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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116

<영화> 은교 은교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 가운데, 이 영화가 '로리타' 영화라는 말이 있었다. 그리고 노시인인 이교수와 여고생인 은교의 섹스 장면이 있느니, 없느니 말들이 많았다. 정작 영화를 본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영화가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일, 이와 같은 스토리의 영화를 원작 없이 만들었다면, 이 영화는 훨씬 다른 느낌으로 와닿았을 것이다. 나 역시, 이 영화의 원작이 박범신의 소설임을 모르고 봤는데,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들이 왜 문학을 하는 사람들인지 무척 궁금했다. 지금까지 나름대로는 꽤 영화를 봤다고 생각하지만, 단 한 번도 '국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나온 경우는 없었다. 물론, 영화에서 주인공의 직업이나 전공이 특별한 의미.. 2015. 7. 13.
<영화> 하하하 하하하 영화 '하하하'를 보다. 홍상수의 영화를 관통하는 극사실주의.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날것 그대로의 감정이 드러난다. 하지만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이후 조금씩 부드러워지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감독의 시선이나 감성에 여유가 생긴 것일까. 개인적으로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같은 신선한 충격의 결말이 없는 것이 아쉽다. 영화는 두 남자의 이야기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남자가 만나서 막걸리를 마시며, 자신이 다녀왔던 통영의 여행에 관한 기억을 반추하는 것이다. 두 남자의 기억이 교직되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한다.두 남자는 각각 자신의 기억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 기억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아무도 모르고, 말하는 남자 자신도 모른다. 기억은 반드시 왜곡되게 되.. 2015. 7. 12.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 나의 절친 악당들 임상수 감독 작품. 영화 장르에서 코미디는 흥행의 위험이 크다. 코미디도 진짜 '웃기는' 코미디도 있지만 '블랙' 코미디도 있다. 블랙 코미디는 그렇다고 해도, 장르로서의 코미디를 관객에게 보여주려면 몇 가지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테면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데쓰 프루프'처럼 잔혹하면서도 통쾌한 코미디라거나 우디 앨런의 화려한 수다가 있는 코미디라거나, 짐 캐리의 영화처럼 화려한 몸개그를 보여준다거나 하는 특징이 있어야 한다.이 영화는 분명 코미디로 보이기는 하지만, 여러 면에서 어설프다. 그동안 여러 편의 영화를 잘 만들었던 임상수 감독의 작품 치고는 꽤 부족한 면이 보인다. 영화의 속도감, 즉 전개가 너무 느리다. 게다가 좋은 배우들을 썼음에도 그들의 연기를 최대한 끌어내지 .. 2015. 7. 9.
<영화> 돼지의 왕 돼지의 왕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말죽거리 잔혹사'가 떠오르는 애니메이션. 마음은 늑대를 잡아먹는 호랑이이고 싶지만, 현실은 돼지일 뿐.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돼지나 늑대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왜 폭력이 용인되는 현실에 놓이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될 때, 우리는 현상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게 된다. 지금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수한 폭력은, 탈출구가 없는 무리들이 서로를 물어 뜯는 것과 같다. 탈출구는 왜 없으며, 그들을 누가! 사방이 막힌 곳에 가두었는가? 이 영화는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가능한 정직하게 드러내려 한다. 아직 어린 청소년들에게 '구조적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고, 그것을 알 도리도, 능력도 없다. 그들은 다만 탈출구가 없는 우리에 갖힌 채, 서로를 뜯어먹.. 2015. 7. 9.
<영화> 코리아 '코리아' 스포츠를 소재로 만든 영화에는 감동이 있다. '스포츠' 자체가 만들어 내는 승부의 드라마가 감동의 원천이기도 하고, 한계를 극복하는 운동선수의 노력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다. 그동안 본 스포츠 영화들, '밀리언 달러 베이비', '국가대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쿨러닝', '인빅터스', '머니볼', '불의 전차', '신데렐라맨', '글러브', '레이징 불(성난황소)' 등 은 모두 진한 감동을 준다. 스포츠 영화 역시 결국은 '인간의 삶'을 그린 영화이므로,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에서 감동을 느끼는 것은 같지만, '스포츠'라는 수단이 그런 삶을 좀 더 극적으로 만든다고 해야겠다. 같은 스포츠 영화라도, 한국에서 만드는 스포츠 영화는 조금 다르다. 특히 남과 북이 분단된 상태.. 2015. 7. 7.
<영화> 악인은 너무 많다 악인은 너무 많다건달 출신으로 흥신소를 운영하고 있는 강필은 딸의 양육권 문제로 변호사 비용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 때 이문희라는 여인이 거액의 수표를 들고 찾아와 박용대라는 남자를 미행해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그 시기 박용대는 실종되고 이문희 또한 자취를 감추면서 강필은 곤경에 처하게 된다. 결국 스스로 사건을 풀어나가던 강필은 자신이 과거 일본군의 금괴와 연관된 큰 범죄의 중심에 들어와 있음을 깨닫게 되는데…('다음 영화'에서 가져 옴)한국에서 '느와르' 장르 영화는 그리 흔하지 않다. 그리고 '느와르'와 '액션'을 비슷한 장르로 이해하는 관객들도 많다. 심지어 '액션 느와르'라는 딱지를 붙이고 등장하는 영화들도 있다. 영화를 볼 때 일부러 장르를 구분하면서 보는 관객은 거의 없으니, 느와르.. 2015. 7. 6.
<영화> 감시자들 감시자들 * 주의 - 스포일러 약간 있음. 엔딩타이틀이 올라가면서, 마지막 장면이 아쉬웠다.이 영화는 일단 재미있지만,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내가 감독이었다면, 시나리오를 바꿨을 것 같다. 감시자들-여자 주인공의 입장이 아니라, 범죄 집단의 리더인 정우성의 시점으로. 영화에서 '관점'은 매우 중요하다. 누구의 입장에서 사건과 상황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관객은 그 관점에 따라 감정을 이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경찰의 입장에서 감정을 이입하도록 만든 데 있다. 경찰은 늘 정의롭고, 고생하며,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수동적이고 제한된 역할에 머물게 된다. 반면, 가해자이긴 하지만 범죄조직의 리더인 '제임스(정우성)'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2015. 7. 6.
<영화> 간신 간신 조선의 왕이 선정을 베풀면 백성이 편안했고, 폭정을 하면 백성이 봉기했다.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조선이 왕권국가, 봉건국가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즉,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갈등과 투쟁은 농도만 다를 뿐, 항상 존재했던 것이다. 조선시대 때, 평균 20년마다 한번씩 백성들의 봉기가 일어났다는 통계가 있다. 규모가 크건 작건, 백성은 늘 수탈당하고, 가진 것을 빼앗기고, 가장 고통 받는 처지에 있었기 때문이다.연산군이 폭군이라는 것은 조선실록에도 나와 있고, 모든 역사가들이 동의하는 내용이니 따로 쓸 필요는 없지만, 백성의 입장에서 볼 때, 당시의 지배자(왕)는 대부분 폭군이었다. 드물게 괜찮은 지배자가 등장할 때도 있었고, 태평성대를 누리던 시절도 있었겠지만, 우리가 그렇게 칭송하는 세종이나 .. 2015. 6. 25.
<영화> 혜화,동 혜화,동 영화 '혜화,동'을 보다. 잘 만든 독립영화라는 소문은 있었지만, 정작 이 영화를 볼까 말까 망설였다. 보고 실망할 수도 있고, 시간 낭비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테니까. 그래도 잘 만들었다는데, 라는 기대로 영화를 봤고, 이 영화를 본 다른 사람들처럼, 마지막 장면에서 후두둑 눈물을 쏟았다. 청춘은 보석처럼 빛난다고 하지만, 이미 어린나이에 삶은 별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청춘의 삶은 무덤처럼 스산하다. 그럼에도, 혜화의 마지막 눈물은 희망이고, 삶이며, 따뜻한 사랑이다. 배우 '윤다인'을 발견한 것도 수확이다. 예쁜 여배우가 연기도 잘 하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별 세 개 반+. 2015. 6. 23.
<영화> 몽타주 몽타주 영화에서 형사가 피해자 가족에게 공소시효의 법적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들어보니 그 내용은 완전히 '범인의 입장'으로 기술된 내용이었다.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도 안 되고, 이해할 수도 없는 내용을 '법'으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 공소시효가, 시간이 지나면 범인이 뉘우칠 것 같아서라고? 누구 마음대로? 지금의 우리나라 법 체계는, 그 시작이 일본 제국주의에서 가져온 것이므로, 처음부터 완전히 다 뜯어 고쳐야 한다. 그리고, 법률을 검토할 때, 단지 극소수의 법 전공자들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시민 공청회를 통회 모든 내용이 검토되고, 시민단체와 공익단체의 검토를 거져 국회에서 개정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단순히 형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현재 시민에게 불합리하게 .. 2015. 6. 22.
<영화> 방황하는 칼날 - 한국판 방황하는 칼날 - 한국판이 영화는 2009년에 일본에서 발표한 같은 제목의 영화를 리메이크 했거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원작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일본 영화와 비교하면, 한국판 영화는 액션이 훨씬 강렬하다. 주인공이 드러내는 감정의 진폭과 격렬함도 훨씬 크고, 주인공이 범인 가운데 한 명을 살해하고 쫓기면서 겪는 고난도 더 드라마틱하다. 원작이나 일본영화에는 나오지 않는 장면도 있는데, 언론에도 나왔던 '보도방'이라는 곳이다. 즉 가출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시키고 돈을 버는 곳인데, 주인공(정재영)이 주범을 찾으러 다니다가 이곳까지 오게 된다. 결국 보도방을 운영하는 양아치도 죽인다. 주제의식과 내용은 일본판과 거의 똑같으므로 앞에서 쓴 일본판 내용을 참고하면.. 2015. 6. 21.
<영화> 악의 연대기 악의 연대기 이 영화는 인과응보에 관한 내용이다. 다만 소재가 경찰이라는 것일 뿐, 본질은 그렇다. 영화 속 경찰은 자신들의 출세를 위해 사건을 조작하고 죄 없는 사람을 범인으로 만든다. 그리고 20년 동안 승승장구하고, 경찰 고위직이 된다. 범죄를 없애야 하는 경찰이 범죄를 저지르는 사회에 정의는 발 붙일 수 없다. 이 영화는 마치 한국 경찰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 하다. 사회의 질서-정권이 원하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경찰은 강력한 '권력'을 위임 받는다. 소위 '공권력'이라고 말하는 것인데, 정확히 표현하면 '국가폭력'이다.'국가폭력'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하나의 '국가'라는 조직 속에서 살기 위해서 시민은 자신의 권리의 일부를 제한하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 2015. 5. 25.
<영화> 마담 뺑덕 마담 뺑덕 고전소설 '심청전'을 새롭게 해석한 영화. 원작의 재해석 또는 비틀기를 통해 인물의 성격은 모두 바뀌게 되는데,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악녀로 알려진 뺑덕이 사실은 피해자였고, 아내를 잃은 장님 학규는 질이 나쁜놈이었다는 것, 그리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청이는 아버지의 노름빚 때문에 팔려간 것이라는 설정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적어도 영화가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발생한다는 전제로만 본다면.'심청전'을 해석할 때, 인물이 아닌, 스토리에만 집중한다면 우리는 원작과 이 영화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심청은 아버지의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에 '공양미 3백석'에 자신을 선원에게 판다. 영화에서 청은 아버지의 노름빚 때문에 강제로 일본으로 팔려간다. 즉, 원작이나 영화 모두 청.. 2015. 5. 25.
<영화> 자유의 언덕 자유의 언덕 홍상수의 영화는 데뷔작(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제외하면 15편의 영화가 대개 비슷한 분위기를 띄고 있다. 그것이 감독 특유의 미장센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주 조금씩 변화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이 영화 역시 홍상수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영화다. 하지만 홍상수 특유의 직설 화법이 상당히 약해졌음을 알 수 있다. 대사를 영어로 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우리말로 했다면 충분히 민망함을 느낄 정도의 대화로 만들 수 있었겠지만, 영어로 말하면서 우리말 고유의 느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영화는 흩어진 편지처럼 장면의 순서가 바뀌고, 관객은 바뀐 편지 내용처럼, 스스로 앞뒤의 문장을 머리 속에서 이어가듯 영화의 장면을 이어가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기억과 관계가.. 2015. 5. 19.
<영화> 차이나타운 차이나타운 * 스포일러 있습니다. 전혀 정보 없이 본 영화. 그렇기에 더 강렬한 느낌이었다.한국영화는 아주 가끔 뜬금없이 한 방 터질 때가 있는데,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 '황해', '괴물' 등 장르에 관계 없이 탁월한 작품들이 등장해서 한국영화의 심장 박동을 강하게 울려주는 영화를 볼 때면, 식상했던 마음이 사라진다.이 영화는 장르를 규정하기 어렵다. 액션영화는 아니고, 스릴러도 아니고, 공포는 더더욱 아니고,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하드보일드 하고, 멜로는 등장 조차 하지 않고, 남는 것은 결국 '가족 영화(?)'다.과연 이 영화가 가족 영화일까.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는 '엄마'가 있다. 엄마는 아이들의 부모 노릇을 하지만, 그것은 결코 모성애에 바탕한 '사랑'의 방식은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 2015. 5. 10.
<영화> 살인의뢰 살인의뢰 이 영화의 주제는 '복수'다. 국가권력에 의한 공식적인 형벌제도가 엄연한 상황에서 '사적 복수'를 용인할 수 있는가. 문명한 사회에서도 '개인적 복수'에 대한 주제는 항상 첨예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사적 복수'에 대한 미련이 있다. 그것은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최근까지도 당연하게 이뤄졌던 관습 때문이기도 하고, 국가의 형벌 제도를 믿지 못하기때문이기도 하다.형법과 대중의 법감정은 온도 차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 내 생각인데,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형사인 태수가 아니라, 그의 매제 승현이다. 존재감이 거의 없었던 승현은 연쇄살인마 조강천이 아내를 살해하자, 복수를 준비한다. 소심하고 착하기만 한 소시민 승현의 변신.. 2015. 5. 8.
<영화> 쿼바디스 - 그것은 교회가 아니다 쿼바디스 - 그것은 교회가 아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반기독교'를 다룬 내용이 아니다. 아니, 심지어 기독교나 개신교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물론 영화의 내용이 대형 교회와 비리를 저지르는 목사를 다루고 있으니, 반 기독교(개신교) 영화라고 할 수 있겠지만, 기독교(개신교)의 일부 목사가 저지르는 비리가 '종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반 종교' 또는 '반 개신교'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생각해보라. 정신이 똑바로 박힌, 양심적이고, 올바른 개신교 신자라면 이 영화 속 대형교회 목사들을 개신교도라고 말하겠는가? 그들은 직업이 '목사'일 뿐, 범죄자들이다. 그들은 범죄를 저질렀지만, 한국사회의 특수성-돈과 권력을 가진 자는 죄를 묻지 않는다는 법칙-때문에 죄를 짓고도 뻔뻔하게 낯짝을 들고 다니는.. 2015. 3. 21.
<영화> 남극일기 남극일기 인간이 견딜 수 없는 극한 상황 속에 놓이면, 육체의 고통과 멘탈의 붕괴는 비례한다.육체가 견딜 수 있어도 멘탈이 붕괴하면, 육체도 함께 망가지기 시작하고, 멘탈이 튼튼해도 육체가 견디지 못하면 결국 멘탈도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인간은 육체와 이성이라는 두 개의 영역을 가지고 있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유일한 동물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온갖 문명의 도구를 이용해 극한 모험을 하는 것은,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발달한 호기심에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호기심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유익한 심리로 살아남는다. 즉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생존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호기심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을 다시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인류가 잘 모르고 있었던 영역에 .. 2015. 3. 19.
<영화> 자유부인 자유부인 한형모 감독 작품. 영화의 원작은 1954년 서울신문에 연재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정비석의 소설이다. 이 영화 역시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1956년의 서울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자료로서도 훌륭하다. 전쟁이 끝나고 불과 3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이때의 서울은 꽤 깨끗하고 반듯한 건물들이 들어선 것을 볼 수 있고, 자동차도 제법 눈에 띈다.주인공 선영이 일하는 양품점에는 주로 외제 물건들이 많은데, 아마도 미군PX에서 빼돌린 물건이거나 미군, 군속, 그들의 가족들에게 구입한 물건들일 가능성이 많다.반면, 대학교수의 부인임에도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시작하는 선영을 보면, 당시 대학교수의 수입은 변변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선영이 살고 있는 작은 한옥은 서울의 중산층의.. 2015. 1. 29.
<영화> 역린 역린 배경은 영조와 그의 아들 사도세자, 그리고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로 이어지는 조선 왕조의 한 가닥에서 떼온 것이다. 정조가 왕위에 오르고, 정조를 둘러싼 인맥과 정치세력들의 움직임이 정조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기본 설정으로 삼았다. 영화에서는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지만, 정조가 '노론'에게 공격을 받는 것은, 이미 그의 아버지였던 사도세자-사후 '장조'로 추증되었다-가 살았을 때부터의 상황으로, 정조의 할아버지였던 영조가 '노론'의 도움으로 왕위에 올랐다는 이야기와 함께, 사도세자가 '소론'의 입장에 호감을 갖고, 노론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이 그의 죽음을 부른 하나의 원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도세자의 죽음에는 아버지인 영조와의 갈등이 가장 큰 원인이었고, 사도세자가 정실 왕후가 아.. 2014. 5. 7.
<영화> 불신지옥 불신지옥 공포영화로는 꽤 잘 만든 영화. 출연하는 배우들도 모두 일류 배우들인 점이 '공포영화는 B급 영화'라는 일반론과 거리가 있음. 을 만든 이용주 감독 작품. 제목만 보면 '개신교'와 관련된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개신교를 포함한 '종교' 일반에 관한 내용이며, 특히 '광신', '미신', '집착' 등의 단어를 주제어로 사용할 수 있겠다. 주인공 희진은 서울에서 자취하며 혼자 대학도 다니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지방에는 엄마와 여동생이 살고 있는데, 어느 날, 동생 소진의 이상한 전화와 함께 엄마가 전화해서 동생이 실종되었다고 말한다. 동생을 찾기 위해 집으로 내려간 희진은 동생의 실종을 경찰에 신고하지만, 경찰은 단순 가출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다. 하지만 엄마와.. 2014. 5. 7.
'은교'를 보다 은교 - 박범신 지음/문학동네 은교 : 특별 한정판 (3disc) - 정지우 감독, 박해일 외 출연/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 가운데, 이 영화가 '로리타' 영화라는 말이 있었다. 그리고 노시인인 이교수와 여고생인 은교의 섹스 장면이 있느니, 없느니 말들이 많았다. 정작 영화를 본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영화가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일, 이와 같은 스토리의 영화를 원작 없이 만들었다면, 이 영화는 훨씬 다른 느낌으로 와닿았을 것이다. 나 역시, 이 영화의 원작이 박범신의 소설임을 모르고 봤는데,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들이 왜 문학을 하는 사람들인지 무척 궁금했다. 지금까지 나름대로는 꽤 영화를 봤다고 생각하지만, 단.. 2012. 7. 13.
화차-한국판 화차 - 변영주, 김민희 외/CJ 엔터테인먼트 변영주 감독의 '화차'를 봤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일본판 '화차'를 봤는데, 아무래도 한국판 '화차'와 비교하게 된다. 원작 소설을 읽지 못했으므로, 원작과 비교해서 말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일본판 '화차'와 비교한다면, 많이 아쉽다. 변영주 감독의 작품이라 더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고, 그래서 실망감이 더 크다. 일본판 '화차'와 비교하면, 여주인공의 심리를 조금 더 깊이 보여준다는 장점은 있으나,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여주인공의 양면성과 불안한 심리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일본판 '화차'의 마지막 장면은 꽤 담백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이었는데, 한국판 '화차'는 질질 끄는 듯한 느낌과 여주인공의 마지막까지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영화적 감동을 떨어뜨리는 느낌이었.. 2012. 6. 8.
커플즈 커플즈 (2disc) - 정용기 감독, 공형진 외 출연/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당연히' 있을 게다. 하지만, 나는 그 '당연한' 사람들 속에 끼고 싶지 않다. 별 한 개. 2012. 6. 2.
혈맥-1963년 혈맥 - 김수용 감독, 김승호 외 출연/한국영상자료원 유튜브에 한국영화관 http://www.youtube.com/user/KoreanFilm?feature=watch 이 생겼으니, 축하할 일이다. 찾아보기 어려운 영화를 유튜브에서 쉽게 볼 수 있어 퍽 잘 되었다. 앞으로 한국 영화가 더 풍성해지길 기대한다. 오늘 본 영화는 '혈맥'으로, 사전 정보 없이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낯익은 얼굴이 무척 많이 나와 반가웠는데, '마부'에서 주인공으로 나왔던 김승호를 비롯해 황정순, 신영균, 신성일, 엄앵란, 김지미, 최무룡 등 쟁쟁한 배우들이 등장하고 있다. 조연으로 '주선태'가 나오는데, 이 배우를 모르는 사람이 많을 듯 하다. 노역으로 많이 본 배우였는데, 젊었을 때의 모습을 보니, 노인일 때 봤던 .. 2012. 5. 10.
시라노연애조작단 시라노 연애조작단 (1disc) - 김현석 감독, 박신혜 외 출연/프리지엠잘 만든 멜로 영화.장르가 로맨스, 멜로, 코미디로 되어 있고, 이 장르에 부합하는 내용이다. 감독인 김현석은 이전에도 '광식이 동생 광태', '스카우트' 등을 연출했는데, 이들이 모두 코미디 요소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도 같은 장르로 보면 될 듯 하다.영화가 가볍기는 해도, 시나리오가 좋기 때문에, 가벼워서 천박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흔히 멜로물은 사랑타령이나 하고, 키스신이나 정사신 등이 나오는, 감정의 날것을 보여주는 싸구려 비슷한 영화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대중에게 인정을 받기가 어려운 장르이기도 하다.이 영화도 멜로를 무겁게 그리거나 깊이 있는 삶을 모색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남녀의 만남을 도식적으로 바.. 2012.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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