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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유럽영화190

<영화> Rust and Bone Rust and Bone 이 영화를 만든 자끄 오디아르 감독의 작품 가운데 '예언자'가 있었다는 걸 새롭게 알았다. '예언자'를 봤을 때 스토리도 좋았지만 그 영상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는데, 이 영화 '러스트 앤 본' 역시 영상이 놀랍다.영화는 감독의 의도에 의해 영상을 만들어 나간다. 따라서 화면에 보이는 영상은 지극히 주관적으로 왜곡된 장면들이고, 그것이 감독이 이야기를 바라보는 관점이다.관객은 감독의 관점에서 해석된 장면들을 보면서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야기의 줄거리보다는 줄거리를 이야기 하는 '방식' 때문에 영화의 수준이 결정된다고 본다.주인공 알리가 어린 아들과 집을 떠나는 과정은 생략된다. 많은 사연이 있었겠지만, 그것은 온전히 관객들의 상상에 맡긴다. 집을 떠나 누나의 집에서 살게 되.. 2015. 3. 15.
<영화> Serbuan maut 1, 2 Serbuan maut 1, 2 인도네시아 영화라지만, 감독은 영국 사람이다. 액션을 위한, 액션에 의한, 액션의 영화라고 해야 할까. 1편과 2편 모두 인도네시아의 전통 무술인 '실랏'으로 화려한 액션을 보여준다.중국 무술(무협) 영화와 다른 점은, 중국 무술 영화가 상당히 화려하고, 볼거리를 위한 액션이라면, 이 영화는 거의 실전처럼 맹렬한 전투를 위한 액션으로 보인다는 점이다.물론 영화기 때문에 과장되거나 화려하게 보이도록 연출한 장면들이 많지만, 중국 무술 영화에 비하면 상당히 잔혹한 장면도 많고, 현실적이다.액션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겠으나, 스토리는 그다지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액션과 함께 현실성 있는 스토리까지 갖췄다면 훨씬 수준 있는 작품이 될 수도 있었.. 2015. 3. 15.
<영화> Les Triplettes de Belleville Les Triplettes de Belleville 벨빌의 세 쌍둥이. 빌뱅 쇼메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 아름다운 그림과 발랄한 스토리가 작품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실사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과장법, 비유법, 상징성이 두드러지는데, 사실성과 상상력을 유연하게 조합하며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작가의 재능이 뛰어나다.영화의 첫부분에 등장하는 '벨빌의 세 쌍둥이' 자매의 춤과 노래는 이 영화와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 가난하게 살아가는 할머니와 손자. 아이의 부모는 일찍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설정은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서 주인공 폴의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즉, 빌뱅 쇼메의 작품에서 보여주는 가족을 잃은 상실감은 영화의 모티브로 중요하게 작동하며, 슬픈 가족사를 바탕에 깔고 .. 2015. 3. 11.
<영화> Attila Marcel Attila Marcel '일루셔니스트'를 만든 실뱅 쇼메 감독 작품. 영화의 원제는 '아틸라 마르셀'이지만 한국에서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다. 한국 제목이 잘 지은 예로 꼽힐만 하다.두 이모와 함께 사는 폴은 어릴 때의 충격으로 말을 하지 못한다. 그 충격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모들은 교통사고라고 말한다.폴은 '마담 프루스트'를 우연히 만나고, 마담 프루스트는 폴에게 차를 대접한다. 그리고 충격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마담 프루스트는 옛날 방식으로는 '마녀'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중세의 '마녀사냥'으로 희생당한 바로 그 마녀의 전형이다. 혼자 살고 있고, 사람들과 접촉이 적으며, 무언가를 키우고, 연구하며, 실험한다. 그리고 그가 다루는 재료는 주로 자연에서 나오고, 그 효과로 .. 2015. 3. 10.
<영화> The Illusionist The Illusionist 실뱅 쇼메 감독 작품. 프랑스의 희극인 자크 타티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자크 타티가 그의 딸 소피 타티셰프에게 보낸 편지를 읽고 난 다음, 그 내용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는데, 무엇보다 그림 자체가 매우 아름답다.실뱅 쇼메 감독은 이미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도 성공한 사람이어서, 일러스트레이션 작업과 만화, 단편 애니메이션 등을 만든 경험이 있다. 물론 감독이 혼자 애니메이션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기본 그림, 콘티, 애니메이션의 동선, 풍경, 인물 등 그림으로 표현하는 섬세하고 세밀한 묘사는 감독의 역량에 달려 있으므로, 그의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이 영화를 홍보할 때, '따뜻한 이야기'라고 했지만, 사실 이 영화는 매우 슬프고 고독하며, 외로운.. 2015. 3. 10.
<영화> Amour Amour 생각이 많아진다. 부부가 나이 들어 살다 보면, 이런 일을 당할 확률이 꽤 높은 것이 현실이고 보면, 나같으면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 고민하게 된다.영화의 제목처럼 '사랑'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늙은 부부에게 '사랑'은 일부러 확인하거나 말하지 않아도 되는 말없는, 그러나 말보다 더 긴밀한 소통이다. 부부에게 자식의 존재는 피를 반씩 나눈(유전자가 부부의 절반씩 나눠지므로) 혈육이지만, 정작 부부는 혈연 관계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전자를 공유한 존재도 아니다. 그럼에도 자식은 성장하면 독립을 하지만, 부부는 목숨을 다하는 순간까지 함께 삶을 이어간다. 피를 나눈 자식보다 더 오래, 더 가깝게 살아가는 것이다.그런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 고통스러운 질병에 시달리게.. 2015. 2. 21.
<영화> the railway man the railway man 안젤리나 졸리 감독의 Unbroken이 일본군의 악랄한 행위를 고발했다고 잠깐 소동이 있었지만, 이와 매우 비슷한 영화가 바로 이 영화다. 두 영화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군에게 포로로 잡힌 것까지도 같다.'언브로큰'의 주인공이 공군 폭격기에서 복무한 병사였다면, 이 영화의 주인공은 기차를 만드는 기술자로,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던 버마에서 철도를 만드는 일에 동원되었다. 그곳에서 심한 고문을 당하고 살아 남지만, 그 폭력의 후유증은 시간이 많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두 영화에서 용서와 화해의 방식 역시 다르게 나타난다. '언브로큰'에서는 주인공이 나이 들어 일본 도쿄 올림픽에 성화 주자로 달리는 것이 보이는데, 자신이 당한 고통을 특정한 개인에게.. 2015. 2. 11.
<영화> Deux jours, une nuit Deux jours, une nuit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세계의 노동자여, 단결하라'고 외친 것은 인종, 언어, 국적을 불문하고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평등하게 적용되는 진리라는 것을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자본은 노동자를 정규직, 중규직, 비정규직, 알바 등으로 등급을 매겨 노동자들끼리 경쟁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정작 뒤집어 엎어야 할 적은 다른 곳에 있는데, 한 우리에 갇힌 똑같은 노동자들끼리 서로 잡아먹으려고 한다.정규직은 비정규직을 비웃고, 비정규직은 알바보다 그나마 처지가 낫다고 위안을 삼는, 노동자의 계급 분화는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에 놀아나는 노예의 삶이다.보너스와 동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강요는 노동자 동료들을 도덕적 .. 2015. 2. 6.
<영화> The Act of Killing The Act of Killing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서도, 보고 나서도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대충만 알고 있던 인도네시아의 현대사를 깊이 있게 알게 된 것은 물론이고, 세계 여러나라에서 벌어졌던, 또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모든 살육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영화가 대단한 점은, 학살의 가해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무수히 많은 사람을 잔인하게 학살한 바로 그 자들이, 세월이 흘렀다고는 해도, 여전히 인간 도살자들인 그 악마같은 놈들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들이 했던 행동을 재연하도록 만든 것이다.1965년, 수하르토가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이후, 체제 비판적인 사람들을 한꺼번에 학살했는데, 그 숫자가 무려 150만 명에서 350만 명 사이라고 한.. 2015. 1. 22.
<영화> It's a Free World... It's a Free World... 영화 '자유로운 세계'를 보다. 켄 로치 감독 작품. 제목과는 완전히 다른 아이러니. 이주노동자의 현실과 유사 자본가가 되어가는 주인공의 이야기. 켄 로치 감독은 전혀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불법 이주노동자의 취업을 알선하고 챙긴 돈으로 '합법적'인 사업을 하려는 주인공을 비난하지도 않는다. 그런 상황들은 이미 영화 속에서 그들이 처한 상황을 관객들이 더 잘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그렇다면, 우리가 비난해야 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주 노동자의 최저 임금도 안되는 돈과 그 노동력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는 자본가들은 뒤에 숨어 있다. 그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단지 상품으로 나타날 뿐이다. 노동계급에게 자유란 '굶어죽을 자유' .. 2015. 1. 9.
<영화> Ae Fond Kiss Ae Fond Kiss 영화 '다정한 입맞춤'을 보다. 켄 로치 감독 작품. 켄 로치 감독의 작품에 흐르는 일관성은 '리얼리즘'이다. 결코 과장하거나 왜곡하지 않는 정직하고 담백한 연출이 일품. 바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일상의 삶 속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을 듯한 모순을 건드린다. 계급의 문제, 인종, 민족과 관습, 가부장제, 성평등, 가족 관계 등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놓치기 쉬운 곳에서 발견하는 그의 섬세한 감각은 그가 사회주의자이기 때문에 특히 날카롭게 빛난다. 이 영화에서도 파키스탄인인 남자 주인공 카심과 백인인 여자 주인공 로이신의 사랑이야기로 시작해 파키스탄 민족의 관습, 가족 문제, 결혼 풍습 등이 결합하면서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된다.영국으로 이민 와 인종차별을 겪.. 2015. 1. 8.
<영화> In The Name Of The Father In The Name Of The Father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를 보고 금년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스티븐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가 12개 부문에 올라서 7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반면, 이 영화는 7개 부문에 올랐으나 2개 부문에서 수상을 했다. 주연인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아버지역으로 나온 피터 포스톨트웨이트의 남우조연상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미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해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나의 왼발’로 유명한 짐 쉐리던 감독 작품이고 주인공도 ‘나의 왼발’에서 주연을 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맡았다. 이 영화는 분명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보다 뛰어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영상미학적인 측면에서는 ‘쉰들러 리스트’가 앞서 있지만, 사회성이.. 2015. 1. 7.
<영화> THE HOUSE OF THE SPIRITS THE HOUSE OF THE SPIRITS 영화 ‘영혼의 집(THE HOUSE OF THE SPIRITS) 대한극장에서 본 이 영화는 나로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던 영화였다. 어떤 내용인지도 몰랐고, 누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갑작스럽게 여러 친구들과 어울려서 보게 된 영화였다. 선입견이 없는 상태여서 영화에 대한 편견도 있을 수 없었다. 그저 편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1920년대부터 근대까지의 칠레가 역사적 배경이었고, 한 집안의 4대를 그린 대작이었다. 영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클라라의 인생과 그의 딸 블랑카, 그리고 에바로 이어지는 페미니즘적 모계의 흐름과 가난한 청년에서 대자본가로 성장하는 클라라의 남편 에스테반, 블랑카의 애인이며 사회주의 혁명가인 페드로가 적대관계에서 화해.. 2015. 1. 7.
<영화> État de siège État de siège 영화 「계엄령」을 보고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영화가 하나 더 들어왔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영화였다. 그의 작품 「실종」과 「뮤직박스」는 비디오로 가지고 있을 정도이다. 우선 이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적어본다. 이 영화는 1973년에 만들어졌다. 따라서 이 영화는 그 이전의 사실을 담고 있다. 1967년의 우루과이. 지금도 그렇지만 제3세계에 대한 미제국주의의 공작이 매우 활발하던 시기이다. 브라질, 칠레, 쿠바, 산타도밍고 등 남미의 여러나라에서 이미 혁혁한 전과를 올린 미제국주의의 CIA와 군부독재정권은 민주세력이 활발한 지역에서 그 지도자나 조직을 와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화면이 열리면서 황폐한 도시의 음산하고 음울하고 불안한 모습이 드러난다. 버려진.. 2015. 1. 6.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 세상의 모든 아침 이 영화는 예술영화이다. 영화의 장르도 예술적이고 내용도 예술(음악)을 다루고 있다. 한 천재 연주가겸 작곡가의 예술과 삶을 그린 내용으로 유럽의 17세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 영화는 세자르 상을 7개 부문에서 수상하였으며 프랑스의 감독 아란 코너가 연출을 했다. 그리고 최근에 프랑스에서 이브몽땅의 뒤를 이어 최고의 배우라고 하는 제라르 드 빠르디유가 출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 제라르 드 빠르디유는 그리 큰 역할을 하고있지 않다. 다만 과거를 회상하는 한 궁정 지휘자로서 처음과 끝 부분에 조금 나올 뿐이다. 실제의 주인공은 쟝 삐에르 마리엘이라는 배우이다. 이 사람이 극중에서 쌩뜨 꼴롱브역을 맡았다. 쌩뜨 꼴롱브는 실제 인물이고 그의 제자이며 제라르 드 빠르디유가 맡았던.. 2015. 1. 6.
<영화> Music Box Music Box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영화는 예전에 대한극장에서 한 「심문」과 얼마전 텔레비젼에서 한 「미싱(실종)」을 보았다. 정치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가브라스 감독의 작품은 언제나 설레임과 기대를 가지게 된다. 이 영화 「뮤직박스」도 나온지는 오래되었는데, 벼르고 있다가 지난번 텔레비젼에서 하는 것을 녹화해 놓았다가 이제 보게 되었다. 영화의 주제는 간단하다. 전범으로 기소된 아버지를 변호사인 딸인 변론을 해서 무죄를 끌어내지만 마지막에 뮤직박스에서 그 옛날 아버지가 특수부대에서 자행한 사진을 발견한 딸이 아버지를 고발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영화가 나오기까지, 그리고 우리에게 보여주기까지 그 긴 시간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유럽에서는 아직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자기 국.. 2015. 1. 5.
<영화> 연인 연인 그동안 우리나라에 들어온 장 자끄 아노의 영화를 거의 다 보아온 나로서는 이번 영화에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아노 감독은 그동안 ‘불을 찾아서’ ‘장미의 이름’ ‘베어’ 등을 통해 영화만이 가능한 세계를 그려왔다. 미지의 세계, 머나먼 옛날, 신비의 사원 등을 그려왔던 것과는 달리 이번 영화는 근세 - 1920년대 - 면서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에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영화적 미학 - 영상미, 소품, 촬영, 편집, 세트 등이 잘 어울렸고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천박하지 않게 그리고 있다. 이 영화가 무엇을 깊이 있게 말한다고 할 수는 없다. 이미 지나간 시대의 회상과 추억이 배어있는 쓸쓸함이 있었고 젊었던 시절의 아름다움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이 전.. 2015. 1. 5.
<영화> Les Amants Du Pont-Neuf Les Amants Du Pont-Neuf 사람들은, 아니, 대중매체에서는 이 영화가 매우 훌륭한 영화라고 격찬을 했다. 그러나 나는 한마디로 이 영화는 형편없는 졸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이 영화가 아무런 메세지를 담고있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가 제작비만 많이 들이고 일류배우를 쓴다고 해서 모두 훌륭한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가 그렇게 자랑하는 엄청난 제작비는 그야말로 과소비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먼저 이 영화가 만들어진 배경을 살펴보자.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인 ‘퐁뇌프 다리’는 오랜 전설을 간직해 오고 있다. 그것은 ‘퐁뇌프 다리’에서 만난 연인들의 사랑은 반드시 이루어지고 만다는 전설인데, 이 영화도 바로 여기에.. 2015. 1. 4.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Hundraåringen som klev ut genom fönstret och försvann 한국에서는 이미 베스트셀러로 널리 알려진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면 재미 없을 듯 해서, 영화를 먼저 보고, 나중에 소설을 읽을 생각이다. 소설과 영화는 다르겠지만, 영화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유쾌하다. 물론, 소설이 훨씬 재미있는 것은 당연하다.이야기 구조는 현재와 과거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가는 방식이다. 유럽의 소설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방식인데, 이 영화(원작 소설)처럼 현재와 과거를 엮는 방식과 두 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나중에 하나로 만나는 방식의 구조는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장치로 작동한다.가난하고 불행했던 어린 시절의 소년은 부모가 돌아가시자, 세상.. 2015. 1. 3.
The untouchable(2011) 언터처블: 1%의 우정 - 올리비에 나카셰 외 감독, 프랑수아 클뤼제 외 출연/UEK 영화는 현실의 욕망을 반영한다. 인간이 꿈꾸는 모든 것들은 영화의 소재가 된다. 최고의 부자와 가장 가난한 자가 나누는 우정도 영화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의 변주곡같은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단다. 어마어마한 부자이지만 얼굴 아래가 마비된 사람이, 자신을 돌봐 줄 사람을 찾는 과정에서 아프리카에서 이민 온 가난한 이민자를 선택하게 되고, 그 두 사람이 유쾌하게 우정을 나누는 친구로 발전한다는 이야기는, 감동적이긴 하지만, 'so, what?'. 이 영화는 잘 만든 영화임에 틀림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다큐멘터리가 먼저 만들어졌고,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가장 먼저 영화 속 실제 주인공.. 2012. 4. 5.
레닌그라드 이 영화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먼저 그리는 스케치와 같다. 즉, 완성된 작품이 아니라는 뜻이다. 감독이 들으면 퍽 서운한 말이겠지만, 내가 본 느낌은 그렇다. 그렇다면 완성된 작품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우리나라에도 번역된 책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를 영화로 만든다면, 레닌그라드의 방어전은 완성될 것이다. 레닌그라드의 방어전은 제2차 세계대전의 운명을 결정적으로 뒤바꾼 전쟁이며, 추축국에 대한 연합국의 승리의 토대를 마련한 가장 중요한 전쟁이었다. 어떤 사람들은-많은 사람들이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연합군의 승리를 '미국'의 참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한 사실은 아니다. 미국은 끝까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으며, 일본의 도발이 있기 전까지 강건너 불구.. 2011. 12. 28.
자유로운 세계 켄 로치 감독 작품. 누가 누구를 착취하는가. 자본가는 태어날 때부터 자본가인가? 반대로, 노동자는 태어날 때부터 노동자인가? 만일 그 대답이 '아니오'라면, 우리는 이 세계에서 '자본가'를 없앨 수 있다. 자본가가 '황제'소리를 듣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자본주의'가 아닌, 봉건왕국에 다름아닐 것이며, 봉건왕국은 사라져야 할 역사의 과거다. 우리는 봉건노예도 아니며, 더더구나 노예제 사회의 노예도 아니다. 우리가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자본주의야 말로, 마르크스의 말대로, 우리가 자유로운 건 오직 '굶어죽을 자유'밖에는 없다는 것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자유롭고, 돈만 있으면 행복한 사회다,라고. '돈만 있으면'이라는 단서가 마치 반지 한 개만 있으.. 2011. 12. 19.
케스 케스 - 켄 로치 감독, 데이빗 브래들리 외 출연/무비스톤 주인공 소년이 처한 상황과, 그가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서 울었다. [씨네21]의 영화평은 이렇다. (1969)는 국내에도 번역된 배리 하인즈의 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15세 소년 빌리 캐스퍼와 매의 관계를 통해 영국 노동계급의 현실을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보여준 켄 로치의 대표작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렇게 사회과학적 분석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되는 영화다. 이 영화는, 당연히 영국 노동자계급의 절망적 상황을 그리고 있지만, 빌리의 성장영화이자, 교육 문제를 다룬 영화이고, 가족 관계를 그린 영화이다. 이 영화의 아름다움은 역시 감독 켄 로치의 뛰어난 연출 덕이지만, 주인공 빌리가 보여주는 '태도'가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 2011. 12. 7.
블리츠 블리츠 - 엘리어트 레스터 감독, 제이슨 스태덤 외 출연/캔들미디어 결자해지. 이 영화의 화두다. 이런 영화가 나온다는 것은, 이런 내용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고, 그것은 영화를 만드는 사회의 분위기가 이미 영화 속 현실을 능가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무능한 경찰은 살인범을 잡고도 놓아줄 수밖에 없고,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은 '법'이 아닌, '사적인 폭력'에 기대고 있다. 물론, 그래서 이 영화가 잘못된 내용을 말하는 것이냐면 그건 아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의 결말에 동조할 것으로 믿는다. 우선 나부터 그랬고, 그럴 개연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그렇다면, 다수가 동조하고 이해하고, 동의한다고 해서 '사적인 폭력'이 곧 '법'을 대신할 수 있으며 그것이 '정의'라고 말할 수 있는가.. 2011. 12. 1.
아들의 방 아들의 방 - 난니 모레티 감독, 난니 모레티 외 출연/키노필름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지만, 부모가 되고나서, 마음 속에 가장 크게 자리 잡은 생각은, 자식에 대한 걱정이다. 아마 모든 부모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지 않을까. 다만 그 정도가 더하거나 덜하거나의 차이겠지만. 그래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게 되고, 걱정도 하고, 염려도 하게 된다. '걱정이 팔자'라는 말은 그래서 나에게 꼭 맞는 말이다. 잘 알면서도 이런 '걱정거리'가 쉬 사라지질 않는다. 이 영화 '아들의 방'은 그런 나에게 마치 맞춘듯한 영화다. 어느날 자식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자식이 죽는다면... 상상만으로도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듯한 충격이지만, 그런 일이 있어났다면, 그 부모와 가족은 어떻게 될 것인가. 많은 영화들이 이런 주제를.. 2011. 11. 15.
멜랑꼴리아 멜랑콜리아 - 라스 폰 트리에, 샬롯 갱스부르 (Charlotte Gainsbourg) 외/익스트림 놀라운 영화다. 말로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놀랍다는 말밖에는 하기 어려운, 대단한 영화다. 영화가 뒤로 가면서 저절로 고개가 가로 저어질 뿐이다. 단지 '라스 폰 트리에'라는 감독 이름만 알고 있을 뿐, 그리고 이 감독이 대단하다는 것만 알 뿐, 영화의 내용에 관해서는 전혀 모르고 보기 시작했다. 아아.........라스 폰 트리에. 위대한 감독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이 영화의 인트로는 영화 사상, 위대한 장면으로 남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영화의 모든 것을 함축하는 내용이 단 몇 분 안에 뛰어난 영상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 영화는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영화다. 더럽게 재미없.. 2011. 10. 29.
25시 명작에게 길을 묻다 - 안소니 퀸의 25시 - 앙리 베르누이 감독, 버나 리지 외 출연/유비윈 루마니아의 산골 폰타나의 농부 요한(Johann Moritz : 안소니 퀸 분)은 아내 스잔나(Suzanna Moritz : 버나 리지 분)의 미모를 탐낸 경찰서장 도브레스코(Dobresco : 그레고이리 아스란 분)의 계략으로, 유태인이라고 상부에 거짓 보고되어 강제 노동에 보내진다. 스잔나는 서장의 꼬임에 넘어가 남편과의 이혼서에 강제 서명을 한다. 수용소를 탈출한 요한은, 스파이 혐의로 검거되어 독일로 끌려가 강제 노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독일 친위대 대령에게 아리안족의 순혈통을 가진 영웅의 일원으로 인정받아, 수용소장에 임명된다. 1944년 4월, 소련이 루마니아를 침공했을 때, 요한은 미국포로가 되.. 2011. 10. 19.
킹스 스피치  킹스 스피치 - 톰 후퍼 감독, 가이 피어스 외 출연/버즈픽쳐스 제2차 세계 대전을 앞둔 영국 왕실의 왕위 승계와 맞물려 말을 더듬는 조지6세와 언어치료사와의 우정을 다룬 이야기. '왕'이라는 봉건성만 배제한다면, 이 영화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관습에 억눌린 한 인간의 성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점잖은 언어와 위트, 유머가 즐겁고, 왕족과 평민의 소박하고 진지한 우정을 느낄 수 있는 흐믓한 영화. 별 네 개. 킹스 스피치 감독 톰 후퍼 (2010 / 영국,미국,오스트레일리아) 출연 콜린 퍼스,제프리 러시,헬레나 본햄 카터 상세보기 2011. 10. 15.
바시르와 왈츠를 바시르와 왈츠를 - 오리 시완, 아리 폴만/아인스엠앤엠(구 태원)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이렇게 뛰어난 작품을 이제서야 알게 됐다는게 안타깝다. 이스라엘이 저지른 학살 사건을 차분하게, 그러나 진지하게 다룬 다큐멘터리. 이스라엘=나치라는 등식으로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된다. 이스라엘과 미국, 기독교를 옹호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 바시르와 왈츠를 감독 아리 폴먼 (2008 / 이스라엘,독일,프랑스) 출연 론 벤-이샤이,로니 다약,아리 폴먼,드롤 하라지 상세보기 2011. 10. 14.
소매치기 소매치기 - 마리카 그린 외, 로버트 브레송/피터팬픽쳐스 영화 '소매치기'를 보다. 1959년, 로베르 브레송의 작품. 무미건조한 화면과 대사. 단 한번도 웃지 않는 등장인물들. 표정 연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3류가 아닌, 뛰어난 작품으로 인식되는 것은 감독의 연출이다. 주인공 미셸은 어느날 소매치기가 된다. 그는 소매치기가 되는 것에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지만, 그의 의도나 의지와는 관계없이 그는 좀도둑일 뿐이다. 경찰은 그의 뒤를 쫓고, 어머니는 그를 부른다. 그리고 잔느. 절제된 언어와 구체적인 행동만이 인물의 성격을 드러낸다. 미셸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먼 길을 돌아온다. 때로, 인생에서 힘들게 먼 길을 돌아서 만나야 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소매치기 감독 로베르 브레송 (.. 201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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