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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다147

문호리 팔선생 3 문호리 팔선생 3 2008년 5월 18일 일요일 하루 종일 비 내리다. 오전에 비가 잠시 그쳤을 때, 마당에서 파고라 작업을 했다. 어제 산 나무를 톱으로 연결될 부분을 썰어냈다. 점심 무렵에 수경이네가 왔다. 점심은 [풍년가든]에서 먹었다. 수경이네는 점심 먹고 곧바로 돌아갔다. 똥이는 2시부터 4시까지 학교에서 사물놀이를 했고, 4시부터는 마인드맵 교습을 받았다. 그 시간에 은강이와 선배님이 우리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저녁 식사는 [팔선생]에서 은강이네와 함께 했다. 유진이도 데려갔다. 저녁 식사를 맛있게 하고 집에 돌아왔다. 비는 계속 내린다. 6월 15일 일요일 점심 식사를 하고 처남댁이 돌아가고 나서, 오후에 동생네가 도착했다. 오후 날씨는 뜨겁고, 마당 가장자리에 잔디를 깎고, 똥이는 오후에 .. 2022. 11. 30.
090807_장어구이 090807_장어구이 문호리에서 북한강 건너편이 남양주다. 예전에는 문호리, 수입리 등에 있던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남양주 쪽으로 건너다녔다고 한다. 여기 남양주는 '남양주 종합촬영소'가 있어서 유명한 곳이다. 지금은 '남양주 종합촬영소'가 문을 닫아 더 이상 이곳에서 영화를 찍지 않는다고 한다. 2009년에 '종갓집'을 방문해 저녁을 먹었으니 벌써 12년 전이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지금도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나름 괜찮은 집이라는 생각이다. 한 곳에서 오래 장사할 수 있는 힘은 음식 맛, 고객의 평가 등이 평균 이상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쓴 일기를 보니 이렇다. 8월 7일 금요일 비 약간. 똥이는 오전에 피아노 연습, 방학 숙제 등을 했다. 오후 3시 버스를 타고 문호리로 나갔다. 똥.. 2022. 11. 30.
문호리 팔선생 2 문호리 팔선생 2 2007년에 '팔선생'을 방문한 기록이 9월까지 이어진다. 2월 28일 수요일 저녁은 똥이 엄마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집에서 7시 버스를 타고 문호리까지 내려가 문호리에서 팔선생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똥이 엄마와는 팔선생 가는 길에서 만났다. 팔선생에서 요리 두 가지와 짜장면을 시켜 먹었는데, 서비스로 꽃빵 튀긴 것을 내와서 다 먹고나니 배가 엄청 불렀다. 낮에는 조금 더울 정도다. 새벽에는 서리가 내리고 낮에는 덥고, 날씨가 너무 빨리 봄으로 옮겨가는 것 같아서 서운하다. 3월 8일 목요일 하루 종일 눈발이 날리고 그늘진 곳에서는 눈이 조금 쌓였다. 아침에 함 선생님이 전화하셔서 루팡의 상태가 많이 좋아졌으니 데려가도 좋다고 한다. 강의를 조금 일찍 끝내고 ‘팔선생’으로 점심 식사를.. 2022. 11. 30.
문호리 팔선생 문호리 팔선생 문호리에 있던 중국요리 식당 '팔선생'은 지금 없다. 하지만 '팔선생'의 음식을 먹을 수는 있다. 우리 가족이 '팔선생'에 처음 갔던 기록을 찾아봤더니 2007년 1월 12일이었다. 이때 일기를 보자. 1월 12일 금요일 하루 종일 집. 원고는 거의 쓰지 못했다. 오전에 노인회장님이 오셔서 간단하게 서류를 봐드리고 1시간 반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옛날 마을 이야기를 듣는 것이 재미있다. 오후에도 똥이하고 같이 놀아주느라 원고를 쓰지 못했고, 저녁에는 7시 버스를 타고 문호리에 내려가 퇴근하고 오는 똥이 엄마를 만나 문호리에 있는 ‘팔선생’이라는 중국집에 갔다. ‘팔선생’은 서종소식지 ‘서종사랑’에 광고 후원을 해서 알게 되었는데, 문호리에 있는 일반 중국집은 아니라는 것만 알고 찾아갔.. 2022. 11. 30.
060520_오리학교 060520_오리학교 문호리 수대울 안쪽에 있는 '오리학교'는 지금도 성업하고 있다. 장소는 외진 곳에 있지만, 오래도록 한 곳에서 장사하고 있다는 건 기본이 튼튼하다는 뜻이다. 이 오리 전문 식당은 외지에서도 많이 오지만, 지역 주민들도 즐겨 찾는 음식점이다. 그만큼 가격, 음식, 분위기 등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오리고기는 다른 고기-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보다 건강에 좋다고 한다. 특히 오리고기는 일부러 찾아서 먹을 정도로 좋은 식재료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오리고기는 쉽게 질리지 않는다. '오리학교'에서는 오리고기를 소금구이, 훈제 등으로 먹을 수 있고, 오리고기를 주문하면 코스 요리로 야채 샤브샤브, 오리고기, 돌솥밥, 된장찌개, 누룽지 등 다양한 음식이 고루 나와서 음식을 다양하고, 맛있게 .. 2022. 11. 30.
051113_삼겹살구이 051113_삼겹살구이 11월 9일, 어머니가 무릎 치료를 위해 양평읍내 정형외과에 입원하셨다. 삼겹살구이를 먹은 날은 가족들이 문병을 와서 어머니도 함께 식사를 하셨다. 음식은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먹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날 삼겹살구이는 음식 자체는 훌륭하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가족이 모처럼 같이 모여서 밥을 먹었다는 것이 의미 있었다. 이날 일기는 간략하다. 삼겹살은 냉동한 걸로 보이고, 솥뚜껑 위에 김치, 콩나물, 파채를 같이 구워 먹었는데, 이렇게 먹으면 대부분 기본 맛은 한다. 즉, 크게 실패할 확률이 낮다. 다만, 고기를 좀 더 두툼하게 썰고, 냉동이 아닌, 싱싱한 고기를 썼다면 평가는 훨씬 좋았을 것이다. 이 식당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없어졌다. 식당이 한 곳에서 .. 2022. 11. 30.
051105_행복한의자나무 051105_행복한의자나무 이 식당도 없어진지 오래다. 서종면에서 식당들이 몰려 있는 수입리에 있었고, 이 식당의 사장이 주민자치위원이어서 가끔 들렀던 식당인데, 처음 가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식당은 문을 닫고, 사장도 서종면을 떠났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떤 일 때문인지는 알 길이 없고, 일부러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음식은 평범했다. 나쁘지 않았지만 훌륭하지도 않았다. 지금도 수입리 도로 옆에는 이런 종류의 음식을 파는 식당이 한줄로 길게 늘어서 있다. 음식은 개인의 선호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만큼, 음식 맛을 단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또한, 같은 식당이라도 언제, 어떤 기분으로, 누구와 함께 가서 먹는가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식당에 갔던 날 일기가 있어.. 2022. 11. 30.
050215_향림 050215_향림 이 식당도 지금은 없어졌다. 단, 같은 자리에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몽촌농원'이 들어왔다. '향림'이나 '몽촌'이나 같은 도장리에 있었고, 외진 곳이었는데, 특이하게 '몽촌'은 지금까지 장사를 유지하고 있고, '향림'은 없어졌다. 두 음식점 모두 시골의 집밥을 먹는 푸근하고 정겨운 지역 식당인 것은 분명하고, 그래서 외지에서 들어온 우리에게 더 특별하게 느껴진 곳이다. 2005년에 처음 '향림'에서 밥을 먹었는데, 그때 써놓은 일기를 보니, 아들이 학교의 병설유치원에 다니고 있을 때였고, 곧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직전이었다. '향림'의 대표 메뉴는 닭볶음탕이었고, 네 명이 먹기에 넉넉하고 푸짐한 밥상이었다. 지금은 사라져 아쉽다. 이날, 점심을 먹으러가게 된 상황을 일기.. 2022. 11. 30.
040208_복많은집 040208_복많은집 양평으로 이사한 다음, 주말이면 근처의 식당으로 외식을 다녔다. 이때 우리는 문호리 연립주택에 살고 있었고, 집지을 땅은 정배리에 있었다. 그 사이에 있는 도장리에 이 식당 '복많은 집'이 있었는데, 개울 바로 옆에 있었고, 취급하는 메뉴는 장어구이, 삼겹살구이 두 가지였다. 밥은 돌솥밥이었고,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었다. 우리는 이 식당에 자주 갔다. 우리가 다닐 무렵만 해도 사람들이 적지 않았고, 오가는 길 바로 옆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기도 했다. 2004년 이후 몇 년 동안 꾸준히 영업하다 어느 날, 주인이 이 식당을 팔았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후 다른 사람이 다른 메뉴로 식당을 운영했지만, 우리는 가 볼 기회가 없었다. 내가 이 식당에 갔던 기록을 일기에서 찾아보니 아래와 같았.. 2022. 11. 30.
040123_큰댁 040123_큰댁 2003년에 도시를 떠나 지금 살고 있는 양평 서종으로 들어왔다. 2003년까지는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다. 초기에 나온 디지털 카메라가 있었지만 해상도가 낮았고, 사진을 열심히 찍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러다 2004년 초에 처음 좋은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해서 쓰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사진도 자주, 많이 찍기 시작했다. 기록을 찾아보니 2004년 1월 7일에 캐논 300D 카메라를 구입했다.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음식 사진은 많지 않다. 2010년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외식을 드물게 했고, 외식을 해도 사진을 찍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쩌다 기회가 되면 음식 사진도 찍었는데, 이 사진도 그렇다. 그러니까, 이 사진은 내가 음식 사진을 공식 찍기 시작한 첫번.. 2022. 11. 30.
코코랩 한끼 리뷰 올해 초, 건강 검진을 하다 간 초음파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들었고, 동네 내과에서 '간경변' 진단을 받았다. 동네 내과에서는 상급 의료기관을 추천해 주었고, 상급 의료기관에서 다시 정밀하게 검사를 한 다음, 최종 '간경변' 진단을 받았다. 잠깐 동안 많이 놀랐고, 당황했는데, 의사선생님의 진단에 따라 4월부터 약을 먹기 시작했고, 6월부터 체중 감량을 시작했다. 3개월 동안 약 7kg 감량을 했고, 지금도 꾸준히 운동과 체중 감량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체중 감량은 이론적으로 매우 단순하다. 입으로 들어가는 열량(음식)보다 빠져나가는 열량이 많으면 된다. 즉,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살은 저절로 빠지는 것이다. 다만, 이걸 꾸준히 지키면서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2021. 9. 28.
040414-뷔페(VIPS) 이날 메모를 보니, 직장 동료가 사직하는 날이어서, 부서 동료 모두 함께 저녁을 먹었다. 장소는 홍대 빕스(VIPS). 지금 검색해보니 홍대 근처에는 빕스가 없고, 합정동에 있는 걸 보니 홍대 쪽은 문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 직장 다닐 때, 부서나 팀 회식을 하면 거의 패밀리 레스토랑을 갔다. 우리 회사가 갖는 특징이기도 한데, IT회사의 개발부서 직원들은 대개 젊고,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다. 같은 회사에서도 영업부서 쪽은 특성상 접대도 해야 하고, 영업맨들 자체도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많아서 회식을 술집이나 노래방 등을 가지만, 개발부서인 우리 부서나 팀은 패밀리 레스토랑을 선호했다. 그런 점에서 나도 이런 분위기가 적성에 맞았다. 술, 담배를 전혀 못하기 때문에 술자리가 부담스럽고, 노래방 가는.. 2020. 9. 4.
040314-한정식 누나 생일이어서 가족이 모여 밥을 먹었다. 16년 전의 사진이어서 이 식당이 지금도 있을까 검색했더니, 아직도 같은 이름으로 영업하고 있었다. 다만, '한정식'으로 운영한 것은 올해(2020년) 3월까지였고, 지금은 업종을 바꿔 주꾸미를 주메뉴로 영업하고 있었고, '담원한정식'이라는 이름은 광명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에도 있는 걸 보니, 같은 이름으로 위치를 바꿔 운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한정식 메뉴 구성은 가격에 비례할 뿐 아니라, 메뉴를 결정하는 주인과 주방장의 주관에 따라 사뭇 달라진다. 한식은 어떤 메뉴라도 소화할 수 있는 포용성이 매우 높은 음식이어서, 진짜 조선식 한식부터 퓨전 한식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넓고, 음식도 지역마다 다르므로, 한정식이 지방마다 매우 다르게 올라오는 걸 보면,.. 2020. 9. 4.
040216-밥상 너무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이 어느 순간, 매우 특별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내게는 이 밥상이 그런데, 어머니가 계실 때는 이런 밥상이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내가 살림을 해보니 이런 밥상을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가를 뼈저리게 느낀다. 밥상 가득한 반찬만 봐도 저절로 건강할 것 같은 이 채식 위주의 밥상은 다른 어떤 고급한 식당에서 먹는 음식보다 맛있었다. 어머니가 만든 밥상이기 때문이다. 이 밥상을 보면서 어머니를 생각하고, 또 늘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 우리 부부가 직장 생활을 할 때, 어린 손자를 업어 키우시며, 집안 일까지 다 하셨다. 나는 직장을 핑계로 어머니의 노고를 모른 체 했고, 이렇게 맛있는 밥상에 감사하지 않았다. 지금은 깊이 뉘우치고.. 2020. 9. 3.
040207-피자 평범한 피자로 보이지만, 이 피자를 먹기 전에 특별한 사건이 있었다. 이때 여섯 살이던 아들이 집에서 놀다 넘어져 앞니가 부러졌다. 입이 퉁퉁 부었고, 아마 한동안 울었을텐데, 오히려 할머니를 위로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때 쓴 메모는 이렇다. "똥이, 이빨 부러져 치과 치료를 받고 나서 입이 퉁퉁 부은 상태에서도 할머니 등을 두드려주며 '할머니가 나 때문에 고생하시네'라고 말을 했다고. 속 깊은 똥이. 마음이 뭉클하다." 우리 부부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때 다쳤는데, 어머니가 우리에게 알리지 않고 치과에 가서 치료를 마치고 돌아왔고, 우리는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야 아들녀석 입이 퉁퉁 부은 걸 보게 되었다. 그리고나서 하루가 지나 함께 강남에 나와 점심으로 피자를 먹었다. 그러니 이 피자는 기특하고 대견.. 2020. 9. 3.
020911-피자 우연히, 아내와 내 직장이 모두 여의도에 있을 때가 있었다. 여의도에서 집까지 거리는 불과 15km 남짓이었지만, 출퇴근 시간은 1시간30분에서 2시간 가까이 걸렸다. 경인고속도로는 차가 너무 많아서 출퇴근 시간에는 주차장처럼 변했다. 이렇게 몇 년을 다니다보니 출퇴근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견디기 어렵게 되었다. 여의도에 있는 '피자스'에서 가끔 피자를 먹었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문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 네 살짜리 아이도 피자는 좋아한다. 참 신기하다. 피자는 한국이 가장 다양한 체인점이 있는 걸로 안다. 대형 프렌차이즈로 피자헛, 도미노피자가 있고, 업소가 가장 많은 건 피자스쿨이다. 피자는 한국에서 수십 종류를 먹어봤고, 이탈리아 여행할 때, 미국에서도 몇 군데와 특히 시카고 피자를 먹어봤는데, .. 2020. 9. 3.
020730-갈비구이 부천에 살 때, 가끔 외식하러 가던 집 근처의 식당. 지금 검색해보니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 다만, 이름은 바뀐 듯 했는데, '손가면옥'으로 써 있다. 취급하는 메뉴도 우리가 살던 2002년과는 달라진 듯하다. 그래도 한 자리에서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는 건 높이 살만 하다. 우리가 살고 있을 때는 '손가'라는 이름을 앞에 걸고 한정식도 하고, 냉면집도 하고, 갈비집도 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이 무렵은 어머니가 어린 아이를 돌봐주시고, 우리 부부는 맞벌이로 직장을 다니고 있을 때여서, 주말이면 주로 외식을 했다. 살던 아파트가 넓은 네거리에 있고, 사방이 모두 상가가 많고, 백화점, 대형할인매장 등이 있을 때여서 집에만 있기 답답하면 언제든 나갈 수 있었다. 토요일에는 주로 에버랜드에 갔는데, 어.. 2020. 9. 3.
020519-곱창 조카가 곱창집을 개업했다. 개업식에 가족들이 모두 모여 곱창을 맛있게 먹었다. 곱창으로 유명한 곳은 왕십리다. 왕십리에는 지금도 곱창골목이 있고, 저녁에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왕십리에서 가까운 곳에 마장동 고기골목이 있다. 마장동은 예전에 도축장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고기와 관련한 산업이 발달한 곳이다. 게다가 마장동에는 시외버스터미널도 있었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던 곳이다. 나도 왕십리 곱창 골목은 몇 번 가봤지만, 곱창은 이제 비싼 음식이다. 예전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먹던 서민 음식이었는데, 어느새 고급한 음식으로 바뀌고 말았다. 곱창도 종류에 따라 곱창, 대창, 막창, 벌집양, 천엽, 양 등 다양하게 구분한다. 고기 부위를 우리처럼 다양하게 구분해 먹는 나라도 드물 것인데, 부위를 세분한다는 것은.. 2020. 9. 3.
020512-한정식 2002년 5월 중순, 세 가족이 함께 전라북도 일대를 2박 3일 여행했다. 고창 선운사, 내소사, 변산반도 등을 둘러봤는데, 음식 사진은 거의 찍지 않았다. 이때만 해도 일부러 음식 사진을 찍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주로 건물과 풍경을 많이 찍었고, 그것들이 지금과 비교해서 참고할 만한 자료는 된다. 우리 일행이 숫자가 많아서 이 사진 속 밥상을 두 개 받았다. 지금 기억으로는 한 상에 4만원이었던 것같다. 꽤 큰 한정식 식당이었고, 건물도 잘 지은 한옥이었다. 한정식은 우리 음식문화의 자랑이다. 물론 지금의 '한정식'은 근대화의 산물이어서, '정통' 한정식은 아니지만, 문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고, 바뀌는 게 인지상정이니, 이런 상차림을 현대의 '한정식'이라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최근, 며.. 2020. 9. 2.
020317-부천 진흙오리구이 2002년, 부천에 살고 있을 때 가족 외식을 하러 갔다. 19년이 지난 지금도 이 음식점이 성업하고 있는 걸 보면, 음식이 맛있고, 일관성이 있다는 걸 증명한다. 오리는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데, 속에 찹쌀과 대추, 밤, 은행, 솔잎, 인삼 등을 넣고, 겉에 진흙을 발라 구워내면 우선 음식의 향이 좋다. 불맛까지 나면서 은은하게 퍼지는 각종 재료의 어우러지는 향은 마치 한약 냄새 같기도 하다. 오래 되었어도 사진을 보니 그때 먹었던 진흙오리구이의 맛이 생각난다. 음식은 단지 끼니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이때 가족과 함께 한 시간도 함께 묶여 있어, 자연스럽게 그때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아기였던 아들이 이제는 청년이 되었으니, 이 사진 한 장이 무려 20년의 시간을 뛰어 넘는 추억을 불러온다. 2020. 9. 2.
집에서 동파육 만들기 집에서 동파육 만들기 한 해를 보내며 가까운 이웃들과 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모임 이야기를 하다가 집에 있던 중국술 '수정방'을 마시기로 결정했고, 중국술에 어울리는 중국음식도 준비하기로 했는데, 내가 꼭 만들어 보고 싶었던 음식이 동파육이었다. 단골로 다니는 중국음식점에서 동파육을 여러 번 먹었으니 그 맛은 알지만, 먹을 때마다 만들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도 동파육을 만들기로 마음을 굳힌 계기는 유튜브에서 중국 음식을 만드는 한 유튜버의 동영상을 보고 나서였다. 동파육은 생각보다 만들기 쉬웠는데,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딱 한 가지 단점이었다.마침 집에는 하남 스타필드 트레이더스에서 구입한 삼겹살 덩어리가 있었다. 3kg짜리 덩어리 삼겹살도 있었고, 딱히 준비해야 할 재료가 많.. 2017. 12. 31.
결혼 20주년 결혼 20주년 우리 부부가 결혼하고 20년이 넘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그 사이 우리에게는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십년이면 강산이 바뀐다고 하지만, 요즘 강산은 일년도 안 되어 몰라보게 바뀌는 듯 한데, 우리의 삶을 어떨까. 강산의 변화처럼 느리지만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그 변화가 우리의 삶을 조금이라도 풍요롭고, 따뜻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꼭 그렇지 못할 수도 있으리라.우리는 삼십대 중반에 이르러서 결혼을 했고, 양가 부모님의 경제적 도움 없이, 오로지 우리의 힘만으로 결혼 준비부터 결혼식, 아파트 마련까지 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한국에서 결혼이 단지 두 사람의 결합이 아니라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라는 걸 부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 2017. 11. 11.
아웃백스테이크-011121 아웃백스테이크-011121 살아오는 동안 날마다 음식을 먹지만, 그것을 카메라로 찍어 기록을 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나마도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이 쓰이기 시작하면서부터였으니 내 경우는 2004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전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카메라나 스마트폰이 없기도 했고, 필름카메라로 기록을 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나의 경우도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음식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이때가 2001년 4월달이다. 그때만 해도 음식을 먹기 전에 사진을 찍는 것은 거의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고, 여행을 가도 여행지 사진은 찍었지만 음식 사진을 찍는 것은 미쳐 생각하지 못했었다. 요즘은 음식사진을 자주 찍고 있어서, 언제 그동안의 음식.. 2017. 8. 18.
한정식을 먹다 한정식을 먹다 저녁밥을 먹으러 옥천에 있는 생선구이 전문점으로 갔으나, 마침 수요일은 휴일이라고 해서 바로 그 앞에 있는 한정식 식당으로 갔다.우리가 간 한정식 식당은 개업한 지 며칠 되지 않아서 깨끗한 건물이다. 옥천 용천리에 있는 이곳은 바로 앞에 개울이 흐르는데, 그 개울 이름이 '사탄천'이다. 개울의 발원은 용문산이고, 사나사 계곡을 통해 흘러 내리고 있다. 옥천 용천리를 흐르고 있는 개울 이름이 '사탄천'. 뭔가 아스트랄하다. 새로 문을 연 이 한정식 식당은 메뉴가 단 한 가지. 그냥 한정식이다. 식당 안에는 메뉴도 없고, 가격표도 없다.고민할 필요 없으니 좋은 점도 있지만 가격표가 없는 건 좀 아쉬웠다.식사를 주문하자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채소 샐러드와 해파리냉채. 샐러드의 소스는 새콤한 맛이.. 2016. 5. 19.
매실을 어떻게 먹을까 매실을 어떻게 먹을까 매실을 발효액으로 담가 먹는 것은 퍽 좋은 방법입니다. 다른 방법으로 매실을 먹기도 하지만, 발효액으로 만든다는 것은 '발효'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매실 액기스'라고 하는 건, 매실과 설탕을 1대1로 섞어 약 100일을 발효하면 액기스가 생기고, 그 액기스를 물에 타 마시거나, 원액을 천연양념으로 쓰기도 합니다. 또한 매실은 과육을 벗겨 장아찌로 먹기도 하고, 매실 씨는 베개 속에 넣기도 합니다.이렇게 두루 쓰임이 많은 매실을 담그는 방법은 거의 천편일률인데, 아마 아래와 같은 방식이 보편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1. 매실을 깨끗이 씻어 말린다. 2. 꼭지를 뗀다-이쑤시개를 쓰거나 바늘을 쓴다. 3. 잘 마른 매실에 소주를 스프레이 한다. 스프레이 건에 소주를 넣고 매실 .. 2016. 5. 11.
폭설과 생선구이 폭설과 생선구이 지난 목요일, 모처럼 겨울답게 폭설이 내렸다. 이 정도 내리는 눈도 몇 년만의 일이다.아침부터 눈발이 예사롭지 않더니, 그쳤다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눈이 꽤 많이 쌓였다.마침 가까운 분들과 점심 약속이 있어서 눈길을 뚫고 산을 하나 넘어 약속 장소인 생선구이집으로 갔다. 눈이 잠시 그쳤지만 바깥 풍경은 근래 보기 드문 진풍경이었다.실내에서 밖을 바라보니, 창틀의 프레임이 하나 하나 액자같은 느낌이다. 세 명이 모이기로 했는데, 한 분은 참석하지 못했다. 유리창에 비친 전등들이 눈꽃과 어울려 더욱 멋진 풍경을 드러낸다. 사방을 둘러봐도 모두 그림 같은 풍경이다. 마당에도 계속 눈이 조금씩 나리고 있었다. 이 음식점 주인께서 직접 서각한 작품들. 프로의 솜씨다. 미니어처 의자. 주인장의 솜씨가.. 2015. 12. 7.
겨울철 별미-매생이국 오후에 선생님 댁에 인사하러 들렀다가, 완도에서 금방 올라온 매생이를 얻어왔다. 매생이국이 맛있다는 건 알지만, 직접 끓여보는 것은 처음이다. 인터넷으로 매생이국 만드는 법을 검색해서 일단 기본 정보를 얻었다. 무지 간단하다. 남비에 물을 '적당량' 붓고, 다시 국물을 낸다. 보통은 멸치로만 내라고 되어 있지만, 이건 그야말로 국끓이는 사람 맘대로다. 나는 다시마와 새우를 넣었는데, 국물멸치가 상해서 넣지 못했고, 말린 표고버섯이 있었는데, 그건 기억을 못했다. 다시 국물이 끓는 동안, 매생이를 흐르는 물에 씻어서 채반에 받혀 물기를 뺀다. 생굴도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뺀다. 흐르는 물에 살짝 씻어 채반에 받친 매생이.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향 또한 일품이다. 바다내음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고흥에서.. 2012.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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