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3059

[영화] T-34 [영화] T-34 한국에서 러시아 영화를 볼 기회는 흔치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러시아 영화들 가운데 '닥터 지바고'나 '전쟁과 평화' 같은 영화는 원작이 러시아 작가일 뿐, 영화를 만든 곳은 미국 영화사였다. 러시아 영화는 '전함 포템킨', '10월', '어머니', '파업' 같은 러시아 혁명을 다룬 영화들이 예전에 비디오테이프로 복사되어 은밀하게 돌려보다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가 예술영화로 한국에 알려졌다. 현대 러시아 영화로는 '제9중대', '스탈린그라드', '레닌그라드'처럼 주로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전쟁영화가 주로 소개되는데, 한국 관객들이 러시아 영화에 관심이 적은 것은 퍽 아쉽다.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러시아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는 듯 한데, 러시아는 영화를 잘 만들지 못한다는 .. 2019. 3. 25.
미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500문장 [A]A piece of cake. 식은 죽 먹기지.Absolutely. 당근 빠따!After you. 먼저 가세요.Always. 항상 그렇지요Amazing. 대단하네요And then? 그리고 나서는요?Any good ideas? 어떤 좋은 생각이라도?Any time. 언제라도요Anybody home? 집에 누구있어요?Anything else? 그 밖에 또 뭐요?Are you in line? 지금 줄에 서 계신거죠?Are you kidding? 놀리는거 아니죠?Are you serious? 그거 진짜예요?At last. 드디어Attention, please! 좀 주목 해 주세요Awesome! 와우~ 멋지다[B]Back me up. 뒤좀 봐줘~ (지원해 달라는 의미의)Be my guest. 사양하지 마세요.. 2019. 2. 15.
[영화] The Stoning of Soraya M. [영화] The Stoning of Soraya M. 조금 긴 내용이지만 끝까지 읽어보시길. 충격적인 반전이 있습니다. 이란의 작은 한 마을, 어딘가로 황급히 발걸음을 옮기던 여인 자흐라(쇼레 아그다쉬루). 마을을 지나는 한 남자(제임스 카비젤)를 발견하고 “당신이 꼭 들어야 할 사실이 있다”며 그를 붙든다. 프랑스 저널리스트인 그는 낯선 사람을 감시하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간곡한 그녀의 목소리를 녹음기에 담기 시작하는데…('다음 영화'에서 가져 옴)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원작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씌였으며, 그 실화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제목의 'The Stoning'은 '돌로 처죽이는 형벌'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Soraya'는 그렇게 돌에 맞아 죽은 한 이란 여성의 이름.. 2019. 2. 11.
[영화] 극한직업 [영화] 극한직업 영화는 재미있어야 한다. 영화 뿐아니라 모든 예술이 그렇다. 다만 '재미'의 개념, 기준, 주관적 판단, 의미, 수준과 같은 무궁한 영역이 은하계처럼 퍼져있으니 그것까지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이 재미있다고 여기면 그 영화는 좋은 영화다.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만, 2시간 동안 현실을 잊고 영화 속에 몰입해 순수한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것도 좋다. 영화의 장르가 다양한 것도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과 관객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듯, 영화를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관객의 주관적 판단이 작용한다. 물론 자본의 거대한 홍보의 폭우로 인해 세뇌에 가까운 정보의 물결에 휩쓸려 영화를 보게 되는 부작용도 있지만, 요즘 관객이 어디 그렇게 만만한가. 자기가 판단해서 재미.. 2019. 2. 7.
강릉 1박2일 여행 강릉 초당에서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순두부전골을 시켜놓고 옆을 보니 몽양 여운형 선생이 이 마을에서 한때 서당을 운영했다는 내용이 보인다. 일제강점기 때 몽양은 어쩌다 강릉의 산골마을로 들어와 서당 선생 노릇을 했을까. 몽양이 운영한 서당 이름이 '약천서당'인데, 여기서 '약천'은 이 마을에 있던 샘물의 이름이자, 조선시대 인물 '약천 남구만'을 일컫는다. 남구만은 1629-1711년 사람으로 1689년 강릉으로 귀양을 와서 한동안 지냈다. 약천서당은 남구만이 이곳에 유배된 이후 남구만이 1711년 사망하고 17년 뒤에 '약천사'라는 사당을 지었는데, 이후 사당에서 공부를 가르치는 서당으로도 운영이 된 듯 하다. 몽양은 기존의 '약천서당'에서 훈장 노릇을 했는데, 여운형과 함께 이 고장의 학자.. 2019. 2. 5.
[영화] 배드 타임즈 : 엘 로얄에서 생긴 일 [영화] 배드 타임즈 : 엘 로얄에서 생긴 일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았다는 건 퍽 안타까운 일이다. 영화의 분위기는 '쿠엔틴 타란티노'를 떠올리게 한다. 감독 드류 고다드에게는 퍽 미안하고, 그 자신도 자존심 상하는 말이겠으나, 쿠엔틴 타란티노 이전과 이후의 영화는 영화의 형식미가 뚜렷하게 갈린다. 타란티노 영화는 헐리우드에서 혜성처럼 등장했고, 그의 연출 스타일은 독보적이다. 따라서 타란티노보다 늦게 나온 영화들은 뛰어난 연출과 잘 만든 영화임에도 타란티노와 '닮았다'는 씁쓸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늦게 나타난 재능 있는 사람들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매우 훌륭하다. 시나리오는 물론 미장셴까지 흠잡을 곳이 거의 없는 탁월한 영화여서 보는 즐거움이 상당하다. 이야기는 단순.. 2019. 1. 20.
[영화] 말모이 [영화] 말모이 일제강점기 시기, 매국노를 제외한 민중들의 삶은 노예로 전락해 고통스럽다. 저항하지 못하고 노예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말을 지키려는 극소수의 학자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우리말을 훌륭하게 읽고, 쓰고, 말하고 있다. 말과 글이 곧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지만, 그것을 지켜온 지난 역사가 얼마나 고되고 험난했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영화는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조선의 우리말 학자들의 활약을 그렸다. '조선어학회' 사건은 역사에서도 유명하고, 해방 뒤에 우리말 사전이 곧바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일제강점기에서도 우리말과 글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학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화에서는 '판수'라는 무지한 민중.. 2019. 1. 20.
[영화] 마약왕 [영화] 마약왕 범죄 영화, 특히 마약을 다루는 범죄 영화는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영화를 보면서 마틴 스코시지 감독의 영화들-좋은 친구들, 비열한 거리, 카지노-이 떠오르고, 알 파치노 주연의 '스카페이스'도 떠오른다. 심지어 그동안 한국영화 가운데 범죄영화에서 볼 수 있는 클리셰들도 많았다는 느낌이 든다. 부산 일대를 무대로 벌어지는 범죄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범죄와의 전쟁'과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범죄와의 전쟁'이 1980년대 초반의 이야기라면, 이 영화 '마약왕'은 그 직전의 시기인 1970년대 부산과 한국의 시대 상황을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의 하루 임금이 600원일 때, 마약왕 이두삼은 10억원을 벌었다. 그는 대만에서 원료를 밀.. 2019. 1. 14.
[영화] 머더 마운틴 [영화] 머더 마운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있는 험볼트 카운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마리화나 재배자들과 그들 내부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2018년 1월 1일부터 캘리포니아주는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마리화나 합법화와 함께 산속에서 불법으로 마리화나를 재배하던 사람들과 그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련의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험볼트 카운티는 우리나라로 비교하면 '군' 단위로 부를 수 있을 듯 한데, 워낙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다보니 군 단위라 해도 지역이 매우 넓다. 캘리포니아 북부로 태평양과 맞닿아 있고, 주변에는 국립공원이 여러 곳 있고, 산림이 우거져 사람들이 숨으면 찾기 어려운 곳이다. 미국의 다른 지역이나 심지어 외국에서도 이곳 험.. 2019. 1. 10.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영화는 관객에게 딜레마를 안긴다. 비참한 삶이 아름다울 수 있는가. 아니면 비참한 삶을 아름답게 그리는 것이 온당한가. 이 영화는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6살 무니(moony)는 엄마와 살고 있다. 무니가 사는 집은 모텔인데, 이 건물은 집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매주 방값을 지불하며 사는 단기 임대 주거공간이다. 즉, 이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길거리로 쫓겨나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상태에 놓여 있는 빈민들이다.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무니는 아랫집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무니와 그의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갈 곳이 없어 마을을 배회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불과 1마일 떨어진 곳에 세계에서 가장 크고 멋진 놀이시설인 '디즈니랜드'가 있다.. 2019. 1. 10.
[영화] 더 이퀄라이저 2 [영화] 더 이퀄라이저 2 같은 제목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후속편으로 만든 영화. 전편과 다르게 로버트 맥콜은 우버 기사로 일한다. 그의 생활은 변한 것이 없고, 그는 여전히 수도승처럼 살면서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평범한 악당들을 응징한다. 전편에서 그를 도와준 동료 수잔이 괴한에게 살해당하고, 과거 동료들도 비슷한 시기에 살해되면서 로버트는 수잔을 해친 자들이 누구인지 찾아나선다. 그의 과거 동료들과 만나 도움을 청하고,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범인을 찾아나서지만, 로버트의 직업적 본능은 자신이 믿기 싫은 방향으로 향한다. 수잔을 해친 범인을 알아낸 로버트는 그가 가장 가깝게 지내던 후배라는 걸 알게 되고, 사건의 전말을 이해한다. 이웃의 청년 마일스가 그림을 잘 그리는 걸 알게 되고, 그를 .. 2019. 1. 4.
[영화] 국가부도의 날 [영화] 국가부도의 날 영화는 특별하거나 대단하지 않았다. 대개 알고 있는 내용이었고,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미국과 자본의 발톱은 날카롭고 악랄했다는 걸 새삼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그 이전에 권력을 가진 자들의 무능과 자본의 탐욕이 나라를 망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영화를 보면서, 영화에서 보여주는 구제금융시기의 나와 우리 가족이 어떻게 살았나를 떠올렸다. 구제금융이 시작되기 1년 전에 나와 아내는 결혼했다. 아내는 직장에 다녔고, 나는 집에서 소설을 쓰고 있었다. 백수였다는 말이다. 결혼하던 때, 그러니까 1996년 10월 무렵에 우리는 부천 중동의 신도시 변두리에 있는 아파트를 샀다. 내가 가지고 있던 산본의 작은 아파트를 팔고, 아내가 가지고 있던 돈과 은행에서 돈을.. 2019. 1. 4.
[영화] 그 땅에는 신이 없다 [영화] 그 땅에는 신이 없다 1880년대 뉴멕시코주의 라벨이라는 작은 광산 마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서부극. 7부작 미니시리즈로 긴 이야기지만 보는 내내 흥미진진하다. 기본 설정은 라벨 마을에 살던 사람들 가운데 남자들 약 80여명이 광산에서 사고를 당해 한꺼번에 몰살당했다는 것, 그래서 라벨 마을에는 몇 명의 남성 외에는 모두 여성들만 남았다. 여기에 프랭크 그리핀이라는 강도단의 두목이 이끄는 떼도둑이 뉴멕시코주 일대를 다니며 마을 주민을 몰살하고, 건물을 불태우며, 열차강도, 은행강도 등 온갖 악행을 일삼고 있었다. 라벨 마을과 프랭크 강도단이 이어지는 계기는 프랭크 강도단에 있던 로이 구드라는 사람이 강도단을 이탈하면서부터다. 로이는 열차를 약탈하는 강도단에서 빠져나와 그들을 공격해 자신을 추격하.. 2018. 12. 26.
19금 마리아 19금 마리아나귀를 끌고 하루 거리에 있는 아풀라에서 돌아온 요셉이 창고에 목공 도구를 정리하고 있을 때, 못보던 어린아이가 찾아왔다. 요아킴이 보자고 전하랍니다.그러잖아도 보름이나 나사렛을 떠나 있어서 돌아오는대로 곧 장인이 될 요아킴을 찾아갈 생각이었던 요셉은 일부러 심부름 하는 아이를 시켜 보자고 한 것이 의아했다. 요아킴은 점잖은 사람으로, 그의 딸과 혼인 이야기가 나왔을 때 요셉은 내심 반가웠다.창고 정리를 마치고, 우물에서 길어온 물로 간단하게 목욕을 하고, 옷을 새로 갈아입은 뒤, 빵 한덩이를 가지고 요아킴의 집으로 향했다. 요아킴은 마을에서 비교적 부유한 집안으로, 수십 마리의 말과 수레를 가지고 사람을 부려 나사렛은 물론 멀리 다마스커스, 예루살렘, 베르세바, 텔아비브까지 다니며 교역을 .. 2018. 12. 25.
[영화] 바그다드 카페 [영화] 바그다드 카페이 영화를 오래 전에 보고,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기억나는 것은 음악이다. 영화에서 울려퍼지던 그 몽환적인 노래는 아마도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자리잡았으리라. 시간이 많이 흘러 감독판으로 재개봉한 영화를 다시 봤다. 낯익은 얼굴이 반갑다. 독일에서 온 야스민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동행했던 남자-남편일 수도 있다-와 도로 위에서 헤어진다. 아마도 남자가 짜증나게 했기 때문이리라. 아니면 훨씬 오래 전부터 두 사람에게 문제가 있었고, 장거리 여행을 하면서 아마도 바로 그 시점에 두 사람의 감정이 폭발했으리라. 야스민은 옷가방을 트렁크에서 꺼내고, 남자는 차를 가지고 떠난다. 야스민이 내린 도로 위는 트럭들이 주로 오가는 퍼시픽 트레일 하이웨이로, 그녀는 물론 몰랐지만, 로스엔젤레.. 2018. 12. 20.
[영화] 도시의 앨리스 [영화] 도시의 앨리스 빔 벤더스의 이 영화를 못 봤다면, 그가 만든 일련의 로드 무비를 다 안다고 말할 수 없다. 그 유명한 '파리, 텍사스'도 이 영화의 연장선에 있고, 가장 늦게 만든 '돈 컴 노킹'까지를 묶어 로드 무비 3부작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영화는 1974년에 발표했으니 빔 벤더스는 20년마다 비슷한 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빔 벤더스 영화에서 그를 상징하는 '로드 무비'의 아이콘 같은 작품이다. 어른과 아이가 길을 떠나 어디론가 가게 되고, 두 사람은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처럼 살아가며, 나중에는 헤어지게 된다는 설정은 빔 벤더스의 영화에서 중요한 주제다. 주인공 필립은 프리랜서 작가로, 독일에 있는 신문사 의뢰를 받아 미국 기행에 관한 글을 쓰기로 하고 미국에서 한동안 생활.. 2018. 12. 19.
[영화] 펜스 [영화] 펜스 덴젤 워싱턴이 감독하고 주연한 영화. 브로드웨이 연극이 원작이다. 1960년대 초반 흑인 빈민 가정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트로이는 마을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원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매주 금요일이면 주급을 받아 아내 로즈에게 건넨다. 그에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큰 아들은 음악을 하고, 둘째 아들은 학교에서 미식축구를 하고 있다. 가난하긴 해도 성실하게 일하고, 건강해서 큰 문제 없이 잘 살아가는 가족이다. 트로이는 가장으로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의무감에 짓눌려 있고, 언제부턴가 아내 모르게 바람을 피운다. 그것이 트로이에게 유일한 해방구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지만 대사는 매우 많다. 트로이는 거의 쉬지 않고 말하는데, 흑인 특유의 수다와 .. 2018. 12. 19.
[영화] 온리 더 데드 [영화] 온리 더 데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은, 전쟁의 현장에서 직접 다큐멘터리 작가가 찍은 필름만으로 만든 영화. 우리가 언론, 주로 TV를 통해 보는 이라크와 미국 전쟁은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각이다. 일부러 유튜브를 통해 미국의 반대 입장을 볼 수 있는데, 어느쪽이든 극단적이긴 마찬가지다. 서로 자기가 옳고, 상대방은 무조건 '악당'이며 쓸어버려야 할 집단이라고 매도한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9.11 테러 사건 이후였다. 부시는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단정했고, 후세인을 제거하겠다며 전쟁을 시작했다. 나중에서야 부시가 말한 모든 내용이 전부 거짓말이었음이 밝혀졌지만, 깡패 미국은 아무런 불이익을 당하지 않았다. 이 전쟁의 진짜 목적은 '.. 2018. 12. 18.
[영화] 돈 컴 녹킹 [영화] 돈 컴 녹킹 서부극 영화의 주인공으로 화려한 영화배우의 경력을 자랑하던 하워드는 어느날 영화촬영을 하다 말을 타고 도망친다. 주연배우가 사라진 촬영장은 혼란에 빠졌고, 영화사는 사립탐정을 시켜 하워드의 뒤를 추적하라고 말한다. 하워드는 입고 있던 영화용 의상과 신발, 말까지도 어느 시골마을의 노인이 입던 옷과 바꿔입고, 양말만 신은 채 철도를 걷고, 자동차를 빌려 타고, 시외버스를 타면서 어머니가 계신 네바다주의 엘코로 향한다. 엘코는 작은 마을로, 80번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마을이다. 80번 고속도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카고, 클리블랜드를 지나 뉴욕에 이르는 대륙 횡단 고속도로다. 고속도로가 지나긴해도 엘코는 크지 않은 마을로 오래되고, 빛바랜 느낌의 마을이다. 이곳에 하워드의 어머니는 혼자 .. 2018. 12. 17.
[영화] 파리, 텍사스 [영화] 파리, 텍사스 좋아하는 영화는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고, 다시 찾아보고픈 마음이 든다. 그런 영화들이 꽤 많지만, 어제 알폰소 쿠아론의 영화 '로마'를 보고나서 그 영화와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가 떠올라 영화를 다시 찾아봤다.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의외로 많다. 제목에서부터 두 영화는 '동명이역' 즉 이름이 같지만 지역은 다른 지명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람마다 생각하는 머리속 나침반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을 뜻한다. '파리, 텍사스'에서 지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주인공 트레비스의 엄마가 태어난 곳이 텍사스에 있는 파리였고, 트레비스의 부모가 사랑을 한 곳도 파리였으며, 트레비스는 파리가 자신이 '만들어진 장소'라고 굳게 믿고 있다. 즉 엄마가 자기를 임신한 곳이 텍.. 2018. 12. 16.
[영화] 로마 ROMA [영화] 로마 ROMA 이 영화는 그가 만든 '그래비티'보다 흥행이 낮을지 모르지만, 그의 작품-앞으로 만들 작품까지 포함해서-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이 아닐까 예상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쉰들러 리스트'가 생각났다. 두 작품은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데-있다면 딱 한 가지, 영화가 흑백이라는 점-왜 '쉰들러 리스트'가 떠올랐는가 생각해보니, 이유를 알 것 같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멋진 영화를 만들면서 세계적인 감독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리고 자신의 검증된 연출의 힘으로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자 했다. 반면 스티븐 스필버그는 유명한 흥행감독으로 성공하자, 상을 타고 싶은 욕망으로, 오로지 '예술성 있는 감독'이라는 이름을 얻고 싶어서 '쉰들러 리스트.. 2018. 12. 15.
[영화] 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 [영화] 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 전편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와 이 영화의 공통점은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테일러 쉐리던인 것과 맷과 안레한드로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헐리우드에 혜성처럼 나타난 시나리오 작가 테일러 쉐리던은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로 신선한 충격을 주더니 바로 뒤이어 '윈드 리버'와 '로스트 인 더스트'로 그의 실력이 최고라는 걸 입증했다. 테일러 쉐리던의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의 작품 속 배경이 미국의 중서부와 중남부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테일러 쉐리던이 남부 뉴멕시코 국경 근처에서 태어나 자라 그곳의 풍경에 익숙하고, 국경지대의 독특한 삶을 경험하면서 자랐기에, 누구보다 경계선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컸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전편인 '시.. 2018. 12. 15.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Dallas Buyers Club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Dallas Buyers Club 미국 남부의 '론'은 전기기술자로 일하면서 술과 로데오, 섹스가 일상이다. 입에서는 늘 쌍욕을 달고 다니고, 친구들 돈이나 사기치며, 동성애자들을 혐오하는, 전형적인 백인 쓰레기에 불과한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를 치고 병원에 실려온 론은 뜻밖의 소식을 듣는다. 바로 그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것. 에이즈는 동성애자나 걸리는 것으로만 알았던 론은 큰 충격에 빠진다. 이 영화는 백인 쓰레기가 에이즈에 걸려 죽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긴 하지만,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내용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해 환자들에게 실험용으로 투약하는 거대 제약회사와 다국적 제약회사의 권리와 이익에 앞장 서 온 미국식품의약국(FD.. 2018. 12. 14.
[영화] Hannah Arendt [영화]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한나 아렌트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의 삶을 다룬 영화. 한나 아렌트를 소재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이미 투자를 회수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누가, 왜 만들었을까? 한나 아렌트는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인이기는 하지만, 정작 자신의 종족인 유대인들에게서 철저하게 배척당했던 인물이다. 최근까지도 이스라엘에서는 한나 아렌트의 저서가 출간되지 못했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60년대 초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독일의 전범 아이히만이 이스라엘의 첩보부대 모사드에 의해 납치되는 것부터 시작된다. 독일이 전쟁에서 패하자, 신분을 감추고 브라질로 도망한 아이히만은 한동안 잘 숨어 살았지만, 결국 이스라엘의 첩보부대인 모사드에 의.. 2018. 12. 11.
[영화] 더 이퀄라이저 [영화] 더 이퀄라이저 건축자재를 파는 홈디포(여기서는 홈마트로 나오지만)에서 일하는 로버트 맥콜은 혼자 살고 있다. 중년이고, 혼자 살면서 그의 생활은 매우 단순하다. 아침에 출근하고, 동료들과 일하고, 저녁에 퇴근하면 집에 돌아와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책을 읽다 잠을 잔다. 하지만 그는 불면증이 있어 새벽이면 잠이 깨 집 근처 카페에 나와 책을 읽는다. 24시간 운영하는 이 카페는 커피도 팔고 간단한 음식도 파는 곳으로 로버트의 단골집이다. 평범한 흑인 중년의 삶은 너무 단조로워서 마치 수도승이 사는 모습처럼 보인다. 카페에서 알게 된 테리라는 어린 여성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두 사람은 카페에서 만나면 로버트가 읽고 있는 책-노인과 바다-이야기를 하거나 테리가 만든 자신의 데.. 2018. 12. 10.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 개척시대의 이야기들 코엔 형제의 영화다. 영화를 보다보면 내가 진짜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인가를 알게 될 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딱 하나를 고른다면 코엔 형제의 영화들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클린트 이스트우드, 에밀 쿠스타리차, 켄 로치, 페데리코 펠리니, 비토리오 데 시카, 프리츠 랑 같은 멋진 감독들의 작품도 물론 매우 좋아한다. 우열을 가리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만큼 코엔 형제의 작품과 내 성향이 잘 맞는다고 본다. 많은 영화는 한번 보고 다시 찾아보는 경우가 드물다. 오락으로의 영화들은 볼 때는 재미있어도 일부러 찾아서 다시 보게 되는 영화는 거의 없는데, 어떤 영화는 일부러 두번, 세번 그 이상 찾아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내게는 코엔의 영화와 .. 2018. 11. 26.
전주,변산,목포를 다녀오다 전주,변산,목포를 다녀오다우리 모임의 이름은 '오적회'다. '다섯 명의 적들'이라는 뜻인데, 매우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다섯 명은 50대, 60대, 70대들이다. 말하자면 꼰대들이다. 우리는 스스로 '꼰대'임을 인정하고,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없을 뿐 아니라, 하루 빨리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짐덩어리라는 것도 선선히 인정하는 사람들이다.우리는 모두 백수인데, 우리 가운데 세 명은 학교 선생으로 퇴직했다. 그래서 연금이 꽤 많아, 기본 생활을 영위하는 어려움은 없다고 볼 수 있다. 한 마을의 이웃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우리는 모두 다른 곳에서 살다 이 마을에 들어온 사람들이다. 한 사람은 이 마을이 고향이지만 오래 떠나있다 퇴직을 하고 고향으로 들어왔다.우리 '오적회'는 이름을 짓기 전인 몇 년 .. 2018. 11. 25.
영화 'OR NOIR' 영화 'OR NOIR' 장 자끄 아노 감독 작품. 영어로는 'BLACK GOLD' 즉 '원유'를 둘러 싼 중동의 세력 다툼을 그린 영화. 이 영화를 보면, 중동 사람들은 자신들의 땅에서 나오는 '원유'에 대해 완전히 무관심한 상태에 있었다. 미국에서 텍사스오일이 접근해 와 모든 시추, 채굴권을 확보하기까지, 그들은 여전히 '부족국가' 상태에 있었고, 석유 자본가들이 떨구는 부스러기를 얻어 먹으며 그들의 '보물'을 퍼주고 있었다. 이 영화는 중동의 여러 부족들이 이합집산하는 과정에서 '위대한 영웅'이 등장해 모든 부족을 통합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영화의 결론까지는 좋았지만, 현실을 보면, 현재 중동의 문제는 석유자본에 굴복한 중동의 왕족들과 그에 반발하는 부족들이 기득권 세력과 외세(석유자본)에 대항.. 2018. 11. 22.
[영화] 완벽한 하루 [영화] 완벽한 하루 역사나 시대를 배경에 깔고 만든 영화는 그 배경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다룬 영화라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지만, 잘 모르는 다른 나라의 역사나 시대적 배경이라면 영화를 보고 나서라도 공부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영화는 시대적 배경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사에 약간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의 배경이 보스니아 내전을 다룬 영화라는 걸 알 수 있다. 내전이 끝나고, 유엔이 전쟁을 감시하고 있으며, 세계의 구호단체들이 보스니아 주민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는 상황이다. 마을 주민이 먹는 우물에 누군가 시체를 던졌고, 구호단체에서는 이 시체를 건져내 다시 주민들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려고 시도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밧줄이.. 2018. 11. 21.
[영화] Kynodontas(Dogtooth) 어금니 [영화] Kynodontas(Dogtooth) 어금니 절대 19금. 비주얼은 '세르비안 필름'보다 약간 덜 충격적이지만, 그만큼 충격이 큰 영화다. 대단히 잔혹한 장면도, 엽기적인 장면도 없지만, 이 영화 속 상황 자체가 충격으로 다가온다. '세르비안 필름'에서도 정치적인 이야기나 사회성을 담은 내용은 없었지만,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강한 사회성을 띄고 있음을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에서도 사회에 대한 발언은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지만, 이 영화 속 가족들이 살아가는 모습만으로도 그 사회의 정치적 상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그리스 사람이겠구나, 하고 짐작했는데, 맞았다. 그리스는 오랜 시간 군부독재 체제가 유지되어 왔다. 감독은, 한 집안의 .. 2018. 11. 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