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의문의 실종>.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 작품.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고, 모든 증거와 자료들이 있지만, 피해자와 영화를 보호하기 위해 익명으로 처리한다는 자막이 나온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정치, 사회를 다룬 영화를 만드는 가장 뛰어난 감독이다. 그의 영화 <Z>, <계엄령>, <뮤직박스>를 봤지만, 그의 날카로운 현실 비판은 영화가 대중을 계몽하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이 영화 '실종' 역시 칠레 군부쿠데타와 미국의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 자체로도 70년대 현대사의 중요한 부분을 배울 수 있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73년 칠레다. 사회주의 정권인 아옌데 정권이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사회주의 정부를 수립했고, 아옌데 대통령은 칠레를 사회주의 국가로 바꿔나가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당연히, 칠레의 자본가는 물론, 칠레에 투자하고 있던 미국의 자본가들은 아옌데 정권에 반대했고, 칠레를 시작으로 남아메리카 나라들에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두려워 한 미국이 아옌데 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미국 CIA는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피노체트를 부추겨 군사쿠데타를 일으키고, 아옌데 정권을 폭력으로 짓밟는다. 이 과정에서 진보적 지식인, 좌파 정당과 노동조합에 가입한 노동자 등 수 천 명이 사망하고, 수 만 명이 실종된다.
이 영화는 미국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칠레의 상황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객관적인 미국인의 시각이 상황을 더 냉정하고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자유주의자이자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찰리 부부는 칠레에서 좌파 그룹과 연계하며 진보적 신문을 발간한다. 미국시민권자인 그들은 군사쿠데타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신변보장을 받고 있지만, 어느 날, 찰리가 실종되고 만다.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찰리의 아버지가 아들을 찾기 위해 칠레에 도착하고, 며느리(찰리의 아내)와 함께 찰리의 행방을 수소문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대사관과 미국 군부의 도움을 받지만, 그들은 사실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은폐하거나 왜곡한다. 워싱턴에 다양한 인맥을 가지고 있는 찰리의 아버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들을 찾기 위해 애쓰지만 미국대사는 뻔뻔한 거짓말로 일관하고, 협조하는 척 하면서 도청까지 하는 비열한 모습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칠레 쿠데타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찰리의 아버지가 찰리의 죽음에 관여한 미국대사를 비롯해 수십 명을 고소하지만, 미국 정부는 칠레 군사쿠데타에 관련한 문서를 모두 비밀문서로 지정함으로써, 진실을 은폐한다.
미국은 결코 정의로운 나라가 아니며, 오히려 자본주의와 자본가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폭력을 휘두르는 깡패 나라다. 자본가의 입장에서라면 바람직한 국가지만, 그 과정에서 무수히 죽어가는 민중들을 볼 때, 자본가가 사라지는 세상이야말로 가장 최선의 길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별 다섯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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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산층 가정 출신인 청년 찰리 호만(존 셰아)은 아내 베시(시시 스페이섹)와 함께 정치 신문 등 출판물을 만들며 살고 있다. 뉴욕에 살고 있는 아버지 애드 호만(잭 레몬)은 그런 아들 부부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그러던 어느날 베시로부터 아들의 실종 소식을 들은 에드는 칠레로 달려온다. 에드는 며느리 베시로부터 찰리의 실종 경위를 듣는다. 찰리가 '비냐'에 있는 친구 테리를 만나러 간 뒤 얼마 후 쿠데타가 일어났고 그 이후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에드는 베시의 말을 듣고 납치라고 확신하고 미국의 의원들, 외무부, 칠레 주재 미대사관, 영사관 등 백방으로 도움을 청하지만 모두들 방관적인 입장을 취한다. 결국 호만과 베시는 찰리를 찾기 위해서 백방으로 뛰어 다니는데...('다음 영화'에서 가져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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