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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선생 2월 중순. 팔선생 정배학교 졸업식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문호리에 있는 팔선생으로 갔다. 이 글을 쓰는 2017년에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장소가 되었지만, 이곳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어서 앞으로도 팔선생에 갔던 기록들은 모두 올릴 생각이다. 여기 있던 '팔선생'은 지금은 자리를 하남시로 옮겨서 음식점 이름도 '푸챠오'로 새로 지어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우리는 하남에 있는 '푸챠오'에도 1년에 서너 번은 간다. 주인 내외분이 퍽 좋은 분들이라 가끔 얼굴이라도 볼 겸 해서 찾아가면 반갑게 맞아주신다. 하긴, 우리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 식당을 드나들었으니 아이의 기억으로는 꽤 추억이 있는 곳이리라.이때만 해도, 문호리에 정통 중국요리 음식점으로 '팔선생'이 유일했는데, 지금은 그나마도 없어서 퍽 .. 2017. 2. 13.
정배학교 졸업식 정배학교 졸업식 2월 중순. 아이가 졸업을 하는 날이다. 초등학교 입학하고 6년이 빠르게 지나갔다. 우리 아이는 2003년에 정배리로 들어와서 곧바로 학교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2년을 다녔으니, 정배학교에서만 8년동안 생활했다. 2005년 3월 입학식 때는 겨우 6명이던 같은 반 아이들이 졸업할 때는 무려 18명으로 세 배나 늘어났다. 학교 전체로 봐도 30명도 안 되던 전교생이 약 80명 가까이 되었으니 시골 분교로는 드물게 학생 수가 꾸준히 늘었다.이 아이들은 대도시에 있는 초등학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교육 과정을 거쳤다. 시골 학교라도 정배학교에서 약 20리 떨어진 본교의 어린이들이 대도시 학교의 흉내를 내고 있을 때, 정배분교 어린이들은 '진짜 학교'의 어린이들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고 생.. 2017. 2. 13.
아내의 뜨개질 아내의 뜨개질 2월 초. 아내가 퇴근하고 집에서 틈틈이 짠 뜨개질의 결과물. 스웨터는 물론이고 모자, 장갑까지 일습으로 뜨개질로 만들었는데, 꽤 훌륭하다.기억은 오래 가지 못하니,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 기록으로 남긴다. 2017. 2. 13.
설날 차례 2011년 2월 초. 어머니 돌아가시고 처음 맞는 설날. 이제 차례상에 떡국이 두 그릇이 되었다. 우리끼리 음식 준비를 하고, 설날을 맞으려니 모든 것이 어설프기만 하다.어머니가 계실 때는 떡도, 만두도, 식혜에 수정과까지 두루 빠뜨리지 않고 만들어 자식들에게 나눠주셨는데, 이제는 우리끼리 조촐하게 음식을 장만해 차례를 지내게 되었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명절 때마다 차례상을 올릴 수 있는 형편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큰 다행으로 여기고, 차례상 앞에서 겸손한 마음이 된다.사실 설날과 추석에 차리는 차례상은 '유교적 전통'이라고 보기 어렵다. 전체적으로 '제사'라는 풍습이나 제도가 조선시대에 정리되어 유교적 전통으로 자리 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훨씬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원초적인 제례라고 보는 것.. 2017. 2. 13.
[영화] 국가의 탄생 2016 [영화] 국가의 탄생 2016 미국판 스파르타쿠스라고 할 수 있겠다. 스파르타쿠스는 기원전 73년부터 71년까지 로마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 노예 집단의 우두머리 이름이다. 그는 노천 광산의 노예였으나 경비병을 폭행하고 도망쳐 검투사 상인을 만나 검투사가 된다. 검투사도 역시 노예 신분이어서 그는 짐승 보다 못한 노예의 처지를 뼈저리게 깨닫고, 로마군에 저항하기로 결심한다. 한때 수 만 명에 이르던 노예군은 실제로 로마군을 쳐부수며 승리하지만 그들이 조직되지 못한 노예 집단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로마군에 체포당한다. 영화 '스파르타쿠스'에서, 마지막 장면에 도로 양 옆으로 십자가에 매달린 노예 포로들의 긴 행렬이 인상적이었는데, 작가 하워드 패스트의 이 원작소설은 '스파르타쿠스'라는 역사적 인물을 통.. 2017. 2. 13.
[영화] 다음 침공은 어디 [영화] 다음 침공은 어디 이 영화는 한국의 모든 교육기관과 관공서, 국회, 청와대, 지방자치단체, 마을 단위의 마을회관과 주민자치센터에서 의무적으로 상영하기를 바란다. 생각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이라면, 이 영화를 유료로 구입해 주민을 위해 매일 상영해야 할 것이다. 이 영화는 교양 있는 시민이 되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봐야 하는 영화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마이클 무어는 예의 그 유쾌하고 신랄한 발상으로 미국이 놓여 있는 사회적 문제를 반대로 보여준다. 즉,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 시민을 위한 교양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우리도 거의 완벽하게 이 내용에 공감하게 되고,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대비해서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클 무어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닌다. 이탈리아, 필란드, 노르웨이, 프랑스, 포르투갈, .. 2017. 2. 13.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 영화 시작 장면부터 충격적이다. 이 인트로가 영화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주인공 수잔의 삶과 관련이 있다. 수잔은 미술관을 운영하는 관장이자 큐레이터로, 자신이 기획한 현대미술 전시회를 발표하는 장면이 인트로로 사용되었다. '현대미술'과 수잔의 삶은 그가 고백하는 것처럼 이제 '파탄의 위기'에 몰려 있다. 현대미술은 대개 내용은 없고, 허위와 가식으로 꾸며진 쓰레기라는데 수잔 스스로 인정하면서, 자신의 지난 20년 세월의 삶도 실패했음을 자백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영화의 인트로는 수잔의 삶을 드러내는 충격적인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 수잔은 성공한 부르주아다. 그의 부모 역시 텍사스에서 상류층으로 살고 있는 부르주아고, 수잔도 그렇다. 그는 잘 .. 2017. 2. 12.
정배리 대보름 행사 정배리 대보름 행사 2017년 정월 대보름 행사는 작년하고 비슷하지만 참여하는 사람은 조금 늘었다.어제까지 날씨가 꽤 추웠는데, 대보름 행사를 하는 오늘은 그래도 바깥에서도 견딜만 했다. 아침부터 이장이 마을 방송으로 대보름 행사를 알렸지만 예정한 시간보다 조금 늦게 나갔다. 어차피 마을 주민들도 10시라고 해도 그 시간에 나오는 사람은 몇 명 안 된다. 10시 반쯤 나가니 주민 몇몇이 나와 화톳불 앞에서 불을 쬐고 있었다.11시쯤 되어서야 마을회관 마당에 차려 놓은 윷놀이 판에서 윷을 놀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숯불에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11시가 넘어서면서 마을 주민들이 많이 나와 마당이 북적거렸다. 마을회관 앞에 차려 놓은 상품들. 작년만큼 푸짐하다.강제는 아니지만, 마을에서 행사가 있을 때면 찬조.. 2017. 2. 11.
[영화] 오디션 [영화] 오디션 일본영화. 무라카미 류 소설 원작. 공포, 스릴러. 일본영화 특유의 잔혹한 공포물. 줄거리는 단순하다. 이 영화는 줄거리보다는 여성 야마사키의 심리와 이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아오야마는 아내를 병으로 잃고 한동안 아들을 키우며 지내다가 아들이 어느 정도 크자 재혼을 생각한다. 아오야마의 친구는 '오디션'을 통해 여성을 찾아보자고 권유하고, 무려 4천명의 여성을 오디션 방식으로 면접을 본 다음 20대의 야마사키를 선택한다. 20대 여성이면서 죽음을 겪었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그녀에게 아오야마는 아내를 떠올리며 끌리게 된다. 하지만 아오야마의 친구이자 함께 면접을 본 친구(쿠니무라 준)는 야마사키의 이력에 이상한 점이 있다면서 조심하라고 조언한다. 야마사키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2017. 2. 10.
[영화] 블리드 포 디스 [영화] 블리드 포 디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복싱 영화. 주인공은 비니 파시엔자. 영화는 그의 일대기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만 골라서 찍었기에 그의 전부를 알기는 어렵다. 다만 그가 얼마나 의지가 강하고, 스스로를 극복하려는 힘이 감동을 불러일으키는가를 보여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비니 파시엔자는 1962년생으로 그의 통산 전적은 50승(30KO) 8패로 프로복서 가운데서도 꽤 훌륭한 전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름이나 외모가 남미 쪽 사람인줄 알았는데, 이탈리아계 미국인이었다. 1987년에 IBF 라이트급 챔피언이 되었고, 두 체급을 올려 1991년에 프랑스의 길버트 데일을 KO로 이겨 WBA 라이트 미들급 챔피언이 되면서 두 체급의 챔피언이 되었다. 그리고 더 큰 시합을 앞둔 상황에서.. 2017. 2. 10.
[영화] 우리들 [영화] 우리들 어린이들의 연기가 너무 훌륭해서 연기가 아니라 실제 생활을 찍은 다큐멘터리처럼 보인다. 이런 연출은 연기를 하는 어린이 배우들의 능력도 그렇지만 연출을 하는 감독의 의도가 더 깊이 개입했다고 봐야겠다.어린이의 세계를 가능한 객관의 시각으로 담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실제 상황을 담는 다큐멘터리 영화도 그것이 편집을 거치면서 왜곡되는데, 시나리오가 있는 영화는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실제처럼 보이도록' 만든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현실과 같지 않다.어린이들의 세계라고 해서 순진하거나 우호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영화는 보여준다. 어리면 어린대로 그들도 '정글의 법칙'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또래 사이에서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이 영화에.. 2017. 2. 10.
인류의 변곡점 인류의 변곡점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겠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가 항상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게 된다. 역사를 가능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과 자세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 시대의 흐름을 주관적으로만 판단하면 역사에 매몰되기 쉽고, 역사적 사건을 과장, 왜곡, 축소하는 오류를 저지르게 된다.지금까지 역사와 경제학에서 연구되어 알려진 인류 문명의 발달을 보면 원시공동체-수렵, 채취-정착, 농경-잉여 생산물의 발생-계급의 발생-남성 중심의 가부장제-노예제-농노제-산업혁명-자본주의의 탄생 등으로 정리할 수 있고, 깬 석기-간석기-청동기-철기-문자-화약-종이-인쇄-총-비행기-로켓-핵 등의 기술문명이 인류의 삶과 문화를 근본에서 바꿔왔다. 역사를 돌이켜 바라보면, 인류에게 역.. 2017. 2. 9.
[영화] 패신저스 [영화] 패신저스 1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에 등장인물은 고작 네 명. 게다가 시나리오는 석연찮은데, 정작 시나리오 작가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자찬. 망가지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물론 제작비와 등장인물의 상관 관계는 비논리적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SF로맨스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장르의 혼합을 그리고 있는데, '이미테이션 게임'의 감독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주인공 제임스는 불행하게도 5천명 가운데 가장 먼저 우주선에서 깨어난다. 나중에 그 원인이 밝혀지지만, 우주선 고장 때문이다. 목적지까지는 앞으로 90년이나 남았고, 살아 있는 사람이라고는 오로지 자신 뿐인 상황. 살아 있어도 산 것이 아닌 상황이다. 그러다 동면에 있는 승객 가운데 예쁜 여자를 골라 깨우는데, 그 여자가 오로라다. 여기서부터.. 2017. 2. 5.
[영화] 소시민 [영화] 소시민 평범한 소시민 구재필 씨의 하루를 그린 영화. 아내와는 별거인 상태, 회사에서는 큰 실수를 해서 해고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그 와중에 하룻밤을 잔 여관의 옆방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져 용의자로 지목당하고, 아내의 집에 가보니 아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고, 여동생은 2천만원을 달라고 한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고,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처럼 보이지만, 구재필 씨는 어떻게든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음 날 멀쩡하게 회사에 출근해야만 하는 매우 중차대한 의무가 있다. 코미디라고는 해도, 배우들의 연기가 어설프고, 상황이 억지스럽다. 그래서 코미디인데도 재미가 없다. 상황을 억지로 만들어 코미디를 보여주려는 것보다는 오히려 캐릭터를 웃기게 만드는 것이 더 나았을 듯 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 2017. 2. 5.
[영화] 칠드런 오브 맨 [영화] 칠드런 오브 맨 가까운 미래의 디스토피아. 인류가 더 이상 후손을 생산할 수 없는 상황은 과연 어떤 상황일까. 사회는 철저하게 계급으로 구분되고, 이민자들은 정부의 폭력에 속수무책이다. 임신을 하는 여성도 매우 드물고, 임신을 하면 오히려 체포당하게 되는 이상한 사회. 무엇이 이런 사회를 만들었을까. 극도의 인종차별일수도 있고, 핵폭탄으로 인한 전쟁의 끝무렵이었을 수도 있고, 인류가 막지 못한 전염병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류가 후손을 생산하지 못하면 멸종하게 되는데, 완벽한 인공수정 기술로 인간대 인간이 아닌, 오로지 기계로만 사람을 생산하는 시대가 온다면-이런 영화들도 많다-더 이상 인간 여성의 임신은 중요하지 않게 될 것이다. 더구나 지금까지 알려진 디스토피아의 세계-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2017. 2. 5.
[영화] 나의 딸 [영화] 나의 딸 영화로 만들기 보다는 TV 단막드라마로 만들어야 할 정도의 내용. 결국 막장 드라마. 이런 내용을 아무리 아름답게 치장하고 미장센으로 꾸민들, 훌륭한 영화가 되지는 않아 보인다. 물론 이 영화를 만든 제작진이 1993년에 만든 '피아노'를 만든 제작진이라고 소개하는 건 홍보를 위해 어쩔 수 없지만, '피아노'를 본 관객이 얼마나 될까? 게다가 '피아노'도 난해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작품성은 인정 받았지만 흥행에는 철저하게 실패한 영화였다. 따라서 이 영화도 작품의 완성도에 퍽 신경을 쓴 것으로 생각하지만, 과연 작품성과 흥행 모두를 생각하고 만들었을까 의심이 들 정도로 재미 없다. 영화가 재미 있고, 없고는 오로지 보는 사람의 주관적 관점이지만, 그런 개인 관객이 모여 '다수의 관객'이 영.. 2017. 2. 4.
[영화] 더 드롭 [영화] 더 드롭 미국 문학계와 영화계에서 두루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 데니스 루헤인이 직접 자신의 소설을 시나리오로 각색한 작품. 한국에서는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되었다. 이 소설은 단편이어서 일부러 전자책으로 구입해 읽어봤는데, 소설보다 시나리오가 더 잘 만든 것으로 보였다. 보스톤의 허름한 선술집에서 일하는 밥은 지극히 평범한 사내다. 그의 외사촌 마브가 선술집을 운영하고, 그 선술집은 체첸인, 아일랜드인 등의 조직폭력단이 수금한 돈을 모아서 가져가는 '드롭'으로 이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소설에서는 밥과 '드롭'이 직접 관련을 맺지는 않지만 영화에서는 마치 중요한 관련이 있는 것처럼 그려지고 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사건은 상처를 입고 .. 2017. 2. 4.
양평 대부산에 오르다 양평 대부산에 오르다 양평에는 800미터 이상 되는 산이 많다. 가장 높은 산인 용문산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 천사봉, 장군봉, 백운봉, 유명산, 중미산 등 어깨를 맞대고 있는 산들이 양평 전체 면적의 약 70% 정도나 될 정도로 양평에는 산이 많다.'대부산'은 양평에서도 그리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유명산에서 가깝게 붙어 있는 산이긴 하지만 높이도 700미터 대이고, 사람들이 많이 찾을 만한 매력적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그렇게 알려졌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양평에 있는 산들은 거의 다 다녀본 우리 수요산행 팀은 오늘 집에서도 가까운 대부산에 오르기로 했다. 지도에서 보면, 대부산은 유명산에서 가깝다. 산을 오르는 길은 크게 세 군데가 있는데, 옥천면 설매재에서 오르는 길, 옥천면 신복리에서 오르는 길,.. 2017. 2. 1.
[영화] 뷰티풀 프래니 [영화] 뷰티풀 프래니 다코다 패닝은 어릴 때 퍽 놀라운 연기를 보였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아마도 처음 보는 듯 하다. 리처드 기어야 워낙 유명한 배우니 말할 것도 없지만, 이 영화는 식상하다. 친구를 사고로 잃고 괴로워하는 인물이 왜 꼭 억만장자여야 하는가? 인물의 배경이 너무 완벽해서 드라마의 갈등 구조가 느껴지질 않는다. 프래니는 억만장자이고, 아무 것도 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인데, 자신이 잘못해서 가장 가까운 친구 부부를 죽게 했다고 자책한다. 그리고 그런 자책으로 마약중독자가 되는데, 그는 여전히 억만장자로 존재한다. 프래니가 정신을 차리는 것은 죽은 부부의 딸인 올리비아가 전화 해 집으로 돌아온다고 했을 때부터다. 프래니는 자신이 시달리고 있는 죄책감을 덜어버릴 수 있는 방법을 올리비아에게서 .. 2017. 1. 31.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차태현은 자신의 캐릭터를 잘 구축한 듯 하다. 코미디 영화는 자칫 너무 오버하거나 재미 없기 마련인데, 그동안 차태현이 주인공으로 나온 코미디 영화들을 보면,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다. 이 영화도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해결하는 내용인데, 웃기면서도 감동이 있어 재미있다. 코미디 영화는 소소한 일상을 다루고, 그 안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과장과 풍자, 해학의 말과 행동이 관객을 웃기게 만들고, 흔하지 않은 '웃기는 상황'을 만들어 내서 관객을 웃기기도 한다. 슬랩스틱 코미디는 몸으로 웃음을 만들어 내지만, 찰리 채플린처럼 슬랩스틱 코미디에서도 진한 감동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 코미디는 웃음과 감동을 동전의 양면처럼 가지고 있다고 본다. .. 2017. 1. 31.
[영화] gone baby gone [영화] gone baby gone 벤 애플렉의 감독 데뷔작. 미스터리 범죄물. 데니스 리헤인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원작이 훌륭하고, 연출이 훌륭한 편이다. 이 영화는 미스터리 범죄물의 외피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도덕적인 질문을 하는 영화다. 사회에서 정한 기준과 개인의 판단 가운데서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4살 아이가 사라지고, 경찰은 아이를 찾기 위해 동원되지만, 아이의 고모부는 사립탐정인 패트릭과 앤지를 따로 고용해서 아이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이렇게 패트릭과 앤지는 사건에 개입하게 되고, 조금씩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여기서 보스턴 지역의 토박이였던 작가는 주인공 패트릭을 통해 오래된 동네에서 토박이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경찰들은 강력한 힘과 .. 2017. 1. 30.
[영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영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마음이 따뜻해지는 내용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이 영화의 원작인 제임스 보웬의 책이 번역 출간되었다. 주인공 제임스 보웬은 이혼한 부모로 인해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되고, 급기야 마약 중독자가 되고 만다. 그럼에도 코벤트 가든에서 버스킹을 하며 푼돈을 벌어 지내고 있었는데, 그에게 어느 날 고양이가 나타난다. 고양이 한 마리로 인해 그의 삶이 바뀌게 되는 것을 보면, 드라마틱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무엇보다 스스로 재활의 노력을 한 주인공의 힘이 가장 컸지만, 고양이의 역할 또한 무시하기는 어렵다. 제임스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자신이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이 영화에서 조연으로 나오는 복.. 2017. 1. 30.
[영화] 여교사 [영화] 여교사 19금 영화. 여교사와 남자 고등학생의 섹스 장면이 나오는 건 '그냥 19금'이 아니라 '막장 19금'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이제 이런 정도는 보통이 되어버린 세상에 나만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건가? 이 영화는 우리 사회의 계급 문제와 연애하는 사람들 사이의 질투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젊고 예쁜 학교 이사장의 딸(혜영), 가난한 집안의 임시직 교사(효주), 무용에 재능이 있는 학생(재하). 이렇게 세 명의 관계는 수직적이면서 계급적 관계를 갖고 있다.약혼자가 있는 혜영은 제자인 재하와 섹스를 하고, 효주는 우연히 그 장면을 보고 자기의 정교사 자리를 위협하는 혜영을 협박한다. 효주로서는 정교사가 될 수 있는 결정적 순간에 이사장의 딸이 들어왔고, 그를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 2017. 1. 30.
꼭 보고 죽어야 하는 영화 250편, IMDB 추천 꼭 보고 죽어야 하는 영화 250편, IMDB 추천 이 목록은 페이스북 페이지인 '책벌레'에서 '김동명'이라는 분의 글을 공유한 것인데, 처음 발표한 곳은 IMDB이고, 이것을 타이핑해서 파일로 만든 것은 김동명 씨다. 고맙게도 이 목록을 공개해서 나는 내가 본 영화 앞에 붉은 점을 찍어봤다.IMDB에서 2017년 1월 중순에 이 목록을 공개했으니 며칠 되지 않은 따끈한 것인데, 이런 목록은 그동안에도 IMDB에서 많이 만들어왔으므로 특별할 건 없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영화들이 목록에 올랐는지 궁금하기는 할 듯 하다.나는 250편 가운데 42편을 아직 못 봤다. 이 목록에 있는 영화들은 거의 미국 중심의 영화들이어서 유럽과 남미, 아시아 영화들이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평을 할 수 있겠다. 2017. 1. 30.
왜 모병제인가? 왜 모병제인가? 모병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병역의 의무가 평등하지 않다. 이것은 헌법 위반이다. -금수저는 모두 군대에서 빠지고, 흙수저들만 군대에 가게 된다 -자원 입대하려는 청년들이 없을 것이다 -모병을 하면 지금보다 월급을 많이 줘야 하는데, 예산이 부족하다 이외에도 모병제를 반대하는 주장들은 더 있지만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이며 수준 이하의 주장들이 많아서 여기서 소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위의 내용은 모병제를 반대하는 대표적인 논리라고 봐도 좋겠다. 모병제가 왜 필요한가를 설명하기에 앞서 질문을 바꿔, '왜 징병제인가?'라고 먼저 묻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도 당연하게 병역의 의무를 징병제로만 받아들였고, 그것도 20대의 남성만을 대상으로 무차별적.. 2017. 1. 30.
[영화] 컨텍트 2016 [영화] 컨텍트 2016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독이 드니 빌뇌브라는 것을 알았다. 그가 만든 '그을린 사랑'을 보고 받았던 충격과 '시카리오'의 놀라운 내용을 보면서, 이 감독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드니 빌뇌브의 작품인 줄 모르고 봤지만, 그의 전작들에 비해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어도-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꽤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을 했다. 제목을 '컨텍트'라고 지은 것은 아마도 1997년에 개봉한 영화 '컨텍트'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조디 포스터가 나왔던 그 영화에서 인류는 최초로 외계의 고등한 생물과 만나게 되는 기대를 하고, 외계의 존재가 알려주는대로 우주선을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 탑승해 우주여행을 하지만 알고 보니 그것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의식의 흐름을.. 2017. 1. 29.
내가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이유 내가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이유지금 대통령 후보로 가장 지지율이 높은 사람은 당연히 문재인 씨다. 문재인 씨가 다음 대통령이 되는 것도 좋은 일이고, 반가운 일이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떻든 다음 정권은 무조건 야당이 권력을 잡아야 하고, 대통령은 문재인 씨나 지금 많이 거론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가 있고 그 뒤로 안철수, 김부겸 등이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지지율로만 본다면 현재 이재명 성남시장은 2위를 달리고 있고, 이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며, 반가운 소식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통령이 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거나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대개 비슷하다. 이재명은 정치인으로 적절하지 않은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가족들이 있어서 형제들이 비리를.. 2017. 1. 28.
[영화] 핵소 고지 [영화] 핵소 고지 데즈먼드 도스는 '버지니아 촌놈'이고 폭력적인 아버지를 둔 청년이다. 그는 어릴 때 동생을 때려 하마터면 죽일 뻔한 기억과, 폭력으로 어머니와 아들들을 비참하게 만들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 때문에 '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된다. 여기에 그가 가진 종교적 신념이 '집총거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간다. 이 영화는 2시간 20분의 러닝타임이지만 결코 지루함을 느낄 시간이 없다. 의외로 앞부분에 도스의 어릴 때와 청년 때의 몇 가지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것이 전쟁 영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했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앞부분이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도스의 남동생 역시 군대에 지원 입대를 하고, 부모는 전쟁터에 나가는 두 아들을 어떻게든 말려보려 .. 2017. 1. 28.
[영화]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영화]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작품. 원 제목은 ‘나를 위해 미스티를 틀어주세요’지만 이 제목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는 영화의 스릴러 분위기를 잘 드러내는 제목이어서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1971년 작품이니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을 한 작품으로는 초기 작품에 해당하는데, 놀랍게도 감독의 연출 스타일이 이미 이때 상당히 자리 잡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의 내용은 단순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뛰어나다. 특히 영화의 시작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은, 시나리오가 상당히 치밀하게 계산되었음을 보여준다. 영화의 인트로 역시 스릴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데, 영화 ‘샤이닝’의 시작이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를 부감으로 찍었는데, 놀랍게도 이 영화도 해변을 따라가.. 2017. 1. 24.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2017에 다녀와서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2017에 다녀와서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동안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모두 14명의 강사의 강연을 들었다. 올 겨울 들어 서울도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추위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강연을 듣기 위해 모였고, 우리 가족도 이틀 연속 서울 나들이를 했다.사실, 이 강연의 핵심은 리처드 도킨스였다. 물론 다른 강사들도 한국에서는 널리 알려진 분들이 많지만, 리처드 도킨스는 이번에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고 했다. 존경하는 리처드 도킨스를 가까이서 보고, 그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을 듯 해서 기꺼이 이틀의 강연을 모두 듣기로 했다.강사와 주제, 강의 시간은 아래 표와 같다. 첫날 아침, 집에서 9시에 출발해 세종대학교에 도착한 것은 오전 10시였다. 입구에 티켓.. 2017.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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