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3059

[영화] 스팀보이 [영화] 스팀보이 '아키라'를 만들었던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의 작품. '아키라'의 내용이 너무 강렬해서 그 이상의 영화를 만들기 어려울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 영화는 '아키라'를 능가할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오토모 가츠히로의 명성에 어울리는 훌륭한 작품이다. 산업혁명이 막 시작되었고 증기기관이 공장과 자동차에 쓰이기 시작하던 19세기 초기의 영국. 증기기관을 발명한 스티븐슨이 등장하고, 그와 라이벌인 스팀 가문이 주인공들로 등장한다. 증기기관의 발명은 자본주의가 급격하게 발달할 수 있는 동력이었으며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주역이었다. 이 영화의 무대는 1851년 제1회 영국 만국박람회를 무대로 한다. 영화에도 그려지지만 유리로 지은 수정궁이 나오는데, 이 당시 최첨단 기술로 만든 건축물이기도 하다.. 2017. 9. 7.
[영화] 아주 긴 변명 [영화] 아주 긴 변명 사람이 변한다, 바뀐다, 달라진다는 말을 듣는 건 퍽 어려운 일이다. 사람은 서른 살 쯤 되면 그 이후에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외모는 바뀌고, 삶의 형태도 바뀔 수 있지만 '사람'은 바뀌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인데, 이건 경험에 근거한다. 사람이 바뀌려면 크게 두 가지가 있어야 하는데, 하나는 외부의 충격이고 하나는 내부의 충격이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면 더욱 빠르게 변화가 생길 것은 분명하다. 사치오는 작가로 성공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감도 없고, 자괴감에 시달리는 인물로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으로 가득한 인물이다. 초반에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나중에 그 이유가 밝혀진다. 출판사와의 미팅에서 출판사 직원이 여러 사람들 앞에서 사치오가 아주 잠깐 .. 2017. 9. 5.
[영화] 킬러의 보디가드 [영화] 킬러의 보디가드 휘트니 휴스턴과 캐빈 코스트너가 출연한 영화 '보디가드'가 남녀의 로맨스 영화라면, 이 영화는 남남의 로맨스 영화라고 불러도 좋겠다. 보통의 경우, 남자 두 명이 등장하는 영화는 버디무비라고 해서 전형화 되어 있다. 남자들의 우정과 형제애, 동료애 등을 강조하는 것인데, 이 영화도 버디무비의 속성을 강하게 띄면서도 한편으로는 두 사람의 관계가 연인 같기도 하고, 부부 같기도 하며, 형제, 남매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독재자 두코비치를 감옥에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증인인 다리우스를 감옥에서 법정까지 무사히 데리고 가야 하는 임무를 어거지로 부여받은 마이클은 한때 최고의 경호원이었으나 단 한번의 실수로 인생이 나락으로 굴러떨어진 인물이다. 반면 다리우스는 살인청부업자로 이미 명성.. 2017. 9. 4.
[영화] 아토믹 블론디 [영화] 아토믹 블론디 샤롤리즈 테론의 액션 영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에서 멋진 여성 전사로 나온 모습이 워낙 강렬해서 그 뒤로도 눈여겨 보던 샤를리즈 테론의 '진짜 액션' 영화다. 스토리도 나쁘지 않고 액션은 훌륭하다. 액션 영화에서 여성을 탑으로 내세우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최근 한국영화 '악녀'에서 김옥빈이 액션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도 퍽 이례적이지만 헐리우드에서도 이런 경우는 드물다. 영화 내용을 떠나서 주인공인 로레인의 캐릭터는 그 자체로 굉장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180센티미터에 가까운 큰 키와 잘 다듬어진 몸매와 근육, 균형잡힌 육체는 그자체로 아름답다.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걷는 로레인의 모습은 가부장사회에서 정형화된 '가녀린 여성'과는 대척점에 서 있다. 강하면서도 아름다운 여.. 2017. 9. 3.
양수리 두물머리와 세미원 양수리 두물머리와 세미원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두물머리 산책을 했다. 주말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두물머리를 찾는 차와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두물머리에 대단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이라는 것, 그곳에 커다란 느티나무와 소나무가 서 있고, 강물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일 것이다.해가 지는 두물머리의 강물두물머리의 명물인 느티나무이 느티나무 덕분에 두물머리가 더 아름답다.해가 지기 시작하는 두물머리 풍경밝은 달이 강과 산 위에 떠 있다.두물머리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 남한강과 북한강이 진짜 직접 만나는 장소를 볼 수 있다.저 강물의 끝에는 팔당댐이 있다.해가 막 서쪽으로 사라지고 있다.해가 지고 불빛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 2017. 9. 2.
[영화] 세일즈맨 [영화] 세일즈맨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를 만든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 작품. 역시 문제작이다. 이 영화가 말하는 것은 보편성이 있지만 그 안에서 보다 이슬람 사회의 특징이 도드라진다. 이 영화에서 발생한 사건이 우리나라나 보통의 사회에서 벌어졌다면 당연히 경찰에 신고하고, 범죄를 저지른 남자는 법에 의해 처벌을 받는 것이 수순이다. 게다가 충분한 증거가 있고, 범인을 찾아내는 것도 쉽다. 그럼에도 주인공 에마드는 경찰에 알리지 않고 자신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에마드와 아내 라나는 살던 아파트가 흔들리고 균열이 생기면서 갑작스럽게 가까운 집을 구해 이사한다. 그 집은 여성 혼자 살던 집인데, 살림이 여전히 남아 있고, 여성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입주를 한다. 에마드와 라나는 연극배우로도.. 2017. 9. 2.
[영화] 매건 리비 [영화] 매건 리비 이혼한 부모, 가난한 집안, 지긋지긋한 나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을 살아가던 매건 리비는 해병대에 자원 입대한다. 오로지 집을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군인이 되었지만 군인으로서의 사명감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군견훈련 장면을 보고 그는 군견훈련병이 되고자 노력한다. 목표가 생기자 열심히 노력해서 군견훈련병이 되고, 군견과 함께 이라크로 파병된다. 이라크에서 무기와 폭발물 수색에 공을 세우던 매건 리비는 폭발물이 터져 부상을 당하고 늘 함께 지내던 군견과 헤어지게 된다. 부상 이후 전역을 결심한 매건은 자신과 생사고락을 함께 한 군견을 입양하고자 하지만 쉽지 않다. 하지만 끈질기게 요청하고, 캠페인을 벌이고, 언론과도 접촉을 하면서 마침내 군견을 입양한다. 그후 12년 동.. 2017. 9. 2.
[영화] 헬프 [영화] 헬프 1960대 초반의 미국 남부 미시시피 잭슨. 흑인들은 노예상태에서는 해방되었지만 그들의 삶은 여전히 백인에 예속되어 있다. 먹고 살기 위해 백인의 가정부로 일하며 저임금을 받고, 여전히 인종차별 상태로 살아가야 하는 많은 흑인 여성들과 머리는 비어 있지만 단지 백인이라는 이유로 주인 행세를 하는 백인 가정주부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비극적이지만 유쾌한 이야기다. 흑인들은 여전히 차별당하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살아간다. 많은 흑인여성들이 백인의 가정부로 일하는데, 이들이 겪는 수난은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누구도 그 현실에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제 막 신문기자가 된 스키티는 글의 소재를 찾다가 흑인 가정부의 삶을 다루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친구의 집에서 일하고 있는 가정부 에이블린에게 자신의.. 2017. 9. 1.
미국영화협회가 선정한 미국영화 걸작 100 미국영화협회가 선정한 미국영화 걸작 100 미국영화협회에서 선정한 '위대한 영화 100편'의 목록을 보고, 나는 그 가운데 몇 편의 영화를 봤는지 체크해 봤습니다. 모두 74편을 봤더군요. 확실하게 본 영화만 체크를 했으니 아마 보고도 기억이 나지 않아서 체크를 하지 못한 것도 있을 겁니다. 아래의 목록은 '위대한 영화 100편'의 제1버전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선정하는 영화도 조금씩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때마다 새로운 목록을 올려보겠습니다. 미국영화협회에서 선정한 '위대한 영화'라고 해서 모두 최고의 작품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거의 다 좋은 영화들이지만 여기 목록에 없는 영화들 가운데 더 멋지고 훌륭한 영화들도 많으니까요. 아래 리스트는 위의 오리지널 목록을 가져와서 한글 제목을 덧붙인 것.. 2017. 8. 31.
[영화]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 [영화]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 작품. 1972년에 발표한 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영화의 주제를 들여다보면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를 깨닫게 되는 순간 소름이 끼치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눈으로 보이는 그대로만 해석한다면 매우 지루하고 재미없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어느 영화나 그렇듯 관객은 자신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영화를 해석한다. 이 영화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그 층위는 매우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는 매우 단순하다. 좁은 아파트 내부가 공간의 전부다. 등장인물은 불과 몇 명. 특별한 장치도, 도구도 필요 없고 오로지 끊이지 않는 대사로만 영화가 이어진다. 따라서 이 영화는 연극무대와 모든 면에서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다. 영.. 2017. 8. 30.
[영화] 건강 [영화] 건강 다큐멘터리. 미국의 식품 산업과 의학계, 미국인들의 건강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미국의 진실이 드러난다. 그것은 본질에 있어 자본주의 체제에서 발생하는 참욕에 기인한다. 자본은 자신들의 이익과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자국민은 물론 인간의 생명에 관심이 없다. 자본의 목적은 오로지 이윤추구이며, 그것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자본은 권력기관(정부와 정부를 구성하는 공무원)을 매수하거나 아예 권력기관 내부로 들어가기도 한다. 그들은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거나 로비를 통해 국회의원(상하원)을 매수해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한다. 시민의 건강을 위해 일하는 각종 협회-심장협회, 당뇨협회, 암협회 등등-는 대기업 제약회사와 식품회사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 2017. 8. 28.
두물머리와 세미원 두물머리와 세미원 오랜만에 양수리 두물머리와 세미원 산책을 했다. 가까운 곳에 살아도 자주 가지 않게 된다. 평일에는 한가하지만 주말이 되면 사람들로 들끓는 곳이기도 하다. 오늘 일요일도 그랬다. 두물머리로 들어가는 차들이 꼬리를 잇고 있었고, 다리 밑 주차장은 이미 꽉 찼다. 날씨가 흐려서 흐린대로 분위기는 좋았다. 두물머리 근처에는 연밭이 많다. 연꽃이 피긴 했지만 주로 흰꽃이고, 이미 철이 지나서 꽃은 많지 않았다. 그래도 사람들은 연꽃 구경을 하며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두물머리 근처는 이제 카페들이 빙 둘러 있어서 철저히 상업화되었다. 예전의 소박하고 시골다운 풍경은 사라졌다. 게다가 두물머리 일대에 산책로를 내어 계속 관광지를 확대하는 듯한 분위기여서 이곳이 편해지는 만큼 자연의 느낌은 .. 2017. 8. 27.
북한강 주말음악축제 북한강 주말음악축제 어제(8월 26일 토요일) 저녁, 서종면의 체육공원에서 북한강 음악축제가 열렸다. 이 공연은 해마다 여름에만 열리는데, 이 공연을 주최하는 '서종사람들'은 서종면 주민들로 이루어진 문화단체다. '서종사람들'은 매월 한번씩 '우리동네음악회'를 열고 있는데, 공연장은 거의 대부분 면사무소 2층에 있는 공연장이다. 실내 공연만을 하다가 여름에 한번은 이렇게 야외에서 공연을 한다.이렇게 북한강 음악축제가 열린 것도 벌써 16회가 되었다. '우리동네음악회'는 현재 164회다. 2000년부터 시작했으니 17년이나 되었다. 그동안 많은 연주자들이 서종면을 다녀갔고, 매우 훌륭한 연주로 주민들을 감동시켰다. 이번 음악축제는 '재즈'를 주제로 준비했다고 해서 오랜만에 공연을 보러갔다. 공연을 보기 위.. 2017. 8. 27.
[영화] 킬러엘리트 [영화] 킬러엘리트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는데,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일들이 세상에서는 무수히 일어나고 있다. 영화의 내용이 어디까지 실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오만의 부족장, 영국의 첩보기관 SAS 그리고 돈을 받고 살인을 하는 범죄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오만의 부족장이 킬러를 고용하면서 시작한다. 자신의 아들 세 명이 모두 영국의 특수부대 SAS에 의해 살해당하자 그 복수를 해달라고 주문한다. 대가는 무려 600만 달러. 주인공(제이슨 스타뎀)은 그의 멘토이자 동료(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퇴직한 SAS 요원들을 암살한다. 그 과정에서 전직 SAS 요원들과 영국의 비밀조직에 '페더'가 이들을 뒤쫓게 되고 죽고 죽이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이 영화는 등장인물의 구.. 2017. 8. 25.
[영화] 충돌(Eshtebak) [영화] 충돌(Eshtebak) 이집트의 최근 정치 상황을 그린 영화. 다큐멘터리가 아님에도 마치 다큐멘터리같은 생생함이 느껴지는 영화. 영화는 거리에서 시위하던 사람들 가운데 몇 명이 경찰 트럭에 잡혀 갇히면서 시작하고, 거의 모든 이야기가 트럭 안에서만 일어난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갇혀 있고, 뜨거운 날씨와 계속되는 시위 현장을 지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들이 이야기의 골자다. 이 영화를 충분히 이해하려면 이집트의 정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영화에서 발생하는 시위는 2012년 이슬람형제단의 당수 무르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지만 1년 이후 군부쿠데타가 발생하고 무르시가 주도하던 '무슬림형제당'과 정부군과의 대치가 격렬하게 발생하면서, 이집트 시민 사이에서도 '무슬림형제당'에 속한 .. 2017. 8. 21.
[영화] 청년경찰 [영화] 청년경찰 경찰대학에 다니는 학생 둘이 우연히 사건을 발견하고 끝까지 추적해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이야기. 코미디 버디무비답게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함을 유지한다. 영화는 두 청년의 우정과 심각한 범죄조직 사이에서 진지함과 유쾌함의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비판부터 하자면, 극중에서 발생한 어린 여성들의 납치사건은 코미디의 소재로 쓰일 만한 상황은 아니다. 물론 어떤 범죄든 마찬가지지만 심각한 범죄가 코미디의 소재가 되는 건 보기에 불편하다. 웃고 즐기기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는 범죄를 소비한다는 비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반면 이제 스무살짜리 앳된 청년들이 정의와 열정으로 범죄를 몸으로 부딪치며 해결하는 과정은 청년의 성장영화이기도 하다. 똑똑하지만 남들과는 다른 .. 2017. 8. 20.
아웃백스테이크-011121 아웃백스테이크-011121 살아오는 동안 날마다 음식을 먹지만, 그것을 카메라로 찍어 기록을 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나마도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이 쓰이기 시작하면서부터였으니 내 경우는 2004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전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카메라나 스마트폰이 없기도 했고, 필름카메라로 기록을 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나의 경우도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음식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이때가 2001년 4월달이다. 그때만 해도 음식을 먹기 전에 사진을 찍는 것은 거의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고, 여행을 가도 여행지 사진은 찍었지만 음식 사진을 찍는 것은 미쳐 생각하지 못했었다. 요즘은 음식사진을 자주 찍고 있어서, 언제 그동안의 음식.. 2017. 8. 18.
[영화] 혹성탈출 1968 오리지널 [영화] 혹성탈출 1968 오리지널 최근에 개봉한 혹성탈출 3부작(진화의 시작, 반격의 서막, 종의 전쟁)은 1968년 오리지널 '혹성탈출'의 프리퀄 트릴로지다. 세 편의 영화를 다 봤다면 오리지널 혹성탈출을 다시 보는 것도 퍽 재미있다. 특히 3편 '종의 전쟁'의 내용이 자연스럽게 오리지널의 내용으로 이어지는 것이 놀랍다. 우주인들은 지구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져 인간이 절멸하게 될 거라는 사실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지구를 떠난다. 이들은 시간여행을 통해 지구가 무려 2천년의 시간이 흐른 다음 돌아오는데, 처음에는 자신들이 불시착한 행성이 지구라는 것을 전혀 상상하지 못한다. 주인공 테일러(찰튼 헤스턴)는 동료 가운데 유일하게 멀쩡한 정신으로 살아남아 유인원의 포로가 되는데, 이때 이미 유인원은 .. 2017. 8. 17.
[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 [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 1968년 '혹성탈출' 오리지널의 프리퀄이자 트릴로지 3부작의 마지막 작품. 이 영화만 처음 본 사람들은 조금 재미없을 수 있겠지만, 나는 최근에 1부 '진화의 시작'과 2부 '전쟁의 서막'을 이어서 보고 이 영화를 봤기 때문에 충분히 재미와 감동을 느꼈다. 영화의 시작에 1부와 2부에 관한 짧은 설명이 있어서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아무래도 영화를 본 것과는 거리가 있겠다. 3부의 영화 속 시간은 2부에서부터도 몇 년의 시간이 흘러 유인원은 평화로운 환경 속에서 종족 번식을 꾸준히 하고 있었다. 반면 인간들은 각 지역별로 고립되어 있고, 더 놀라운 일은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생해 감염이 되면 퇴화하면서 언어와 지능을 잃어간다는 것이다. 인.. 2017. 8. 17.
정배리 여름 마을잔치 정배리 여름 마을잔치 정배리에서는 해마다 여름이면 삼복을 지내면서 마을 잔치를 한다. 시골의 오래된 풍습이기도 한데, 여름에는 복날 즈음에 하고, 겨울에는 정월대보름에 한다. 시골마을에서는 농협이 각 마을 단위로 이런 마을잔치를 지원하는데, 농협조합원이 거의 모두 마을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우리 마을에서 1사1촌 자매결연 협약식도 함께 했다. 1사1촌은 일본에서 시작한 운동으로, 회사와 마을이 서로 협약을 맺어 상부상조하는 의미를 두고 있다. 1사1촌이 잘 되는 마을은 퍽 잘 되는데, 우리 마을은 여러번 1사1촌을 맺었지만 그리 활발한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어떨지 두고 볼 일이다.오늘은 광복절이어서 휴일인데 마침 아침 일찍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마을회관 앞에서 1사.. 2017. 8. 15.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 류승완 감독의 두번째 장편영화. 한국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하드보일드 여성 버디무비. 류승완 감독의 초기 작품들은 지금 봐도 매우 훌륭하다. 장편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서 독특한 연출로 액션키드의 가능성을 보였던 류승완 감독의 두번째 영화는 약간 과잉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강렬한 액션이라는 점에서 영화사의 한 획을 긋는 뛰어난 작품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레전드'급이라는 점이다. 요즘 영화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한때 주연과 조연으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이름을 날렸던 배우들이 꽤 많이 등장한다. 주인공인 전도연과 이혜영, 정재영은 물론이고 신구, 류승범, 정두홍, 이영후, 백일섭, 김영인, 백찬기, 김수현, 이문식.. 2017. 8. 14.
[영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영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진화의 시작]에 이어지는 3부작의 2편. 전편에서 인간이 만든 뇌질환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유인원의 뇌세포는 활성화되지만 인간에게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되어 인류는 거의 절멸 상태에 이른다. 전편에서 10년의 시간이 흐르고, 유인원의 리더 시저는 이미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다. 유인원은 예전보다 조금 더 인간의 언어를 잘 구사하고, 개체수도 많이 늘었다. 반면 인간은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인간은 전기를 얻기 위해 댐 시설을 수리하려하고, 그 지역은 유인원이 차지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시저에게 도움을 청한다. 시저는 인간들과 평화롭게 지내기를 바라고 있지만 유인원 내부에서도 매파와 비둘기파가 갈린다. 이는 당연히 인간 내부에서도 마찬.. 2017. 8. 13.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며칠 뒤에 '혹성탈출'의 3부작 가운데 마지막 3편이 개봉한다. 3편을 보기 위해 예전에 봤던 혹성탈출 시리즈를 다시 봤다. 이 시리즈는 오리지널 영화인 1968년도 작품의 프리퀄(앞 선 시간)에 해당하는데, 오리지널 시리즈보다 훨씬 세련되고 감동적인 내용이어서 영화 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시리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담으로, 나는 찰튼 헤스턴이 나오는 오리지널 첫 작품을 극장에서 본 기억이 있다. 한 제약회사에서 인간의 치료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유인원을 실험대상으로 한다. 인간의 뇌세포를 증식하는 약물은 인간의 불치병과 난치병을 치료하는 특효약으로 작용한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제약회사는 오랜 시간을 들여 신약을 개발하고, 임상 실험을 앞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책.. 2017. 8. 13.
[영화] 어카운턴트 [영화] 어카운턴트 회계사. 서번트 증후군일 수도 있는 자폐증을 갖고 살아가는 주인공 크리스찬은 숫자에 관한 한 천재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검은 돈을 세탁해주는 대가로 돈과 물품을 받아 대부분을 기부하고 있다. '리빙 로보틱스'에서 크리스찬에게 회계 검토를 의뢰하고, 재무부에서는 범죄조직의 돈을 세탁해 주는 회계사를 찾기 위해 조사를 시작한다.'리빙 로보틱스'의 회계를 검토하면서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회사회계사 데이나와 크리스찬은 쫓기는 몸이 된다. 이때부터 평범해 보이는-그가 숫자에 천재적인 점은 제외하고-크리스찬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그는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특수훈련을 받았고, 군복무도 했으며 뛰어난 사격술을 가지고 있었다.게다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영화의 마지막에 놀라운 반전이 일.. 2017. 8. 12.
[영화] 분노 [영화] 분노 무더운 여름의 도쿄, 평범한 부부가 무참히 살해된다. 피로 쓰여진 “분노”라는 글자만이 현장에 남은 유일한 단서. 그리고 1년 후, 연고를 알 수 없는 세 명의 남자가 나타난다. 치바의 항구에서 일하는 요헤이(와타나베 켄)는 3개월 전 돌연 가출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딸 아이코(미야자키 아오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이코는 2개월 전부터 항구에서 일하기 시작한 타시로(마츠야마 켄이치)와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요헤이는 타시로의 과거를 의심한다. 클럽파티를 즐기는 도쿄의 샐러리맨 유마(츠마부키 사토시)는 신주쿠에서 만난 나오토(아야노 고)와 하룻밤을 보내고 동거를 시작한다. 사랑의 감정이 깊어져 가지만, 유마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나오토의 행동에 의심을 품게 된다. 오키나와로 .. 2017. 8. 12.
소구니산, 유명산 산행 소구니산, 유명산 산행 집에서 가까운 산이라 아무래도 자주 오르게 된다. 이번 수요산행은 유명산을 오르는 것으로 결정했다. 유명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여러 곳인데, 우리가 가는 곳은 '서너치 고개'와 '농다치 고개' 두 곳이 가장 많다. 그 가운데서도 '농다치 고개'는 유명산으로 오르는 출발점으로는 가장 높은 곳에 있다. 유명산이 840미터 정도인데, 출발지인 '농다치 고개'의 해발 고도는 400미터가 넘는다. 농다치 고개에는 포장마차가 여러 개 있어서, 이곳에 사람들이 들러 국수도 먹고 막걸리도 마신다.농다치 고개에서 출발하면 '소구니산'까지 약 40분 걸린다. 소구니산은 해발 800미터로 유명산보다 조금 낮다. 농다치 고개에서 소구니산까지는 오르막 길이지만 그래도 걷기에 많이 힘들지는 않다. 꾸준히 오.. 2017. 8. 10.
[영화] 토니 에드만 [영화] 토니 에드만 무려 160분이 넘는 긴 상영 시간이지만, 이렇다 할 사건도 발생하지 않는 소소한 일상을 다룬 영화. 그럼에도 이 영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관계의 중요성' 때문이다. 청소년불가 영화인 이유가 영화에서 아주 짧은 성기노출과 누드 때문이라면 그건 '심의위원'이라는 멍청이들이 스스로 병신 인증을 한 것이고, 차라리 나이가 어린 사람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관계'의 중요성과 의미를 충분히 깨닫지 못할 것이니,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변명하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다. (그렇다고 '청소년불가'의 변명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장르는 코미디라고 해도,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편하다.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고, 등장인물들 사이도 불편하다. 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 웃음이 있고, 따뜻함이.. 2017. 8. 5.
[영화] 택시운전사 [영화] 택시운전사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를 '객관적 시선'으로 본다는 것이 내게는 거의 불가능하다. 영화를 '영화'로만 봐야 한다는 말을 하겠지만, 한국현대사에서 발생하고, 지금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고, 그 수괴인 전두환 일당이 뻔뻔하게 살아 있는 지금, 이 영화도 단지 재미로만 볼 수는 없었다. 나는 그때 스무살이었고, 서울에 있었으며 1978-1979년 무렵에 광주 연초제조창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때의 언론 보도를 기억하고 있으며, 그 이후 전두환 일당이 저지른 학살과 범죄행위를 너무도 똑똑히 눈으로 보면서 살아왔다. 내가 서울에서 들었던 '유언비어' 가운데는 특전사 군인들이 마약에 취해서 여학생의 유방을 칼로 도려냈다는 말과 임산부의 배를 갈라 태아를 꺼냈다는 말도 있었다.. 2017. 8. 2.
[영화] 군함도 [영화] 군함도 류승완 감독 작품. 믿고 보는 감독의 영화라서 개봉을 기다려 보러 갔다. 개봉하자마자 인터넷에는 이 영화에 관한 부정적인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와 비교해서 평가하는 내용도 많았는데, '덩케르크'는 훌륭하고, 이 영화는 실망스럽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과연 그런가. '덩케르크'는 영국군의 철수 작전을 그린 영화이고, 독일군에게 패퇴하는 상황이었지만, 분명 승리한 자의 기록이다. 영국인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자기 나라의 승리한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것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그렸다. 그래서 과장하지 않은 그의 영화가 오히려 관객에게 감동을 전달했다는 평가가 대체로 옳다고 본다. 철저한 고증과 사실성(리얼리티)의 완성도가 높.. 2017. 7. 27.
중미산에 오르다 중미산에 오르다 수요산행에 변화가 생겼다. 연장자인 최교수님이 당진의 한 문학관 관장으로 초빙되어 내려가셨고, 뒷집 한선생님이 아랫 마을로 이사를 했다. 그래도 수요산행은 거르지 않고 계속되는데, 오늘은 날씨도 덥고 해서 집에서 가까운 중미산을 오르기로 했다.오늘은 새벽(3시 반쯤)에 잠이 깨어 아침이 오는 순간을 홀로 즐겼는데, 오늘 날씨가 참으로 기가 막히다. 새벽 공기는 차가워서 한기를 느낄 정도였고-19도였다-바람까지 시원하게 불어서 폭염의 새벽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나는 새벽의 그 한기를 기분 좋게 느끼며 아침을 맞았다. 날이 밝고 해가 뜨자 하늘은 또 어찌나 청명한지 마치 가을 하늘을 보는 듯 했다. 오랜만에 미세먼지도 보이지 않고, 구름도 거의 없는 깨끗하고 맑은 하늘이었다. 바.. 2017. 7. 2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