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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커피 인 베를린 [영화] 커피 인 베를린 독일처럼 여러모로 잘 사는 나라에서도 청년의 삶은 곤고하다. 이 영화는 드라마틱 하지도 않고, 극적 장치를 만들어 놓지도 않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하고 울화통이 터지지만,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장하지 않은 점이 장점이다. 문제는 주인공 니코의 태도에 있다. 그는 부자 아버지를 두었고, 그 자신도 법대에 다니는 학생이었다. 어찌보면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인데, 그는 거지꼴로 살아가고 있다. 알고보니 대학을 스스로 자퇴하고, 아버지가 준 학비로 생활하고 있었다. 학교를 그만 두었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면 좋을텐데, 니코는 자신의 삶, 청춘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기는 커녕 하릴없이 낭비만 하며 지내는 것처럼 보인다. 니코의 삶을 다른 사람이 재단할 .. 2017. 7. 25.
[영화] 조디악 [영화] 조디악 잘 만든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고 상영 시간이 꽤 긴 영화지만 지루한 줄 모르고 보게 된다. 데이빗 핀처 감독은 1960년대 말에 발생한 이 연쇄살인사건을 가능한 사실에 가깝게 재현하고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감독의 이름을 모르고 봤다면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연출방식과 매우 흡사해서 구분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 사건을 다루는 미국 영화의 특징은 시대 고증과 인물의 특징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한다는 것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작품을 보면,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의 고증이 얼마나 완벽한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영화 역시 고증에 충실하고, 인물들의 특징도 실제 인물들과 매우 비슷하다. 조디악 사건으로 불리는 연쇄살인 사건은 1960년대 말에 샌프란시스코 일대에.. 2017. 7. 25.
[영화] 47미터 [영화] 47미터 상어와 싸우는 영화는 '죠스' 이후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바다에 들어가지 않으면 상어와 만날 일도 없을텐데, 영화로는 계속 만드는 것을 보면 인간이 상어에게 느끼는 공포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죠스'로 대표되는 식인상어, 백상아리의 공격은 물속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간의 공포를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최근에 나온 상어 등장 영화들은 '언더 워터', '더 딮', '딮 블루 씨', '베이트', '오픈 워터', '샤크 나이트', '샤크 스톰', '더 리프', '더블 샤크' 등 꽤 많다. 이들 영화는 거의 모두 인간이 물속에 있을 때 상어의 공격을 받는 상황이고, 물속과 물위를 오가며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물속이라 해도 대개는 낮이어서 깊은 물속의 어둠 속 상황이 아닌 .. 2017. 7. 24.
[영화] 덩케르크 [영화] 덩케르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이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지만, '다크 나이트'를 보고 나서 받았던 충격과 감동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나처럼 실망하게 될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떠 오른 내용은 '연출은 과잉, 결과는 소박'하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평소에 완벽하기로 유명한 작곡가 한스 짐머의 음악도 정도가 지나치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엔딩 타이틀에서 이 영화가 '과잉과 소박'한 이유를 알았는데,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 혼자 시나리오를 쓴 것으로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동안 놀란 감독이 만든 영화들은 거의 2시간이 훌쩍 넘어 2시간 30분이 넘는 작품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 영화는 불과 100분 정도에 불과한 시간이다. 게다가 40만 명의 군인을 .. 2017. 7. 21.
[영화] 노무현입니다. [영화] 노무현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이룬 업적이 결코 적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는 결국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고, 그것은 다음 정권인 이명박 정권의 악랄한 정치탄압에 의한 것이었으며, 그것을 지켜보며 노무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한 평범한 시민들이 늦게나마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노무현 대통령은 뛰어난 인물임에 틀림없지만, 그것을 알아보고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 것은 '노사모'였다. 어떤 사람들은 '노사모'를 '노빠'라고 비하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그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것은 한국정치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썩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어떻게든 새로운 정치를 시작해 이 나라를 바꾸겠다는 생각을 가진 '깨어 있는 시민들'.. 2017. 7. 19.
10년의 시간, 타임캡슐을 열다 10년의 시간, 타임캡슐을 열다 2007년 여름에 학교운동장에 타임캡슐을 묻었고, 오늘 10년이 지나 타임캡슐을 열었다. 10년의 세월이 지났고, 그때 학생이었고, 학부모들이었던 사람들이 오랜만에 만나 타임캡슐(항아리)을 캐내어 10년 전의 추억을 되살렸다.타임캡슐을 꺼내기 직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10년의 세월은 아이들을 몰라보게 바꿔 놓은 시간이었고, 어른들은 조금씩 늙어왔던 시간이었다. 우리 가족은 15년을 줄곧 이 마을에서 살고, 아이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를 다녔기에 학교에 추억이 많다. 이 행사를 위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년 동안 학교와 관련해 찍은 사진들을 골라 한편의 동영상으로 만들었는데, 그 시기는 내가 열심히 사진을 찍던 때여서 학교와 관련해서는 비교적 자료가 많은 편이.. 2017. 7. 15.
[영화] 천군 [영화] 천군 2005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그때 이렇게 잘 만든 영화가 나온 줄 몰랐다. 이제라도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영화다. 우선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지금으로 보면 최고의 배우들인데, 주연, 조연으로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대스타 총출동이다. 스타도 스타지만 이야기가 재미있다. 자칫 어설픈 대체역사영화가 될 수도 있는 내용을 코믹한 내용과 청년 이순신의 등장, 오랑캐와의 전투 등을 통해 우리가 한번쯤 상상했던 장면들-현대군이 조선시대로 가서 총으로 적들을 몰살시키는-을 영화로 구현하고 있다. 특히, 영화에서 북한과 남한이 공동으로 개발한 핵탄두 '비격진천뢰'가 등장한다. 이 핵탄두를 실어 나를 ICBM이 이미 이 영화에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요즘 북한에서 ICBM을 개발했다는 뉴스가 나오.. 2017. 7. 10.
[영화] 당갈 [영화] 당갈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최근 한국에 공개되는 인도영화는 모두 재미있다. 인도영화가 세계영화사에서 부각하고 있는 이유는, 인도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사회적 분위기를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 아미르 칸이 나오는데, 아미르 칸은 '3명의 멍청이', 'PK' 같은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했고, 이 영화들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모든 인도영화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내가 본 인도영화들은 계몽적이라는 공통의 특징이 있었다.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인도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제시하고, 그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이 올바른지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는 듯 하다. '3명의 멍청이'들은 인도 교육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드러냈고, PK는 인도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2017. 7. 10.
[영화] 에일리언 커버넌트 [영화] 에일리언 커버넌트 리들리 스콧 감독 작품. 이 작품은 실망스럽다. 그는 에일리언을 만든 감독이기도 한데, 결국 그가 에일리언 시리즈를 망치는 감독이 되는 듯 하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재미있고, 잘 만들었지만 몇몇 작품은 그의 명성에 흠이 되는 수준이어서 안타깝다. 그가 1979년에 에일리언을 처음 만들었을 때, 영화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었다고 말할 만큼 신선했었다. 게다가 '블레이드 러너'는 세계영화사에 남는 걸작이고, '델마와 루이스'는 지금도 다시 상영할 만큼 멋진 여성로드무비다. '글래디에이터'는 또 어떤가. 지금도 명작으로 인정되는 멋진 작품이고, '블랙 호크 다운'도 전쟁영화로는 뛰어난 작품이었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나 '엑소더스:신들의 왕들'은 몹시 실망스러운 영화였고, 이 영.. 2017. 7. 10.
[영화] 악녀 [영화] 악녀 첫 장면의 1인칭 액션은 마치 게임을 보는 듯 한 장면이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신선한 액션이다. 영화의 중간중간 등장하는 액션들은 상당한 공을 들인, 잘 만든 장면이어서, 이 액션들만으로도 영화는 볼만 하다. 이 영화를 만든 정병길 감독은 '우린 액션배우다', '내가 살인범이다'를 연출한 감독인데, 이 영화들은 모두 봤고, 액션 장면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감독이 액션스쿨에서 액션배우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서, 액션에 특히 공을 많이 들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인공 숙희 역의 김옥빈은 한국의 여자배우로는 특별하게 어려운 액션을 거의 모두 직접 연기했다. 액션영화에서 여성 주인공 혼자 등장하는 것은 퍽 드문 현상인데, 김옥빈의 액션 연기는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고난도의 .. 2017. 7. 7.
[영화] 쇠파리 [영화] 쇠파리 지금까지 밝혀진 다단계 사기사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사건으로 알려진 조희팔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다단계 사기가 어떤 방식으로 벌어지는지 보여주기는 하지만, 실제 일어난 사건보다 오히려 규모나 실체가 허술하고 작고 보인다. 조희팔이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의 전모는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고, 조희팔은 중국으로 밀항해 그곳에서 죽었다고 알려졌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조희팔이 폰지사기를 치면서 끌어모은 돈은 약 5조원이라고 하는데, 이 돈으로 경찰, 검찰, 정치권 등 권력이 있는 곳에 집중 로비를 했고, 조희팔의 중국 밀항을 도운 것이 해양경찰이라는 의혹 보도가 있었다. 이 영화는 마치 사건이 해결된 것처럼 마지막 장면을 처리했고, 조희팔로 보이는 사기집단.. 2017. 7. 6.
설악산, 비룡폭포, 토왕성폭포 설악산, 비룡폭포, 토왕성폭포 오늘 수요산행은 설악산으로 정했다. 마침 양양고속도로가 며칠 전 개통해서 그 길을 가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었다. 우리집에서 설악산 입구 주차장까지 2시간이 걸렸다. 서종IC에서 들어가 북양양IC에서 빠져나왔고, 고속도로 통행료는 9900원이 나왔다. 서종부터 양양까지 터널과 다리가 많았는데, 특히 길이 11km짜리 터널은 상당히 긴 느낌이었다. 또 한 가지 조금 놀라웠던 것은, 터널을 지날 때, 터널 안에 소음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보통 터널 안에서는 자동차 소음이 더 커지는 것이 상식으로 알고 있었는데, 의외로 조용하고, 마치 미끄러지듯 자동차가 움직여서 신기했다. 오늘은 고속도로를 100km 속도를 유지했고, 정속기능인 크루즈 기능을 많이 사용해서 자동차의 속.. 2017. 7. 5.
[영화] 마더 [영화] 마더 봉준호 감독 작품. 세 번 봤다. 볼 때마다 새롭다. 많은 엄마들이 자식에 집착한다. 우리는 그것을 '모성'이라고 말하지만, 건강한 모성과 비틀린 부모의 욕망은 분명 다르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부모로서 당연한 듯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보통은 본능적으로 자식에 대한 깊은 애정이 생성되지만, 아이에게 무심한 부모도 많다. 많은 부모들이 자신이 낳은 아이를 독립의 존재로 인식하거나 인정하지 못하고 부모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흔히 '가족동반자살'이라고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어린 자식을 먼저 죽이고 부 또는 모가 따라 죽는 일이 발생하는데, 이는 엄연히 자식을 살해하는 잔인한 짓이다. 그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가 낳았다고 해서, 죽.. 2017. 7. 3.
[영화] 박열 [영화] 박열 이준익 감독 작품. 재미있다. 이준익 감독이 만든 직전의 영화 '동주'는 그다지 재미있다는 말을 못했는데, 이 영화는 재미있다. 이 영화를 볼 때 한국근현대사에 대해 조금의 이해가 있다면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겠고, 역사를 몰라도 이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1920년대 일본에서 살고 있는 조선인들 가운데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로 단순 번역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인 박열과 그의 친구들 그리고 그의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의 짧은 시기를 그린 영화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일본 왕세자를 암살하려는 주범으로 몰려 일본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는데, 이 영화는 그 과정을 담았다. 이준익 감독 특유의 유머가 섞인 연출은 일제강점기, 일본제국주의의 억압과 간토대지진으로 조선.. 2017. 7. 2.
[영화] Dark City [영화] Dark City 1998년에 만든 SF영화로는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영화의 표현 기법도 나쁘지 않았지만, '블레이드 러너'처럼 SF영화에서 걸작으로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상징과 은유들로 가득하다. 이 영화는 SF영화의 필수요건인 '외계인'이 등장한다. 따라서 모든 이야기의 결과는 '외계인'으로 수렴하게 되어, 중요한 요소를 간과하게 만든다. 외부의 힘, 외계 생명체와 지구 행성 밖에 존재하는 고차원의 지능을 가진 생명체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나 많아서, 그것에 관한 이야기는 또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야 한다. 다만, 이 영화에서 '외계인'은 인류보다 훨씬 진화했기 때문에 오히려 멸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생명체라는 것이 특이하다. 인간도 수 백만년 동안 진화를 거듭해왔고, 앞으로도 진화를 거듭하게.. 2017. 7. 2.
[영화] 디아틀로프 The Dyatlov Pass Incident 1959년, 러시아에 위치한 우랄산맥을 오르던 디아틀로프 원정대 9명이 전원 사망하는 의문의 사고가 발생. 정체를 알 수 없는 상대에게 공격을 당한 듯 심각하게 훼손되어있는 시체와 비상식적인 사건현장에 숨겨진 그날의 미스터리를 파헤치기 위해 대학 심리학과 학생 홀리는 팀을 구성해 그 날의 경로를 그대로 재현하기로 한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다섯 명의 학생들은 그들과 같은 경로를 따라 러시아 우랄산맥에 오르게 되고 모든 것들을 카메라에 기록해 나간다. 그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의문의 문을 발견하게 되지만 그 실체를 알기도 전에 점점 기이한 현상들을 겪으며 하나 둘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다음 영화'에서 가져 옴) ------------------.. 2017. 7. 2.
[영화] 그물 [영화] 그물 김기덕 감독 작품. 남북한의 반민주적 정권과 정보기관의 닮은 꼴을 보여주고, 그 체제 속에서 죽어가는 평범한 인민의 삶을 그리고 있다. 남북한의 경계에서 어업을 하고 있는 주인공 남철우는 고기잡이 배를 타고 나갔다가 엔진 고장으로 배가 남한으로 표류한다. 남한 쪽으로 내려와 남한 군인들에게 잡혀 정보부로 넘겨진 철우는 간첩 여부를 가리는 조사를 받고, 간첩이 아니라는 결론에 따라 귀순 공작도 받지만 끝까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철우의 의지에 따라 자신이 몰고 온 배를 타고 북한으로 돌아간다. 남한에 있을 때, 정보기관의 조작으로 간첩으로 몰릴 뻔한 위기를 넘기고, 남한의 도시 풍경을 눈으로 보면서 그 풍요로움에 마음이 조금 흔들리지만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을 생각하며 귀환의 강력한 의지를.. 2017. 6. 30.
[영화] 중독노래방 [영화] 중독노래방 이 영화를 '장르영화'라고 하려면, 시나리오를 고쳐야 한다. 이 영화와 비슷하면서 더 잘 만든 영화가 '조용한 가족'이다. 이미 '조용한 가족'이 코믹스릴러라는 장르로 제작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한참이나 늦게 만들어진 이 영화를 두고 어떤 장르의 시작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음산한 노래방 분위기와 저마다 상처를 갖고 모여 든 사람들이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간다는 이야기는 흔한 신파다. 노래방 주인이자 주인공 성욱은 아내와 아이를 잃고 늘 자살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남자인데, 그가 괴로움을 잊지 위해 하는 일이라는 것이 야동을 보는 것이다. 노래방 도움미로 스며들듯 들어온 하숙은 성폭행 피해자였고, 나주는 폭력 남편을 피해 도망다니는 딸을 둔 엄마다. 이들은 저마다의 아픔과 상처를 가지.. 2017. 6. 29.
[영화] 마인 [영화] 마인 전투영화로 알고 봤다면 낭패. 이라크인지 이란인지 알 수 없는 사막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두 명의 미군 병사는 주어진 임무에 실패하고 사막을 건너 도망가야 한다. 모래 폭풍을 만나고, 작열하는 햇볕 아래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며 탈출을 하다 한 명은 지뢰를 밟고 죽고, 주인공도 지뢰를 밟은 상태로 멈춰 선다. 미군 부대가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서는 사흘 이상의 시간이 지나야 하는데, 낮에는 뜨거운 햇볕, 밤에는 추운 기온과 들개들의 습격에 견디면 한쪽 발을 떼지 못한 채 구출해 줄 부대를 기다려야 한다. 한국에서는 이미 코미디의 소재로 잘 알려진 내용이기도 하다. 짧은 코미디로 충분할 내용으르 90분씩이나 끌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지뢰를 밟은 채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주인공의 몸부림.. 2017. 6. 29.
[영화] 옥자 [영화] 옥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기다렸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개봉하는 날 봤다. 멀티플렉스에서는 상영 거부를 했기 때문에 대한극장에서 봤다. 물론 집에서 편하게 넷플릭스로 봐도 되지만 큰 화면에서 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듯 해서 일부러 영화관을 찾았고, 큰 화면에서 보는 즐거움을 누렸다. 무엇보다 완벽하게 구현한 옥자의 컴퓨터그래픽이 훌륭했다. 하마와 돼지, 코끼리를 합성한 듯한 이 거대 동물은 실사로는 만들 수 없는 동물의 움직임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 제작비가 5천만달러(600억원)나 들었으니 그만큼 높은 품질의 영화가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영화를 만들 때마다 새로운 형식과 인물을 만들어 내는 봉준호 감독이고보면, 이 영화에서도 거대동물 '옥자'와 그의 친구 '미자'.. 2017. 6. 29.
[영화] 대립군 [영화] 대립군 1592년 임진년 전쟁이 발발하고, 선조는 한양을 떠나 북쪽으로 도망을 가는데, 전쟁터에 내몰린 사람들 가운데는 정규군이 아닌, '대립군'이라는 존재가 있었다. 병역의 의무를 대신하는 사람들로, 이들은 당연히 형편이 어려운 농민이나 양반이 아닌 사람들이었다. '대립군'이라는 소재를 찾아낸 것은 좋았지만, 그들의 행동을 영웅적으로 그리는 것은 도식적이다. 여기에 세자인 광해군이 등장하고, 대립군들이 광해군을 보위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이야기는 상투적으로 전개된다. 영화의 내용은 신선하다고 할 수 없으니 '대립군'에 관해서만 이야기를 해보자. 조선시대에 병역의 의무를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대신할 수 있었다는 것은 계급사회에서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대립군'을 자발적으로 나가.. 2017. 6. 28.
홍천 팔봉산 산행 홍천 팔봉산 산행 팔봉산은 이번이 두번째 산행이다. 우리 마을에서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고, 이 산은 높지는 않지만 산이 비교적 험해서 잠시도 마음을 놓기 어려운 산이다. 산 초입부터 끝날 때까지 약간 긴장하면서 걸어야 하고, 온통 바위산이라 스틱보다는 두 손으로 바위나 로프, 계단 난간을 잡고 걷는 경우가 더 많다.지난번 첫 산행 때는 1봉과 2봉을 지나쳐서 3봉부터 사진을 찍었는데, 오늘은 1봉부터 8봉까지 빠뜨리지 않고 올라서 사진을 찍었다. 각각의 봉우리는 모두 쉽지 않은 코스여서 오늘처럼 날씨가 더운 날은 땀을 많이 흘리며 올라야 했다.팔봉산은 산의 높이는 300미터가 조금 넘는 정도지만 바위산으로 험한 편이어서 산행에 집중해야 하고, 시간도 생각보다는 오래 걸리는 편이다. 산행의 시.. 2017. 6. 28.
[영화] 자살 클럽 [영화] 자살 클럽 소노 시온 감독 작품. 2002년 작품이니 비교적 초기 작품에 해당하는데, 이때 이미 컬트적 요소가 강한 영화를 만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만듦새가 썩 훌륭하지는 않지만 B급 영화와 컬트적 요소를 충분히 알 수 있는 장치들을 배치했다. 그냥 영화로만 본다면 그다지 재미없지만 이걸 하나씩 뜯어보면 소노 시온 감독이 일본 사회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공감할 수 있다. 영화 제목부터 '자살 써클'인데, 집단으로 자살하는 것을 표현하는 나라는 아마도 일본이 유일할 것이다. 이 영화는 제목부터 철저하게 '일본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가 컬트적이기는 하지만 일본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내용이어서 그런 영화적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보면 재미없을 수 있다. 이 영화는 첫 장면부.. 2017. 6. 27.
[영화] 사랑의 죄 [영화] 사랑의 죄 소노 시온 감독 작품. 만드는 작품마다 문제작, 화제작이 되는 소노 시온의 작품. 이 영화 역시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난해하다. 등장인물 가운데 주인공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 살해당하는 여성도 여성이고, 그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도 여성이라는 것과 이 세 명의 여성의 삶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여성의 욕망을 다루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 하다. 영화가 시작하면 엽기적인 살해 사건이 드러나고, 살해 장소에 도착한 형사 카즈코가 도착한다. 카즈코는 남편의 후배와 불륜 관계에 있고, 당연히 남편은 그 사실을 모른다. 살해당한 사람은 여성이고 너무나 끔찍해서 말하기 조차 싫을 정도다.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카즈코의 생활을 한 축으로 하고,.. 2017. 6. 27.
[영화] 엘르 [영화] 엘르 영화를 보고 나서야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폴 보허벤이라는 걸 알았다. 어쩐지 첫 장면부터 예사롭지 않았고, 폭력을 다루는 방식이 낯익었다. 주인공 미셸은 성공한 기업(게임 회사)의 사장이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관계는 복잡하지만 그는 잘 콘트롤한다. 영화에서 보이지 않는 앞부분과 미셸의 삶의 배경은 그가 현실을 살아가는 태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 영화는 미셸이라는 인물에 관한 영화라고 해도 좋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어릴 때의 모습과 사건까지 등장하는 건 오직 미셸 뿐이다. 하지만 제목은 '엘르'라고 되어 있는데, 원작소설의 제목이 '오...'였던 것에 비해 뭔가 의미가 있을 듯 한데, 실제로 이 단어 '엘르'가 등장하는 건 딱 한 번, 미셸의 아들 빈센트의 여.. 2017. 6. 26.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아주 오랜만에 영화를 다시 봤다. 잘 만든 영화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는 감동을 준다. 오래 전에 봤던 영화 '라 스트라다'의 경우, 비극적이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고 그 여운이 오래 간다. 잘 만든 멜로영화는 가능한 많은 부분을 절제해 보여주는 미덕이 있다. 과잉보다는 결핍이, 과장보다는 절제가 더 아름답다는 것은 영화만이 아닐 것이다. 비극적 서사는 비극적 상황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비극적 인물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비극적 인물은 우연 또는 운명적으로 탄생하며 그 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주인공 정원과 다림은 우연히 만났지만 서로에게 끌린다. 자신의 죽음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정원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는 생각도, 의지도 없다. 그는 조용하고 고요한 일상을 살.. 2017. 6. 26.
[영화] 두더지 [영화] 두더지 소노 시온 감독 작품. 여타의 소노 시온 영화보다는 덜 잔혹하지만 한 사람의 삶을 끝까지 밀어부치고 막장의 인간상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극단적 성향을 보이는 그의 영화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 영화는 일본 사회의 문제점으로 지목되는 몇 가지 현상들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데, 우리에게도 흥미롭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시기는 2011년인데, 이 해에 일본은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사건에 휘말리는데, '동일본지진' 또는 3.11사태라고 하는 것이 바로 그 자연재해다. 일본은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여서 어지간한 지진에는 둔감하지만 '동일본대지진'은 그동안 겪었던 지진과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지진으로 일본 동부지역을 완전히 파괴했다.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와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은 일본 동.. 2017. 6. 25.
[영화] 안티포르노 [영화] 안티포르노 소노 시온 감독 작품. 그의 작품 가운데 '기묘한 서커스', '차가운 열대어', '지옥이 뭐가 나빠'를 봤다. 하나같이 대단한 작품들이었다. 그의 영화에서는 일본인과 일본사회의 독특한 느낌을 읽을 수 있다. 다른 나라 영화에서는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분위기다.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소노 시온은 가장 일본다운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의 작품이 최근 한국에서 개봉되었는데, 흥행에서는 처절하게 실패했다. 작품성과 흥행이 비례하지 않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대중적 작품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소노 시온의 여느 작품들도 마찬가지지만 영화는 중의적 해석을 담고 있고, 영화 자체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복잡한 함의를 포함하고 있다. .. 2017. 6. 24.
[영화] 콩 스컬 아일랜드 [영화] 콩 스컬 아일랜드 킹콩 영화의 변주. 오리지널 킹콩의 계보를 잇는 영화는 아니지만, 이 영화는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피터 잭슨 감독이 만든 킹콩 영화보다 흥행은 저조했지만 킹콩 영화로는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베트남 전쟁이 끝난 이후, 미국은 인공위성의 개발로 지구의 어느 지역에 새로운 섬을 발견하는데, 이 섬을 전략적으로 차지하고, 지구의 다른 지역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생명체에 대한 과학연구를 선점하기 위해 비밀작전을 펼치게 된다. 이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의 상공이라고 할 수 있다. 거대 생물을 만들어 내고, 그 동물들이 서로 맞서 싸우도록 만드는 장면은 거대 로봇들이 싸우는 '트랜스포머'나 '퍼시픽림'과 같은 SF영화에서 일반화된 장면들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기계가 아닌, 생명체들이 싸.. 2017. 6. 23.
[영화] 아빠는 딸 [영화] 아빠는 딸 코미디 영화. 일본의 작가 이가라시 다카히사의 소설 '아빠와 딸의 7일간' 으로 2007년 일본에서 먼저 같은 이름으로 TV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일본 드라마는 호평이었다고 하는데, 이 영화는 시작부터 전개와 결말의 내용이 너무 뻔하게 보여서 흥미가 떨어졌다. 몸이 바뀌는 설정은 이미 한국영화에서도 여러번 등장했고, 대개는 코미디 영화였다. 사춘기 딸과 아버지는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 시도하지도 않는다.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이 사고로 인해 몸이 바뀌면서 상대방의 처지에 놓이고,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세계를 살아보면서 공감과 이해를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즉, 세대 사이의 소통을 주제로 한 코미디 영화인데, 그래서인지 제목처럼 이 영화에서 '엄마'와 '.. 2017.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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