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_현관 초인종, 도어폰, 인터콤을 찾아서
015_현관 초인종, 도어폰, 인터콤을 찾아서 손님이 오면 현관에 매달린 초인종을 누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 집에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가 달려 있는 초인종이 고장났다. 고장이 났다고는 하지만, 뜯어서 보니 내부가 습기 때문에 물이 생겨서 스피커하고 기판이 젖어 있는 것을 보니 그 부분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 전선끼리만 연결하면 초인종 소리가 나는 것으로 보아, 앞부분을 교체하거나, 앞부분을 떼어내고 습기가 생기지 않을 간단한 제품으로 바꾸면 카메라 기능은 사용하지 못해도, 초인종 소리는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현관의 카메라 기능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또 사용할 이유도 없었다. 그저 초인종 소리가 나면 무조건 문을 열어주었으니. 어떻든, 집에 택배가 오거나, 손님이 오..
2022. 11. 21.
집짓기를 말하다_012_현관방범문 설치
집짓기를 말하다_012_현관방범문 설치 시골에서 살고 싶은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시골의 방범을 의심한다. 시골에서 살기 싫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깜깜한 밤이 무섭다, 문화생활(소비생활이겠지)을 할 수 없다, 아이들 교육(사교육이겠지)을 할 수 없다, 교통이 불편하다, 왠지 더럽고 지저분할 것 같다 등등 이유는 많은데, 대개의 경우 잘 모르고 있는 내용이거나, 왜곡된 선입견이다. 오히려 시골은 밤이 깜깜해서 달빛, 별빛이 더 밝게 빛나고, 치안도 안전하다. 밤에는 깜깜하고 조용해서 작은 소리도 잘 들린다. 교통이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마을 버스 시간과 전철 시간을 잘 맞추면 그리 불편하지 않게 나들이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방범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경우, 마을에 도둑..
2022. 11. 21.
집짓기를 말하다_011_시골에서 자라는 아이들
집짓기를 말하다_011_시골에서 자라는 아이들 집짓기를 하다 말고, 뜬금없이 시골 아이들 이야기를 하느냐고 의아하실 분도 있겠다. 1편과 2편에서도 말했듯, '집짓기'라는 행위가 단지 '건축'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건축'은 집을 짓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극히 일부분일 뿐, 집을 짓는다는 의미는 우리의 삶을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삶, 생활, 하루하루의 나날과 이웃들과의 관계가 모두 '집짓기'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시골에서 집을 지으려는 이유는 여럿 있겠지만, 그 가운데 중요한 내용이 바로 아이의 생활 환경이었음은 분명하다. 도시에서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면서부터 사교육을 시작할 것이다. 피아노학원, 영어학원, 태권도학원, 발레학원...초..
2022. 11. 21.
집짓기를 말하다_008_야외테이블 만들기
집짓기를 말하다_008_야외테이블 만들기 목공은 남자의 로망이다. 여성을 폄하하거나 성차별적 발언을 하려는 의도가 없음을 미리 밝힌다. 남자들은 아이때부터 무언가를 끊임없이 부수고, 다시 만들고, 조립하고, 해체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이 '남성'의 특성일 수 있다. 장난감도 조립하는 것을 좋아하고,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대체로 그렇다. 나 역시 따로 목공을 배운 적은 없지만, 무언가를 뚝딱거리고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손재주가 있거나,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고, 젊었을 때 한동안 자형을 따라다니며 배관 공사를 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집에서 무언가를 만든 첫 기억은, 90년대 초반, 산본신도시에 아주 작은 아파트를 ..
2022. 11. 21.
집짓기를 말하다_들어가는 말
집짓기를 말하다_들어가는 말 시골로 이사와 땅을 구입하고,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한 지 올해로 꼭 십년이 되었다. 강산이 바뀐다는 말을 절감하고 있고, 세월이 흐른 만큼, 내 생각과 생활도 바뀌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 시골에 관해 아무 것도 아는 것 없이 무작정 귀촌을 했고, 그만큼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제 겨우 시골생활에 관해 조금 알 것 같다. 집짓는 이야기를 하면서,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집짓는 것은 곧 우리의 삶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집짓기가 단지 건물을 어떻게 올리고, 평당 가격이 어떻고, 인테리어가 어떻고 하는 물질적 수준에 머문다면, 그것은 여전히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을 했다. 살다 보니, 집을 짓고, 집을 관리하..
2022. 11. 20.
40년, 추억 여행
지난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군대 동기들과 여행했다. 이 여행기는 2박 3일의 여행기이면서도, 내가 그동안 썼던 군대 이야기, 동기들과의 추억을 모두 모은 종합편이 되겠다. 과거 이야기도 중간에 삽입되어 있음을 미리 알린다. 올해 2021년 12월 말이면 나와 동기들이 복무했던 '27사단'이 사라진다. 부대 편재가 7사단으로 통합되면서, 27사단은 이름이 없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 동기들이 만60세, 즉 회갑이 되는 해이기도 하고, 군입대 만39년이 되는 해여서 이것을 기념하는 동기여행을 계획했다. 우리는 단체 티셔츠, 조끼, 모자 등을 미리 준비했으며, 강원도 속초에 리조트를 예약해 두었다. '코로나19' 상황이어서 네 명만 함께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에 한계는 있었지만, 나름 의미 있는 여행..
2022. 11. 17.
충남 서천 1박2일 여행
2021년 10월 초에 다녀온 충남 서천군 바닷가 풍경입니다. 1박2일로 가볍게 다녀왔고, 서천 바닷가와 밤에는 군산시에도 잠깐 다녀왔습니다. 첫날은 서울에서 서해고속도로를 따라 내려가서, 서천 홍원항, 마량리 동백나무숲, 한국 최초 성경 전래지 공원, 마량항, 춘장대 해수욕장, 부사호 방조제, 월하성어촌마을을 거쳐 장항읍에 있는 숙소로 갔습니다. 아래 지도는 첫날 움직인 경로입니다. 홍원항은 잠잠하고 조용했습니다. 충남 서천군 홍원항에서 먹은 바다음식들. 광어회, 전어회, 꽃게찜, 조기찜, 홍합, 전어회무침, 매운탕. 바다와 면해 있는, 몇 발짝이면 파도가 치는 이 집은 공식 식당은 아니다. 예전에 한때 식당을 했지만, 지금은 영업하지 않는데, 우리를 데리고 간 회장님과의 인연으로 음식을 차려주었다. ..
2022. 11. 17.
지구 생명의 아주 짧은 역사
지구 생명의 아주 짧은 역사 제목이 정직하다. 지구의 역사에서 최초의 생명은 40억 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인류의 역사는 아무리 길어봐야 고작 700만 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구과학이나 생물학, 진화를 다룬 전문서적이 아니다. 태양의 탄생과 이후 지구의 탄생부터 시작하지만, 특이하게도 이 책에는 어떠한 그림, 사진, 도표, 수식, 일러스트 등이 단 하나도 없다. 아, 도표는 몇 개가 있는데, 각 장의 끝에 연대표를 만들어 독자가 글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매우 어려운 자연과학을 다루고 있음에도 문장은 어렵지 않다.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고, 읽으면서 곧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저자 헨리 지는 매우 섬세하게 독자를 배려하면서 글을 썼다는 걸 느낄 수..
2022. 8. 9.
헤어질 결심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이 그동안 결코 보기 쉽지 않은 영화인건 분명하고,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 상태를 다양한 메타포로 드러내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번 영화는 더욱 인물의 심리, 감정의 복합성,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비언어적 상태, 드러내고 싶지만 억눌러야 하는 감정, 그러면서도 드러내고 싶은 욕망을 절제해야 하는 비극성을 드라마틱하게 느낄 수 있었다. 영화는 형사(해준)와 피의자로 의심받는 피해자의 아내(서래)가 사건으로 우연히 만나면서 발행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두 사람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마음이 끌리는 걸 느끼지만, 그것이 '진정한 사랑'인지, 일시적 욕망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서래의 남편 기도수가 절벽에서 뛰어내려 죽은 사건을 자살 사건으로 종결한 이후, 해준은..
2022.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