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한국영화368

<영화> 혜화,동 혜화,동 영화 '혜화,동'을 보다. 잘 만든 독립영화라는 소문은 있었지만, 정작 이 영화를 볼까 말까 망설였다. 보고 실망할 수도 있고, 시간 낭비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테니까. 그래도 잘 만들었다는데, 라는 기대로 영화를 봤고, 이 영화를 본 다른 사람들처럼, 마지막 장면에서 후두둑 눈물을 쏟았다. 청춘은 보석처럼 빛난다고 하지만, 이미 어린나이에 삶은 별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청춘의 삶은 무덤처럼 스산하다. 그럼에도, 혜화의 마지막 눈물은 희망이고, 삶이며, 따뜻한 사랑이다. 배우 '윤다인'을 발견한 것도 수확이다. 예쁜 여배우가 연기도 잘 하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별 세 개 반+. 2015. 6. 23.
<영화> 몽타주 몽타주 영화에서 형사가 피해자 가족에게 공소시효의 법적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들어보니 그 내용은 완전히 '범인의 입장'으로 기술된 내용이었다.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도 안 되고, 이해할 수도 없는 내용을 '법'으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 공소시효가, 시간이 지나면 범인이 뉘우칠 것 같아서라고? 누구 마음대로? 지금의 우리나라 법 체계는, 그 시작이 일본 제국주의에서 가져온 것이므로, 처음부터 완전히 다 뜯어 고쳐야 한다. 그리고, 법률을 검토할 때, 단지 극소수의 법 전공자들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시민 공청회를 통회 모든 내용이 검토되고, 시민단체와 공익단체의 검토를 거져 국회에서 개정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단순히 형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현재 시민에게 불합리하게 .. 2015. 6. 22.
<영화> 방황하는 칼날 - 한국판 방황하는 칼날 - 한국판이 영화는 2009년에 일본에서 발표한 같은 제목의 영화를 리메이크 했거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원작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일본 영화와 비교하면, 한국판 영화는 액션이 훨씬 강렬하다. 주인공이 드러내는 감정의 진폭과 격렬함도 훨씬 크고, 주인공이 범인 가운데 한 명을 살해하고 쫓기면서 겪는 고난도 더 드라마틱하다. 원작이나 일본영화에는 나오지 않는 장면도 있는데, 언론에도 나왔던 '보도방'이라는 곳이다. 즉 가출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시키고 돈을 버는 곳인데, 주인공(정재영)이 주범을 찾으러 다니다가 이곳까지 오게 된다. 결국 보도방을 운영하는 양아치도 죽인다. 주제의식과 내용은 일본판과 거의 똑같으므로 앞에서 쓴 일본판 내용을 참고하면.. 2015. 6. 21.
<영화> 장수상회 장수상회 이 영화와 함께 '아무르'를 비교 분석하면 한 편의 논문도 나올 듯 하다.'아무르'가 유럽 사회에서 중증 치매에 걸린 노인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알 수 있다면, 이 영화는 한국에서 중증 치매의 노인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물론, 두 영화 모두 현실이 아니므로 단순 비교를 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아무르'의 경우, 보는 내내 고통스러웠지만, 그것이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우리 사회에서도, 병든 배우자를 간병하다 함께 목숨을 끊는 부부를 언론에서 자주 만나지 않던가. 나이 들어 큰 질환 없이 자연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은 노인이 되면 몸에 병이 든다. 그리고 그 병으로 고통을 받으며 죽게.. 2015. 6. 4.
<영화> 악의 연대기 악의 연대기 이 영화는 인과응보에 관한 내용이다. 다만 소재가 경찰이라는 것일 뿐, 본질은 그렇다. 영화 속 경찰은 자신들의 출세를 위해 사건을 조작하고 죄 없는 사람을 범인으로 만든다. 그리고 20년 동안 승승장구하고, 경찰 고위직이 된다. 범죄를 없애야 하는 경찰이 범죄를 저지르는 사회에 정의는 발 붙일 수 없다. 이 영화는 마치 한국 경찰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 하다. 사회의 질서-정권이 원하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경찰은 강력한 '권력'을 위임 받는다. 소위 '공권력'이라고 말하는 것인데, 정확히 표현하면 '국가폭력'이다.'국가폭력'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하나의 '국가'라는 조직 속에서 살기 위해서 시민은 자신의 권리의 일부를 제한하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 2015. 5. 25.
<영화> 마담 뺑덕 마담 뺑덕 고전소설 '심청전'을 새롭게 해석한 영화. 원작의 재해석 또는 비틀기를 통해 인물의 성격은 모두 바뀌게 되는데,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악녀로 알려진 뺑덕이 사실은 피해자였고, 아내를 잃은 장님 학규는 질이 나쁜놈이었다는 것, 그리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청이는 아버지의 노름빚 때문에 팔려간 것이라는 설정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적어도 영화가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발생한다는 전제로만 본다면.'심청전'을 해석할 때, 인물이 아닌, 스토리에만 집중한다면 우리는 원작과 이 영화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심청은 아버지의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에 '공양미 3백석'에 자신을 선원에게 판다. 영화에서 청은 아버지의 노름빚 때문에 강제로 일본으로 팔려간다. 즉, 원작이나 영화 모두 청.. 2015. 5. 25.
<영화> 자유의 언덕 자유의 언덕 홍상수의 영화는 데뷔작(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제외하면 15편의 영화가 대개 비슷한 분위기를 띄고 있다. 그것이 감독 특유의 미장센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주 조금씩 변화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이 영화 역시 홍상수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영화다. 하지만 홍상수 특유의 직설 화법이 상당히 약해졌음을 알 수 있다. 대사를 영어로 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우리말로 했다면 충분히 민망함을 느낄 정도의 대화로 만들 수 있었겠지만, 영어로 말하면서 우리말 고유의 느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영화는 흩어진 편지처럼 장면의 순서가 바뀌고, 관객은 바뀐 편지 내용처럼, 스스로 앞뒤의 문장을 머리 속에서 이어가듯 영화의 장면을 이어가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기억과 관계가.. 2015. 5. 19.
<영화> 차이나타운 차이나타운 * 스포일러 있습니다. 전혀 정보 없이 본 영화. 그렇기에 더 강렬한 느낌이었다.한국영화는 아주 가끔 뜬금없이 한 방 터질 때가 있는데,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 '황해', '괴물' 등 장르에 관계 없이 탁월한 작품들이 등장해서 한국영화의 심장 박동을 강하게 울려주는 영화를 볼 때면, 식상했던 마음이 사라진다.이 영화는 장르를 규정하기 어렵다. 액션영화는 아니고, 스릴러도 아니고, 공포는 더더욱 아니고,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하드보일드 하고, 멜로는 등장 조차 하지 않고, 남는 것은 결국 '가족 영화(?)'다.과연 이 영화가 가족 영화일까.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는 '엄마'가 있다. 엄마는 아이들의 부모 노릇을 하지만, 그것은 결코 모성애에 바탕한 '사랑'의 방식은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 2015. 5. 10.
<영화> 살인의뢰 살인의뢰 이 영화의 주제는 '복수'다. 국가권력에 의한 공식적인 형벌제도가 엄연한 상황에서 '사적 복수'를 용인할 수 있는가. 문명한 사회에서도 '개인적 복수'에 대한 주제는 항상 첨예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사적 복수'에 대한 미련이 있다. 그것은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최근까지도 당연하게 이뤄졌던 관습 때문이기도 하고, 국가의 형벌 제도를 믿지 못하기때문이기도 하다.형법과 대중의 법감정은 온도 차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 내 생각인데,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형사인 태수가 아니라, 그의 매제 승현이다. 존재감이 거의 없었던 승현은 연쇄살인마 조강천이 아내를 살해하자, 복수를 준비한다. 소심하고 착하기만 한 소시민 승현의 변신.. 2015. 5. 8.
<영화> 헬머니 헬머니 김수미 씨를 위한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김수미 씨가 욕쟁이 할머니로 등장하면서, 그동안 여러 영화와 텔레비전에서 조금씩 보였던 그의 '욕쟁이' 모델을 완성했다.부자집 마나님이었던 할머니는 사기를 당하고 재산을 모두 잃은 데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그럼에도 이 할머니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아들을 위해 가진 돈을 모두 내놓는다.욕쟁이 할머니라고는 해도 마음씨는 비단결이다. 방송국에서 욕대회를 열고, 피디가 욕 잘하는 할머니를 찾아다니다 우연히 할머니를 발견한다.욕을 잘 하는 사람이 오히려 착한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인데, 욕이 만들어 진 이유와 욕의 기능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욕은 인류가 '문화'를 만들어 갈 역량과 환경이 되었을 때 만들어 진 것이 분명하다. 즉,.. 2015. 4. 15.
<영화> 쿼바디스 - 그것은 교회가 아니다 쿼바디스 - 그것은 교회가 아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반기독교'를 다룬 내용이 아니다. 아니, 심지어 기독교나 개신교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물론 영화의 내용이 대형 교회와 비리를 저지르는 목사를 다루고 있으니, 반 기독교(개신교) 영화라고 할 수 있겠지만, 기독교(개신교)의 일부 목사가 저지르는 비리가 '종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반 종교' 또는 '반 개신교'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생각해보라. 정신이 똑바로 박힌, 양심적이고, 올바른 개신교 신자라면 이 영화 속 대형교회 목사들을 개신교도라고 말하겠는가? 그들은 직업이 '목사'일 뿐, 범죄자들이다. 그들은 범죄를 저질렀지만, 한국사회의 특수성-돈과 권력을 가진 자는 죄를 묻지 않는다는 법칙-때문에 죄를 짓고도 뻔뻔하게 낯짝을 들고 다니는.. 2015. 3. 21.
<영화> 남극일기 남극일기 인간이 견딜 수 없는 극한 상황 속에 놓이면, 육체의 고통과 멘탈의 붕괴는 비례한다.육체가 견딜 수 있어도 멘탈이 붕괴하면, 육체도 함께 망가지기 시작하고, 멘탈이 튼튼해도 육체가 견디지 못하면 결국 멘탈도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인간은 육체와 이성이라는 두 개의 영역을 가지고 있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유일한 동물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온갖 문명의 도구를 이용해 극한 모험을 하는 것은,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발달한 호기심에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호기심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유익한 심리로 살아남는다. 즉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생존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호기심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을 다시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인류가 잘 모르고 있었던 영역에 .. 2015. 3. 19.
<영화> 우아한 거짓말 우아한 거짓말 집단 따돌림, 왕따, 은따... 일본에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을 TV에서 본 것이 불과 10여년 정도 밖에 안 되는데, 이미 한국에서도 그 뿌리가 깊이 자라고 있었다.단지 시대의 흐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폭력적이고 악랄한 사회 현상인데, 이런 폭력의 근본에는 물질만능주의인 자본주의 사회가 있다. 내가 자랐던 1970년대를 생각하면, 모두들 가난했고, 놀 거리가 없었고, 빈부의 격차가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이들 사이에서 따돌림이라는 단어 조차도 없었다. 아니, 분명히 있었다. '따돌림'이라는 단어는 없었지만, 우리도 누군가를 놀리고, 여러 아이가 한 아이를 두고 장난치고, 괴롭히고, 골려먹었다.하지만 그것이 한 아이를 죽일 정도로 끔찍하지는 않았다. 나 역시 우.. 2015. 3. 15.
<영화>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뜻밖에도, 이 영화를 보면서 '세월호 참사'가 떠올라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났다. 영화 속에서 침몰한 배와 바다에 떠 있는 어린 여자 아이들의 모습이 '세월호' 참사와 겹친 것이다. 우리는, 아니 나는 여전히 '세월호' 참사의 슬픔과 아픔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당연히 벗어날 수도 없고, 잊거나 외면해서도 안 될 일이다.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진행 중인 사건이며, 그 진실을 밝혀야 할 과제가 첩첩으로 쌓여 있는 한국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이다.이 영화가 '세월호' 참사를 의식하지는 않았겠지만-아니, 의식했을 수도 있겠다-영화에서 조선의 어린 여자아이들이 팔리거나 납치되어 외딴 섬으로 끌려가고, 그곳에서 일본으로 팔려가거나 불량 은괴를 만드는 일을 하다 죽음을.. 2015. 2. 26.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이미 예전에 TV에서 5부작 다큐멘터리로 다뤘던 노인 부부의 삶을 찍은 것이어서, 그 TV 프로그램의 연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영화의 내용만으로 보면 TV에서 방송했던 내용이 더 좋았고, 노인 부부의 삶을 다양하고 재미있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100세 가까이 사신 노인은 정정하셔서 나무 지게도 짊어지고 다니시고, 일상 생활에 불편함이 없었지만, 어느 순간 급격히 병약해 지는 모습을 보인다.이 영화의 시작 부분에 봉분과 할머니가 앉아서 우시는 장면은 극적 배치라고는 생각하지만, 오히려 뒷부분을 앞으로 짤라 붙이는 바람에 다큐멘터리의 재미가 줄어들었다는 생각이다.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들 가운데 '워낭소리'와 비교한다면, '워낭소리'가 훨씬 큰 감동과 울림.. 2015. 2. 20.
<영화> 경주 경주 장률 감독의 '두만강'은 우리가 바라보지 못한 시각으로 동포의 삶을 그렸다는 점에서 꽤 신선한 느낌이 있었다. 장률 감독 스스로도 연변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으로, 뿌리는 한국에 있지만, 삶은 그곳에서 이어지고 있으니, 중국에서는 소수민족으로, 한국에서는 이방인으로 비춰지는 슬프고 아픈 존재이자 디아스포라의 존재이기도 하다.그가 바라 본 경주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북경대학교 교수인 최현은 친했던 형의 장례식 때문에 한국에 오게 되는데, 그는 한국 사람이면서 북경대학교의 교수를 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과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하지만 그는 아내와 갈등을 겪고 있으며, 그것이 이번 여행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아마도 아내와의 갈등이 이번만은 아닌 듯 하다. 최교수는 아내와의 갈등-친한 형의 죽음 등 .. 2015. 2. 10.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바바라 오코너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볼 만하다. 불행한 상황에서도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그렇기에 영화로서는 한계가 정해진 상태여서 거의 '어린이 영화'가 되어 버렸다.유쾌한 영화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오히려 영화의 분위기를 하드코어적인 스릴러로-물론 12세나 15세에 해당해야겠지만-만들거나, 진지한 미스테리물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별 두 개.---------------------------어느 순간 아빠와 함께 집이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지소는 동생 지석이랑 엄마와 함께 미니 봉고차에 지낸 지 벌써 한 달. 딱 일주일만 있다가 이사 간다는 엄마 말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개를 훔친다 → 전단지를 발견한다 → 개를 데려.. 2015. 2. 9.
<영화> 쎄시봉 쎄시봉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본 영화. 사실 볼만한 영화는 이미 극장에서 다 봤고, 지방의 작은 영화관에서는 상영하는 영화도 몇 개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기대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던 영화. 실제의 장소와 실존하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철저하게 허구로 구성되어 있는 영화여서 더욱 드라마틱 했다. '쎄시봉'은 60년대 명동에 있던 음악감상실이었지만, 최근 쎄시봉에서 노래했던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 등이 방송에 출연해 그때의 이야기와 노래를 하면서 6070 열풍이 불었고, 그것이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된다.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모두 낯익은 노래였고, 한때 즐겨 불렀던 노래들이어서 그 익숙함이 우선 반가웠다. '트윈폴리오'의 초기 멤버였던 이익균의 자리에 새로운 .. 2015. 2. 9.
<영화> 허삼관 허삼관 하정우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분명 코믹한 내용이긴 하지만, 원작 소설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과 사회성을 제거하고 난 결과가 얼마나 부실한가를 보여주고 있다.이야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문화대혁명 시기를 겪는 허삼관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이웃들의 생생한 고통이 이 영화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소설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압축하긴 했지만, 소설 속 상황을 한국에서는 5.16군사쿠데타와 독재정권에서 억압당하는 허삼관의 모습과 서민의 삶을 보여주었다면, 영화의 밀도는 훨씬 높아졌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소설도 그렇고 영화에서도 중요한 주제는 '매혈' 또는 '피'다. 허삼관은 자신의 피를 팔아 허옥란과 결혼을 할 수 있었고, 집안에 어려움이 생기거나 가족이 아프면 역시 피를 팔아 문제를 해결하곤 했다.'.. 2015. 2. 5.
<영화> 자유부인 자유부인 한형모 감독 작품. 영화의 원작은 1954년 서울신문에 연재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정비석의 소설이다. 이 영화 역시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1956년의 서울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자료로서도 훌륭하다. 전쟁이 끝나고 불과 3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이때의 서울은 꽤 깨끗하고 반듯한 건물들이 들어선 것을 볼 수 있고, 자동차도 제법 눈에 띈다.주인공 선영이 일하는 양품점에는 주로 외제 물건들이 많은데, 아마도 미군PX에서 빼돌린 물건이거나 미군, 군속, 그들의 가족들에게 구입한 물건들일 가능성이 많다.반면, 대학교수의 부인임에도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시작하는 선영을 보면, 당시 대학교수의 수입은 변변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선영이 살고 있는 작은 한옥은 서울의 중산층의.. 2015. 1. 29.
<영화> 돼지꿈 돼지꿈 을 만든 한형모 감독 작품. 1961년 개봉. 영화 포스터에도 나오지만, 서울신문 시나리오 공모 당선작품으로, 시대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다. 영화의 수준이며 배우의 연기 모두 훌륭한 작품임에 틀림없다.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은 당대 최고의 배우들로 김승호, 문정숙, 허장강, 이예춘, 김희갑, 구봉서, 정애란 등 최고의 캐스팅이다. 여기에 안성기의 어릴 때 모습도 볼 수 있다.이들의 연기는 지금 봐도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흐믓하다. 특히 김승호와 그의 아내 역으로 나오는 문정숙의 연기는, 시간이 흘러 70년대와 80년대를 주름잡았던 의 최불암, 김혜자로 이어지는 생활 연기의 원조와 같다.단역으로 나오는 이예춘, 구봉서, 김희갑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고, 나중에 악역의.. 2015. 1. 26.
<영화> 서울의 휴일 서울의 휴일 1956년에 개봉한 영화. 1953년에 휴전이 되었으니 휴전하고 불과 3년밖에 지나지 않은 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귀한 영화다. 전쟁으로 쑥밭이 되었던 서울을 생각하면 겨우 3년의 시간에 이만큼 재건에 성공한 것을 보면, 당시 인민들은 대단 고생이 많았을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이때 서울의 인구는 약 200만 명이 채 안 되는 정도였으며, 전쟁을 통해 이미 100만 명이 넘는 인민이 죽었기 때문에 남한의 인구는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었다.이 영화가 개봉한 해부터 1964년까지를 '베이비붐 세대'라고 한다. 즉, 이 시기부터 출산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것이 통계로 증명되고 있다. 그래서 골목마다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남한의 인구도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하지만 이 영화.. 2015. 1. 26.
<영화> 비열한 거리 비열한 거리 유하 감독 작품.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 영화는 당연히 봤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처음 보는 영화였다. 다른 영화와 착각을 한 듯 하다. 최근 개봉한 을 먼저 보고나서 이 영화를 봤기 때문에, 아무래도 두 영화를 비교하게 된다.유하 감독은 느와르 장르를 퍽 좋아하는 듯 하다. 의 1편에 해당하는 가 1970년대의 말죽거리-강남-의 고등학교를 무대로 학생들의 싸움을 보여 준 것이었다면, 이 영화는 그보다 강렬한 '깡패'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주인공 병두 역을 맡은 조인성은 외모가 너무 잘 생겨서 오히려 연기력이 잘 보이지 않는 배우이기도 한데, 이 영화에서는 무난했다. 다만 말투가 전혀 다른 두 가지 버전을 쓰고 있는데, 일(폭력)을 할 때는 전라도 사투리를 섞어 쓰고, 가족이나 친구.. 2015. 1. 26.
<영화> 강남1970 강남1970 이 영화를 두고 유하 감독의 '거리 삼부작'의 완결편이라고들 한다. , 그리고 이 영화 모두 강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앞의 두 영화가 강남을 배경으로 했어도, 특별한 시대적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즉 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영화의 바탕에 깔고 있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강남'이라는 지역과 70년대의 정치, 경제적 상황을 빼면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관계로 연결되어 있으며, 감독은 그 자체를 말하려는 강한 의도를 가지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이 영화는 시나리오도 좋지만, 영화 흥행을 위해서 유하 감독의 치밀한 계산이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1970년대라는 40년 전의 이야기를 하면서 젊은 관객을 불러 모으기 위한 전략으로 젊은 배우 두.. 2015. 1. 25.
<영화> 해바라기 해바라기 느와르 액션의 장르라고는 하지만, 사실 '멜로'에 가까운 드라마라는 느낌이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을 제외하면 주인공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거의 갈등이 보이지 않고, 마지막 액션 장면을 위해 영화를 끌어왔다는 의도가 너무 쉽게 보인다.내가 시나리오를 쓴다면 이렇게 바꿔보겠다. 감옥에서 나온 오태식은 자신이 죽인 깡패의 엄마를 찾아간다. 엄마는 태식에게 화를 내고 악담을 하며 쫓아낸다. 태식은 자신이 지은 죄를 용서받고 싶지만, 엄마는 결코 그를 용서하지 못한다.조판수와 그의 부하들은 재개발 이익을 위해 '해바라기' 식당-엄마가 주인-을 매입해야 하는데, 엄마는 양도를 거부한다. 태식은 조판수의 부하를 때려잡으며 조판수가 벌인 사업에 관해 알아낸다. 조판수는 도심재개발 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 2015. 1. 20.
<영화> 상의원 상의원 한국영화에서 사극은 흥행에서 위험요소가 많은 장르다. '왕의 남자'와 '관상', '최종병기 활' 등과 같은 영화는 흥행에도 성공했고, 작품성도 인정 받았다. 즉 잘 만든 영화는 대개 흥행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고, 관객이 알아본다는 것이다.그럼에도 많은 사극 영화들이 흥행에 실패하고, 일찍 스크린에서 사라진다. 이 영화도 그런 안타까운 영화에 속한다. 조선시대에 왕의 옷을 짓는 어침장의 이야기를 다룬 것은 신선한 소재에 속한다.그것을 정통 사극이 아닌, 약간 퓨전의 느낌을 섞은 것은 영화의 흥행을 위한 타협이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시도가 영화를 가볍게 만드는 단점으로 작용한 것은 분명하다.유명한 배우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관객이 외면한 이유는, '특별함'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소재가 약간 신.. 2015. 1. 15.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이 영화가 왜 실패했을까를 생각해 보면, 몇 가지 분명한 이유가 보인다. 먼저, 이 영화가 '실패했다'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이 영화가 실패했다고 단정한다.여러 매체에서 유지태의 눈부신 연기에 찬사를 보내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작품이 훌륭하다는 말은 아니다. 어떤 면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서, 실재 상황을 과장하지 않고 충실하게 재현했다는 데 의미를 둘 수도 있을 것 같다.하지만, 아무리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어도, 영화는 영화다.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픽션'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이 영화가 한국 흥행에서 실패한 이유는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 모을 동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테너가 목소리를 잃었다가 다시 찾았다. 이것이 주제인.. 2015. 1. 15.
<영화> 황해 황해 영화 ‘황해’를 보다‘추격자’를 만든 나홍준 감독의 작품.한국 영화에서 또 하나의 걸작이 탄생했다. 전편인 ‘추격자’를 능가하는 하드보일드하고 개성있는 작품으로 깊은 인상을 받았다.영화 도입부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긴장을 풀 수 없는 탄탄한 스토리와 속도감이 이 영화의 수준을 말한다. 엉성한 듯 치밀한 스토리는 관객에게 끊임없이 생각하도록 만든다. 어찌보면 복잡한 듯한 구성이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사건의 발단이 얼마나 단순하게 시작되었는지, 그래서 그 어이없을 정도로 단순함 때문에 오히려 무릎을 치게 된다.오해라고 하지만, 영화에서는 바로 그 ‘오해’ 때문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사라지고, 자신의 아내도 아닌, 내연녀와의 불륜을 복수하기 하다 비참하게 죽는 사장을 보면서 인간의 어리석음을 마땅히.. 2015. 1. 7.
<영화> 에로스 에로스 극장표를 두 장 얻었다. ‘에로스’라는 다소 에로틱한 제목의 이 영화는 한국영화이다. 그리고 이 영화를 UIP영화를 상영하는 서울극장에서 상영하고 있었다. 아마도 영화수입을 위한 쿼터제 때문에 만든 영화인듯 하다. 사실 처음부터 이 영화에 대한 관심도 없었고 보고싶은 마음도 전혀 없었는데, 우연히 생긴 극장표때문에 보게되었다. 이 영화는 한국영화이다. 지금 한국영화의 수준은 작품성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얀전쟁’이 그렇고 ‘서편제’가 그렇다. 매우 수준높은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영화의 질적인 수준을 높이는데 커다란 공헌을 하고있으며 한국영화의 발전적인 길을 제시하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우리 영화를 우리 관객이 보아주지 않으면 뿌리를 내릴 수 없고 문화적 침.. 2015. 1. 6.
<영화> 웨스턴 애비뉴 웨스턴 애비뉴 한국인의 이민은 100년전부터 있어왔다. 최초의 서양이민은 하와이의 사탕수수농장 노동자였으며 조선민족의 비참한 역사적 현실과 맞물리는 시대적 상황이었다. 특히 70년대의 이민 붐은 팍스아메리카나를 꿈꾸는 미국인들과 그들에게서 무조건적인 희망을 느끼며 비판없이 받아들였던 양키문화에 이끌린 ‘환상의 이민’이었다. 무조건 미국에만 가면 한밑천 잡고 잘 살 수 있다는 허황한 꿈을 가지고 너도나도 미국으로 건너갔다. 가난한 조국보다는 배부른 거지로라도 외국에서 살고싶은 그 참담한 현실을 비난할 수는 없지만 분단된 조국, 가난한 제3세계인 한국의 실정은 이민을 생존의 도피처로 삼을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을 만들었던 것이다. 바로 그 시기에 이민한 한 가족의 이야기가 바로 ‘웨스턴 에비뉴’이다. 아주 어.. 2015. 1. 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