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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1215

[영화] 머더 마운틴 [영화] 머더 마운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있는 험볼트 카운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마리화나 재배자들과 그들 내부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2018년 1월 1일부터 캘리포니아주는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마리화나 합법화와 함께 산속에서 불법으로 마리화나를 재배하던 사람들과 그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련의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험볼트 카운티는 우리나라로 비교하면 '군' 단위로 부를 수 있을 듯 한데, 워낙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다보니 군 단위라 해도 지역이 매우 넓다. 캘리포니아 북부로 태평양과 맞닿아 있고, 주변에는 국립공원이 여러 곳 있고, 산림이 우거져 사람들이 숨으면 찾기 어려운 곳이다. 미국의 다른 지역이나 심지어 외국에서도 이곳 험.. 2019. 1. 10.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영화는 관객에게 딜레마를 안긴다. 비참한 삶이 아름다울 수 있는가. 아니면 비참한 삶을 아름답게 그리는 것이 온당한가. 이 영화는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6살 무니(moony)는 엄마와 살고 있다. 무니가 사는 집은 모텔인데, 이 건물은 집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매주 방값을 지불하며 사는 단기 임대 주거공간이다. 즉, 이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길거리로 쫓겨나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상태에 놓여 있는 빈민들이다.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무니는 아랫집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무니와 그의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갈 곳이 없어 마을을 배회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불과 1마일 떨어진 곳에 세계에서 가장 크고 멋진 놀이시설인 '디즈니랜드'가 있다.. 2019. 1. 10.
[영화] 더 이퀄라이저 2 [영화] 더 이퀄라이저 2 같은 제목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후속편으로 만든 영화. 전편과 다르게 로버트 맥콜은 우버 기사로 일한다. 그의 생활은 변한 것이 없고, 그는 여전히 수도승처럼 살면서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평범한 악당들을 응징한다. 전편에서 그를 도와준 동료 수잔이 괴한에게 살해당하고, 과거 동료들도 비슷한 시기에 살해되면서 로버트는 수잔을 해친 자들이 누구인지 찾아나선다. 그의 과거 동료들과 만나 도움을 청하고,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범인을 찾아나서지만, 로버트의 직업적 본능은 자신이 믿기 싫은 방향으로 향한다. 수잔을 해친 범인을 알아낸 로버트는 그가 가장 가깝게 지내던 후배라는 걸 알게 되고, 사건의 전말을 이해한다. 이웃의 청년 마일스가 그림을 잘 그리는 걸 알게 되고, 그를 .. 2019. 1. 4.
[영화] 국가부도의 날 [영화] 국가부도의 날 영화는 특별하거나 대단하지 않았다. 대개 알고 있는 내용이었고,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미국과 자본의 발톱은 날카롭고 악랄했다는 걸 새삼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그 이전에 권력을 가진 자들의 무능과 자본의 탐욕이 나라를 망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영화를 보면서, 영화에서 보여주는 구제금융시기의 나와 우리 가족이 어떻게 살았나를 떠올렸다. 구제금융이 시작되기 1년 전에 나와 아내는 결혼했다. 아내는 직장에 다녔고, 나는 집에서 소설을 쓰고 있었다. 백수였다는 말이다. 결혼하던 때, 그러니까 1996년 10월 무렵에 우리는 부천 중동의 신도시 변두리에 있는 아파트를 샀다. 내가 가지고 있던 산본의 작은 아파트를 팔고, 아내가 가지고 있던 돈과 은행에서 돈을.. 2019. 1. 4.
[영화] 그 땅에는 신이 없다 [영화] 그 땅에는 신이 없다 1880년대 뉴멕시코주의 라벨이라는 작은 광산 마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서부극. 7부작 미니시리즈로 긴 이야기지만 보는 내내 흥미진진하다. 기본 설정은 라벨 마을에 살던 사람들 가운데 남자들 약 80여명이 광산에서 사고를 당해 한꺼번에 몰살당했다는 것, 그래서 라벨 마을에는 몇 명의 남성 외에는 모두 여성들만 남았다. 여기에 프랭크 그리핀이라는 강도단의 두목이 이끄는 떼도둑이 뉴멕시코주 일대를 다니며 마을 주민을 몰살하고, 건물을 불태우며, 열차강도, 은행강도 등 온갖 악행을 일삼고 있었다. 라벨 마을과 프랭크 강도단이 이어지는 계기는 프랭크 강도단에 있던 로이 구드라는 사람이 강도단을 이탈하면서부터다. 로이는 열차를 약탈하는 강도단에서 빠져나와 그들을 공격해 자신을 추격하.. 2018. 12. 26.
[영화] 바그다드 카페 [영화] 바그다드 카페이 영화를 오래 전에 보고,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기억나는 것은 음악이다. 영화에서 울려퍼지던 그 몽환적인 노래는 아마도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자리잡았으리라. 시간이 많이 흘러 감독판으로 재개봉한 영화를 다시 봤다. 낯익은 얼굴이 반갑다. 독일에서 온 야스민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동행했던 남자-남편일 수도 있다-와 도로 위에서 헤어진다. 아마도 남자가 짜증나게 했기 때문이리라. 아니면 훨씬 오래 전부터 두 사람에게 문제가 있었고, 장거리 여행을 하면서 아마도 바로 그 시점에 두 사람의 감정이 폭발했으리라. 야스민은 옷가방을 트렁크에서 꺼내고, 남자는 차를 가지고 떠난다. 야스민이 내린 도로 위는 트럭들이 주로 오가는 퍼시픽 트레일 하이웨이로, 그녀는 물론 몰랐지만, 로스엔젤레.. 2018. 12. 20.
[영화] 도시의 앨리스 [영화] 도시의 앨리스 빔 벤더스의 이 영화를 못 봤다면, 그가 만든 일련의 로드 무비를 다 안다고 말할 수 없다. 그 유명한 '파리, 텍사스'도 이 영화의 연장선에 있고, 가장 늦게 만든 '돈 컴 노킹'까지를 묶어 로드 무비 3부작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영화는 1974년에 발표했으니 빔 벤더스는 20년마다 비슷한 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빔 벤더스 영화에서 그를 상징하는 '로드 무비'의 아이콘 같은 작품이다. 어른과 아이가 길을 떠나 어디론가 가게 되고, 두 사람은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처럼 살아가며, 나중에는 헤어지게 된다는 설정은 빔 벤더스의 영화에서 중요한 주제다. 주인공 필립은 프리랜서 작가로, 독일에 있는 신문사 의뢰를 받아 미국 기행에 관한 글을 쓰기로 하고 미국에서 한동안 생활.. 2018. 12. 19.
[영화] 펜스 [영화] 펜스 덴젤 워싱턴이 감독하고 주연한 영화. 브로드웨이 연극이 원작이다. 1960년대 초반 흑인 빈민 가정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트로이는 마을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원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매주 금요일이면 주급을 받아 아내 로즈에게 건넨다. 그에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큰 아들은 음악을 하고, 둘째 아들은 학교에서 미식축구를 하고 있다. 가난하긴 해도 성실하게 일하고, 건강해서 큰 문제 없이 잘 살아가는 가족이다. 트로이는 가장으로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의무감에 짓눌려 있고, 언제부턴가 아내 모르게 바람을 피운다. 그것이 트로이에게 유일한 해방구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지만 대사는 매우 많다. 트로이는 거의 쉬지 않고 말하는데, 흑인 특유의 수다와 .. 2018. 12. 19.
[영화] 온리 더 데드 [영화] 온리 더 데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은, 전쟁의 현장에서 직접 다큐멘터리 작가가 찍은 필름만으로 만든 영화. 우리가 언론, 주로 TV를 통해 보는 이라크와 미국 전쟁은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각이다. 일부러 유튜브를 통해 미국의 반대 입장을 볼 수 있는데, 어느쪽이든 극단적이긴 마찬가지다. 서로 자기가 옳고, 상대방은 무조건 '악당'이며 쓸어버려야 할 집단이라고 매도한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9.11 테러 사건 이후였다. 부시는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단정했고, 후세인을 제거하겠다며 전쟁을 시작했다. 나중에서야 부시가 말한 모든 내용이 전부 거짓말이었음이 밝혀졌지만, 깡패 미국은 아무런 불이익을 당하지 않았다. 이 전쟁의 진짜 목적은 '.. 2018. 12. 18.
[영화] 돈 컴 녹킹 [영화] 돈 컴 녹킹 서부극 영화의 주인공으로 화려한 영화배우의 경력을 자랑하던 하워드는 어느날 영화촬영을 하다 말을 타고 도망친다. 주연배우가 사라진 촬영장은 혼란에 빠졌고, 영화사는 사립탐정을 시켜 하워드의 뒤를 추적하라고 말한다. 하워드는 입고 있던 영화용 의상과 신발, 말까지도 어느 시골마을의 노인이 입던 옷과 바꿔입고, 양말만 신은 채 철도를 걷고, 자동차를 빌려 타고, 시외버스를 타면서 어머니가 계신 네바다주의 엘코로 향한다. 엘코는 작은 마을로, 80번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마을이다. 80번 고속도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카고, 클리블랜드를 지나 뉴욕에 이르는 대륙 횡단 고속도로다. 고속도로가 지나긴해도 엘코는 크지 않은 마을로 오래되고, 빛바랜 느낌의 마을이다. 이곳에 하워드의 어머니는 혼자 .. 2018. 12. 17.
[영화] 파리, 텍사스 [영화] 파리, 텍사스 좋아하는 영화는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고, 다시 찾아보고픈 마음이 든다. 그런 영화들이 꽤 많지만, 어제 알폰소 쿠아론의 영화 '로마'를 보고나서 그 영화와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가 떠올라 영화를 다시 찾아봤다.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의외로 많다. 제목에서부터 두 영화는 '동명이역' 즉 이름이 같지만 지역은 다른 지명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람마다 생각하는 머리속 나침반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을 뜻한다. '파리, 텍사스'에서 지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주인공 트레비스의 엄마가 태어난 곳이 텍사스에 있는 파리였고, 트레비스의 부모가 사랑을 한 곳도 파리였으며, 트레비스는 파리가 자신이 '만들어진 장소'라고 굳게 믿고 있다. 즉 엄마가 자기를 임신한 곳이 텍.. 2018. 12. 16.
[영화] 로마 ROMA [영화] 로마 ROMA 이 영화는 그가 만든 '그래비티'보다 흥행이 낮을지 모르지만, 그의 작품-앞으로 만들 작품까지 포함해서-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이 아닐까 예상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쉰들러 리스트'가 생각났다. 두 작품은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데-있다면 딱 한 가지, 영화가 흑백이라는 점-왜 '쉰들러 리스트'가 떠올랐는가 생각해보니, 이유를 알 것 같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멋진 영화를 만들면서 세계적인 감독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리고 자신의 검증된 연출의 힘으로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자 했다. 반면 스티븐 스필버그는 유명한 흥행감독으로 성공하자, 상을 타고 싶은 욕망으로, 오로지 '예술성 있는 감독'이라는 이름을 얻고 싶어서 '쉰들러 리스트.. 2018. 12. 15.
[영화] 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 [영화] 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 전편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와 이 영화의 공통점은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테일러 쉐리던인 것과 맷과 안레한드로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헐리우드에 혜성처럼 나타난 시나리오 작가 테일러 쉐리던은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로 신선한 충격을 주더니 바로 뒤이어 '윈드 리버'와 '로스트 인 더스트'로 그의 실력이 최고라는 걸 입증했다. 테일러 쉐리던의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의 작품 속 배경이 미국의 중서부와 중남부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테일러 쉐리던이 남부 뉴멕시코 국경 근처에서 태어나 자라 그곳의 풍경에 익숙하고, 국경지대의 독특한 삶을 경험하면서 자랐기에, 누구보다 경계선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컸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전편인 '시.. 2018. 12. 15.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Dallas Buyers Club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Dallas Buyers Club 미국 남부의 '론'은 전기기술자로 일하면서 술과 로데오, 섹스가 일상이다. 입에서는 늘 쌍욕을 달고 다니고, 친구들 돈이나 사기치며, 동성애자들을 혐오하는, 전형적인 백인 쓰레기에 불과한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를 치고 병원에 실려온 론은 뜻밖의 소식을 듣는다. 바로 그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것. 에이즈는 동성애자나 걸리는 것으로만 알았던 론은 큰 충격에 빠진다. 이 영화는 백인 쓰레기가 에이즈에 걸려 죽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긴 하지만,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내용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해 환자들에게 실험용으로 투약하는 거대 제약회사와 다국적 제약회사의 권리와 이익에 앞장 서 온 미국식품의약국(FD.. 2018. 12. 14.
[영화] Hannah Arendt [영화]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한나 아렌트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의 삶을 다룬 영화. 한나 아렌트를 소재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이미 투자를 회수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누가, 왜 만들었을까? 한나 아렌트는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인이기는 하지만, 정작 자신의 종족인 유대인들에게서 철저하게 배척당했던 인물이다. 최근까지도 이스라엘에서는 한나 아렌트의 저서가 출간되지 못했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60년대 초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독일의 전범 아이히만이 이스라엘의 첩보부대 모사드에 의해 납치되는 것부터 시작된다. 독일이 전쟁에서 패하자, 신분을 감추고 브라질로 도망한 아이히만은 한동안 잘 숨어 살았지만, 결국 이스라엘의 첩보부대인 모사드에 의.. 2018. 12. 11.
[영화] 더 이퀄라이저 [영화] 더 이퀄라이저 건축자재를 파는 홈디포(여기서는 홈마트로 나오지만)에서 일하는 로버트 맥콜은 혼자 살고 있다. 중년이고, 혼자 살면서 그의 생활은 매우 단순하다. 아침에 출근하고, 동료들과 일하고, 저녁에 퇴근하면 집에 돌아와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책을 읽다 잠을 잔다. 하지만 그는 불면증이 있어 새벽이면 잠이 깨 집 근처 카페에 나와 책을 읽는다. 24시간 운영하는 이 카페는 커피도 팔고 간단한 음식도 파는 곳으로 로버트의 단골집이다. 평범한 흑인 중년의 삶은 너무 단조로워서 마치 수도승이 사는 모습처럼 보인다. 카페에서 알게 된 테리라는 어린 여성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두 사람은 카페에서 만나면 로버트가 읽고 있는 책-노인과 바다-이야기를 하거나 테리가 만든 자신의 데.. 2018. 12. 10.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 개척시대의 이야기들 코엔 형제의 영화다. 영화를 보다보면 내가 진짜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인가를 알게 될 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딱 하나를 고른다면 코엔 형제의 영화들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클린트 이스트우드, 에밀 쿠스타리차, 켄 로치, 페데리코 펠리니, 비토리오 데 시카, 프리츠 랑 같은 멋진 감독들의 작품도 물론 매우 좋아한다. 우열을 가리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만큼 코엔 형제의 작품과 내 성향이 잘 맞는다고 본다. 많은 영화는 한번 보고 다시 찾아보는 경우가 드물다. 오락으로의 영화들은 볼 때는 재미있어도 일부러 찾아서 다시 보게 되는 영화는 거의 없는데, 어떤 영화는 일부러 두번, 세번 그 이상 찾아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내게는 코엔의 영화와 .. 2018. 11. 26.
영화 'OR NOIR' 영화 'OR NOIR' 장 자끄 아노 감독 작품. 영어로는 'BLACK GOLD' 즉 '원유'를 둘러 싼 중동의 세력 다툼을 그린 영화. 이 영화를 보면, 중동 사람들은 자신들의 땅에서 나오는 '원유'에 대해 완전히 무관심한 상태에 있었다. 미국에서 텍사스오일이 접근해 와 모든 시추, 채굴권을 확보하기까지, 그들은 여전히 '부족국가' 상태에 있었고, 석유 자본가들이 떨구는 부스러기를 얻어 먹으며 그들의 '보물'을 퍼주고 있었다. 이 영화는 중동의 여러 부족들이 이합집산하는 과정에서 '위대한 영웅'이 등장해 모든 부족을 통합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영화의 결론까지는 좋았지만, 현실을 보면, 현재 중동의 문제는 석유자본에 굴복한 중동의 왕족들과 그에 반발하는 부족들이 기득권 세력과 외세(석유자본)에 대항.. 2018. 11. 22.
[영화] 완벽한 하루 [영화] 완벽한 하루 역사나 시대를 배경에 깔고 만든 영화는 그 배경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다룬 영화라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지만, 잘 모르는 다른 나라의 역사나 시대적 배경이라면 영화를 보고 나서라도 공부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영화는 시대적 배경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사에 약간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의 배경이 보스니아 내전을 다룬 영화라는 걸 알 수 있다. 내전이 끝나고, 유엔이 전쟁을 감시하고 있으며, 세계의 구호단체들이 보스니아 주민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는 상황이다. 마을 주민이 먹는 우물에 누군가 시체를 던졌고, 구호단체에서는 이 시체를 건져내 다시 주민들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려고 시도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밧줄이.. 2018. 11. 21.
[영화] Kynodontas(Dogtooth) 어금니 [영화] Kynodontas(Dogtooth) 어금니 절대 19금. 비주얼은 '세르비안 필름'보다 약간 덜 충격적이지만, 그만큼 충격이 큰 영화다. 대단히 잔혹한 장면도, 엽기적인 장면도 없지만, 이 영화 속 상황 자체가 충격으로 다가온다. '세르비안 필름'에서도 정치적인 이야기나 사회성을 담은 내용은 없었지만,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강한 사회성을 띄고 있음을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에서도 사회에 대한 발언은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지만, 이 영화 속 가족들이 살아가는 모습만으로도 그 사회의 정치적 상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그리스 사람이겠구나, 하고 짐작했는데, 맞았다. 그리스는 오랜 시간 군부독재 체제가 유지되어 왔다. 감독은, 한 집안의 .. 2018. 11. 20.
[영화] A Serbian Film 세르비안 필름 [영화] A Serbian Film 세르비안 필름 절대 19금. 심약한 사람은 절대 보면 안 됨. 강력하게 경고함. 왕년의 포르노 배우 밀로스는 나이도 먹고, 일도 없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에게 옛날의 친구가 찾아와 제안을 한다. 큰 돈을 받을 수 있는 포르노 배우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밀로스는 더 이상 포르노 배우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영화제작자를 찾아가 계약한다. 영화를 찍기는 하지만, 어떤 단서도, 시나리오도, 줄거리도 알려주지 않고, 점점 엽기적으로 변해가는 촬영 현장에서 밀로스는 반발하고, 영화 찍기를 거부한다. 하지만 더욱 자극적이고 스너프 필름을 찍는 영화제작자는 밀로스에게 약물을 투여하고,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 2018. 11. 20.
[영화] 뫼비우스 [영화] 뫼비우스 김기덕 감독 19번째 작품. '강력한 19금'. '세르비안 필름' 만큼은 안 되어도, 꽤 충격적인 영화다. 영화의 일부 장면에서도 충격을 받았지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와 그 의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에서 충격을 받았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가 없다는 것이 첫 번째 충격이다. 90분짜리 영화를 만들면서, 대사 한 마디 없이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럼에도 모든 상황이 완벽하게 이해되고, 극중 인물들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현실'은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현실'과는 완전히 다르다. 김기덕 감독의 '현실'은 그 자체로 상징이며 은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극중에서 벌어지는 어떤 '행위'는, 그 행위를 .. 2018. 11. 20.
[영화] Martyrs 마터스:천국을 보는 눈 [영화] Martyrs 마터스:천국을 보는 눈 철저히 19금. 어른이라도 심장 약한 사람은 절대 보면 안 됨. 어지간한 사람도 이 영화는 추천하지 않음. 가능한 안 보는 게 좋다는 걸 강력하게 경고함. 어린 소녀 루시가 참담한 상태로 어떤 곳을 탈출한다. 온몸에는 상처투성이. 다행이 사람들이 발견해 목숨은 건지지만, 그에게는 강력한 트라우마가 남는다. 루시의 옆에는 친구 안나가 함께 있어 준다. 15년이 지나고, 단란한 한 가족의 집에 루시가 쳐들어가 일가족을 몰살한다. 안나는 루시를 돕지만, 루시가 정말 자신을 괴롭힌 사람을 찾았는지 의심한다. 루시는 자신을 믿지 못하는 안나 때문에 트라우마가 살아나고, 자신을 쫓아다니는 괴물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 괴물은 바로 자해. 안나는 루시가 죽고 나서 집안에서.. 2018. 11. 20.
[영화] 서울의 휴일 [영화] 서울의 휴일 1956년 개봉. 제목을 보면 3년 전 개봉한 '로마의 휴일'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오드리 헵번을 기억하게 만든 그 유명한 영화 '로마의 휴일'이 전후(이탈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다) 이탈리아 로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지만 미국영화다. '서울의 휴일'은 '로마의 휴일'과는 완전히 다른 영화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남자 주인공이 기자라는 점이다. '로마의 휴일'에서 그레고리 펙은 미국기자로 등장한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이 끝나고 불과 3년이 지난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인공 부부가 사는 집은 이제 새로 지은 깨끗한 2층 양옥집이다. 여주인공 희원은 산부인과 의사, 남주인공 재관은 조선일보 기자다. 신혼부부인 두 사람은 모처럼 휴일을 맞아 둘만의 시간을 갖기로 하.. 2018. 11. 15.
[영화] 어느 여대생의 고백 [영화] 어느 여대생의 고백 1958년. 신상옥 감독 작품. 최은희, 김승호, 황정순 등 최고 배우들이 나온다. 최은희는 외모가 상당히 도회적이다. 키도 크고 얼굴도 현대적 미인형이다. 전쟁이 끝나고 불과 5년이 지난 서울 거리를 볼 수 있는데, 문안(사대문)의 거리는 사람들이 많고, 자동차도 여러대 다닌다. 전쟁이 끝나고 복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사람들은 바쁘게 거리를 오간다. 이 시기에 거리에는 상이군인과 넝마주이, 구두닦이들이 많았는데, 국가는 이들을 보호하지 않았고, 부랑자, 불량인으로 취급했다. 주인공 소영은 법대를 다니는 학생인데, 집안이 어려워 더 이상 학업을 계속할 수 없어 취직을 하려한다. 하숙집에는 하숙비가 3개월치 밀렸고, 하숙집 주인남자는 소영에게 치근거리고, 취업면접을 보러 .. 2018. 11. 15.
[영화] 로맨스 그레이 [영화] 로맨스 그레이 1963년 개봉. 신상옥 감독 작품. 배우들이 굉장하다. 김승호, 최은희, 한은진, 신영균, 김희갑 등이 등장한다. 오래된 영화를 보는 이유는, 당대의 풍경과 사람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려는 생각에서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10년의 시간이 지난 서울은 여전히 황폐하다. 도심에 빌딩이 몇 채 보이긴 하지만 도로는 문안(사대문)의 중심가 일부일 뿐이고 차는 드물게 다닌다. 도로에 차선이나 횡단보도, 신호등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 등장하는 교수의 집과 사장의 집은 퍽 고급해서, 그 시기의 부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 볼 수 있다. 기혼 여성들의 다수는 여전히 한복을 입고 다니는데, 한복 위에 모피코트를 입는 모습을 보면, 부자들은 외래 문물-이래봐야 거의 미국의 문화겠지만-을 .. 2018. 11. 15.
[영화] 맨발의 청춘 [영화] 맨발의 청춘김기덕 감독 작품. 1964년 개봉. 누벨바그 느낌이 강한 영화로, 60년대 초반 청춘의 삶을 강렬하게 표현했다. 결코 어울릴 수 없는 남녀는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하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지키며 세상을 버린다는 내용이다.신파와 순정 로맨스, 누벨바그의 영향을 받은 듯한 시대에 반항하는 인물의 등장, 극단적이고 비극적 결말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떠올린다.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과 마지막 장면은 지금도 눈물이 난다.이 이야기를 좀 비틀어보면 어떨까. 깡패 두수는 전쟁 고아로 자랐다. 그는 어려서 고아원에서 자랐지만, 늘 배고픔과 애정결핍으로 반항적인 소년이었다. 고아원 원장은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과 물품을 빼돌려 사욕을 채우고, 원생들은 늘 낡고 더러운 옷을 입고, 싸.. 2018. 11. 13.
[영화] 살인마 [영화] 살인마한국 호러영화의 초기 작품. 시나리오도 좋고, 영화의 만듦새도 뛰어나다. 1965년 발표작이니 당시로는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영화다. 그 시기 최고의 배우였던 도금봉, 이예춘, 남궁원, 이애란, 추석양 등이 출연했고, 특수효과까지 써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영화는 독일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은 느낌으로, 영화의 초반부는 프리츠 랑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분위기가 보인다. 삭막하고, 낯선 공간, 텅 비어 있는 공간에 긴 그림자가 드리우는 장면은 지금은 낯익은 표현이지만, 당시로는 꽤 진보적 표현방식이었다.시나리오와 연출도 세련됐다. 낯선 공간, 뜻밖의 인물, 죽은 아내의 초상화로 시작하는 발단은 관객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아내의 초상화를 벽에 걸고부터 집에서 이상한 현상이 나타난다. .. 2018. 11. 13.
[영화] 루스에게 생긴 일 [영화] 루스에게 생긴 일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루스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의 일상은 단조롭지만 평화롭고, 혼자 살아가는 삶이 썩 나쁜 것도 아니다. 그녀는 마음도 여리고 착해서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도 못하고, 부당한 대접을 받아도 참고 넘기는 편이다. 루스의 눈에 보이는 세상은 악착같고, 사람들은 이기적이며 서로 깔아뭉개려고 용을 쓰는 이상하고 견디기 힘든 곳이다. 자기집 마당에 누군가 개똥을 버리고 가거나, 마트에서 새치기를 하거나, 물건을 떨어뜨리고 원래대로 줍지 않거나 하는 사소한 일(?)을 아무렇게나 저지르는 사람을 보면서 루스는 사람들의 무례하고 이기적인 태도에 질린다. 그런 어느날, 루스의 집에 도둑이 들어 그가 아끼던 노트북컴퓨터와 할머니가 주신 은식기세트를 훔쳐간다. 루스는 경찰에 신고.. 2018. 11. 12.
[영화] 휴일 [영화] 휴일 한국의 누벨바그 영화로 불릴만한 이만희 감독의 작품. 1950-6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한 누벨바그 경향은 기성 영화에 대한 비판적 사조로, 새로운 감독, 새로운 작품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이 시기 대표적 감독으로 프랑수아 트뤼포, 장 뤽 고다르, 클로드 샤브롤, 자크 리베트, 에릴 로메르 등인데, 이들이 거의 1920년대에서 30년 초반에 출생한 30대 감독이라는 점에서 이만희 감독도 매우 유사한 환경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한국이 놓여 있던 특수한 상황-1968년,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 군국주의, 독재주도의 경제발전이 이제 막 시작되려하던 시기, 전쟁의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던 시기, 국민의 절대다수가 빈곤으로 고생하던 시기 등등-에서 가난한 여인의 하루를 그리고 있다. 두.. 2018.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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