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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테러 라이브 더 테러 라이브 *주의 : 마지막 부분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요즘 가장 많이 이야기 되고 있는 영화는 '설국열차'와 이 영화다. 헐리우드 영화를 제치고 한국영화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단순히 '애국심'에 의한 한국영화 사랑이 아니라, 한국영화의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현상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설국열차'와 이 영화를 단순비교하면서, 어떤 영화가 더 재미있다는 둥, 이 영화보다는 저 영화가 더 낫다는 둥 하는 식의 주장들이 인터넷에 떠다니는 걸 보면서, 좀 어이없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보자. 영화 '대부'와 '언터처블'이 동시에 영화관에서 상영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이 영화를 단순비교할 수 있을까.. 2015. 8. 10.
<영화> 127hours 127hours 별 세 개 반. 조금 끔찍한 장면이 있지만 인간의 의지를 보여주는 영화. 추천.나는 팔을 자를 정도는 아니었지만, 혼자 산행을 하면서 공포를 느낀 적이 몇 번 있었다.결혼하기 전에는 거의 혼자 산에 다녔는데, 늘 다니던 관악산에서의 일이었다. 관악산 정상에 오르면 연주암에 들러 점심 공양을 하는 것을 빠뜨리지 않고 했다. 점심을 먹고 설겆이까지 하고 나서, 안양유원지 쪽으로 내려오게 되는데, 이곳은 사람의 왕래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었다.그날도 익숙한 길이라 무심코 내려오다가 작은 개울을 건너려고 훌쩍 뛰었는데, 그만 건너편에 있던 바위에 머리를 강하게 부닥쳤다. 그 충격으로 거의 기절할 뻔 했다. 다행히 머리가 찢어지거나 뇌진탕을 일으키지는 않았는데, 만일 그렇게 쓰러져서 오가는 사람이.. 2015. 8. 9.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별 두 개 반. 앞뒤가 다른 영화. 아무리 뛰어난 감독이라도 졸작은 있는 법이다. 박찬욱 감독도 '친절한 금자씨'를 만든 다음에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만들었다. 즉, 훌륭한 작품 다음에 졸작을 만든 것이다. 꽤 괜찮은 시나리오를 써 왔고, '천하장사 마돈나'도 좋은 작품이었는데, 이 영화는 감독이 정확히 무엇을 의도했는지 알기 어렵다. 소녀들과 기숙학교라는 무대는 당연히 '공포'의 무대다. 이것을 뒤집어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걸까?설령 새로운 시도라고 해도, 그것이 기존의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면 나름 의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약간의 미스터리 공포에서 시작해 SF로 끝을 내는 복합 장르 영화다.관객은 혼란하다. '미스.. 2015. 8. 8.
<영화> IDA IDA 별 네 개. 아름다운 흑백영화. 추천아무런 정보 없이 본 영화. 무엇보다 카메라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화면이 압권이다. 흑백 영화가 보여주는 침착함과 무심함을 바탕으로, 한 장면, 장면이 모두 예술 작품 같은 정지화면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영상 미학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영화의 반열에 오를만 하다.게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영화의 내면에 드리운 아리고 고통스러운 역사의 기억이 묵직하게 깔려 있어, 보는 내내 마음이 슬프다. 영화는 이다와 이다의 이모 완다의 과거를 친절하게 말하지 않는다. 이다는 갓난아이 때부터 수녀원에서 자랐고, 완다는 자신이 겪은 과거의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객은 그들의 아픔이 얼마나 크고 강한지 알기 위해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다. 196.. 2015. 8. 8.
<영화> Selma Selma 별 세 개 반.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이해하는 영화. 추천.마틴 루서 킹이 주도한 흑인민권운동 가운데 앨러배마주의 작은 도시 셀마에서 벌어진 유권자 등록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1960년대,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 정책은 공공연하고 노골적으로 횡행하고 있었다. 미국연방은 법률을 통해 흑인의 투표권을 인정했지만, 각 주마다 정책을 달리하고 있고, 특히 남부 쪽에서는 흑인에 대한 공공연한 차별과 폭력이 벌어지고 있었다.흑인이 유권자 등록을 하는 것까지 막지 못하지만, 정작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백인 관리자가 던지는 몇 가지 질문에 답을 해야 했는데, 이 질문이 너무 어려워서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었다.백인들 가운데도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들은 유권자 등록을 하는 데 어려움이 .. 2015. 8. 7.
<영화> 명량 - 민중의 승리 명량 - 민중의 승리 *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펙타큘러한 액션. 이런 영화를 기다렸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줄기차게 하나의 주제로 밀고 나가는 영화.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영화로 만든 것은, 김한민 감독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애국심 마케팅'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는가? 이런 애국심 마케팅이라면 얼마든지 동의할 용의가 있다. '영웅화 마케팅'이라고? 이순신을 영웅화하는 오류를 저지른다고? 이순신은 이미 영웅이다. 어느 시대건, 초인적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을 우리는 '영웅'이라고 말한다. 애국심이든 영웅이든 그 자체로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지금까지 더러운 정권과 권력집단에 의해 '애국심'과 '영웅'이 이용당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이용당하는 것에 대한 거.. 2015. 8. 7.
<영화> The Colony The Colony 제목처럼 '거류지', '집단'의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도 '설국열차'처럼 인류가 살고 있는 시기에 빙하기가 시작되고, 인간은 작은 집단으로 흩어져 지하에서 생활한다. 사소한 질병, 특히 전염이 되는 감기가 걸린 사람은 격리되며, 병세가 악화되면 콜로니에서 추방되어 얼어죽거나 총살되기도 한다. 콜로니와 콜로니는 무전으로 연결되어, 서로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지만, 얼마나 많은 콜로니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빙하기라고는 해도 마치 북극처럼, 사람들이 어느 정도 나와서 돌아다닐 정도의 추위여서, 이웃 콜로니를 방문하기도 한다. 어느날, 제7콜로니 사람들은 제5콜로니와 무전이 끊겨 그곳을 방문한다. 이틀 걸려 찾아간 제5콜로니는 그러나 상상하기도 끔찍한 곳으로 바뀌었다. 어떤.. 2015. 8. 7.
<영화> Awakenings Awakenings 한국 제목은 '사랑의 기적'. 홍승우작가님의 추천으로 찾아 본 영화. 역시 로버트 드 니로는 당대 최고 배우임에 틀림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는, 짧은 시간 경직성 환자들이 약물투여로 깨어나 거의 정상인처럼 생활하다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상한 것은, 파킨슨병을 치료하는데 사용하는 약물을 투여했을 때, 그들은 몸과 정신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시간이 흘러 다시 병자의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치료 약물이 일시적으로 효과를 봤다면, 그 약물을 계속 투여하면 정상 상태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 보통의 상식인데, 이 영화에서는 약물을 다시 투여해도 증세가 나아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기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겠지만, 그보다는 우리의 의.. 2015. 8. 6.
<영화> Knight & Day Knight & Day 톰 크루즈가 출연하면 기본은 한다. 액션 코미디인 이 영화는, '재미있는 영화'다. 영화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읽어낼 필요도, 그럴만한 내용도 없다. CIA요원인 로이가 누명을 벗기 위해 조직을 상대로 싸우는 이야기는 비장하지만,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은 코미디여서, 관객은 결말이 해피엔딩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절대 죽지 않는 주인공은 헐리우드의 중요한 공식 가운데 하나이며, 역경을 이겨내고, 누명을 벗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 역시 코미디 장르의 필연적 결과다. 오락 영화, 시간을 보내는 영화로는 괜찮다. 별 세 개.-------------------로맨스는 거칠고 액션은 달콤하다!! 비밀 요원 로이 밀러(톰 크루즈)는 언뜻 평범해 보이는 준 헤이븐스(카메론 디아즈)의 삶을 .. 2015. 8. 6.
<영화> Stolen Stolen 딸을 구한다는 설정에서 '테이큰'이 생각나는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서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문득, 1천만 달러가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 봤다. 주인공의 말대로 잡히기 직전에 불에 태웠다고 한다면, 두 가지 가설이 성립한다. 영화에서도 볼 수 있지만, 1천만 달러의 부피는 매우 큰 덩어리 두 개였다. 1백달러짜리로 무려 10만장이나 된다. 이 큰 덩어리 두 개가 불타고 있는 드럼통 안에 들어가지도 않을 뿐더러, 설령 탄다고 해도 속까지 다 타지는 못하고 잔재를 남기게 된다. 그렇다면, FBI는 은행에서 도둑맞은 1천만달러의 행방을 추적하지도 않았다는 것일까? 주인공이 8년동안 감옥에 있다 나왔을 때도 FBI는 그 돈의 행방을 가장 먼저 물었을 정도로 돈의 행방은 중요했는데, 주인공이 잡힐 당.. 2015. 8. 6.
<영화> 고지전 고지전 영화 '고지전'을 보다. 기존의 한국전쟁을 완전히 새롭게 해석한 작품.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나, 이데올로기에 의한 전쟁으로 묘사되었던 한국전쟁을 흑백논리가 아닌, '인간의 얼굴'을 한 전쟁으로, 인간의 고통은 인간이 만든 '전쟁' 그 자체에 있다는, 그래서 이념에 매몰되지 않고 보다 객관적으로 한국전쟁을 바라볼 수 있는 여지를 남긴 작품.http://yongpd.egloos.com/5001078 링크의 글처럼 상당히 비판적으로 분석한 글도 있지만, 나는 이런 글은 영화를 '작품'이 아닌, '영화기술'만으로 분석하는 차가운 글이라고 생각한다. '고지전'에서 북한군과 남한군이 만나게 되는 여러 장치들을 보면서 때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과연 이 전쟁은 무엇이고, 왜 전쟁을 해야 하는가를 스.. 2015. 8. 6.
<영화> Redirected Redirected 국내 미개봉 영화. 별 세 개. 재미있음.한국 관객이 영국이나 리투아니아의 유머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다. 영화 언어는 그 영화가 만들어지는, 또는 그것을 만드는 사회의 배경과 감독의 세계관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좋다거나, 옳다거나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다.영화의 미학적 완성도는 어느 정도 객관적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철학적, 사회적 함의는 또 다르다. 이를테면 '세르비안 필름'과 이 영화를 예로 들어보자.형식적으로만 보자면 '세르비안 필름'은 포르노와 스너프 필름을 결합한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영화의 사회적 배경과 정치적 의미를 모르는 상태에서 보면, 충격적인 장면 때문에 고통스럽기만 할 것이다.하지만 '세르비안 필름'을.. 2015. 8. 5.
<영화> Wild Wild 별 네 개. 공감하게 되는 영화. 추천.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한 여성이 태평양 종주길(Pacific Crest Trail)을 걷는다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임에도 이 영화를 보고나면 깊은 감동을 얻게 된다.사실 영화에서 태평양 종주길을 걷는 장면은 한 두 장면의 긴장감을 제외하면 재미있는 이야기거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밋밋하다. 단지 묵묵히 4300km를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리고 주인공이 그 길을 무사히 걸었다는 것을 알기에 관객은 종주길을 걷는 것을 비교적 안심하고 기쁜 마음으로 볼 수 있다.주인공인 셰릴이 여성으로 태평양 종주길을 완주하지만, 사실 그 전에도 이 길을 완주한 여성은 많았을 것이다. 그들이 주목 받지 못한 것과는 달리 셰릴은 주목을 받.. 2015. 8. 5.
<영화> Chasing Mavericks Chasing Mavericks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주인공 제이 모리아티는 어렸을 때부터 파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와 운명적으로 만난 이웃 아저씨 프로스티는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서퍼. 아버지와 어려서 헤어진 제이는 프로스티를 아버지처럼 여기며 그에게 서핑 훈련을 받는다. 파도타기를 배우는 과정 속에서 제이는 인생과 삶에 대한 태도까지 프로스티에게 배운다. 가난한 가정이지만, 어머니와 함께 소박하게 살아가는 제이에게 파도타기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그는 고된 훈련을 마다하지 않고, 학교를 마치면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푼 두푼 모은다. 그런 제이를 어머니도, 이웃집 아저씨 프로스티도 대견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마침내, 몇 년에 한 번 몰려오는 대형 파도 '메버릭'을 타기 위해 바다로 .. 2015. 8. 5.
<영화> Phantom Phantom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밝힌다. 미국과 소련이 냉전 상태에 있던 1970년대에 소련의 잠수함이 하와이 근처 바다밑에 가라앉아 승무원들이 모두 죽은 상태로 발견되었다. 사고 원인과 작전에 대해서는 소련과 미국 모두 입을 다물고 있어 진실이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영화를 크게 기대하지 않고 봤다가 의외로 흥미진진했다. 잠수함과 관련한 영화는 걸작으로 유명한 '다스 부트'를 비롯해 '크림슨 타이드', 'U-571', '붉은 10월' 등 여러 영화가 있다. 바다 밑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관객의 심리를 압박한다. 고립된 상태로 오로지 소리만으로 주변과 상황을 판단하고, 적과 대치하거나 전투를 벌여야 하는 잠수함의 운명은 그 자체로 고통스럽다. '다스 부트'처럼 .. 2015. 8. 5.
<영화> still alice still alice 별 네 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추천.이 영화에 크게 공감하는 것은, 살면서 유일하게 공포를 느끼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죽음 그 자체는 두렵지 않다. 다만, 죽기 전까지, 내가 '나'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죽느냐, 아니면 알츠하이머나 치매처럼, 자기 자신의 존재와 존엄성을 잃고 비참하게 죽느냐, 하는 문제일 뿐이다.영화 '아무르'가 늙은 부부의 마지막을 보여 준 유럽의 개인주의적인 영화였다면, 이 영화는 알츠하이머와 싸우며 자신의 모습을 꿋꿋하게 지켜가려는 한 여성과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아무르'와 이 영화처럼 어떤 결말을 선택하느냐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나는 '아무르'에 더 깊은 공감이 된다. 그것이 비록 더 큰 비극이라고 보이지만, 가만 생각하면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 2015. 8. 4.
양평 두물머리(양수리)와 세미원을 둘러보다 양평 두물머리(양수리)와 세미원을 둘러보다 평일 오전의 두물머리는 비교적 한가하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어서 오히려 자주 가지 않는 곳인데, 모처럼 장모님을 모시고 산책을 나섰다.양수리 종점이 있는 네거리는 얼마 전에 도로 정비를 해서 도로가 넓어지고, 깨끗하게 바뀌었다. 양수리의 장이 서는 곳을 중심으로 가게가 늘어선 곳이 간판도 새로 정비되고, 도로도 깨끗하게 깔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금씩 환경이 바뀌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우리가 이곳에 이사온 지 십년이 지났으니,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실감난다. 종점 네거리에서 두물머리쪽으로 조금 들어오면 공영주차장이 있다. 이곳은 당연히 무료이며, 두물머리까지 산책로가 강을 끼고 이어져 있어 걷기에도 좋다.조금 덜 걷고 싶다면, 두물머리쪽으.. 2015. 8. 4.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 영화는 웹툰이 원작이다. 원작과 싱크료율이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것이 장점일수도 있지만,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설국열차'도 만화가 원작이지만, 봉준호 감독은 원작의 아이디어만 가져왔을 뿐, 시나리오를 새로 썼다. 하지만 이 영화를 만든 장철수 감독은 만화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옮겨왔다. 2만대 1의 경쟁을 뚫고 북한 최정예 전사가 된 주인공이 남한에서 고작 바보노릇이나 하고 있다는 것부터 극의 개연성은 상당히 떨어진다. 즉 상식에 어긋난다는 뜻이다. 또한 이들이 내려 오기 전에 특정한 임무를 부여받고 내려온 것이 아니라, 일단 내려가서 암약을 하는 동안 지령이 내려올 것이라는 내용도 상식적이지 않다. 모든 창작물은-영화, 만화, 드라마, 소설, 연극 등-반드시 개연성이 있.. 2015. 8. 4.
<영화> 설국열차 설국열차 * 중간부터 스포일러가 있으니 아직 영화를 안 본 분들은 주의하시길. 왕십리CGV의 IMAX 화면은 일반 영화관 스크린보다 두 세 배 이상 큰 듯 하다. 거대한 화면 속으로 들어간 듯,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더 컸다. 무려 400억 원이나 투입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Snowpiercer는 기대되는 영화였다. 여기에 대자본의 광고와 홍보가 융단폭격으로 깔려서인지, 다른 어떤 영화보다 많은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미 영화 개봉 이틀만에 60만 명이 넘었다고 하더니 사흘째 160만 명이 봤다는 통계가 나왔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 영화를 두고 호불호가 갈리느니, 뛰어난 작품이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별로였다는 관객의 평가가 끊이지 않고 올라왔다. 결국 우리 가족도 개봉 이틀 째 되는.. 2015. 8. 4.
<영화> 끝까지 간다 끝까지 간다 영화는 재미있다. 도입부도 좋고, 반전을 거듭하는 시나리오도 좋다. 하지만,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몇 가지 요소가 눈에 띄는데,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부분에서 드러나는 결함이라 안타깝다. 주인공 '건수'는 강력계 형사다. 그에게 한꺼번에 불행이 닥치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르는 날, 운전을 하다 사람을 치고 죽게 만든다. 그는 죽은 사람을 꼭꼭 잘 숨겨 놓는데 성공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죽은 사람이 지명수배된 살인범이었다. 여기까지는 좋다. 잘 숨겼다고 생각했지만 누군가 목격자가 있었고, 그가 죽은 사람을 데리고 오라고 협박한다.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경찰에 신고를 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더 기이한 건, 그 협박전화를 한 사람이 바로 같은 경찰이었다는 것. 시나리오는 이.. 2015. 8. 1.
<영화> 소수의견 소수의견 잘 만든 영화. 별 네 개. 강력 추천.영화를 보고 '잘 만들었다'고 말할 때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재미'다. 아무리 뜻이 좋은 영화라도 '영화로서의 재미'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 영화는 실패한 영화가 된다.여기서 '재미'라고 하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단어지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관객이 영화를 보면서 지루하지 않고, 몰입하며, 감정을 이입하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겠다.'재미있는 영화'라고 하면 코미디 영화도 있고, 호러영화도 있는데, 재미만 있으면 모두 잘 만든 영화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재미있는 영화의 형식적 분류도 있고, 내용적 분류도 있다. 찰리 채플린의 영화는 재미있다. 슬랩스틱 코미디라서 웃기기도 하고,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이어서 슬픈 내용도.. 2015. 7. 30.
<영화> Black Hawk Down Black Hawk Down 저녁에 영화가 보고 싶어서 DVD를 뒤적거리다 이 영화를 골랐다. 이미 본 영화지만, 이번에 다시 보니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그 명성에 걸맞게 액션 씬이 매우 뛰어나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과 같은 생동감이 관객을 긴장하게 만들고, 전투 현장에 있는 듯한 긴박함을 느끼게 한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마크 보우든이 쓴 같은 제목의 넌픽션 원작을 영화로 만들었다.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소말리아 내전에 관해 알아봤다. 소말리아는 영국 보호령이었던 북부와 이탈리아의 신탁통치를 받던 남부로 갈라져있었다가 1960년에 통일되어 소말리아 민주 공화국이 탄생했다. 1969년 시아드 바레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켜, 1991년까지 22년간 소말리아 대통령.. 2015. 7. 27.
<영화> 손님 손님 다 아는 내용을 다시 영화로 만드는 것은 위험이 크다. 이 영화에서 모티브는 동양의 '손'과 서양의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것을 홍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내용의 절반은 알고 있다고 해도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이것을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가 아니라, 어른을 위한 '잔혹동화'로 바꿔 놓은 것 뿐이어서, 영화의 한계가 뚜렷하게 보였다. 게다가 이 영화는 영화가 갖는 이야기 즉 서사로 승부하려는 것보다는 '류승룡'이라는 배우를 통해 일종의 프리미엄을 얻으려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류승룡은 최근 '7번 방의 선물'을 통해 천만 관객 동원을 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감독이 류승룡을 주연으로 선택한 것은 주인공의 이미지와 잘 맞는다는 뻔한 주장 외에, 배우 프리미엄을 얻으려는 속셈이 있지 .. 2015. 7. 26.
<영화> Gangs of Newyork Gangs of Newyork 영화 'Gangs of Newyork'을 보다. 마틴 스코시지 감독 작품. 그의 전 작품인 '택시 드라이버'나 '성난 황소', '좋은 친구들' 같은 작품들에 비해 영화의 완성도는 떨어진다. 아쉽다. 화려한 출연진과 물량을 투입한 영화임에도 이렇다 할 감동이 없는 것이 5% 이상 부족함을 느낀다. 로버트 드 니로에 이어 마틴 스코시지 감독의 페르소나로 활약하는 레오나드 디카프리오는 나름 애쓰고 있는데, 예전의 긴장감 넘치는 연출의 힘이 보이지 않는 스코시지 감독의 역량이 아쉬울 뿐이다. 별 세 개.---------------------------1860년대 초 뉴욕의 격동기 월 스트리트의 비즈니스 지구와 뉴욕 항구, 그리고 브로드웨이 사이에 위치한 파이브 포인츠는 뉴욕에서 최.. 2015. 7. 26.
<영화> 世界 The World 世界 The World 지아 장커 감독 작품. 이전에 그의 작품 '스틸 라이프'를 먼저 봤는데, 그때 받았던 강렬한 인상이 꽤 오래 갔다. '스틸 라이프'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 지아 장커의 영화는 격렬함이 없다. 아니, 격렬함을 억누르거나, 그것을 메타포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야겠다. 이 영화 역시 별다른 내용 없이 무려 138분짜리로 꽤 긴 영화다. 주인공 타오는 베이징에 있는 '세계 공원'이라는 곳에서 무용수로 일한다. '세계 공원'은 말 그대로 세계의 유명한 건물을 축소해 놓은 곳으로, 관람객은 의외로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이 많다. 세계 여행을 할 수 없는 서민들이 이곳에 놀러와 유명한 건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주인공 타오는 여러 나라의 민속 의상을 입고 공연을 하는 .. 2015. 7. 25.
<영화> Margin Call Margin Call 마진 콜(margin call)은 금융시장에서 자기 자금 비율이 투자 이전에 정해 놓은 유지 증거금 비율보다 떨어졌을 때, 자기 자금 비율을 초기 증거금 비율까지 올려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증거금이란 투자 거래를 원하는 투자자가 브로커에게 주는 소정의 증거금으로, 초기 증거금과 유지 증거금으로 나뉜다.('위키백과'에서 가져 옴)법률적 관점에서는 모기지(영어: mortgage)는 금융 거래에서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경우 그 부동산에 설정되는 저당권 또는 그 저당권을 나타내는 증서를 말하며, 모기지 론(주택담보대출, 영어: mortgage loan)은 그러한 저당증권을 발행하여 장기주택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일상적으로는 '모기지 론'을 간단히 '모기지'로 쓰.. 2015. 7. 25.
<영화> Jackie Brown Jackie Brown 영화 '재키 브라운'을 다시 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작품. 꽤 오래된 영화지만, 오랜만에 다시 보니 마치 처음보는 것처럼 재미있다. 영화에서 '시나리오'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영화.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은 시나리오가 좋고, 특히 캐릭터들이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로버트 드 니로가 찌질한 조연으로 출연한 것과 한물 간 배우로 알려진 팸 그리어가 주연으로 나오는 것 등은 타란티노 감독의 그들에게 바치는 오마쥬이기도 하다. 다만 타란티노 영화의 특징인 B급 영화의 거친 폭력이나 날카로움이 좀 무뎌 보이는 것이 아쉽긴 하다. 그래도 대화 속에서 보여지는 팽팽한 긴장은 여전히 최고. 별 네 개.---------------멕시코-미국 노선의 민항기의 스튜어디스.. 2015. 7. 25.
<영화> Bitch Slap Bitch Slap 영화 '비치 슬랩'을 보다. 어떤 종류의 영화인지는 대충 알고 있었지만,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미국드라마 미니시리즈 '스파르타쿠스'를 만든 릭 자콥슨이었다고. 어쩐지 연출 기법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만든 영화 가운데 '델마와 루이스'도 있고, '데쓰 프루프' 같은 영화도 있는데, 이 영화는 단지 인물을 남성에서 여성으로만 바꾼 것일 뿐, B급 액션 영화의 포맷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어설퍼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주 싸구려같지는 않고, 예상했던 반전이 나와서 딱 그만큼의 수준임을 다시 증명했다. 몸매가 늘씬한 여성들이 격투기를 벌이는 장면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 별 두 개.-----------------사막 한가운데 숨겨진 전설적인 킬러 ‘핑키’의 다이.. 2015. 7. 25.
<영화> The Clinic The Clinic 영화 '더 클리닉'을 보다. 호주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고 한다. 어디까지가 실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임산부를 납치해 아기를 돈받고 파는 범죄는 현실 속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에서는 말하자면 '경쟁력 있는 아기'를 선택하기 위해 여러명의 임산부를 죽고 죽이게 만드는 공포영화 내용을 하고 있지만, 이 메타포를 현실에 적용하면, 아기가 엄마 배에 있을 때부터, 생존경쟁은 그만큼 치열하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또한,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모성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깜짝 놀랄 공포나 극도의 잔인함은 없지만 무서운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을 듯. 별 두 개 반.------------.. 2015. 7. 25.
<양평> 중미산 산행 중미산 산행 이번 주 '수요산행'은 마을 뒤에 있는 중미산이었다. 중미산은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자주 가지 않게 되는 산이다. 바로 마을 뒤에 있다보니 그리 높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등산으로 올라갈 정도로 대단하게 여기지도 않는 산이다. 그런 점에서 중미산은 퍽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몇 년 전에 혼자 중미산 정상에 올라간 이후, 이번이 두 번째였고, 함께 간 두 분은 이번이 중미산 첫 산행이었다. 중미산은 코스가 두 개인데, 중미산휴양림 제2매표소 입구에서 출발해 중미산 정상까지 가는 길이 가장 빠른 길로, 우리가 올라간 시간은 약 1시간 10분 정도였다. 중미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중미산휴양림 주차장에 차를 세워야 하는데, 주차비는 하루 3천원이다. 중미산휴양림 주차장을 이용하지 않고, 길옆에 차.. 2015.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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