열에도 불구하고 준평은 점점 더 괴물로 변해간다. 김준평을 열연한 기타노 다케시의 위력적인 연기가 빛을 발한다. 2005년 제28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최양일), 남우조연상(오다기리 조), 여우조연상(스즈키 교카) 등 다수의 상을 휩쓸었다. 


반응형

'영화를 보다 > 일본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あん Sweet Red Bean Paste  (0) 2015.10.11
<영화> 歩いても 歩いても  (0) 2015.08.17
<영화> 風立ちぬ The Wind Rises  (0) 2015.07.24
<영화> 冷たい熱帯魚  (0) 2015.07.20
<영화> 방황하는 칼날 - 일본판  (0) 2015.06.21
<영화> IZO  (0) 2015.05.19
<영화> 鉄コン筋クリート  (0) 2015.05.19
<영화> Wood Job  (0) 2015.05.08
<영화> 幻の光  (0) 2015.03.03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0) 2015.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