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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국가의 탄생 2016

by 똥이아빠 2017.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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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가의 탄생 2016

미국판 스파르타쿠스라고 할 수 있겠다. 스파르타쿠스는 기원전 73년부터 71년까지 로마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 노예 집단의 우두머리 이름이다. 그는 노천 광산의 노예였으나 경비병을 폭행하고 도망쳐 검투사 상인을 만나 검투사가 된다. 검투사도 역시 노예 신분이어서 그는 짐승 보다 못한 노예의 처지를 뼈저리게 깨닫고, 로마군에 저항하기로 결심한다. 한때 수 만 명에 이르던 노예군은 실제로 로마군을 쳐부수며 승리하지만 그들이 조직되지 못한 노예 집단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로마군에 체포당한다. 
영화 '스파르타쿠스'에서, 마지막 장면에 도로 양 옆으로 십자가에 매달린 노예 포로들의 긴 행렬이 인상적이었는데, 작가 하워드 패스트의 이 원작소설은 '스파르타쿠스'라는 역사적 인물을 통해 로마가 붕괴하는 전조를 보여주고 있다. 즉, 실제의 스파르타쿠스 반란이 그 당시에는 변방에서 일어난 작은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어도, 긴 역사의 관점으로 보면, 노예의 집단 반란은 한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전초가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 영화 '국가의 탄생'은 1831년 미국에서 발생한 노예들의 집단 반란을 그린 영화로, 그 주도자인 냇 터너의 삶을 중심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 남부의 목화 농장에서 태어난 냇 터너는 어릴 때부터 글을 읽을 줄 알았고, 백인 주인에게 성경 낭독을 배운다. 그리고 동족의 노예들에게 성경에 써 있는 내용을 읽어주면서 세상을 이해한다.
백인 농장주들은 흑인 노예가 읽어주는 성경 구절이 다른 노예들을 순응하도록 만든다고 생각해 돈을 주면서 초대한다. 여러 농장을 다니며 흑인 노예들의 비참한 실정을 눈으로 보면서, 냇 터너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냇 터너가 주인의 말을 거역해 심하게 채찍질을 당하면서, 그는 결심하게 된다.

이 반란이 일어난 해가 1831년이고, 링컨이 노예해방을 주창한 것이 1850년이었으니, 이들의 반란이 노예해방에 직접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지만, 반란 이후로 백인 농장주들이 두려움을 갖게 된 것은 분명하다.
또한 미국에서 노예 해방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그 흑인들의 대부분은 공장 노동자로 흡수되거나 남부 농장의 노동자로 남아 노예의 삶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게 된 것은 노예해방의 뚜렷한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흑인 노예들이 백인 농장주를 학살하는 것은, 스파르타쿠스가 로마 시민을 학살하고, 로마군과 싸운 것과 함께, 조선시대에도 노예 신분이었던 일부가 '살주계'를 조직해 양반 지배계급의 일부를 조직적으로 공격했던 기록이 있다. '주인을 죽인다'는 직접적인 조직을 만들 정도로 대담한 반란 조직에는 천민을 비롯한 모든 피지배계급의 사람들이 결집했는데, 이 가운데는 일부 양반 계층의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계급사회에서는 필연적으로 계급투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계급이란 착취와 피착취를 전제하기 때문에, 폭력과 공포로 억압하게 마련이고, 이런 심각한 갈등은 필연적으로 물리적 폭력을 부르게 되어 있는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 역시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의 심각한 대립으로 불안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자본가는 폭력과 당근으로 노동자와 대중을 지배하고, 착취의 지배이데올로기를 감추기 위해 대중을 개별화하고 분리하는 정책을 쓴다.

노동자 계급은 이전의 노예 계급에 비해 조금은 나은(상대적으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자신이 노예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에게 주어지는 유일한 자유는 '굶어죽을 자유' 밖에는 없다는 것을 칼 마르크스는 일찍부터 예견했다. 체제에 저항하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노예 상태는 결코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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