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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569

그레이스의 몰락 그레이스의 몰락-폴 프롬 그레이스 이혼하고 혼자 사는 중년여성 그레이스는 이웃에 사는 친구 세라의 추천으로 사진전시회에 갔다가 사진작가인 한 남자(새년)를 만난다. 연하의 남자는 마치 천사처럼 다가와 그레이스의 마음을 녹이고 둘은 곧 결혼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레이스는 회사에서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해고되고, 집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담보대출로 거액이 빠져나갔다. 충격을 받은 그레이스는 범인이 누구인지 찾았고, 바로 얼마전 결혼한 남편의 짓임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던 새넌도 그레이스가 사진 증거를 들이대자 자기가 한 짓임을 인정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새넌은 외롭고 돈 있는 여자를 유혹해 재산을 빼돌리는 꽃뱀이었던 것이다. 오히려 새넌은 다른 여자를 데리고.. 2020. 1. 30.
더 라이트하우스 더 라이트하우스 영화를 보고 선뜻 글을 쓰지 못한 건, 이 영화가 보여 준 흑백의 강렬한 이미지와 인물의 격렬한 감정 때문만이 아니었다. 광기에 휩싸인 두 사람의 행동은 파멸을 예고하지만, 그들이 이 등대만 있는 외딴 섬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곱씹어봤다. 1881년 7월, 육지에서 떨어져 있는 작은 섬에 홀로 선 등대를 관리하는 두 명의 관리인이 들어오고, 4주 동안 등대를 관리했던 두 사람이 배를 타고 나간다. 등대 관리는 두 사람이 한 조를 이뤄 4주 동안 하는데, 등대관리인 토머스 웨이크와 처음으로 등대 관리 일을 하는 엘프라임 윈슬로는 이 등대로 들어오면서 처음 만났다. 영화는 두 개의 이야기를 함께 풀어나간다. 등대를 관리하기 위해 잡다한 노동을 하는 엘프라임의 상황과, 등대의 전등을.. 2020. 1. 30.
블랙 매스 블랙 매스 현실은 영화보다 더 잔혹하고 드라마틱하다. 영화는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었고, 원작 다큐멘터리는 딕 레어와 제럴드 오닐이 썼다. 1975년부터 약 10년 사이에 발생했던 사건이 중심이지만, 주범인 화이트 벌저가 잡힐 때까지는 2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남부 보스턴의 지역 깡패에 불과했던 화이트 벌저는 1970년대 중반부터 마피아 조직처럼 커지면서 범죄로 돈을 쓸어모은다. 이 시기에 벌저의 형은 상원의원이었고, 같은 동네에서 자란 동생뻘 되는 존 코널리는 FBI가 되어 나타난다. 거래는 존 코널리가 먼저 제안하는데, 이웃 지역의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을 깨기 위해 벌저에게 정보원이 되어 달라고 말한다. 벌저 역시 경쟁 조직을 없애고, 지역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존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도 .. 2020. 1. 18.
미드웨이 미드웨이 전쟁(전투) 영화는 하나의 장르다. 역사적 사실에 기인했든, 창작으로 만들었든 전쟁(전투)은 사람(특히 남성)의 심장을 뛰게 한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기도 하고, 전쟁은 참혹한 학살과 반인륜범죄의 현장이기도 하다. 전쟁은 인류의 진화에서 피할 수 없는 과정이며, 인류의 진화 초기부터 서로를 죽이고, 노예로 부리고, 재산을 약탈했다. 씨족 단위에서 부족으로, 도시국가에서 민족 단위로 전쟁의 규모는 커졌고, 현대 전쟁은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전쟁의 참상을 누구나 알게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은 약 5년간 지속되었고, 900만 명 이상의 군인이 죽었다. 제2차 세계대전은 약 7년간 지속되었고, 군인 사망자가 2,500만 명, 민간인이 약 3,000만 명이 죽은 대학살 전쟁이었다... 2020. 1. 9.
찰리 윌슨의 전쟁 찰리 윌슨의 전쟁 내용은 기대하지 않고, 멋진 배우들이 나와서 봤는데, 예상보다 훨씬 좋은 영화다. 실제 있었던 사건이고, 실존 인물들도 생존한다. 원작은 미국 종군기자인 조지 크릴이 쓴 책이다. 이 영화의 장점은 미국 의회에서 기밀로 분류되는 정부 예산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가를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를 '돈'을 중심으로 놓고 따라가면 흥미롭다. 하원의원 찰리 윌슨(탐 행크스) 텍사스주가 지역구인 연방 하원의원이다. 그는 마약도 하고, 스트리퍼와 나체로 목욕도 하는 등 사생활이 지저분하지만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수완이 좋아서 지역구에서 인기 있는 의원이다. 그의 의원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은 모두 젊은 여성들이고, 최측근 보좌관도 젊고 예쁜 여성(에이미 아담스)이다. 찰리는 속물이고 특.. 2020. 1. 7.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이건 그냥 게임일 뿐이야.' 아버지와 딸은 먼 길을 돌고 돌아 그렇게 만났다. 가장 훌륭한 타자라도 열 개의 투구에서 겨우 세 개를 맞힐 뿐이다. 우리는 평생을 살면서 실수와 실패를 한다. 지나간 시간은 후회해도 돌아오지 않고, 슬픔과 아픔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저마다 마음 깊은 곳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감춘 채. 거스(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은퇴를 3개월 남긴 프로야구 스카우터로, 재계약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마지막 1지명 선수를 보기 위해 길을 떠난다. 가까운 곳에 사는 딸 미키(에이미 아담스)는 큰 로펌에서 일하는 실력 있는 변호사다. 거스는 자신이 늙었고, 곧 은퇴를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뒷방 늙은이로 포치에 나와 앉아 맥주나 마시며 평생을 보내게 될 거라는 불안.. 2020. 1. 5.
아이리시맨, 미국현대사의 한 장면 아이리시맨 마틴 스콜세즈 감독의 작품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니 놀랍다. 그것도 스콜세지 감독의 페르소나인 로버트 드 니로와 조 페시는 물론 알 파치노까지 등장하는 역대 최고의 작품을 극장 개봉과 거의 동시에 안방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기존 영화산업의 공식을 깨뜨렸고, 영화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배우들의 얼굴 모습을 분장이 아닌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통해 바꿨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배우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배우가 직접 분장을 하거나 대역 배우를 써서 시간의 흐름을 표현했다. 영화 '대부' 1편에서 비토 콜리오네 역을 맡은 배우는 말론 브란도였지만, 2편에서 젊었을 때의 비토 콜리오네로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혀 다.. 2019. 12. 1.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멋진 영화'. 이 영화를 온전히 즐기려면, 터미네이터 1, 2편을 마치 금방 본 것처럼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터미네이터는 1984년 처음 개봉되었고, 영화사상 가장 뛰어난 영화에 속하는 '터미네이터2'는 1991년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만들었다. 이후 영화저작권이 팔리면서 제목만 같은 시리즈가 나오는데, 전부 쓰레기같은 영화들이다. 터미네이터3 : 라이즈 오브 더 머신(2003), 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시작(2009), 터미네이터 제니시스(2015)가 그 시리즈인데, 이 영화들은 이름만 같을 뿐, 같은 영화로 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번에 나온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가 바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터미네이터 2'의 뒤를 잇는 진짜 속편이고, 영화는 매우 훌륭하다. 영.. 2019. 11. 2.
내 이름은 돌러마이트 내 이름은 돌러마이트 이 영화는 유쾌하다. 흑인이 가진 흥과 유쾌함이 처음부터 끝까지 분출하는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국 흑인 코미디언, 가수, 영화배우, 영화제작자로 활동한 루디 레이 무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루디 레이 무어의 본명은 루돌프 프랭크 무어. 루디는 1927년 아칸소주 포르스미스에서 태어났고, 2008년 오하이오주 애크런에서 사망했다. 의붓아버지에게 학대당하다 15살에 집을 뛰쳐나와 혼자 살기 시작했는데, 이모와 가까이 지내며 이모의 도움을 받는다. 루디는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고,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봐주길 바라는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이었다. 재능이 많은지 알 수 없지만, 동네 클럽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도 하고, 자기 돈을 들여 싱글 앨범도 만들지만 그는 무명의 예술가일 뿐.. 2019. 11. 1.
와킨 피닉스의 두 영화 와킨 피닉스의 두 영화 -‘너는 여기에 없었다’와 ‘조커’ 와킨 피닉스가 주연한 ‘조커’가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는 처음 영화제 대상(황금사자상)을 받으면서, 이 영화가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고, 한국에서 개봉과 함께 관객이 몰렸으며, 관객들의 관람평도 대개 칭찬이었다. 와킨 피닉스의 변신-몸무게를 23kg이나 줄인 것-과 그의 연기가 돋보인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여러 편의 조커가 등장하는 영화에서도 매우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와킨 피닉스 이전에 ‘다크나이트’에서 조커로 연기한 히스 레저의 연기는 조커 원조에 해당하는 배우 잭 니컬슨도 인정할 정도로-잭 니컬슨은 그동안 조커 역할에서 자신을 능가할 배우가 나오지 않았다고 조금 시건방진, 그러나 옳은 소리를 했었다-히스 레저의 연기.. 2019. 10. 20.
시크릿 세탁소 시크릿 세탁소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명성에 걸맞는 멋진 작품을 내놨다.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오래 전에 인상 깊게 본 작품은 '섹스, 거짓말, 비디오테이프'였고, 가장 최근의 작품은 '사이드 이펙트'였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꽤 오래 전부터 작품을 만들어서 나이가 많은 줄 알았더니 63년생으로, 나보다 나이가 어려서 조금 충격이었다. 특히 '사이드 이펙트'는 여러 번 다시 볼만큼 영화가 훌륭했는데, 소더버그의 깔끔한 연출은 그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이 작품 '시크릿 세탁소' 역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미국인이 미국의 기업, 금융 시스템을 정면으로 '까는' 영화를 만들기가 쉽지 않을텐데,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면면이 엄청나게 화려한 것을 보면, 헐.. 2019. 10. 20.
높은 풀 속에서 넷플릭스. 높은 풀 속에서 스티븐 킹과 그의 아들이 쓴 단편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출산을 앞둔 베키와 그의 오빠는 차를 타고 가다 우연히 선 곳에서 소년의 목소리를 듣는다. 키 큰 풀이 무성한 풀밭의 안쪽이었고, 소년은 절박하게 도와달라고 외친다. 베키와 오빠는 소년을 찾으러 들어가고, 밖으로 나오는 길을 찾지 못한다. 살아 있는 사람은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악령이 깃든 풀숲에서 이들은 생을 거듭하며 죽임을 당하고, 살아나길 반복한다. 베키와 오빠가 풀속으로 들어오기 전에 소년의 가족이 들어오고, 소년은 베키의 남자친구 목소리를 듣는다. 베키의 남자친구는 실종된 베키를 찾으러 왔다 베키의 차를 발견하고, 베키의 목소리를 듣고 들어오는데, 이들은 서로 물고 물리는 시공간의 뒤틀림 속에서 죽기도 하고, .. 2019. 10. 10.
자아의 각성, 조커 자아의 각성, 조커 1 소심하고 선량한 한 남자, 아서가 사악한 범죄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은 우울하고 괴롭다. 그 남자가 극빈자로 정부지원금을 받으며 살아가고, 많이 배우지도 못해서 도움을 얻을 곳도 찾지 못하고, 뇌질환을 앓고 있어서 자기의 의지와 다른 행동으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위험한 인물로 보이거나, 멸시, 조롱당하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면, 이웃은, 사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있지만, 누구도 나서서 이 남자를 도우려 하지 않는다. 국가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립병원 운영을 폐쇄하고, 가난한 사람을 지원하는 복지 프로그램 예산을 삭감하고, 의료보험을 중단한다. 빈민과 서민은 분노하고, 고담시의 정책에 항의한다. 이제 조커가 될, 가난하고 뇌질환을 앓고 있는 아서는 가난에 허.. 2019. 10. 4.
[영화] 똑바로 살아라 [영화] 똑바로 살아라 스파이크 리 감독 작품. 미국 할렘 지역에서 일어나는 여러 인종들 사이의 갈등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인종 갈등과 차별에 관한 내용을 다루지만 다른 모든 요소를 떠나서 무척 재미있다. 흑인 특유의 말투와 수다가 영화 내내 이어지면서, 이들의 유머 코드를 조금씩 이해하는 즐거움이 있다. 주인공 무키는 스파이크 리 감독이 연기했는데, 감독이 연기도 훌륭하게 잘 한다. 이 영화에는 멋진 배우들이 여럿 출연하고 있어 이들의 활약을 눈여겨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시아인으로는 유일하게 한국인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흑인 동네에서 돈을 벌면서도 흑인들과 친하게 지내지 않고, 영어도 잘 못한다. 결정적으로 '살'의 피자가게가 습격당하고 불태워질 때, 맞은 편에.. 2019. 7. 7.
[영화] 로드 투 퍼디션 [영화] 로드 투 퍼디션 느와르 형식으로 만든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 1930년대 미국. 금주령이 내려진 사회에는 밀주를 판매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마피아 조직이 있다. 보스에게는 친아들 코너가 있고, 고아였던 아이를 자식처럼 데려다 키운, 지금은 자신의 오른팔이 된 훌륭한 해결사가 있다. 이 해결사, 마이클은 결혼해서 아내와 두 아이를 가진, 평범한 가정을 이룬 중년의 남성이다. 코너와 마이클은 상대 조직의 중간 보스에게 경고를 하러 갔다가, 코너가 화를 참지 못하고 중간 보스를 살해한다. 그것도 심각한 문제였지만, 마이클이 운전한 차에 그의 큰 아들이 몰래 타고 있었고, 그 현장을 몰래 훔쳐보다 들킨다. 코너는 이 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리지만, 아버지이지 조직 보스는 아들 코너의 무능함을 탓한다... 2019. 7. 7.
[영화] 더 보이 [영화] 더 보이 영화를 보면서 아들이 사이코패스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케빈에 대하여'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아들이 외계에서 온 존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영화는 명백하게 '수퍼맨'의 패러디가 확실해졌다. '수퍼맨'도 외계에서 왔고, 양부모가 키웠고, 자신이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되고, 그 힘을 정의롭고 선한 일에 쓴다. 반면 이 영화의 주인공인 소년은, 자신이 외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되고,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사악한 존재로 바뀐다. 우주에서 온 미지의 존재는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수퍼맨'처럼 인간을 위해 초능력을 발휘하거나, 반대로 인간을 멸종시키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걸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분명 '수퍼맨'의 패러디이긴 해도, 사춘기를 둔 부.. 2019. 6. 23.
[영화] 하이웨이맨 [영화] 하이웨이맨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늘(3월 29일) 개봉. 미국에서 1930년대 초반, 은행강도를 하면서 경찰을 살해하는 커플 보니와 클라이드는 대공황 이후의 영향으로 실직과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힘들어 하는 노동자, 서민의 지지를 받으며 전국적으로 유명한 범죄자로 알려진다. 미국 정부에서는 이 커플 범죄자를 잡기 위해 많은 경찰과 FBI를 동원하지만 2년 동안 범인의 뒤만 쫓고, 언론에서는 경찰이 무능하고, 범죄자들이 대중에게 마치 연예인처럼 인기를 얻고 있다고 쓴다. 주지사가 참석한 회의에서 경찰 간부가 제안한대로, 은퇴한 텍사스 레인저스 출신의 늙은 경찰 두 명에게 보니와 클라이드를 잡는 임무를 부여한다. 영화는 극적이지도 않고, 화려한 액션도 없으며, 긴장감이 넘치는 장면도 거의 없다... 2019. 3. 29.
[영화] 배드 타임즈 : 엘 로얄에서 생긴 일 [영화] 배드 타임즈 : 엘 로얄에서 생긴 일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았다는 건 퍽 안타까운 일이다. 영화의 분위기는 '쿠엔틴 타란티노'를 떠올리게 한다. 감독 드류 고다드에게는 퍽 미안하고, 그 자신도 자존심 상하는 말이겠으나, 쿠엔틴 타란티노 이전과 이후의 영화는 영화의 형식미가 뚜렷하게 갈린다. 타란티노 영화는 헐리우드에서 혜성처럼 등장했고, 그의 연출 스타일은 독보적이다. 따라서 타란티노보다 늦게 나온 영화들은 뛰어난 연출과 잘 만든 영화임에도 타란티노와 '닮았다'는 씁쓸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늦게 나타난 재능 있는 사람들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매우 훌륭하다. 시나리오는 물론 미장셴까지 흠잡을 곳이 거의 없는 탁월한 영화여서 보는 즐거움이 상당하다. 이야기는 단순.. 2019. 1. 20.
[영화] 머더 마운틴 [영화] 머더 마운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있는 험볼트 카운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마리화나 재배자들과 그들 내부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2018년 1월 1일부터 캘리포니아주는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마리화나 합법화와 함께 산속에서 불법으로 마리화나를 재배하던 사람들과 그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련의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험볼트 카운티는 우리나라로 비교하면 '군' 단위로 부를 수 있을 듯 한데, 워낙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다보니 군 단위라 해도 지역이 매우 넓다. 캘리포니아 북부로 태평양과 맞닿아 있고, 주변에는 국립공원이 여러 곳 있고, 산림이 우거져 사람들이 숨으면 찾기 어려운 곳이다. 미국의 다른 지역이나 심지어 외국에서도 이곳 험.. 2019. 1. 10.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영화는 관객에게 딜레마를 안긴다. 비참한 삶이 아름다울 수 있는가. 아니면 비참한 삶을 아름답게 그리는 것이 온당한가. 이 영화는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6살 무니(moony)는 엄마와 살고 있다. 무니가 사는 집은 모텔인데, 이 건물은 집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매주 방값을 지불하며 사는 단기 임대 주거공간이다. 즉, 이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길거리로 쫓겨나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상태에 놓여 있는 빈민들이다.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무니는 아랫집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무니와 그의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갈 곳이 없어 마을을 배회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불과 1마일 떨어진 곳에 세계에서 가장 크고 멋진 놀이시설인 '디즈니랜드'가 있다.. 2019. 1. 10.
[영화] 더 이퀄라이저 2 [영화] 더 이퀄라이저 2 같은 제목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후속편으로 만든 영화. 전편과 다르게 로버트 맥콜은 우버 기사로 일한다. 그의 생활은 변한 것이 없고, 그는 여전히 수도승처럼 살면서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평범한 악당들을 응징한다. 전편에서 그를 도와준 동료 수잔이 괴한에게 살해당하고, 과거 동료들도 비슷한 시기에 살해되면서 로버트는 수잔을 해친 자들이 누구인지 찾아나선다. 그의 과거 동료들과 만나 도움을 청하고,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범인을 찾아나서지만, 로버트의 직업적 본능은 자신이 믿기 싫은 방향으로 향한다. 수잔을 해친 범인을 알아낸 로버트는 그가 가장 가깝게 지내던 후배라는 걸 알게 되고, 사건의 전말을 이해한다. 이웃의 청년 마일스가 그림을 잘 그리는 걸 알게 되고, 그를 .. 2019. 1. 4.
[영화] 그 땅에는 신이 없다 [영화] 그 땅에는 신이 없다 1880년대 뉴멕시코주의 라벨이라는 작은 광산 마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서부극. 7부작 미니시리즈로 긴 이야기지만 보는 내내 흥미진진하다. 기본 설정은 라벨 마을에 살던 사람들 가운데 남자들 약 80여명이 광산에서 사고를 당해 한꺼번에 몰살당했다는 것, 그래서 라벨 마을에는 몇 명의 남성 외에는 모두 여성들만 남았다. 여기에 프랭크 그리핀이라는 강도단의 두목이 이끄는 떼도둑이 뉴멕시코주 일대를 다니며 마을 주민을 몰살하고, 건물을 불태우며, 열차강도, 은행강도 등 온갖 악행을 일삼고 있었다. 라벨 마을과 프랭크 강도단이 이어지는 계기는 프랭크 강도단에 있던 로이 구드라는 사람이 강도단을 이탈하면서부터다. 로이는 열차를 약탈하는 강도단에서 빠져나와 그들을 공격해 자신을 추격하.. 2018. 12. 26.
[영화] 펜스 [영화] 펜스 덴젤 워싱턴이 감독하고 주연한 영화. 브로드웨이 연극이 원작이다. 1960년대 초반 흑인 빈민 가정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트로이는 마을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원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매주 금요일이면 주급을 받아 아내 로즈에게 건넨다. 그에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큰 아들은 음악을 하고, 둘째 아들은 학교에서 미식축구를 하고 있다. 가난하긴 해도 성실하게 일하고, 건강해서 큰 문제 없이 잘 살아가는 가족이다. 트로이는 가장으로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의무감에 짓눌려 있고, 언제부턴가 아내 모르게 바람을 피운다. 그것이 트로이에게 유일한 해방구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지만 대사는 매우 많다. 트로이는 거의 쉬지 않고 말하는데, 흑인 특유의 수다와 .. 2018. 12. 19.
[영화] 온리 더 데드 [영화] 온리 더 데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은, 전쟁의 현장에서 직접 다큐멘터리 작가가 찍은 필름만으로 만든 영화. 우리가 언론, 주로 TV를 통해 보는 이라크와 미국 전쟁은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각이다. 일부러 유튜브를 통해 미국의 반대 입장을 볼 수 있는데, 어느쪽이든 극단적이긴 마찬가지다. 서로 자기가 옳고, 상대방은 무조건 '악당'이며 쓸어버려야 할 집단이라고 매도한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9.11 테러 사건 이후였다. 부시는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단정했고, 후세인을 제거하겠다며 전쟁을 시작했다. 나중에서야 부시가 말한 모든 내용이 전부 거짓말이었음이 밝혀졌지만, 깡패 미국은 아무런 불이익을 당하지 않았다. 이 전쟁의 진짜 목적은 '.. 2018. 12. 18.
[영화] 돈 컴 녹킹 [영화] 돈 컴 녹킹 서부극 영화의 주인공으로 화려한 영화배우의 경력을 자랑하던 하워드는 어느날 영화촬영을 하다 말을 타고 도망친다. 주연배우가 사라진 촬영장은 혼란에 빠졌고, 영화사는 사립탐정을 시켜 하워드의 뒤를 추적하라고 말한다. 하워드는 입고 있던 영화용 의상과 신발, 말까지도 어느 시골마을의 노인이 입던 옷과 바꿔입고, 양말만 신은 채 철도를 걷고, 자동차를 빌려 타고, 시외버스를 타면서 어머니가 계신 네바다주의 엘코로 향한다. 엘코는 작은 마을로, 80번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마을이다. 80번 고속도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카고, 클리블랜드를 지나 뉴욕에 이르는 대륙 횡단 고속도로다. 고속도로가 지나긴해도 엘코는 크지 않은 마을로 오래되고, 빛바랜 느낌의 마을이다. 이곳에 하워드의 어머니는 혼자 .. 2018. 12. 17.
[영화] 파리, 텍사스 [영화] 파리, 텍사스 좋아하는 영화는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고, 다시 찾아보고픈 마음이 든다. 그런 영화들이 꽤 많지만, 어제 알폰소 쿠아론의 영화 '로마'를 보고나서 그 영화와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가 떠올라 영화를 다시 찾아봤다.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의외로 많다. 제목에서부터 두 영화는 '동명이역' 즉 이름이 같지만 지역은 다른 지명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람마다 생각하는 머리속 나침반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을 뜻한다. '파리, 텍사스'에서 지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주인공 트레비스의 엄마가 태어난 곳이 텍사스에 있는 파리였고, 트레비스의 부모가 사랑을 한 곳도 파리였으며, 트레비스는 파리가 자신이 '만들어진 장소'라고 굳게 믿고 있다. 즉 엄마가 자기를 임신한 곳이 텍.. 2018. 12. 16.
[영화] 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 [영화] 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 전편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와 이 영화의 공통점은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테일러 쉐리던인 것과 맷과 안레한드로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헐리우드에 혜성처럼 나타난 시나리오 작가 테일러 쉐리던은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로 신선한 충격을 주더니 바로 뒤이어 '윈드 리버'와 '로스트 인 더스트'로 그의 실력이 최고라는 걸 입증했다. 테일러 쉐리던의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의 작품 속 배경이 미국의 중서부와 중남부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테일러 쉐리던이 남부 뉴멕시코 국경 근처에서 태어나 자라 그곳의 풍경에 익숙하고, 국경지대의 독특한 삶을 경험하면서 자랐기에, 누구보다 경계선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컸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전편인 '시.. 2018. 12. 15.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Dallas Buyers Club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Dallas Buyers Club 미국 남부의 '론'은 전기기술자로 일하면서 술과 로데오, 섹스가 일상이다. 입에서는 늘 쌍욕을 달고 다니고, 친구들 돈이나 사기치며, 동성애자들을 혐오하는, 전형적인 백인 쓰레기에 불과한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를 치고 병원에 실려온 론은 뜻밖의 소식을 듣는다. 바로 그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것. 에이즈는 동성애자나 걸리는 것으로만 알았던 론은 큰 충격에 빠진다. 이 영화는 백인 쓰레기가 에이즈에 걸려 죽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긴 하지만,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내용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해 환자들에게 실험용으로 투약하는 거대 제약회사와 다국적 제약회사의 권리와 이익에 앞장 서 온 미국식품의약국(FD.. 2018. 12. 14.
[영화] 더 이퀄라이저 [영화] 더 이퀄라이저 건축자재를 파는 홈디포(여기서는 홈마트로 나오지만)에서 일하는 로버트 맥콜은 혼자 살고 있다. 중년이고, 혼자 살면서 그의 생활은 매우 단순하다. 아침에 출근하고, 동료들과 일하고, 저녁에 퇴근하면 집에 돌아와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책을 읽다 잠을 잔다. 하지만 그는 불면증이 있어 새벽이면 잠이 깨 집 근처 카페에 나와 책을 읽는다. 24시간 운영하는 이 카페는 커피도 팔고 간단한 음식도 파는 곳으로 로버트의 단골집이다. 평범한 흑인 중년의 삶은 너무 단조로워서 마치 수도승이 사는 모습처럼 보인다. 카페에서 알게 된 테리라는 어린 여성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두 사람은 카페에서 만나면 로버트가 읽고 있는 책-노인과 바다-이야기를 하거나 테리가 만든 자신의 데.. 2018. 12. 10.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 개척시대의 이야기들 코엔 형제의 영화다. 영화를 보다보면 내가 진짜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인가를 알게 될 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딱 하나를 고른다면 코엔 형제의 영화들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클린트 이스트우드, 에밀 쿠스타리차, 켄 로치, 페데리코 펠리니, 비토리오 데 시카, 프리츠 랑 같은 멋진 감독들의 작품도 물론 매우 좋아한다. 우열을 가리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만큼 코엔 형제의 작품과 내 성향이 잘 맞는다고 본다. 많은 영화는 한번 보고 다시 찾아보는 경우가 드물다. 오락으로의 영화들은 볼 때는 재미있어도 일부러 찾아서 다시 보게 되는 영화는 거의 없는데, 어떤 영화는 일부러 두번, 세번 그 이상 찾아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내게는 코엔의 영화와 .. 2018.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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