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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딥 워터 호라이즌 [영화] 딥 워터 호라이즌 미국의 재난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2010년 미국 멕시코만 바다에서 시추 작업을 하던 '딥 워터 호라이즌' 호가 폭발하고 화재가 발생하면서 오일이 바다에 유출되는 사건이 있었다. 세계적인 재앙으로 기록되는 이 사건을 영화로 만들었다. 모든 재난영화가 그렇듯, 이 영화에서도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원칙을 무시하고, 메뉴얼을 따르지 않으며, 이상 징후를 신경 쓰지 않는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한 뒤에는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인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은 세계에서 유래가 드물 정도로 심각한 바다 오염을 일으켰으며, 석유회사 BP는 미국 정부와 합의하여 200억 달러(24조원)의 보상기금과 40억 달러(6조원)의 벌금을 물기로 했다. .. 2017. 1. 19.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자본주의 체제와 관료조직이 시민을 어떻게 괴롭히고 죽이는가를 절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가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예술이 사회를 향해 어떻게 발언해야 하는가를 적어도 유럽의 대중들은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영국 서민의 현실은 더 가난한 나라의 서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최악의 상황에서도 영국의 복지제도는 '식료품 배급대상' 단위까지 고려하면서 복지의 그물을 촘촘하게 짜 놓은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그것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고, 긍정적으로 작동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는 복지 후진국인 많은 나라들에 비해 영국의 서민들은 조금 나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상황을 뒤집어보면, 빈부 격차의 심각한 상황과 빈민의 삶을 당연하게 바라보는 국가의 .. 2017. 1. 17.
[영화] 판도라 [영화] 판도라 한국형 재난 영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핵발전소 폭발 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한국형 원자력 발전소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한국에 있는 핵발전소가 폭발하면 어떻게 될까. 이 영화처럼 낭만적으로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더 큰 비극이다. 우리는 구 러시아의 체르노빌이나 일본의 후쿠시마처럼 땅이 넓지도 않고, 피할 곳도 거의 없다. 핵발전소가 폭발하면 최소한 몇 십만 명에서 몇 백만 명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고, 국가 인프라가 멈출 수 있는 매우 심각한 물리적 조건을 갖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핵발전소가 폭발하지 않고, 중국의 핵발전소가 폭발해도 문제의 심각성은 마찬가지다. 중국의 동해 즉 우리의 서해와 마주보고 있는 지역에 중국의 핵발전소가 연달아 세워졌고, 이들 가운.. 2017. 1. 16.
adobe 제휴 프로그램으로 수익만들기 http://www.adobe.com/kr/affiliates.html위 링크를 클릭하면 ADOBE 제휴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2017. 1. 12.
[영화] 그랜드파더 [영화] 그랜드파더 '테이큰'과 '그랜토리노'의 어느 지점에 있는영화. 액션 느와르 장르를 노인인 박근형이 직접 연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월남파병용사'-'월남'이라는 단어는 베트남을 비하하는 단어지만 여기서는 의도적으로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인 박기광은 금방이라도 폐차장으로 가야할 정도로 낡은 버스를 모는 버스기사로 일하고 있다. 그 자신이 이미 늙은 몸이어서 언제 심장이 멈출지 모르는 상황인 것은 낡은 버스와의 비교이기도 하다. 기광은 당연하게도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어서 죽을 때까지 약을 먹어야 한다.게다가 기광은 가족이 이미 해체된 상황이어서, 자식들과의 사이도 멀고 남남처럼 살아가고 있다. 가족 해체의 원인은 나중에 기광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으로 드러난다. 기광이 술을 자주 마시고,.. 2017. 1. 10.
[영화] 모건 [영화] 모건 SF영화이긴 한데, 그런 분위기가 강렬하지는 않다. 로봇도, 기계장치도 거의 나오지 않고, 그저 과학자들과 한 아이만 나올 뿐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유전자 변이와 조작에 관해 이야기할 내용이 많은 영화이기도 하다. 오로지 실험실에서 과학자들에 의해 유전자 조작으로 인간과 똑같은 외형을 가진 '전투형 인간'을 만들어 내는 시기가 온다면, 인간의 멸종은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로봇을 만들어 인간을 대체하려 했지만, 그보다 더 기술이 발달하면 로봇은 극히 일부의 영역에서만 사용하고, 일상에서는 '인위적으로 생산한 인간'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로봇 영화에서 '인간'의 범위를 로봇까지 확장할 수 있는가를 두고 윤리적, 철학적 화두를 던지는 영화가 있는데,.. 2017. 1. 10.
[영화] 스노든 [영화] 스노든 이 영화는 흥미로울 뿐 아니라 중요한 기록이기도 하다. 미국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영화로 만들어 왔던 올리버 스톤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 영화에서 스노든이라는 인물은 매우 흥미롭다. 스노든은 '애국자' 집안에서 자랐고, 그의 여자 친구와 나누는 대화를 보면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청년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학을 나오지 않았지만 독학으로 컴퓨터를 배워 상당한 실력을 갖고 있다. 그가 훈련소에서 부상을 입고 현역병이 되지 못하면서, 그가 가진 재능-컴퓨터 실력-을 나라를 위해 쓸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결국 그는 자신이 나라의 일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애국심으로 정부 기관에 들어간다. 스노든이 내부고발자로 미국정보기관의 무차별 정보수집을 고발한 이후, 미국정부가 보여주는 .. 2017. 1. 9.
[영화] 가려진 시간 [영화] 가려진 시간 SF멜로라는 색다른 장르 영화라고 할 수 있을까? 직전에 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와 비슷한 느낌이 있다. 이 영화도 시간여행이 중요한 모티브인데, 여기서 '시간'은 두 주인공이 겪는 서로 다른 공간 속의 시간이다. 두 개의 공간과 두 개의 시간은 또 다시 평행우주론이나 다중우주론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건 '죽은 세계'의 은유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첫번째 사건 이후 실종된 세 명의 아이들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기록된다. 영화는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멈춘 다음, 그 멈춘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성민의 삶을 보여주는데, 세상이 멈춘 채 홀로 살아간다는 것은 세상이 죽어 있거나 자신이 죽었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명백히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 2017. 1. 9.
[영화] 워독 [영화] 워독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주인공은 스포츠 안마사로 일하는데, 동창회에서 친했던 친구를 만난다. 이 친구는 이미 성공한 사업가처럼 보였고, 실제로 돈도 잘 쓰고 아는 것도 많았다. 그는 주인공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고, 국방부의 무기 납품 시스템에서 소액의 거래만으로도 먹고 살기에는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의 무기 구입 시스템에 단점이 있다는 걸 발견한 초보 무기판매상들은 거액의 입찰에 참여하지만 실패하고, 불법 무기 거래를 시작한다. 이들이 짧은 시간에 무기 입찰에 참여해 거액을 벌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재능 때문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무기 입찰 시스템의 문제점이기도 했다. 두 청년의 화려한 성공과 이카루스의 몰락은 어찌보면 예견돼 있지만, 그보다는 미국 무기산업을 통.. 2017. 1. 8.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기욤 뮈소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다중우주, 평행우주론 또는 시간여행에 바탕한 많은 영화들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 영화에서 핵심은 '과거에 묶여 있는 나'라고 정의할 수 있다. 30년의 시간이 흐른 뒤, 그는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할 기회를 갖는다. 그리고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린다.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만나려는 것은, 좋은 일보다는 안타까운 일, 슬픈 일, 마음 아픈 일 등을 해결해보려는 마음이 클 것이다. 인간이 과거를 기억한다는 것은 시간의 흐름은 인지한다는 것이고, 시간은 공간과 더불어 '나'와 '우주'를 객관화하는 추상적 능력이다. 아직까지 수많은 생물 가운데서 인간만이 이렇게 광범한 추상적 능력.. 2017. 1. 7.
[영화] 잭 리처 : 네버 고 백 [영화] 잭 리처 : 네버 고 백 탐 크루즈의 영화는 대개 믿고 볼만한 액션이지만, 이 영화는 방산업체의 비리를 캐는 내용으로 접근하지 않고, '가족'이라는 주제로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이다. 잭 리처는 퇴역한 군인이고, 자신의 후임인 터너 소령과 식사 약속을 하지만 갑작스럽게 터너 소령이 체포되자 수상한 낌새를 느낀다. 여기에 자신이 모르는 여성이 친자소송을 했다는 우편물까지 건네 받게 되면서, 잭 리처는 난감한 상황에 놓인다. 잭 리처는 터너 소령을 구하고, 혈연은 아니라고 믿지만, 어떻든 서류상으로 딸로 되어 있는 사만다까지 구해서 함께 다니게 되는데, 이 세 명은 자신들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시 가족의 형태를 이룬다. '유사 가족'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가족의 형태와 의.. 2017. 1. 7.
[영화] 핸즈 오브 스톤 [영화] 핸즈 오브 스톤 복싱팬이라면 볼만한 영화. 복싱의 역사에 한 획을 기었던 로베르토 듀란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모든 재능이 그렇듯 복싱도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타고난 천재를 이기기는 어렵다. 복싱은 대표적인 '헝그리' 스포츠라고 한다. 가난하고 배고프던 시절, 몸 하나만으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대표적인 운동이기도 했다. 70년대와 80년대 한국 복싱계가 얼마나 화려했는가를 돌이켜보면, 그 시기 한국의 사회가 배고픔의 상태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후진국형 개발이 진행되던 시기였다. 로베르토 듀란이 활동하던 70년대 파나마 역시 한국과 비슷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렵게 살던 듀란은 골목에서 싸움을 하며 자기가 '싸움'에 약간 재능이 있다는 걸.. 2017. 1. 7.
[영화] 자객 섭은낭 [영화] 자객 섭은낭 '비정성시'의 감독 허샤오시엔이 오랜만에 만든 작품이자 유일한 무협영화. 이 영화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정성일 평론가의 설명이 매우 자세하다. http://m.cafe.naver.com/loveindian/16286 당나라 시대의 짧은 소설로 겨우 세 페이지짜리 내용에서 한 편의 영화를 만들었고, 이 영화를 만드는 기간이 무려 8년.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미장센이다. 어찌보면 겉으로 드러난 영화의 전부는 '이야기'가 아니라 마장센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공을 많이 들이고, 화려하며,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치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야기는 당나라 시대의 이야기지만, 이들의 의상을 보면 모더니즘 패션쇼를.. 2017. 1. 7.
[영화] 레전드 오브 타잔 [영화] 레전드 오브 타잔 타잔의 탄생은 백인(유럽)이 흑인(아프리카)를 착취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 유럽이 아프리카로 몰려가 그곳의 자원을 착취하는 것으로도 부족해 아프리카 주민을 노예로 사냥해 팔아먹는 단계에 이르게 되고, 유럽이 고도의 문명을 구축하게 되는 '원시적 착취'의 시발점이 되는 것이 15세기부터였으니 그 역사가 결코 만만치 않다. 유럽은 아프리카를 단지 착취의 대상으로만 여긴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를 '미개와 무지의 상태'로 못박았다. 단지 피부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인종을 차별하고, 반인간적 행위를 서슴치 않았던 유럽(백인)이 아프리카의 영웅으로 만든 것이 바로 타잔이다. 타잔은 오래 전 흑백영화로 시작해 애니메이션은 물론 다양한 버전의 영화로 제작되었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단 .. 2017. 1. 6.
[영화] 마스터 [영화] 마스터 런닝 타임이 무려 2시간 30분 가까이 되는 대작이다. 주연배우들만 봐도 대작이라는 느낌이다. 최근 한국영화는 한국 사회의 비리와 범죄를 파헤치는 사회 고발 영화를 많이 제작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영화들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의 힘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도 실제 한국에서 벌어졌던 역대 최대의 사기 사건인 조희팔 다단계 범죄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나왔던 여러 영화들-신세계, 베를린, 내부자들 등등-에 비해 더 뛰어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장점은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캐릭터의 개성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영화의 내용으로만 보면 이 영화의 결말은 약간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의 결말에서 약간 울컥했다. 그것은 우.. 2017. 1. 5.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는 그가 감독한 18편 가운데 '환상의 빛'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공기인형'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이어 이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를 봤다. 그의 영화 대부분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것은 때로 끔찍한 공포이기도 하고, 애틋한 슬픔이기도 하다. 영화 속 일상은 분명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지만, 영화는 분명 실제의 삶과는 다르다. 이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도 지극히 일상적인 영화이고, 별 다른 결말도 보여주지 않지만, 그 자체로 훌륭하다. 그것은 결말까지 끌고 오면서 보여주는 인물들의 디테일에 관객이 깊이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히로카즈 감독의.. 2017. 1. 5.
[영화] 스펙트럴 [영화] 스펙트럴 SF전쟁액션영화 쯤으로 분류할 수 있는 영화. 이전에 나왔던 전쟁SF영화들과 비슷하면서도 이 영화가 갖는 특징은 미군의 '적'이 외계에서 온 생명체가 아니라, 인간의 기술로 만든 '전쟁무기'라는 데 있다. 이 영화를 리뷰한 여러 글을 봐도 이 영화의 핵심인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에 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어서 이상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유령같은 존재이자 물리적인 힘을 갖고 있는 존재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라는 물리적 기술로 만들어진 물질이라는 것이 영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물론 영화에서 주인공 클라인 박사가 말하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과 영화 속 유령같은 물질은 동일한 현상이 아니지만, 과학 이론을 상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다는 점.. 2017. 1. 3.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 이 영화를 '여성주의' 영화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영화를 만든 중요한 사람들-시나리오, 감독, 주연배우-이 여성이라는 점, 영화에서 말하고픈 이야기도 '모성애'와 관련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를 '여성주의' 영화라고 해도 지나치진 않을 것이다. 또한 영화에서 남성의 존재는 매우 희미하거나 의미 없는 경우가 많아서, 이 영화는 여성의 삶, 특히 어린 아이를 둔 엄마의 삶에 초점을 맞추는데, 우리는 그것을 '모성애'라고 말한다. '여성주의' 영화와 '모성애'에 초점을 맞춘 영화는 동질성을 가질 수 있을까부터 생각해 볼 내용이다. 여성이 만들고, 등장하고, 주제로 작동한다고 해도 '여성주의' 영화라고 할 수 없는 영화들은 많다. 극단적으로 '여성 포르노'를 우리는 '여성주의' 영.. 2016. 12. 30.
유명산 겨울산행 유명산 겨울산행 아침부터 싸락눈이 나리고 있었다. 날씨는 영하로 내려갔지만 정기적인 산행을 하는 모임에서 날씨를 핑계로 산행을 멈추는 일은 없었다. 다만 집에서 가까운 유명산에 오르기로 결정했다. 유명산은 공식 이름이 '마유산'이다. 마유산이라는 뜻은, 옛날에 이곳 산꼭대기에서 말을 키웠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유명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곳인데, 가장 대중적이고 많이 오르는 길은 유명산자연휴양림에서 오르는 길이다. 하지만 우리는 주로 '서너치 고개'나 '농다치 고개'에서 오른다. 그곳이 우리 동네와 가깝기도 하고, 또 산을 오르기에 번거롭지 않기 때문이다.'서너치 고개'나 '농다치 고개'는 이미 해발 400미터 가까이 되기 때문에 실제 오르는 높이는 400여 미터 정도이고, 거리는 약 2.5km 정도가 된.. 2016. 12. 7.
[영화] 매카닉 리쿠르트 [영화] 매카닉 리쿠르트 제이슨 스타뎀 주연. 1편이 어느 정도 성공했는지 2편을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제이슨 스타뎀이 나오는 영화는 액션이 볼만하다. 같은 액션이라도 한국영화의 액션과는 다른, 돈이 좀 들어간 액션이어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 이 영화에 중국배우 양자경이 등장하는 것도 반갑다. 주인공 비숍(제이슨 스타뎀)은 현직(해결사)에서 은퇴해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지만 자신의 여자친구가 알 수 없는 세력에게 납치당한 다음, 불가능한 미션을 해결하라는 협박을 받는다. 오락영화답게 화려한 액션과 다양한 볼거리가 팝콘을 먹으면서 보기에 좋다. 딱히 영화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그냥 영화 자체의 액션과 주인공의 활약을 느긋하게 지켜보면 된다. 이런 영화에서 '정치적' '사회적' 의미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 2016. 12. 2.
[영화] 동주 [영화] 동주 이준익 감독 작품. 저예산-제작비 6억원이면 한국에서는 아주 적은 금액이다-으로 만든 영화로는 상당히 잘 만들었다. 역시 이준익 감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게다가 홍보도 따로 하지 않았음에도 입소문만으로 100만 명의 관객을 모은 것은 영화가 그만큼 볼만 했다는 증거겠다. 흑백으로 만든 영화는, 오래 된 시간의 이미지를 보는 듯해서 어울렸고, 동주를 미화하지 않은 것이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호평했고, 우리의 현대사에서 문학적으로도 중요한 인물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그럼에도 나는 이 영화가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다. 내용을 대개 다 알고 있어서 그렇기도 했고, 배우들의 연기가 몰입하기에는 좀 어색했다. 사투리도 그렇고. 플래시백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미 역사적으로 .. 2016. 12. 2.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고산자, 대동여지도 고산자 김정호의 일대기를 영화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실존 인물이고, 그가 '대동여지도'라고 하는, 조선의 위대한 유산을 만든 업적을 샅샅이 밝히고 드러내기에는 김정호에 관한 기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1804년 생으로 알려졌으니 그리 오래된 인물도 아닌데, 그의 생애가 이렇게 알 수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조선이 세계에서도 유래가 없을 정도로 방대한 기록을 남기긴 했으나, 정작 이렇게 중요한 인물에 관한 기록이 없다는 것은, 기록의 편향성, 기록의 계급성을 철저하게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설적으로, 자신의 기록은 남아 있지 않은 고산자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는 오늘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조선지리전도로 남아 있다. 물론 '대동여지도'를 김정호 혼자 .. 2016. 12. 1.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성소수자에 관한 내용을 과장하지 않고 때론 유쾌하게, 때론 진지하게 다뤘다. 영화는 크게 두 축으로 움직이는데, 주인공 동구의 성정체성이 핵심이긴 하지만, 학교와 씨름부가 한편이고, 사고만 치고 다니는 아버지와 따로 살고 있는 엄마의 집안 이야기가 한편이다. 이 두 축은 동구가 살아가는 데 있어 희망과 고통을 상징한다. 성전환 수술을 위해 씨름을 해야 하는 것은 희망이고, 이혼한 부부 사이에서 사고만 치고 다니고, 자식을 폭행하는 아버지는 불행과 절망이다. 몸은 남성(여성)인데, 마음은 여성(남성)이라는 분열적 상황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어렵다. 성전환이든 동성애든 성소수자의 삶은 결코 평범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고통을 준다. 동구의 아버지가 동구의 여.. 2016. 11. 29.
[영화] 자백 [영화] 자백 한국에서 진짜 기자정신을 갖고 권력의 심장을 파헤치는 기자들이 얼마나 될까. 그런 면에서 내가 ‘뉴스타파’를 후원하고 있다는 건 자부심을 가질만 하다. 이 영화는 ‘뉴스타파’의 기자들이 국가정보원의 간첩조작 사건을 뒤쫓는 이야기다. ‘뉴스타파’의 책임기자는 최승호 기자로, 그는 예전에 ‘문화방송’의 대표 시사 프로그램인 ‘피디수첩’의 대표 피디이기도 했던 사람이다. 그가 ‘문화방송’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물론 ‘미운털’이 박혔기 때문이지만-쫓겨난 이후 ‘뉴스타파’를 조직해 주로 권력 범죄에 관해 취재를 집중하고 있다. 영화에서, 간첩조작 사건의 다양한 사례가 나오지만 중심은 ‘유우성 씨’의 간첩조작 사건이다. 민주주의 사회라고 하는 한국에서, 그것도 21세기에 음습하고 악랄한 간첩조작 사건.. 2016. 11. 29.
시민은 물인가, 불인가 시민은 물인가, 불인가 지난 11월 26일, 광화문과 시청, 종로 일대에서 약 150만 명이 모이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미 네 번의 집회가 평화적으로 열렸고, 이날 역시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지만, 내용은 평화롭고, 따뜻했으며, 서로의 믿음과 지혜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마침 첫 눈이 내리고, 날씨는 차가웠지만 그렇기에 혹시 집회에 사람들이 나오지 않을까 염려해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거리로 몰려 나왔다. 나 한 사람 쯤이야, 하는 마음이 아니라, 나 혼자라도 나간다는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이 무려 150만 명이었다. 언론에서는 경찰과 충돌하지 않고, 다친 사람 한 명 없으며, 길거리의 쓰레기까지 깨끗하게 치우는 시민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고, 또 실제로도 그렇지만.. 2016. 11. 28.
아산 조부모 묘소를 찾다 아산 조부모 묘소를 찾다 한겨울에 묘소를 찾는 일은 거의 없는데, 이때는 어쩐 일인지 눈 내린 날, 조부모의 묘소를 찾았다.아침에 아들이 다니는 학교 기숙사에 가서 아들을 데리고, 같은 학부모가 운영하는 학교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아산으로 내려왔다.묘소에 들렀다가 고모님 댁에 들러 함께 영화를 봤다. 영화는 '평양성'.지금 사진을 보니, 이렇게 어린 아이를 기숙사에서 생활하도록 한 것이 후회된다. 그때는 그것이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으나, 마음으로는 몹시 안타깝고 안쓰러웠다. 물론 주말에는 꼭 집에 데려와서 함께 지내기는 했지만 주중의 학교 기숙사 생활이 아이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고,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 우리의 선택이 잘못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그 당시 달.. 2016. 11. 27.
[영화] 포레스트 검프 [영화] 포레스트 검프 미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우화. 원작 소설과 영화의 내용은 조금 다르다. 포레스트 검프는 IQ 75로 경계선 지능인데, 살아가는데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국의 현대사를 관통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곧 미국의 역사를 바꾼 사람들이다. 50년대 처음 만난 사람이 무명 가수였던 엘비스 프레슬리였고, 미식축구의 유명한 감독 폴 프라이언트를 만나며,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고 명예 훈장을 받은 다음 군인 신분으로 중국과의 핑퐁 외교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또한 존 레논에게 '이매진'의 영감을 주는 말을 하고, 새우잡이 배를 운영해 부자가 되며, 당시 대통령이던 닉슨과 만나 그가 정해준 호텔에서 잠을 자다 '워터케이트' 사건의 제보자가 된다. 새우잡이로 부자가 된 댄.. 2016. 11. 25.
마을 빈집에 불이 나다 1월 초. 새벽에 갑자기 마을 방송이 울리고, 싸이렌 소리가 들렸다. 불이 났다는 이장의 방송을 듣고 나가보니, 마을 바깥 쪽에 있는, 평소에는 비어 있는 집에서 불이 났다.한밤중에 불길이 치솟는 걸 보니 새삼 무섭다.다행히 사람이 없어서 집만 타고 끝났다.다음 날 불난 집에 가보니 흔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다 타버리고 말았다.불이 난 원인은 방화는 아니고, 전기 누전이나 과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불이 나던 날, 집주인이 잠시 다녀갔고, 아마도 전기와 관련해 무언가 잘못 조작한 것이 원인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마을 주민들 모두 가슴을 쓸어 내렸다. 2016. 11. 25.
[영화] 굿바이 싱글 [영화] 굿바이 싱글 코미디 영화의 공식-적어도 한국영화에서-은 중반까지는 웃기다가 후반에는 감동을 주려고 한다. 코미디를 코미디 자체로 끝내지 않는 것은, 영화를 만드는 쪽-감독, 제작자 등-의 강박이 작용한다고 본다. 처음부터 끝까지 코미디로 일관하는 영화는 흔치 않다. 찰리 채플린의 슬랩스틱 코미디도 마지막에는 진한 감동이 있다. 그것은 코미디 장르가 단지 관객을 웃기려는 목적이 아니라, 웃음을 통해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코미디 영화는 웃음과 함께 눈물도 동반하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김혜수의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김혜수가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코미디 영화에서 배우가 메소드 연기를 할 만큼 몰입해서 깊이 들어가는 경우는.. 2016. 11. 25.
다산학교 입학식 다산학교 입학식 2011년 1월 초. 시골의 초등학교 분교를 졸업한 아이는 새롭게 생긴 대안학교에 진학했다. 비인가 대안학교여서 교육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의 대안학교였지만 처음 시작할 때의 열기와 지원은 어떤 대안학교보다 좋은 조건이었다. 학생 수도 충분했고, 학부모들이 낸 입학금도 부족하지 않았다.이 대안학교를 만든 교장도 마침 아이가 다니던 분교의 같은 학부모이기도 해서, 우리들 부모는 대안학교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열심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입학식에 강당을 가득 채운 학생과 학부모들의 열기와 기대는 새로운 대안학교의 탄생을 축하하며, 새로운 교육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했다.초등학교를 마친 어린이들이 이제 공교육을 배우는 중학생이 아닌, .. 2016.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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