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071 중국, 기형적 체제의 실체 중국, 기형적 체제의 실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다. 인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으면서 성장률도 연평균 6%가 넘는 고속 성장 국가로, 패권 국가인 미국이 가장 경계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중국은 한국과 역사, 문화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가장 가깝고 영향을 많이 주고 받은 나라이며, 오늘날에도 그 관계는 긴밀하게 유지되고 있다. 1921년 7월 23일, 상하이 프랑스 조계에서 '중국공산당'이 공식 창당했다. 1920년부터 공산당 조직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1921년 7월 23일, 중국공산당 제1차 전국대표회의를 상하이 프랑스 조계에서 열었다. 이날 모임 사람들 가운데 우리가 잘 아는 마오쩌둥(모택동), 저우언라이(주은래), 저우푸하이(주불해), 리다(이달), 리한쥔(이한준), 둥비우.. 2023. 7. 23. H마트에서 울다 H마트에서 울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엄마에게서 태어난 미셸은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곧바로 미국으로 가서, 한국어를 거의 배우지 못한 채 성장한다. 한국인 엄마는 미셸을 '한국어 학교'에 등록해 한국어를 읽고, 쓸 수 있도록 가르쳤지만 완전하지 않았고, 엄마와 함께 한국을 방문해 그의 이모들과 엄마가 반갑게 어울리는 장면을 기억하지만, 한국어를 거의 할 줄 몰라서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지 모른 채 자랐다. 미셸은 한국사람이 살지 않는 외진 마을에서 살았으며, 학교에서도 유일한 한국인 혼혈이었다. 그는 다른 수많은 혼혈아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했고, 부모와 불화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미셸은 미국에서 자라지만, 한국인 엄마를 둔 딸로, 마치 한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엄마와 딸'의 관.. 2023. 7. 16.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 파트1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 파트 1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첩보 액션 영화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1996년에 1편이 개봉하면서 시작한 시리즈는 '톰 크루즈'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각인한 영화이기도 하다. '데드 레코닝 파트 1'이 지난 여섯 편과 다른 점은, 하나의 이야기가 너무 길어 두 편으로 나눈 것과, 서사의 구성이 '반지의 제왕'에서 '절대 반지'를 찾아나서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영화의 엔딩 타이틀이 올라가면서 머리에서 곧바로, '아, 이 영화는 '반지의 제왕'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이동진 평론가의 리뷰를 보다 내가 생각한 내용과 똑같은 말을 하는 걸 보고, 내 생각이 전혀 근거 없는 건 아니어서 반가웠다. 이 영화는 '첩보 액션' 영화가 분명하지만, 본질적으로 '.. 2023. 7. 9. 살인마 잭의 집 살인마 잭의 집 라스 폰 트리에 감독 작품. 늘 격렬한 논쟁을 몰고 다니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작품 가운데서도 논란이 큰 작품이다. 연쇄살인자 잭의 독백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려는 시도였지만, 형식의 문제로 본질이 가려지는 안타까운 점이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모든 예술에서 '형식' 즉 겉으로 드러나는 시각적 디자인과 미장센이 중요하지만 - 소설을 비롯한 활자에서는 '문체' - 영화는 미장센이 서사를 완성한다고 볼 수 있다. 서사를 받치는 구체적이며 물적 토대가 되는 형식의 문제는 장르 영화에서 특히 중요하고, 의미를 갖는다. 이 영화(살인마 잭의 집)는 장르 영화는 아니지만, 작게는 한 인간의 내면에서 넓게는 인간의 본질에 이르는 깊이 있는 존재의 탐구를 시도한 영화인데, 형식은.. 2023. 7. 5. 범죄도시3 범죄도시 3 영화제작자나 감독이 처음 영화를 만들 때 기대했던 결과와 사뭇 다른 결과가 나타날 때가 있다. 대개는 흥행에 성공할 거라 예상한 영화가 참담하게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상하지 못한 성공을 거두며 후속 영화를 만드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분노의 질주'는 벌써 열번째 작품을 개봉하고 열한번째 작품을 준비할 정도로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다. 시리즈 영화의 특징은 첫 영화가 적은 예산으로, 소박하게 만들되 흥행에 도움이 되는 오락성과 관객이 흥미롭게 반응하는 소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분노의 질주'는 3천800만 달러를 들여 2억7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니 대단한 성공이었다. '범죄도시'는 제작비 70억 원으로 영화관 매출만 56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렇게 놀라운 성과를 올리면, .. 2023. 6. 6. 레드 로켓 레드 로켓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이 작품을 연출한 감독이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연출한 감독이라는 걸 알았다. 감독 션 베이커의 작품은 겨우 두 편 밖에 못 봐서 앞으로 그의 나머지 작품을 모두 찾아보는 즐거움이 남았다. 비교적 최신작인 '플로리다 프로젝트'와 '레드 로켓'만 봤지만, 그의 작품 세계는 뚜렷한 개성과 특징을 보여주는 독창성이 있음을 알겠다. 우연인지, 감독의 의도인지 알 수 없으나, '레드 로켓'은 바로 직전에 만든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느낌이었다. 두 영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데, '레드 로켓'이 시간으로는 앞서 있다. 즉, 마이키가 LA에서 빈털털이로 돌아와 되는대로 살아가다 도너츠 가게에서 일하는 레일리(스트로베리)를 만나고,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 2023. 6. 2. 미키7 미키7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이후 작품으로 선정했다고 크게 알려진 원작 소설. 작가 애드워드 애슈턴은 나에게는 낯선데, SF소설 분야에서도 유명한 작가는 아닌 걸로 안다. 이 작품 '미키7'은 그가 쓴 최초의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봉준호 감독의 손에 들어가고, 영화로 만드는 결정을 하는 과정에는 브래드 피트가 제작자로 있는 '플랜B'의 에이전트 제레미 클레이너와 애드워드 애슈턴의 작품을 관리하는 에이전시의 연결 고리가 있었다. 초고인 상태에서 번역 원고를 봉준호 감독이 받았고, 작품을 읽은 봉준호 감독은 저자 애드워드 애슈턴에게 직접 연락해 이 작품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니 봉준호 감독은 '미키7'의 작품 세계는 물론, 작가의 창작 의도까지 명확하게 알고 있으며, 작가의 생.. 2023. 5. 29. 플라워 문 플라워 문 올해 개봉할 영화 가운데 'killers of the flower moon'이 있는데, 이 영화가 원작이 있다고 해서 온라인 서점에서 확인했더니 '플라워 문'이라는 제목으로 이미 2018년 출간했다. 당장 주문해서 도착하자마자 읽기 시작했고, 첫 장부터 흥미진진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고, 다큐멘터리다. 192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오세이지 인디언 연쇄 살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내용인데,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연방수사국(FBI)이 공식 설립되었다. 이보다 앞서 1906년, 업튼 싱클레어의 소설 '정글'이 발표되고, 시카고 도축장의 참혹한 현실이 드러나면서 미국 정부는 '미국식품의약국(FDA)'를 설립하게 된다. 같은 해에 잭 런던의 '강철군화'가 발표되었는데, 이 소설들이 나오게 된 배경.. 2023. 5. 24. 3000년의 기다림 넷플릭스. 3000년의 기다림.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를 연출한 조지 밀러 감독의 최신작. '분노의 도로'를 처음 본 관객이 이 영화를 보면, 같은 감독이 연출한 거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분위기가 다르다. '분노의 도로'는 분명 걸작이지만, 그가 연출한 작품 가운데 졸작도 많다. 이 작품은 제작비를 무려 6천만달러나 들여 만들었는데, 소품같은 느낌이다. 영화 내용은 간단하다. 혼자 사는 여성 알리세아가 운명적인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이 단순한 설정에 중동 설화인 '알라딘' 이야기를 입혔다. '알라딘'이 서구에서 널리 알려진 계기는 디즈니의 공이 크다. 디즈니는 '알라딘과 마술램프'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세계에 널리 알렸고, 원본은 중동 설화지만 마치 서양의 이야기처럼 각.. 2023. 5. 19. 장화, 홍련 장화, 홍련 다시 봤다. 공포의 뿌리에는 깊은 슬픔이 고여 있다. 이 작품에서 슬픔의 근원은 돌이킬 수 없는 고통-엄마와 동생의 죽음-이고, 그 죽음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아버지다. 여기서 아버지는 가족 관계를 파탄낸 주범이자, 남성 가부장제의 전형으로, 자기 욕망을 위해 아내와 자식(딸들이다. 아들이었다면 과연 버렸을까)을 버렸다. 이 작품의 비극은 수미의 트라우마를 표현하고 있지만, 정작 아내와 막내딸을 죽게 하고, 큰딸을 미치게 만든 아버지는 멀쩡한 데 있다. 가해자는 멀쩡하고, 트라우마에 시달리지도 않고, 오히려 젊은 여자-제자이자 간호사-와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피해자인 수미는 죽음보다 더 큰 공포와 괴로움과 슬픔에 갇혀 질식하고 있다. 이건 잔혹한 부조리극이고, 비틀린 관계와 공간에서 앞으.. 2023. 5. 17. 슬픔의 삼각형 슬픔의 삼각형 -프레첼 스틱을 홍보하는 영화 이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도 받았고, 봉준호의 '기생충'도 받았다. 거슬러 올라가면 마틴 스콜세지의 '택시 드라이버', 폴커 슐뢴도르프의 '양철북',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 스티븐 소더버그의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첸카이거의 '패왕별희', 에밀 쿠스트리차의 '언더그라운드', 누리 빌게제일란의 '윈터 슬립', 미카엘 하네케의 '아무르', 코엔 형제의 '바톤 핑크' 등 수많은 뛰어난 작품이 이 상을 받았다. 게다가 이 영화, '슬픔의 삼각형'을 연출한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2017년에도 '더 스퀘어'로 같은 상을 받았으니, 두 작품을 받은 감독은 몇 명 안 되는 상황에서, 칸 영.. 2023. 5. 12. 당신 인생의 이야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 과학자가 소설을 쓰면 무엇이 다를까. 영화 '컨택트'의 원작 소설이기도 한 테드 창의 단편 소설 '내 인생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단편소설집에는 모두 여덟 편의 단편소설이 실렸다. '내 인생의 이야기'는 소설보다 훨씬 멋진 이미지로 드니 빌뇌브 감독이 시각화했고, 이 영화로 소설이 더 돋보이는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테드 창의 소설은 'SF소설'이라는 장르로 구분하는데, 이런 장르 소설 분야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 것과, 작품성의 수준은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집을 읽고 나는 좀 삐딱한 기분이 들었는데, 출판사가 과장해서 홍보하는 건 상업적 이유로 그럴 수 있다 해도, 이 작품집이 대단한 걸작인 것처럼 말하거나, 평가하는 건 동의하지 않는다. 작품 전체의 수준도 그렇게 높.. 2023. 5. 7. 탑건 : 매버릭 탑건 : 매버릭 '탑건'은 1986년 개봉했고, 새로운 형식의 전쟁 영화라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80년대는 여전히 미국과 쏘련의 냉전이 이어지고 있었고, 미국과 유럽으로 대표하는 자본주의 국가 집단은 쏘련과 중국으로 대표하는 사회주의 국가와 무력을 앞세워 대치하고 있었다. 미국은 이 시기 '신냉전'을 이끄는 군산복합 집단이 내세운 '로널드 레이건'이 꼭둑각시 대통령으로 전면에 나섰다. 미국은 1964년부터 1972년까지 베트남을 침략했는데, 이 전쟁은 미국의 패배로 끝나면서 지난 200년의 미국 역사에서 2차 세계전쟁 이후 두번째 패배이자 심각한 내부 분열 상황을 맞게 되었다. 첫번째 패배는 1950년 한국전쟁에 개입하면서, 쏘련과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자 '휴전선'에서 '종전 협정'을 맺었고, 이것은 .. 2023. 4. 28. 존 윅 4 - 고딕과 매트릭스가 결합한 혼종 판타지 아주 약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매트릭스 시리즈를 다 보고, 존 윅 시리즈까지 다 본, 오늘 개봉한 '존 윅 4'까지 본 관객은 기시감을 갖는 게 자연스럽다. 매트릭스에서 본 모피어스가 존 윅 시리즈에서도(2편부터 출연하지만) '바워리 킹'으로 출연하면서, 존 윅 시리즈가 매트릭스를 오마주한 부분이 많이 보이도록 감독이 의도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존 윅 4'에서는 '매트릭스'의 오마주가 분명히 드러난다. 거대한 클럽에서 격투가 벌어질 때, 클럽의 중정에서 쏟아지는 어마어마한 소나기와 공간을 가득 메우고 춤을 추는 사람들은 매트릭스에서 에이전트 스미스와 대결할 때,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격투를 벌이는 장면과 무한으로 복제되는 스미스의 복제본이 떠오른다. 또한 이때 들리는 음악은 매트.. 2023. 4. 9. 서도비엔아이 창립50주년 기념 행사 0.2% 생존율, 창립 50주년을 맞는 중소기업을 보며 -서도비엔아이 창립50주년 기념 행사 오랜 벗을 둔 덕으로 친구와 함께 한 중소기업 창립 축하 만찬에 참석할 수 있었다. 흔치 않은 기회이고, 기업의 창립기념 만찬에 참석하는 건 처음이라 행사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살짝 긴장했다. 나를 초대하신 분에게 결례가 되지 않으려 나름 깔끔하게 차려 입고 갔다. 행사 시작하기 두 시간 전, 장충공원에서 친구를 만났다. 우리는 서울토박이로, 태어나 자란 곳은 다르지만, 스무 살에 만나 같은 날 논산훈련소에 입소하고, 함께 훈련생으로 교육받고, 강원도 화천의 포병대대에서 함께 복무하고 지금까지 40년을 변함없이 우정을 쌓아오는 신실한 벗이다. 장충공원에는 한창 벚꽃이 흐드러지고, 진달래, 매화, 목련, 개나리가 화.. 2023. 4. 3. 이탈리안 카레 2013-09-27 커리? 카레? 커리? 카레? 엊그제 저녁, 아들과 함께 방문한 '이탈리안 퓨전 레스토랑'을 자처하는 식당에 갔다. 양수리에 있고, 지난 번에도 몇 번을 갔던 곳이다. 메뉴판에 새로운 메뉴가 있어서 주문을 했다. '커리'. '커리'라고 하면, 동대문에 있는 '히말라야'가 값도 적당하고 맛있다. 비싼 곳은 '강가'인데, 음식값으로만 보면 '히말라야'보다는 비싸면서 맛은 조금 덜하다. 어떻든,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내세운 곳에서 '커리' 메뉴가 있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였는데, 주문한 결과는 역시나였다. '커리'는 인도, 네팔의 전통음식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건 '카레'를 이름만 바꾼 것이었다. 쇠고기를 너무 질겼고, '카레'의 맛도, 양도 적었다. 값은 당연히 비쌌고. '히말라야'에서 맛있.. 2023. 3. 28. 과일 요거트 2013-09-13 과일 요거트 아침 또는 저녁 가능한 채식에 자연식을 하기 위해 시도해 본 식사. 사진에 보이는 묽은 소스는 두부 소스이다. 두부 한 모와 레몬 한 개, 그리고 우유를 조금 넣고 갈면, 저렇게 묽은 소스가 된다. 여기에 집에 있는 채소와 과일을 적당히 썰어 넣는다. 오이, 토마토, 바나나 등이 들어 갔는데, 사과, 배, 복숭아, 무화과 등 어떤 과일도 좋고, 견과류를 넣으면 더 좋다. 보통 두부 한 모를 그냥 먹으려면 먹기 쉽지 않다. 김치에 싸 먹어도 한모를 다 먹으려면 배가 많이 부르다. 하지만 이렇게 믹서기에 갈아서 먹으면 두부 한 모를 간 것도 과일, 채소와 함께 다 먹게 된다. 많이 먹을 필요는 없지만, 채소와 과일을 함께 먹어서 칼로리가 매우 낮고, 소화도 잘 된다. 두부에서.. 2023. 3. 28. 추어탕 2013-09-10 추어탕 내가 사는 마을(면)에 생긴지 그리 오래지 않은 식당. 아는 분이 점심을 사주셔서 얻어 먹었다. 주요리는 추어탕인데, 요즘 메뉴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 추어탕도 먹어 봤고, '잡어우거지찜'도 먹었는데,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아서 맛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식당인데, 나오는 그릇을 보고 놀랐다. 작은 그릇부터 큰 남비까지 전부 '르크루제'를 쓰고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 허름한 식당에서. 사실 이 식당은 배경이 있다. 보통의 경우처럼 건물에 세를 주고 들어와 장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식당 주인이 조리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형태인데, 사장의 아버지는 유명한 한의사이고, 그 한의사는 이 일대 땅만 수 만 평을 가지고 있는 거부이기도 하다. 굳이 장사를 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 걱.. 2023. 3. 28. 서해안 꽃게탕 2013-09-08 서해안 꽃게탕 벌초를 하고 나면 대개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하러 간다. 얼마 전부터는 아산만에 있는 한 횟집으로 여러 번 갔는데, 주 메뉴는 꽃게탕이다. 이날은 꽃게탕에 회, 대하로 잘못 알고 있는 흰다리새우구이, 전어구이도 함께 먹었다. 다른 음식들도 다 저마다의 맛이 있고, 충분히 최고의 맛이지만, 꽃게탕의 국물맛은 언제 먹어도 최고다. 물론 음식을 잘 해야 하지만, 이 집에서 먹은 꽃게탕과 안면도의 한 횟집에서 먹은 꽃게탕은 기억에 남는다. 다음에는 꽃게를 사다 직접 끓여 봐야겠다. 내가 끓여도 기본 이상의 맛은 나겠지. 2023. 3. 28. 매형 생일 2013-09-07 매형 생일 매형 생일 가족이 모일 기회는 드물다. 설날이나 추석보다 누군가의 생일에 더 많이 모이게 된다. 대개는 어른들의 생일인데, 우리집에서 어른은 누나와 매형이니, 가족들이 거의 다 모였다. 조카들도 이제 서른, 마흔이 넘어가고 있으니, 우리 집안에서 가장 어린 사람이 중학생들이다. 부모가 안 계시니 명절에도 함께 모일 기회가 적고, 가족들도 모두 뿔뿔이 흩어져서 이웃사촌보다도 더 적게 만난다. 가끔 만나서 더 애틋할 수도 있겠지만, 가족이라도 자주 만나지 않으면 어색해지기 마련이다. 매형 생일에는 네 가족이 모두 모였고, 바빠서 오지 못한 한 두 명이 빠졌다. 매형은 환갑이 넘었지만 여전히 일을 다닌다. 한 분야에서 40년 가까이 일을 해 왔지만, 늘 제자리다. 능력은 탁월한데.. 2023. 3. 28. 설악산 2013-09-06 설악산 비선대 마을에서 아침 7시에 출발했다. 춘천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동홍천IC에서 빠져나와 줄곧 44번 국도를 따라가면 미시령 터널이 나오고,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오른쪽으로 울산바위가 마치 공룡의 등뼈처럼 웅장하게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설악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침 9시가 조금 지났다. 평일 아침이어서 사람들이 적다. 하늘은 흐리고, 산행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쾌적하다. 산길을 따라 산책하듯 걸어 올라가니 금방 비선대가 나온다. 비선대에서 바라 본 봉우리는 장군봉, 형제봉, 선녀봉이다.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은 수정처럼 투명하고, 10년 전에 왔던 모습 그대로, 세월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비선대에서 내려와 설악산 근처에 있는 척.. 2023. 3. 28. 외국인 농촌체험 2013-09-01 외국인 농촌체험 바비큐 파티 낮에 서둘러 개군면에 있는 동무의 집으로 갔다. 마침 막 바비큐 파티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고기를 구울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해서 나도 팔을 걷어부치고 고기를 구웠다. 돼지고기로는 삼겹살, 갈매기살, 쇠고기는 등심이 등장했다. 고기를 먹는 친구들은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에서 온 학부생들. 약 한 달간 한국의 문화, 생활 등을 체험하려고 온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로 '농촌체험'이 있었는데, 마침 동무네 집에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오늘 준비를 한 것이다. 군대 동기들 가운데 가장 가깝게 지내는 우리 셋은 지금도 자주 만나는데, 한 동무의 여동생이 그 대학의 교수여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외국인이라 해도 이런 바비큐는 모두 좋아하는 것이어서, 다들.. 2023. 3. 28. 생일 밥상 2013-09-01 생일 밥상 아들의 생일 밥상 생일을 맞은 아들을 위해 소박하게 차린 밥상. 외식도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집에서 엄마(와 아빠)가 만들어 주는 식사가 가장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주방장은 아내가, 보조는 내가 역할을 맡아서 식사 준비를 했다. 갈비찜, 잡채, 미역국이 전부였다. 과일 샐러드와 레드와인. 이제 청소년인 아들은 몸과 마음이 커지면서 조금씩 부모의 품을 떠나가는 것을 느끼고, 자신의 삶과 행복을 위해 살아갈 아들을 위해 축하했다. 2023. 3. 28. 부대찌개 2013-08-31 부대찌개 부대찌개 코엑스에서 하는 건축박람회 구경을 하러 갔다가, '식후경도 금강산'이라고 일단 근처 음식점에 들어가 부대찌개를 주문했는데, 이 음식을 만드는 회사의 사장은 봉천동의 작은 시장에서 음식점을 시작해, 전국적 체인으로 키운 꽤 유명한 사람인데, 몇 년 전에 외국기업에 회사를 팔아서 몫돈을 챙긴 이력이 있다. 어떻든 한국현대사의 슬픔 경험이 담긴 '부대찌개'를 먹으려고 하는데, 바깥에서 외국인 한 무리가 식사를 하는 우리-아내와 나-를 보더니 사진을 좀 찍어도 좋겠느냐고 했다. 뭐, 안 될 일도 없어서 괜찮다고 했더니, 여러 명이 카메라를 들이댔다. 나는 승리의 V자를 그려주고. 어디에서 왔냐고 물었더니, '두바이'에서 왔단다. 그들이 이 음식의 유래를 안다면 어떤 표정을 .. 2023. 3. 28. 한정식 산당 2013-08-22 한정식 산당 산당 평일이었는데, 정 선생님이 전화를 하셨다. 마침 아내도 휴가였고, 양평읍에 볼 일이 있어 나갔다가 강하면에 있는 한정식집 '산당'에서 점심을 얻어 먹었다. '산당'은 보통 말하는 '한정식'과는 조금 다르다. 코스로 한 가지씩 나오는 음식이 하나같이 예술작품처럼 아름답고, 화학조미료를 전혀-물론 들은 얘기지만-쓰지 않아 맛이 자연스럽다. 1층에서 식사를 하고, 2층에 올라가 넓은 공간에서 차를 마실 수 있는데, 이런 분위기가 좋아서 여유있는 사람들이 평일에도 꽤 많이 찾아온다. '네가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주면 너의 정체를 알 수 있다'는 말도 있듯이, 우리는 날마다 먹는 음식이 얼마나 '계급적'인가를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간다. 하지만, 어느 사회에서나 사람들이 먹는 '.. 2023. 3. 28. 집에서 먹는 커리, 난, 과일, 김밥 2013-08-18 집에서 먹는 커리, 난, 과일, 김밥 집에서 만들어 먹는 커리와 난 인도식 커리와 난 믹스는 공장 제품이다. 하지만, 만들어 놓고 먹어보면 감탄이 나온다. '에베레스트(인도, 네팔 음식 전문점)'나 '달'과 같은 곳에서 먹는 것보다 당연히 못하지만, 그래도 제법 훌륭하다. 커리의 재료는 짜장밥을 할 때처럼 각종 채소를 작게 썰어 만들었다. 흔히 먹는 '3분카레'하고는 많이 다르다. 국물이 거의 없는 커리는 난에 싸 먹거나 찍어 먹는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별미로는 괜찮은 수준이다. 여름 과일 여름이 깊어가면서, 그나마 더위 속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제철 과일들이다. 여름에는 단연 수박이 제왕이지만, 나는 수박만큼 참외를 좋아한다. 수박은 냉장고 안에 들어 있는 시원한 상태로 .. 2023. 3. 28. 서종 테라로사 2013-08-16 Terarosa Coffee 테라로사에 가서 커피를 마시다. 주말에는 늘 사람이 많은데, 오늘(월요일 오후)도 가봤더니 사람이 주말 만큼 많았다. 대체 이 시골까지 커피를 마시러 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휴가철이라 사람들이 조금 더 많은 듯하다. 하긴, 노트북컴퓨터 들고 가서 한쪽에 자리 잡고 일을 해도 될 정도로 쾌적하긴 하다. 다만 사람이 붐비면 눈치를 좀 봐야 하지만.시골에서도 카페가 잘 될 수 있다는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2013년 8월에 갔던 기록입니다. 지금은 이 사진과 같은 공간이 없을 수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23. 3. 28. 육사시미 2013-08-16 육사시미 육사시미(?) 동생네와 함께 간 한우식당에서 먹은 갈비살과 육사시미. '사시미'가 '회'를 뜻하는 것이니 '육회'라고 하는 것이 맞는데, 기존의 '육회'와는 모양이 다르다. '육사시미'는 마치 생선의 회처럼 얇게 떠낸다고 해서 '사시미'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은데, 기존의 '육회'가 쇠고기의 날고기를 가늘게 채썰어 참기름 양념과 배를 버무러 먹는 방식이었다면, '육사시미'는 역시 같은 날고기를 고추장과 참기름, 다진마늘을 섞은 양념장에 찍어 먹는 것이 다르다. 같은 생고기라도 고기 모양, 양념, 먹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보니 선호도도 달라진다. 그래도 '육사시미'와 '육회'는 기름이나 지방이 거의 없는 살코기로만 만든다는 것은 같다. 게다가 일반 등심, 안심, 부챗살, 갈빗살 .. 2023. 3. 28. 오리고기 2013-08-15 오리고기 오리고기 오랜만에 찾아간 오리고기 전문점. 문호리에 있다. 꽤 여러 번 다녀서 사장님이 아는 척을 해주신다. 마을 일을 할 때도 이장들이나 주민자치위원들하고도 다녔으니, 하긴 얼굴 정도는 알 수도 있겠다. 오리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곳은 곳곳에 많다. 이곳은 양념을 한 고기는 없고, 생고기와 훈제 두 가지만 팔고 있다. 양념(주물럭) 오리고기를 하는 곳 가운데 우리 마을에서 가까운 두 곳이 유명한데, 여러 번 다녔어도 사진을 찍은 것이 없어서 좀 아쉽다. 이 음식점은 오리고기가 세트로 구성되어 있어서, 주문을 하면 오리고기, 우동, 돌솥밥 등이 차례로 나온다. 고기가 부족하면 따로 주문할 수 있고, 한 세트면 서너 명이 먹기 적당하다. 2023. 3. 28. 집에서 만든 짜장밥, 비빔국수, 오무라이스 2013-08-11 집에서 만든 짜장밥과 비빔국수, 오무라이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짜장밥 비록 짜장 소스는 공장 제품이지만, 다른 재료는 땅에서 난 것들이 많다. 감자, 호박, 당근...돼지고기...중국집에서 사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 밥 대신 국수를 삶고 짜장 소스를 얹으면 짜장면이 되는, 집에서 쉽게 만들어 먹는 중국식 음식. 주말 별미. 비빔국수 집에서 만들어 먹은 비빔국수. 비빔국수에는 골뱅이가 들어가야 맛있다. 골뱅이는 파무침으로 맥주 안주로도 최고지만, 이렇게 비빔국수에 넣어 먹으면 국수가 한결 맛있다.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비빔국수를 만들기도 하고, 고추장과 고추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만드는 양념비빔국수도 있다. 계란 지단은 포인트. 오무라이스 집에서 만들어 먹은, 아내표 오무라이스... 2023. 3. 28. 이전 1 2 3 4 5 6 7 ··· 10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