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3059

넷플릭스. T-REX 넷플릭스. T-REX 다큐멘터리. 미국의 가난한 17살의 흑인 여학생 클라레사 쉴즈가 복싱에 입문해 올림픽에서 우승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화. 감동이 일렁인다. 미시간주의 가난한 흑인 마을의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난 클라레사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11살에 복싱체육관을 찾는다. 그리고 17살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다. 마을의 복싱체육관 코치로 일하는 제이슨은 예전에 프로선수로도 활동했지만, 할머니와 아버지의 봉양을 위해 선수생활을 접고, 전기공사를 하며 먹고 살면서도 자발적으로 청소년을 위해 복싱 코치를 맡아서 하는 사람이다. 그가 약 6년 동안 클라레사를 가르치면서 거의 아버지 같은 역할을 한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최초로 여성 복싱이 시작되었고, 그 첫번째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니 역사적으.. 2017. 10. 13.
[영화] 레퀴엠 포 어 드림 [영화] 레퀴엠 포 어 드림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독을 보니 '레슬러'와 '블랙 스완'을 연출한 바로 그 감독 대련 애러노프스키였다. 스토리는 비교적 평범하고 단순하지만 그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연출의 힘은 대단하다. 짧고 강렬한 이미지 컷을 빠르게 보여주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마약중독과 약물중독으로 피폐하게 변하는 과정을 격렬하게 드러내고 있다. 사라는 해리의 엄마이고, 해리와 매리언은 연인이며, 해리와 타이론은 친구다. 이들의 공통점은 서서히 약물에 중독되어 가는 것이고, 그 과정이 매우 섬뜩하게 그려지고 있다. 사라는 남편이 죽고 아들 해리와 함께 살아가지만 해리는 제대로 된 삶을 살지 않고 있다. 사라는 TV 중독이고 자신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할 거라는 환상에 빠지면서 살을 빼기 위해 약물 요법을 .. 2017. 10. 12.
[영화] 레퀴엠 포 더 아메리칸 드림 [영화] 레퀴엠 포 더 아메리칸 드림 미국의 꿈을 위한 진혼곡. 존경하는 노엄 촘스키 교수의 단독 인터뷰. 아마도 이렇게 긴 인터뷰는 마지막이 될 거라고 한다. 약 80분 정도로 편집한 이 영화는 촘스키 교수의 사회학 강의의 핵심을 담았다. 교육 교재로 써도 훌륭할 정도로 잘 만들었다. 촘스키 교수는 현재 미국 사회의 본질 뿐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 일반에 관한 구조적 문제에 관해 쉽지만 깊이 있게 설명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촘스키 교수의 저서는 여러 권 번역되어 있는데, 미국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촘스키 교수와 하워드 진 교수의 저서를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워드 진 교수가 쓴 '미국민중사'는 지금의 미국이 어떻게 성립되었는지를 가장 사실에 가깝게 알려준다. 미국인들 가운데 자기 나라의 역사에.. 2017. 10. 11.
[영화] from fat to finish line [영화] from fat to finish line 아이디어가 좋다. 비만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모여 단체로 달리기를 하면서 살을 뺀다. 혼자 운동할 때보다 훨씬 효과가 좋고, 재미도 있어서 참가하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200마일을 이어달리기 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단순한 다큐멘터리인데, 감동이 있다. 이들은 모두 한때, 그리고 몇 명은 지금도 뚱뚱한 사람들이었다. 그것도 몹시. 150파운드(68kg)를 뺀 사람부터 적게는 40파운드를 비롯해 100파운드(45kg) 이상의 체중을 감량한 사람들이 많은 모임이다. 이들은 저마다 절실한 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했고, 여러번 요요현상으로 고생한 사람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운동을 하던 사람들 가운데는 실패한 경우가 많지만 이들은 팀을 이뤄 달리기를 함으로.. 2017. 10. 10.
[영화] 파리로 가는 길 [영화] 파리로 가는 길 미국인 앤(다이안 레인)은 영화제작자인 남편과 함께 프랑스에 왔다. 남편은 출장 겸 여행의 일정이 있는데, 앤은 귀가 아파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되면서 남편과 헤어지고 프랑스의 동업자 자크의 차로 칸에서 파리까지 가게 되는데, 이 과정을 담았다. 칸에서 파리까지는 차로 달리면 하루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인데, 자동차로 움직이는 시간은 대략 8시간에서 9시간 정도로 예상한다. 그러니 아침에 출발하면 중간에 쉬어 가도 저녁이면 파리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무려 이박삼일이 걸려서 파리에 도착한다. 칸에서 오후에 출발한 것도 이유가 되지만 운전을 하는 프랑스인 자크가 전혀 서둘지 않고 여기저기 많이 들러서 구경도 하고, 밥도 먹으면서 천천히 가기 때문이다. 앤.. 2017. 10. 9.
[영화] 대배우 [영화] 대배우 주연보다 더 유명한 조연으로 알려진 배우 오달수의 주연 영화. 하지만 이 영화는 쫄딱 망했다. 배우들의 연기가 아닌, 시나리오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에서 조감독을 했던 경력이 있어서인지, 영화 속 영화에도 '박쥐'와 비슷한 영화를 찍고 있는 것이 보인다. 첫 연출작품으로는 출연배우들이 굉장하다. 윤제문, 이경영이 등장하고 진경, 강신일 그리고 우정출연으로도 김명민, 유지태, 김새론, 이준익, 고준 등 인지도 높은 배우와 감독이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배우들을 모아 놓고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에 공을 들이지 않은 것이 매우 이상하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고, 공동으로 시나리.. 2017. 10. 6.
비행기 좌석의 계급성 비행기 좌석의 계급성 비행기를 탈 때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비행기 좌석처럼 천민자본주의의 본질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현상도 드물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런 노골적이고 전면적인 차별은 많은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돈의 많고 적음이 곧 계급을 드러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누군가 벤츠를 타고, 누군가 마티즈를 탄다고 했을 때, 그 차이는 오로지 돈 한 가지 뿐이다. 거기에서 그 사람의 지식, 인격, 품성, 도덕성, 양심 등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같은 이유에서 아파트 평수가 그렇고, 유명 메이커의 소비가 그렇고, 문화의 향유가 그렇다. 물론 돈이 많다고 해서 자신의 무식과 천박함까지 세련되게 바꿀 수는 없다. 자본가와 부르주아는 대개.. 2017. 10. 5.
[영화] 남한산성 [영화] 남한산성 이미 정묘호란을 겪어 청나라가 위협적인 존재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조선의 지배권력은 내부 권력투쟁과 무능함으로 국방에 공을 들이지 않았다. 정묘호란 전에도 불과 30년 전에 있었던 임진년 전쟁에서도 온 나라가 불타고, 초토화된 것을 보면서도 국방을 튼튼히 하지 않았던 지배권력이었으니 자신들의 경험에서도 배우는 바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정묘호란 이후 불과 10년만에 다시 병자호란을 겪게 되고, 조선의 왕 인조와 권력을 가진 양반들은 백성들이야 어떻게 되든 자기들만 살겠다고 궁궐을 빠져나와 남한산성으로 도주하게 된다. 1950년 한국전쟁 때 이승만이 라디오로 녹음을 해 놓고 가장 먼저 부산으로 도망친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백성들은 자신들을 착취하는 양반 지배권력이.. 2017. 10. 5.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상수 감독 작품. 김민희 주연. 홍상수의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이다. 그의 모든 영화들에서 사람들이 대화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보는 사람-대화를 바라보는 극중 인물, 관객 모두-의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런 불편함의 근원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아닌, 자신의 속내를 감추지 않는 솔직함에서 오는 것이다. 솔직함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무차별적으로 솔직한 것은 때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홍상수 영화의 인물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구사 방식은 보통의 영화는 물론 일상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구사하는 언어와 분명하게 차이를 드러낸다. 비슷하지만 다른, 그 약간의 차이가 홍상수 영화의 특징이며, 관객의 호불호가 갈리는 지.. 2017. 10. 5.
[영화] 윈드 리버 [영화] 윈드 리버 '시카리오', '로스트 인 더스트'의 각본을 쓴 테일러 쉐리던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 이런 정보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고, 영화 초반에 가장 먼저 느낀 것은 '공간'이었다. 눈으로 뒤덮인 황량한 지역, 건물과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 드넓은 공간, 눈 덮인 평야와 산, 눈폭풍이 휩쓸고 지나가는 거대한 자연 풍경. 그냥 보기만 해도 이런 곳에서 사람이 살기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곤고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윈드 리버'는 미국 와이오밍 주의 가운데 있는 '윈드 리버 인디언 보호구역'을 말한다. 미국의 한 주의 넓이 정도로 넓은 지역이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주 적다. 와이오밍 주는 미국의 모든 주 가운데서 인구가 가장 적은 주로 불.. 2017. 10. 1.
[영화] 하루 [영화] 하루 타임루프를 소재로 만든 영화. 제목 '하루'는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다. 시간으로의 하루, 사람 이름으로의 하루가 그것이다. 주인공 준영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사다. 그가 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공항에 내려 딸을 만나러 가는 과정부터 타임루프가 시작된다. 딸을 만나기 직전에 교통사고로 딸이 죽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면서 다시 첫 장면인 공항에서 깨어나는 것인데, 준영은 딸을 살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지만 결과는 항상 똑같다. 타임루프가 발생하는 이유는, 지금의 현실이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과거의 어떤 일이 비정상적인 사건으로 인해 시공간이 비틀린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에 비정상적인 사건을 겪은 모든 사람들이 타임루프를 경험하게 되는 것일까.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 2017. 10. 1.
[영화] 킹스맨 골든서클 [영화] 킹스맨 골든서클 제1편인 '킹스맨 더 시크릿 서비스'에 이어 2편(아마도 3편 이상이 나올 것으로 보이니까)인 '킹스맨 골든 서클'은 1편의 참신함에서는 뒤지지만 오락액션 영화의 법칙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정직하고 안쓰러운 인물은 악당으로 나오는 파피 언니다. 물론 이 언니는 매우 잔혹한 인물로, 자기 말을 듣지 않는 부하는 산 채로 믹서기에 갈아서 인육으로 햄버거 패티를 만들어 부하들에게 햄버거를 먹게 만드는 싸이코패스인데, 그녀는 적어도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책임과 함께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 즉 악당이기는 해도 야비하거나 지저분한 악당을 아니라는 것이다. 영화의 오프닝은 무척 화려하고 멋지다. 자동차 추격전이 벌어지는데, 좁은 영국의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 장면을 잘.. 2017. 9. 28.
[영화] 맨 프롬 어스 [영화] 맨 프롬 어스 이 영화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의 역사 상식을 하나로 꿰어서 음모론으로 섞어 놓은 이야기다. 1만 4천년을 살고 있는 주인공 존은 크로마뇽인으로 시작해 유럽을 돌아다니며 살다가 해가 뜨는 동쪽을 따라 인도까지 가서 석가모니를 만나 그에게 불교를 배우고 다시 로마로 돌아와 불교를 전파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십자가에 매달렸다가 살아나서 북유럽 쪽으로 올라가 떠돌며 살아온 사람이다. 그 사이 열 개의 학위를 취득했고, 자신의 신분을 바꿔가며 살아왔는데, 그의 친구-모두 교수들이다-들은 믿지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다. 주인공 존은 창조설을 전면 부인한다. 제목부터 '지구에서 온 사람'이니, 신이 우주와 인간을 창조했다는 말 자체가 모순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기독교.. 2017. 9. 26.
[영화] 사과 [영화] 사과 이렇게 좋은 영화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게 참 안타깝고 아쉽다. 이 영화는 2005년에 만들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2008년에 개봉했고 관객은 불과 5만 여명에 불과했다. 이 영화를 만든 강이관 감독에 대해서는 정보가 많지 않은데, 이 영화는 잘 만들었다. 영화를 보는 연령대에 따라 평가가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20대 후반의 여성이 30대 중반이 될 때까지의 성장을 담고 있다. 주인공 현정은 7년 동안 연애를 한 남자친구 민석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일방적으로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는다. 곧 결혼할 거라고 생각했던 현정에게 그 말은 충격이었다. 그 직후 회사 빌딩에서 우연히 만난 상훈은 현정에게 구애하고, 심심하고 재미없는 남자 상훈과 결혼한다. 서로를 알 시간이 적.. 2017. 9. 25.
새로운 예능, 효리네 민박-진심을 담다 새로운 예능, 효리네 민박-진심을 담다 JTBC의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이 오늘 막을 내렸다. 모두 14회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예능'이라기 보다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가공하지 않은 자연스러움과 사람들 사이의 따뜻함을 과장하지 않고 보여 준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지금까지 여러 방송사에서 기획하고 방송한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단연코 가장 훌륭한 예능 프로그램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민박집 주인 부부인 효리와 상순의 살아가는 모습, 직원이자 주방이모로 활약한 아이유 지은, 그리고 효리네 민박을 찾아 온 13팀 39명의 손님들이 보여 준 모습이 그것이다. 한국 최고의 스타인 이효리와 아이유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높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으니 제작진은 이들.. 2017. 9. 25.
[영화] 아이캔스피크 [영화] 아이캔스피크 일본군 성노예 여성 문제를 다룬 영화. 흔히 '일본군 위안부'라고도 하고 '위안부'라는 단어를 많이 쓰지만 가장 정학한 표현은 '일본군 성노예'다. 매우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는 밝고 재미있다. 그렇다고 무거운 내용을 희화하지도 않는다. 정면으로 돌파하되 그 과정은 재미있게 다루려는 감독의 의도가 보인다. 자신이 과거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갔었다는 사실을 숨기며 살아온 옥분은 시장에서 옷수선을 하며 살아간다. 그녀는 시장 안에서 벌어지는 온갖 시시콜콜한 일들을 구청에 신고하는 '프로신고러'로 활동하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구청 공무원들은 그녀가 나타나기만 하면 모두 딴전을 피울 정도이고, 그녀를 상대하는 전담 공무원이 있을 정도다. 그런 그녀와 새로 전근 온 공무원 민재.. 2017. 9. 24.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소설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 두 명의 싸이코패스가 등장하고, 주인공이 싸이코패스이자 17명을 죽인 연쇄살인범이라는 것, 주인공 병수는 살인을 멈추고 딸과 함께 '정상적'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평범한 삶에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또다른 싸이코패스이자 경찰인 태주는 우연한 자동차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다.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병수는 최근 발생한 사건의 범인이 태주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지만, 불규칙하게 기억을 잃어가는 자신의 상태 때문에 자신이 보고, 들었던 현실까지도 믿지 못하게 된다. 태주는 경찰이라는 합법적이고 강력한 권력을 가진 위치에서 연쇄살인을 저지르고, 병수는 과거에 자신이 죽인 17명의 살인에 이어 최근의 살인도 자신이 저지른 것인지 스스로 의심한다. 병.. 2017. 9. 24.
[영화] 장산범 [영화] 장산범 공포 스릴러. 도시에서 살다 시골로 내려온 희연 가족은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모시고 어린 딸 준희와 함께 산다. 이 가족에게는 심각한 가족 트라우마가 있는데, 어린 아들 준서를 5년 전에 잃어버렸다. 희연은 여전히 아들이 어딘가 살아 있다고 믿을 뿐 아니라 면소재지 학교 앞에서 아들을 발견하지만 그 아이는 사라지고 만다. 이후, 산속에서 어린아이를 발견하고 그 아이가 준희와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 무당이 등장해 가족을 유인하는 것 등을 보면서 영화 ‘곡성’이 떠올랐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존재하지 않는 악이 인간의 모습으로 현현한다는 것이고, 이 악이 인간을 홀려서 끝내 죽인다는 것이다. ‘곡성’에서는 악마가 등장하고, 그 악마는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악마’의 형체.. 2017. 9. 23.
[영화] 구세주 리턴즈 [영화] 구세주 리턴즈 코미디영화를 다시 생각해 보면, '가볍다'거나, 인물이나 상황을 우습게 그리거나 해피엔딩으로 끝나거나 비극적 상황을 비틀어 그 안에서 웃음을 찾아내거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러다보니 '코믹'을 그저 '웃기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192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슬랩스틱 코미디-심지어 무성영화다-에도 웃음과 함께 슬픔과 감동이 있었다. 현재의 코미디 영화는 그 시대 이후 웃음, 슬픔, 감동이라는 형식이 기본으로 결정되었으며 이 영화도 같은 공식을 따라간다. 하숙집 주인과 젊은 하숙인들이 한집에서 살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여주고 있는데, 하숙집 주인이 하는 과일도매상 경영이 어렵게 되자 사채를 얻어 쓰게 되고, 하숙인들도 하숙비를 밀려서 .. 2017. 9. 21.
[영화] 로마의 휴일 [영화] 로마의 휴일 임창정은 영화에서 코믹한 연기를 잘 한다. 그가 가수와 영화배우 활동을 동시에 하는 것도 놀랍지만, 자신의 능력이 코믹한 캐릭터라는 것을 알고 적극 활용하는 것을 보면 영화에서 자신의 위치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도 그리 기대하지 않고 보다가 곳곳에서 폭소가 터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의 주인공들인 세 명의 강도는 돈을 운반하는 차량을 빼앗는데 성공하지만 곧 경찰에 쫓기기 시작한다. 이들이 도망친 곳은 '로마의 휴일'이라는 나이트클럽이었고, 그 안에서 신나게 놀고 있던 젊은 남녀들과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는 조폭 일당을 인질로 잡는다. 여기까지는 범죄영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은 범죄영화가 아니라 그냥 시트콤이라고 할 수.. 2017. 9. 21.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기대하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영화. 음악, 드라이빙, 액션이 잘 버무려져 새로운 형식의 영화가 나타났다. 운전을 아주 잘 하는-프로 레이싱 선수보다 더 잘 한다-베이비는 앳된 청년이지만 그의 삶은 단편적으로 드러난다. 청각장애가 있는 흑인 노인인 양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베이비는 평범해 보이지만 어린 나이에 이미 깊은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베이비는 박사의 차를 훔치는 바람에 큰 빚을 지게 되었고, 빚을 갚기 위해 박사가 만드는 팀에 들어가 운전을 하게 된다. 베이비는 배워서는 할 수 없는 천재적 감각으로 운전을 하는데, 박사가 만든 강도단은 베이비의 운전 실력 덕분에 잡히지 않는다. 박사(케빈 스페이시)는 범죄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인물로, 범죄에 직접 나서지는 않지만 범.. 2017. 9. 20.
집안의 책장을 마당으로 옮기는 프로젝트 집안의 책장을 마당으로 옮기는 프로젝트 2003년부터 집짓기를 시작해 2005년 8월 완공해 입주한 이후 12년이 지났다. 그동안 집안 살림은 두 배 이상 늘었고, 꽤 많이 줄인다고 줄여도 집 안팎으로 살림이 늘어나기만 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변화는 책장인데, 처음 이사올 때보다 약 4배쯤 책이 늘었다. 그나마 중간에 책스캐너를 구입해 PDF로 만들고 책을 많이 버렸음에도 지금 집안에는 책장이 어디에나 있고, 바닥에도 책이 쌓여 있다. 이 문제를 두고 아내와 협의를 한 끝에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승인되었다. 지금 마당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는 데크가 있는데, 이 데크는 2012년 봄에 현관 앞 데크를 만들 때 같이 만들었다. 그동안 짐을 쌓아두는 용도로 쓰이다 작년에 짐을 모두 버리고 나서 지금은 거.. 2017. 9. 18.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 잘 만들었고 재미있는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지만 영화나 소설보다 더 극적인 내용이다. 이 소설이 생각보다 덜 알려진 듯 해서 일부러라도 후기를 쓰고 싶었다. 탐 크루즈가 나와서 재미있는 영화가 아니라, 이 영화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 상상도 하지 못하는 삶을 살다 죽었다. 주인공 배리는 항공사 TWA의 조종사로 일하지만 자신의 직업에 썩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소소하게 불법도 저지르고 있는데 쿠바산 시거를 밀반입하는 일이었다. 그 일이 꼬투리가 되어 CIA의 공작 대상으로 찍히게 된다. 배리 자신도 현재의 조종사 일을 지루하게 생각하고 있던 터여서 CIA의 제안을 반갑게 받아들인다. 영화는 배리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하지만 주인공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남아메리카 여러 나.. 2017. 9. 18.
[영화] 바바둑 [영화] 바바둑 슬프고 마음 아픈 공포영화. 이 영화는 무섭다기 보다는 슬프다. 분명 공포영화라고 알려졌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엄마와 아들이 겪는 일들이 마음 아팠다. 엄마인 아멜리아는 7년 전, 출산을 하려고 병원으로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남편이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래서 아들 새뮤얼의 생일과 남편의 기일이 같은 날이다. 영화의 시작은 아들 새뮤얼의 과잉행동이 두드러지게 보인다. 새뮤얼이 보여주는 행동은 전형적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볼 수 있다. 요양보호원으로 일하며 노인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아멜리아는 항상 피곤하고 쉴 시간이 부족하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로 끊임없이 사소한 일을 저지르고, 위험한 상태에 놓이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늘 긴장된 상태로 있어야 하기 .. 2017. 9. 16.
[영화] 리볼버 [영화] 리볼버 가이 리치 감독 작품. 데뷔작인 ‘락 스타 앤 투 스모킹배럴즈’에서 그동안의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연출과 복잡하지만 재미있는 줄거리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감독이었다. 그 뒤로 가이 리치 감독의 작품을 눈여겨 봤지만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기복이 심했다. 이 영화 ‘리볼버’는 비교적 초기작으로 바로 직전에 아내인 마돈나를 주연으로 등장시켜 만든 영화 ‘스웹트 어웨이’가 완전히 망하면서 그의 명성에 금이 갔는데, 이 영화로 오명을 어느 정도 씻어내고 명예를 회복했다. 가이 리치의 최근 작품인 ‘셜록 홈즈’는 흥행에 성공해서 대중적인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가 연출한 모든 영화 가운데서 ‘리볼버’는 매우 특별하다. 가이 리치 감독 특유의 복잡한 시나리오도 좋.. 2017. 9. 16.
[영화] 그것-영화판과 TV판 [영화] 그것-영화판과 TV판 영화 '그것'을 조조로 봤다. 넓은 영화관에는 불과 세 명의 관객만 있었다. 세 권짜리 소설을 이미 읽었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이미지가 영화에서는 어떻게 구현되는지 보는 것도 궁금했다. '데리'라는 지명의 마을은 소설 속 마을과 크게 다르지 않아보였고, 첫 장면, 조지가 비 오는 날 종이배를 띄우는 것과 삐에로를 만나는 장면은 상상과 똑같았다. 이번에 개봉한 '그것'은 소설의 절반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가 나오기에 앞서 1990년에 TV 미니시리즈로 두편짜리 드라마가 제작되었는데, 이번에 개봉한 영화 역시 그 두편짜리 미니시리즈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TV영화는 모두 3시간짜리로 역시 2부작인데, 영화의 짜임.. 2017. 9. 15.
[영화] 바스터즈 거친녀석들 [영화] 바스터즈 거친녀석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작품. 타란티노 특유의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레인 중위는 미군이면서 유대인이다. 그는 미군 가운데 유대인들만 골라 특공대를 꾸린 다음, 프랑스의 적진으로 뛰어든다. 유대인을 학살한 독일군을 똑같은 방식으로 보복하겠다는 것이 목적인데, 잔인하게 살해당한 독일군의 시체를 보고 다른 독일군들이 겁에 질리고 공포에 떨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독일군을 잔인하게 죽이는 특공대 대장 레인 중위를 보면, 히틀러처럼 콧수염을 기르고 있다. 이는 명백히 히틀러를 비꼬는 분장이고, 아메리카 원주민의 후손인 레인 중위가 독일군의 머리가죽을 벗기는 것은 아메리카 대륙을 침공한 백인들을 죽이고 머리가죽을 벗기는 원주민의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즉 레인 중위는 복합.. 2017. 9. 14.
[영화]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영화]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세일즈맨'을 만든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 작품. 평범한 일상을 스릴러로 만드는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감독이다. 우리의 삶은 대단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지만, 사소한 일, 사소한 감정들이 쌓이면서 긴장감이 팽팽하게 발생하고, 갈등이 증폭하고, 관계가 깨지거나 미워하거나, 증오하거나 이해하게 된다. 4년 전, 부부 사이에 생긴 갈등 때문에 별거를 하게 되는 아마드는 이란에서 살다 두 사람이 함께 살았던 파리로 돌아온다. 그 사이 아내 마리는 동네 세탁소 사장인 사미르와 동거를 하고 있고, 그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아마드의 입장에서 보면 마리는 이미 두번 결혼한 여자였고, 그 사이에서 두 아이가 태어났다. 이 영화에서 사람들의 과거는 드러나지 않지.. 2017. 9. 14.
[영화] 뉴욕뉴욕 [영화] 뉴욕뉴욕 마틴 스코시지 감독 작품. 그 자신이 뉴요커이자 뉴욕을 무대로 다룬 영화들이 꽤 많은 마틴 스코시지 감독이 1977년에 만든 비교적 평범한 영화. 그의 작품들 가운데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드문 편이다. 사회성 짙은 영화를 만들던 스코시지 감독이고 보면, 이 영화는 남자와 여자의 사랑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독특하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흥행이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바로 직전에 '택시 드라이버'로 대단한 성공을 거둔 마틴 스코시지 감독은 어떤 영화든 마음껏 만들 수 있는 재량권을 얻었고, 제작비도 700만달러에서 200만달러가 초과된 이 영화를 만들었다. 수천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되었고, 세트를 계속 지으며 만든 영화지만 '택시 드라이버'에 비교할 수는 없.. 2017. 9. 13.
[영화] 실종, 사라진 아이 [영화] 실종, 사라진 아이 영화의 배경은 '크람푸스 축제'다. 크람푸스 축제는 이탈리아 북부와 오스트리아, 독일 남부 지역에서 벌어지는 축제인데, 크리스마스 기간에 악마의 분장을 하고 어린이를 혼내는 축제인데, 크리스마스가 '산타'라는 '좋은 사람'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축제라면, 크람푸스는 반대로, 악마의 분장을 한 사람들이 나쁜 어린이를 혼내주는 축제라는 점에서 정확히 반대지점에 서 있다. 크람푸스 축제에서 악마(로 분장한)들은 나쁜 아이를 알아보고 그 아이를 혼낸다고 하는데, 아이들은 마치 실제 같은 악마의 가면을 보고 기겁을 할 것 같아 보인다. 그만큼 악마 분장은 매우 사실적이고 충격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도 어린 토미는 악마 분장을 하고 퍼레이드를 하는 장면을 보고는 놀.. 2017. 9. 8.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