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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은 사제들 검은 사제들 한국영화에서 '퇴마'를 소재로 다루는 것은 나름 신선한 시도이긴 하지만, 신선한 소재가 곧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는데, 그 이유가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멋진 배우들 때문이라는 건 꽤 유감스럽다.물론 이 영화를 두고 '형편없다'고까지 말하는 건 좀 심할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엑소시스트'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고, 그 영화와 비교하는 순간, 이 영화는 '듣보잡' 영화가 되어 버린다. 영화를 열심히 만든 감독과 제작진에게는 퍽 미안한 말이지만, 이런 소재로 영화를 만들 경우 '엑소시스트'를 뛰어 넘지 못한다면, 차라리 포기하는 것이 돈과 시간을 아끼는 것이 된다.'엑소시스트'는 1973년에 개봉한 영화다. 나는 시간이 지나 이 영화를 봤는데, 그때의.. 2015. 12. 26.
<영화> 더 폰 더 폰 SF스릴러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장르지만, 영화적 요소로는 의외로 자주 등장하곤 한다. 시간과 공간을 비트는 영화적 장치들은 대개 SF 장르에 속하게 되고, 그 가운데서 살인이 발생하면 거의 대부분 스릴러로 불러도 되니까 SF스릴러는 그리 낯선 장치가 아니라는 말이다.이 영화에서도 태양의 흑점이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시공간의 왜곡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게 되는데, 이론적으로는 평행우주론도 있으니 가능하겠지만, 물리적으로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없는 내용이다.그럼에도, 어디까지나 영화는 창작과 상상이므로, 1년의 시간차를 두고 시공간이 서로 겹치게 되고, 죽었던 사람이 살아 있다는 설정은 우리의 감성을 건드린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 과거의 현재와 현재의 과거가 뒤엉킨 .. 2015. 12. 25.
<영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코미디 영화는 일단 한 수 접고 들어가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긴장하지 않아도 되고, 어차피 해피엔딩일테니 주인공이 아무리 죽을 고생을 해도,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때문에 영화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일반적으로 영화는 후반을 향해 꾸준히 긴장과 갈등이 증폭되어야 한다. 관객은 스크린에 보이는 인물들과 감정이입을 하고, 자신을 영화 속 상황에 놓인 것으로 동질감을 갖게 하며, 등장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함께 느끼며 웃고, 울고, 화내고, 복수의 감정으로 칼을 갈게 되는 것이다. 코미디 영화가 성공하기는 참 어렵다. 아무리 내용이 뻔한 코미디 영화라도 심각한 상황이나 감동 코드를 넣는 것은 기본인데, 그것이 영화의 분위기를 망칠 정도로 지나쳐서는 안 되므.. 2015. 12. 25.
<영화> 도리화가 도리화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가 그 당시 100만 명을 돌파했을 때, 이 기록은 한국영화사상 최초의 사건이었다. 그것도 서울관객만 100만명이고 전국집계로는 300만명에 가까운 초대박 영화였는데, 당시에 스티븐 스필버그의 '주라기 공원'과 1,2위를 다툴 정도였다.지금도 '서편제'는 한국영화에서 명작으로 남아 있다. '서편제'가 훌륭한 영화로 남은 원인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면, 이 영화 '도리화가'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서편제'와 이 영화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서편제'에 모욕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두 작품의 내용이 비슷한 소재-판소리-를 채용했을 뿐, 이야기 구조나 내용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를 하는 것은 당연히 옳지 않다.그럼에도 두.. 2015. 12. 25.
<영화> Cymbeline Cymbeline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영화들은 여러 편이다. 그리고 그런 영화들은 어떤 경우 상당한 성공을 하거나, 아니면 폭삭 망하거나 하는데, 이 영화의 경우 후자에 해당한다.사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장치들은 꽤 훌륭해서, 이렇게 멋진 배경을 깔아 놓고도 영화를 망작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몹시 안타깝다. 오리지널 제목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범죄의 제국'이라는 별도의 제목을 붙였는데, 이 제목에 맞게 영화를 만들었다면 영화는 꽤 수준 있는 작품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배우들도 좋고, 영화의 분위기, 배경 모두 훌륭한데, 갱스터 느와르 장르에 중세의 희곡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어울리지 않는 장치였다. 원작을 재해석하려면 기.. 2015. 12. 25.
<영화> Force Majeure Force Majeure 불가항력. 이 영화가 코미디 장르였기에 망정이지 진지한 드라마였다면 숨도 쉬기 어려웠을 듯 하다. 이 영화의 키워드는 가족, 소통, 남자와 여자로 압축할 수 있겠다. 영화 초기에 발생한 사건(?), 상황을 보면 명백히 남편이자 아빠인 토마스가 잘못했다. 그리고 본인도 그런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담백하게 인정하기는 참 자존심도 상하고, 스스로 많이 부끄럽다.그런데 아내는 남편의 잘못을 공공연하게 여러 사람 앞에서 떠들고, 잘못을 인정하라고 다그친다.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고, 감싸주면 얼마나 좋았을까. 2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도 여전히 남편에 대해 잘 모르는 걸까.남자와 여자의 생각과 사고방식이 얼마나 많이 다른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영화가 유럽 영화이기 때문에 우리.. 2015. 12. 21.
<영화> Day of Heaven Day of Heaven 천국의 나날들. 1978년 테렌스 멜릭 감독 작품. 젊은 나이의 리차드 기어와 샘 쉐퍼드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멋진 영화임에 틀림 없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시대적 상황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영화가 가진 힘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라고 하겠다.스토리만 보면 단순한 줄거리를 갖고 있다. 비교적 평면적인 이야기 구조 속에 미국의 20세기 초를 살아가는 가난한 노동자의 삶을 비극적으로 그리고 있는데, 영화가 보여주는 시대성, 역사성을 잘 구현한 작품이기도 하다.이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세기 초의 미국 즉 1900년에서 1930년대까지의 미국 사회를 살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즉 업튼 싱클레어가 쓴 소설 '정글'부터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로 이어지는 .. 2015. 12. 21.
<영화> the thin red line the thin red line 제목이 늘 궁금했다. '씬 레드 라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무슨 뜻일까. 얇고 붉은 선이라니.'나무위키'에서 설명한 것을 보니, '크림 전쟁' 때 영국군의 붉은 군복을 빗댄 별명이라고 한다. 러시아군과의 전투에서 영국군은 두줄로 가늘고 길게 늘어서 승리를 했고, 이 전투를 본 종군기자가 "A thin red streak tipped with a line of steel"이라고 쓴 데서 이 단어가 나왔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사용된 제목의 의미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일 수도 있고, '이성과 광기의 경계선'을 상징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테렌스 멜릭 감독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상징하지 않았을까? 이 영화는 매우 잘 만든 전쟁영화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전쟁을 통한.. 2015. 12. 20.
<영화> Sicario Sicario 스포일러 있음.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과 심각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전쟁터에서 군인의 뒤를 쫓는 종군기자의 카메라처럼, 범죄 현장을 덮치는 카메라는 흔들리고, 화면에는 과장이 없다. 다큐멘터리처럼 건조하면서, 웃음기조차 찾을 수 없는, 심각하면서 충격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주인공과 일행들의 표정이 어둡고 무겁다.미국 경찰, FBI가 멕시코의 마약조직을 소탕하는 내용을 다룬 영화는 꽤 많지만, 이 영화처럼 극도의 긴장과 다양한 해석을 유도하는 영화는 드물다. 이 영화에서도 물론 정치적 함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기본 구도-CIA, FBI, 그리고 콜롬비아 전직 마약국 검사-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많은 정치적 쟁점을 드러내고 있다. 영화 속에서.. 2015. 12. 20.
한글문서를 구글북스에서 보기 한글문서를 구글북스에서 보기 한글(hwp) 문서는 한국에서 또는 한글을 쓰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독특하고 폐쇄적인 문서편집기다.한글 문서를 편집하기에는 더 없이 편리하고 훌륭한 소프트웨어지만 인터넷 시대에 확장성과 호환성이 부족해 마치 갈라파고스처럼 점차 고립되어 가고 있는 형국이다. '한글'로 편집한 문서인 hwp 파일은 웹에서 보기 거의 불가능하고 전자책으로도 호환이 되지 않는다.한글 문서를 인터넷으로 전자책처럼 보기 위해서는 한글문서(hwp)를 PDF 파일로 만드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먼저, PDF 파일로 만들기 위해 한글 문서를 불러와 편집한다. 이미지나 표 등을 넣어도 된다. 어떤 문서든 깨끗하게 편집을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편집을 하기 전에 먼저 문서의 여백을 모두 없애는 것이 .. 2015. 12. 15.
전자책, 직접 만들어 스마트폰에서 보기 전자책, 직접 만들어 스마트폰에서 보기 컴퓨터 초보인데 직접 전자책을 만들 수 있다면, 과연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겠지만, 알고 보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아래 설명과 함께 따라하면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전자책을 만들어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습니다.그러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이 있는데, '인디자인'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돈 주고 사야 하냐구요? 공짜로 쓸 수 있습니다. http://www.adobe.com/kr/products/indesign.html 위 링크로 가면 '인디자인' 정품을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시험판이고 한정된 기간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기능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니 전자책을 만들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위 화면에서 을 클릭한 다음, 화면에서 시키는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 2015. 12. 14.
<영화> Badlands Badlands 황무지. 테렌스 맬릭 감독의 데뷔 작품. 1973년에 발표한 이 영화는 저예산 영화로 만들었고, 편집 기간이 2년이나 되는, 그의 스타일을 처음부터 보여준 영화. 주인공 마틴 쉰이나 시씨 스페이식이나 당시로는 무명에 가까운 배우들이었지만, 이 영화를 찍고나서 모두 유명배우로 발돋움한 영화.미국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싸이코패스라는 말이 일반화되지 않았을 때, 싸이코패스 인물의 전형을 그려낸 영화. 싸이코패스라고는 해도, 두 주인공은 천진난만하다. 그들에게 살인 행위는 마치 일상처럼 벌어진다. 어린아이들이 순진무구한 상태에서 개미를 밟아 죽이는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도 살인이 심각한 범죄행위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텐데, 어떻게 아무런 심리적 충격 없이 살인을 할.. 2015. 12. 12.
안철수 의원께 안철수 의원께날마다 뉴스에 오르내리는 안철수 의원을 보면서, 언론의 포화상태가 이제는 도를 넘어서고 있고, 그로 인해 여론도 양적 변화에서 질적 변화로 이어지는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에 입문한 이후, 지금까지 안철수 의원을 지켜보면서 갖게 된 제 생각을 정리하고, 안철수 의원께 한 두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제가 알던 예전의 안철수 대표와 지금의 안철수 의원은 사뭇 다른 사람입니다. 물론 예전과 지금의 역할, 입지, 철학 등이 같을 수는 없겠습니다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사람됨'입니다. 그 사람의 ‘기본'과 ‘철학'이 바뀌게 되면, 말과 행동이 바뀌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제가 심각하게 오해를 하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면 차라리 좋겠다는 .. 2015. 12. 8.
눈 내린 작은 정원 '더 그림' 양평 옥천에 있는 생선구이집에서 점심을 먹고, 가까운 곳에 있는 '더 그림'이라는 곳엘 가봤다.가정집 같으면서도, 사람들에게 입장료를 받고 집을 개방한 곳인데, 작은 마당과 정원, 차를 마실 수 있는 곳, 각종 액세서리와 수입 주방용품을 파는 곳으로 나뉘어 있었다.입장료는 양평 주민이면 5천원, 그 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은 7천원이다. 이렇게 지역 주민에 작은 혜택을 주는 것은 바람직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그리고 입장료는 안에 들어가서 커피를 비롯해 여러 종류의 차와 교환할 수 있으므로 그렇게 많이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차피 차를 한 잔 마셔도 5천원 이상은 들어가니 말이다. 눈이 많이 내린 날이어서 온통 하얗게 눈이 쌓였는데, 모과 나무에 모과가 노랗게 매달려 있었다. 이 집의 뒤쪽으로 멋진.. 2015. 12. 7.
폭설과 생선구이 폭설과 생선구이 어라연  지난 목요일, 모처럼 겨울답게 폭설이 내렸다. 이 정도 내리는 눈도 몇 년만의 일이다.아침부터 눈발이 예사롭지 않더니, 그쳤다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눈이 꽤 많이 쌓였다.마침 가까운 분들과 점심 약속이 있어서 눈길을 뚫고 산을 하나 넘어 약속 장소인 생선구이집으로 갔다.  눈이 잠시 그쳤지만 바깥 풍경은 근래 보기 드문 진풍경이었다.실내에서 밖을 바라보니, 창틀의 프레임이 하나 하나 액자같은 느낌이다.  세 명이 모이기로 했는데, 한 분은 참석하지 못했다.  유리창에 비친 전등들이 눈꽃과 어울려 더욱 멋진 풍경을 드러낸다.  사방을 둘러봐도 모두 그림 같은 풍경이다.  마당에도 계속 눈이 조금씩 나리고 있었다.  이 음식점 주인께서 직접 서각한 작품들. 프로의 솜씨다.  미니어처 .. 2015. 12. 7.
탐스럽게 내린 눈 마당 12월 초. 두 번째로 내린 눈이 퍽 탐스럽다.거의 하루 종일 쏟아졌고, 산이며 나무, 마당에 눈꽃이 하얗게 피어났지만 날씨가 춥지 않아, 눈이 그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이내 녹아 사라지고 말았다. 아침부터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중미산을 넘어가느라 조심조심, 천천히 올라갔다. 마당에도 벌써부터 눈꽃이 피기 시작했는데, 이건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마당에 쌓이기 시작하는 눈. 소담하고 탐스럽다. 마을이 온통 하얗게 덮였다. 눈꽃이 핀 나무들. 고추대 위에 쌓인 눈. 마을은 온통 하얗고... 마치 목화송이처럼 피어나는 눈꽃. 마당에도 눈이 쌓이기 시작했다. 온통 하얀 세상... 테이블에 쌓인 눈이 소담하다. 2015. 12. 7.
진보세력은 부르주아 정당을 어떻게 해야 할까 진보세력은 부르주아 정당을 어떻게 해야 할까 지리멸렬. 지금의 부르주아 정당-여당인 새누리당은 명확히 인민의 적이므로 여기서는 제외하고, 상대적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새정련)만을 논의의 대상으로 한다-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단어다.게다가 진보를 표방하는 야당인 정의당 역시 그들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보수세력은 부패로 망하고, 진보세력은 분열로 망한다는 명제는 한편으로는 진실을 말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훨씬 야비한 음모가 감춰진 마타도어에 불과함을 인식해야 한다. 각종 선거를 치르면서 드러나는 투표 결과를 보면, 한국의 진보세력은 대체로 약 7% 정도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 결과는 대통령 선거와 총선에서는 다르게 드러나는데, 선거의 특성 때문임은 당연하다.정당에 대한 지지도는 새누.. 2015. 12. 6.
<영화> 내부자들 내부자들 이 영화는 한국 사회의 부패 커넥션을 그리고 있지만 당연히 환타지다.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사하라 사막에서 바늘 하나를 찾는 것처럼 불가능하다는 걸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아주 가끔, 부패 커넥션의 일부가 드러나긴 한다. 예전에 삼성그룹의 비자금 사건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의 경우, 가징 기본적인 법이 지켜지기만 했어도 한국은 훨씬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가 되었을 것이지만, 당연히 그 심각한 사건들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우리는 언론을 통해 '가진 자'들이 벌리는 온갖 추잡한 작태의 단면을 본다. 그것은 정치적 권력 관계나 이해관계 속에서 삐져나오는 경우일테고, 괜찮은 언론의 집요한 추적을 통해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정상적인 정부라면, 기업 또는 기업을 운영.. 2015. 11. 29.
<영화> 다슬이 다슬이 과문한 탓인지, 한국인 가운데 '서번트 증후군'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사실, 한국이라는 사회에서는 '서번트 증후군'의 장애인을 발견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자폐 증상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특정한 재능을 발휘하는 경우, 지금까지는 거의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숫자를 세는 것이라든가, 수학적 능력 등 재능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젊은 작가의 장편 데뷔작이다. 단편 영화를 만들고 나서, 장편 상업영화로 이 영화를 만들었지만 흥행에는 참패했다. 영화의 내용이나 작품성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이런 방식의 영화는 흥행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를 내재하고 있다.독립영화로는 잘 만든 영화에 속하지만, 제작비의 한계.. 2015. 11. 24.
<영화> Knight of Cups Knight of Cups이 영화를 보고 나서 조금 혼란스러웠다. 테렌스 맬릭 감독의 작품인 것은 알고 봤지만 그가 어떤 작품들을 주로 만들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을 찾아보니 이 있었고, 를 보기 전까지 이 작품이 내가 본 유일한 영화였다.은 오래 전에 봤지만 그 영화에서 받은 깊은 인상은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을 만든 감독이 만들었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두 영화만을 비교하면 비슷하면서도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테렌스 맬릭의 작품을 조금 더 깊이,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그의 다른 작품들을 가능한 모두 찾아보았다., , , , ,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데뷔작부터 최근작까지를 모두 보고 나서야, 를 훨씬 폭 넓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말하기 .. 2015. 11. 10.
<영화> What's Love Got to Do with It What's Love Got to Do with It 미국의 흑인 여가수 티나 터너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그가 쓴 자서전 를 바탕으로 만들었다.1939년 미국 남부 테네시주에서 태어난 티나 터너는 본명이 '에나 메이 불럭'이다. 티나가 어렸을 때, 그의 부모는 이혼했고, 어머니는 언니만 데리고 집을 떠났다. 노래도 잘 하고, 흥이 많았던 에나 메이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받은 상처는 평생 사라지지 않았다.그래도 에나 메이가 성년이 되었을 때, 할머니 곁을 떠나 어머니와 합류했는데, 이런 삶의 변화가 에나 메이가 가수가 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언니와 함께 간 클럽에서 처음 보게 된 가수 아이크 터너와 결혼하게 된 것은 우연이기도 하지만 에나 메이가 이미 프로 가수에 버금가는 노래 실력을.. 2015. 11. 8.
<영화> Casino Casino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마틴 스코시지 감독 작품. 별 네 개.로버트 드 니로와 조 페시, 샤론 스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 여기에 미국 카지노 산업을 둘러싼 범죄조직과 도박장을 운영하는 에이스(로버트 드 니로)의 부부 이야기가 곁들여지면서 극적 긴장감은 팽팽하게 늘어난다.수완 좋은 도박사 에이스는 라스베가스의 유명한 카지노를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고, 카지노에서 번 돈을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의 두목에게 정기적으로 보낸다. 카지노를 보다 잘 운영하고 싶은 것이 에이스의 희망이지만, 그와 함께 일하는 니키(조 페시)는 규칙을 위반하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하면서 에이스와 어긋난다.여기에 콜걸 출신인 메케나(샤론 스톤)는 매력적인 여인이지만 스스로를 돌보.. 2015. 11. 5.
<영화> 춘희막이 춘희막이 이 영화를 말하기 전에, 올해 EBS에서 주최한 EIDF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출품한 작품들 가운데 한국 작품들 세 편이 생각난다. , 그리고 또 한 편은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데, 어떻든 이 세편의 한국에서 출품한 작품들이 외국에서 출품한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수준이 매우 낮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수준 이하'의 형편 없는 작품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다큐멘터리를 만든 사람이 볼 때는 퍽 억울하고, 기분 나쁠 말이겠지만, 그 정도 수준의 내용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서 영화제에 출품하려는 배짱도 어처구니 없지만, 그것을 받아서 TV며 극장에서 상영한 EBS도 참 그렇다.전반적으로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의 수준은 외국에 비해 낮은 것이 사실이고 현실이다. 이 영화 '춘희막이' 역시 .. 2015. 11. 5.
<영화> Miasto 44 Miasto 44 우리는 폴란드 국민에게 배워야 한다. 폴란드 국민을 진심으로 존경하며. 별 다섯 개.1944년 8월 1일, 폴란드 바르샤바 시민은 독일군에 대항해 봉기한다. 바르샤바에는 약 4만명 정도의 시민군(레지스탕스)이 있었고, 이들은 소련군이 바르샤바 외곽에 도착한 것에 맞춰 봉기한 것이다.하지만 소련군은 바르샤바로 진격하지 않았고, 독일군은 초기에 밀려나다 8월 5일부터 반격을 시작했는데, 독일군의 잔학함은 치를 떨게 했다. 첫 날에만 약 38,000명의 바르샤바 시민이 죽었다. 독일군 부대에는 소련군 포로와 범죄자들로 구성된 부대가 있었는데, 이들은 군인이라기 보다는 범죄자에 가까웠다.9월 말까지 약 두 달 동안 사망한 폴란드 국민(바르샤바 시민)은 약 20만 명이었고, 독일군은 약 26,0.. 2015. 11. 4.
<영화> 돼지같은 여자 돼지같은 여자 어촌에 사는 청춘남녀의 이야기. 한 남자를 두고 두 여자가 경쟁하는 사이인데, 청춘들의 사랑이야기보다는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낫겠다.주로 갈치를 잡아서 생계를 이어가는 어촌에 더 이상 갈치가 잡히지 않는다. 어촌은 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재화는 돼지를 키우고 있다. 어촌에서 돼지를 키우는 일이 만만치 않은데, 재화는 혼자 씩씩하게 살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알콜중독자였고, 집을 불태우고 결국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다.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되어 있지만 어업은 전근대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원양어업을 제외하면 소규모 어업이 대부분이고 근해 양식업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농촌이나 어촌이나 그 일을 하는 주민들은 대개 가난하고, 땅이나 배 등 '자본'을 .. 2015. 11. 3.
<영화> Still Life Still Life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별 네 개.영화는 심심하다 못해 적막하다. 연고가 없는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치르는 구청공무원 존 메이는, 꼼꼼하지만 성실한 공무원이다. 그 역시 혼자 산다. 아주 작은 아파트에서, 참치캔과 식빵 한 조각으로 식사를 하고, 마치시계처럼 정확하게 생활한다. 그의 삶은 단조롭고, 고요하다. 이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몇 가지 특징은 음식, 장례식, 공무원의 노동조건이다.영국은 세계를 정복한 제국으로 성장했지만 신기하게도 식탁만큼은 형편없다. 존 메이가 먹는 음식은 사실 음식이라고 할 수도 없을 만큼 형편없다. 참치캔하고 식빵 한 조각이라니. 게다가 영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물고기와 감자튀김'이라는 사실은, 영국에 '식문화'라는 것 자체가 아예 .. 2015. 11. 3.
<영화> Savaged Savaged 영화 제목을 보면, Savaged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Avenged가 오리지널 제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목의 차이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데, 영화 내용을 보면 Avenged가 더 타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한글 제목으로는 '흉폭'이라고 했는데, 이건 참 무식한 제목이다. '흉폭'이라고 쓴 것은 아마도 한문이 兇暴라고 쓰고, '흉'과 '폭'자를 그대로 쓰는 것으로 아는데, 실제로는 '흉포'라고 읽고 써야 한다. 이 단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서 이상하다. 대개의 공포영화가 그렇듯, 이 영화도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청각장애가 있는 여주인공 조이는 남자 친구를 찾아가기 위해 남부 텍사스를 지나고 있었고, 우연히 쫓기고 있던 인디언을 발견하고 도와주려 한다. 하지만 인디.. 2015. 11. 3.
<영화> The Look of Silence 침묵의 시선 The Look of Silence 침묵의 시선 인구의 1%를 살육하는 정권. 인간백정, 살육자들이 떵떵거리며 큰소리치고, 돈과 권력을 쥐고 사는 국가. 피해자 가족은 또 다시 살육이 벌어질까봐 공포 속에서 벌벌 떨며 살아가는 사회.인도네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도네시아에서 공산당원과 독재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한꺼번에 '공산당'이라는 딱지를 붙여 참혹하게 살해한 사건은 이미 한국에서도 벌어졌던 상황이다.그런데, 인도네시아에서는 학살자의 폭력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면, 한국은 민주주의가 진행되었다가 다시 반동화되고 있다고 봐야겠다. 한국의 매국노 수구집단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고, 정권을 잡자 총공세를 시작했다.인도네시아에서 인구의 1%를 학살할 수 있었던 사회적 요인 가운데 가장 큰 요인은 절대 다수 .. 2015. 11. 1.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정재영을 처음 본 건 류승완 감독의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였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깡패로 등장하는 정재영의 연기를 보는 순간, 충격과 감동으로 소름이 끼쳤다. 저렇게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있었다니,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정재영의 연기는 대단했다.정재영은 어떤 캐릭터를 해도 그 인물로 빙의하는 듯한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는데, 이 영화에서 '영화감독 함춘수'라는 인물 역시, 정재영이 아니라 '함춘수' 그 자체인 것 같은, 대단한 연기였다.김민희는 생각보다 영화에 많이 출연하지 않았는데, 그가 출연한-출연작이 모두 주연이었다는 것이 놀랍지만-영화 열편 가운데 나는 다섯편을 봤다. 김민희는 자칫 특징 없는 배우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는, 눈에 띄는 연기를 보인 적.. 2015. 10. 30.
<영화> The Conjuring The Conjuring 아이들, 그것도 딸만 다섯이에요. 아이들 방만 세 개가 필요하고, 부부 침실에 거실, 주방, 가족실과 창고가 딸린 집을 도시에서 구하기에는 돈이 너무 부족했어요. 사랑하는 예쁜 딸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내도록 하려고, 집값이 싼 곳으로 이사했어요. 읍내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스쿨버스도 다니고, 집 바로 앞에는 호수도 있고, 무엇보다 집이 넓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방이 다섯 개에 가족실, 남편의 서재, 커다란 주방, 화장실이 세 개가 있어서 이제 집 때문에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되었지요. 하지만, 이 집을 사려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했고, 남편 수입으로는 너무 빠듯해서 늘 돈 때문에 걱정이에요. 아이들은 커가고, 큰 아이는 곧 대학에 진학해서, 입학금이며, 등록금이 몫돈으.. 2015.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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