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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Les Triplettes de Belleville Les Triplettes de Belleville 벨빌의 세 쌍둥이. 빌뱅 쇼메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 아름다운 그림과 발랄한 스토리가 작품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실사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과장법, 비유법, 상징성이 두드러지는데, 사실성과 상상력을 유연하게 조합하며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작가의 재능이 뛰어나다.영화의 첫부분에 등장하는 '벨빌의 세 쌍둥이' 자매의 춤과 노래는 이 영화와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 가난하게 살아가는 할머니와 손자. 아이의 부모는 일찍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설정은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서 주인공 폴의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즉, 빌뱅 쇼메의 작품에서 보여주는 가족을 잃은 상실감은 영화의 모티브로 중요하게 작동하며, 슬픈 가족사를 바탕에 깔고 .. 2015. 3. 11.
<영화> Attila Marcel Attila Marcel '일루셔니스트'를 만든 실뱅 쇼메 감독 작품. 영화의 원제는 '아틸라 마르셀'이지만 한국에서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다. 한국 제목이 잘 지은 예로 꼽힐만 하다.두 이모와 함께 사는 폴은 어릴 때의 충격으로 말을 하지 못한다. 그 충격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모들은 교통사고라고 말한다.폴은 '마담 프루스트'를 우연히 만나고, 마담 프루스트는 폴에게 차를 대접한다. 그리고 충격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마담 프루스트는 옛날 방식으로는 '마녀'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중세의 '마녀사냥'으로 희생당한 바로 그 마녀의 전형이다. 혼자 살고 있고, 사람들과 접촉이 적으며, 무언가를 키우고, 연구하며, 실험한다. 그리고 그가 다루는 재료는 주로 자연에서 나오고, 그 효과로 .. 2015. 3. 10.
<영화> The Illusionist The Illusionist 실뱅 쇼메 감독 작품. 프랑스의 희극인 자크 타티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자크 타티가 그의 딸 소피 타티셰프에게 보낸 편지를 읽고 난 다음, 그 내용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는데, 무엇보다 그림 자체가 매우 아름답다.실뱅 쇼메 감독은 이미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도 성공한 사람이어서, 일러스트레이션 작업과 만화, 단편 애니메이션 등을 만든 경험이 있다. 물론 감독이 혼자 애니메이션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기본 그림, 콘티, 애니메이션의 동선, 풍경, 인물 등 그림으로 표현하는 섬세하고 세밀한 묘사는 감독의 역량에 달려 있으므로, 그의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이 영화를 홍보할 때, '따뜻한 이야기'라고 했지만, 사실 이 영화는 매우 슬프고 고독하며, 외로운.. 2015. 3. 10.
<영화> birdman birdman 잘 만든 영화. 액자 영화.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새롭고 재미있다.'왕년의 헐리우드 배우'였던 리건은 재기를 위해 브로드웨이에서 새로운 연극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연극이 성공해야 다시 헐리우드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나름대로 필사적이지만, 그는 여전히 '소통'을 모르는 사람이다. 정작 리건의 '소통'을 돕는 사람은 그의 매니저 노릇을 하고 있는 딸이다. 이 영화는 헐리우드의 배우가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헐리우드와 브로드웨이는 영화와 연극에서 세계적인 무대를 상징하기도 한다. 헐리우드에 국한하지 않고, 세계 여러나라에서 영화와 연극에 도전하고 있는 많은 무명 배우들에게도 이 영화는 생각할 거리를 주는 내용이기도 하다.'스타'가 된다는 것.. 2015. 3. 6.
<영화> (500) Days of Summer (500) Days of Summer 연애와 결혼을 한 중년 이상의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을 듯 하다. 나 역시 그렇다. 썸머는 연애하는 남자들이라면 한 번쯤은 꼭 만나보게 되는 여성이다. 즉, 여성 가운데 꽤 많은 여성이 썸머와 같은 성향을 보인다는 뜻이다. 요즘 말로 하자면 '어장관리'를 하는 여성인데, 남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짜증나는 대상이다. 남자는 순정을 바쳐 여자를 사랑하겠다고 맹세를 하지만, 여자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빠져나갈 자리를 만들어 둔다. 썸머 역시 연애를 하면서도 '친구' 사이로 지내자고 말하고, 정작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어느날 결혼을 하겠다고 말한다. 이 영화처럼 톰의 입장에 놓이는 남자라면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 아닐 수 없다.다행히도, .. 2015. 3. 6.
<영화> 幻の光 幻の光 이 영화는 미야모토 테루의 중편소설 '환상의 빛'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원작이 가지고 있는 미묘한 느낌과 분위기를 영상으로 옮기는 데 비교적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소설을 읽지 않고 영화만 본다면, 아무래도 원작 소설을 읽는 것보다는 느낌이 덜 할 것이다. 영화는 영화 자체로도 좋지만, 영화를 먼저 본 다음, 원작 소설을 읽어보면 감동의 폭과 깊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영화의 장점은, 특히 이 영화에서처럼 '환상의 빛'이라는 비주얼이 소설에서는 독자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지만, 영화에서는 '환상의 빛'을 직접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 빛은 어떤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찰라의 빛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그리고, 그 빛을 보게 되면, 사람은 자신이 .. 2015. 3. 3.
<영화>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 뜻밖에도, 이 영화를 보면서 '세월호 참사'가 떠올라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났다. 영화 속에서 침몰한 배와 바다에 떠 있는 어린 여자 아이들의 모습이 '세월호' 참사와 겹친 것이다. 우리는, 아니 나는 여전히 '세월호' 참사의 슬픔과 아픔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당연히 벗어날 수도 없고, 잊거나 외면해서도 안 될 일이다.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진행 중인 사건이며, 그 진실을 밝혀야 할 과제가 첩첩으로 쌓여 있는 한국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이다.이 영화가 '세월호' 참사를 의식하지는 않았겠지만-아니, 의식했을 수도 있겠다-영화에서 조선의 어린 여자아이들이 팔리거나 납치되어 외딴 섬으로 끌려가고, 그곳에서 일본으로 팔려가거나 불량 은괴를 만드는 일을 하다 죽음을.. 2015. 2. 26.
<영화> Amour Amour 생각이 많아진다. 부부가 나이 들어 살다 보면, 이런 일을 당할 확률이 꽤 높은 것이 현실이고 보면, 나같으면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 고민하게 된다.영화의 제목처럼 '사랑'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늙은 부부에게 '사랑'은 일부러 확인하거나 말하지 않아도 되는 말없는, 그러나 말보다 더 긴밀한 소통이다. 부부에게 자식의 존재는 피를 반씩 나눈(유전자가 부부의 절반씩 나눠지므로) 혈육이지만, 정작 부부는 혈연 관계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전자를 공유한 존재도 아니다. 그럼에도 자식은 성장하면 독립을 하지만, 부부는 목숨을 다하는 순간까지 함께 삶을 이어간다. 피를 나눈 자식보다 더 오래, 더 가깝게 살아가는 것이다.그런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 고통스러운 질병에 시달리게.. 2015. 2. 21.
<영화> the shining the shining 매번 영화를 발표할 때마다 충격과 논란을 만들어 내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작품이지만, 캐릭터의 힘이 이렇게 확실하게 드러나는 작품도 드물다. 최고의 작가 스티븐 킹의 작품과 헐리우드 최고의 배우 잭 니콜슨의 연기, 그리고 영화를 만들 때마다 늘 새로운 기법과 언어를 만들어 내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조화가 화려하면서도 놀랍게 드러나는 영화.이 영화도 이미 여러 번 봤지만, 이번에 아들과 함께 다시 봤다. 잭 니콜슨의 신들린 듯한 연기와 심장을 조여오는 듯한 카메라의 움직임은 공포 영화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했다. 스터디캠의 미끄러지듯 달려가는 장면이 미로 속을 헤매일 때, 잭 니콜슨이 도끼를 들고 아들의 뒤를 쫓는 장면은 공포영화의 명장면에서 빠질 수 없는 씬이다.하지만, 스탠리 큐.. 2015. 2. 20.
<영화> the silence of the lambs the silence of the lambs 벌써 여러 번 본 영화지만, 이번에는 아들과 함께 다시 봤다. 1991년에 개봉한 영화지만, 지금도 여전히 뛰어난 작품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명작들 가운데 소설 원작이 많은 것은 원작의 힘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사 최고의 거장이라는 스탠리 큐브릭도 대부분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토마스 해리스의 소설은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준다. 여기에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이 포진하면서 영화의 밀도가 짙어졌다.앤소니 홉킨스와 조디 포스터의 호흡은 보는 이를 숨막히게 할 정도로 훌륭하다. 렉터 박사는 정신과 의사지만, 그 자신이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다. 렉터 박사의 캐릭터는 너무도 매력적(?)이어서 이후 렉터 박사를 다룬 영화가 만들어지는 .. 2015. 2. 20.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이미 예전에 TV에서 5부작 다큐멘터리로 다뤘던 노인 부부의 삶을 찍은 것이어서, 그 TV 프로그램의 연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영화의 내용만으로 보면 TV에서 방송했던 내용이 더 좋았고, 노인 부부의 삶을 다양하고 재미있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100세 가까이 사신 노인은 정정하셔서 나무 지게도 짊어지고 다니시고, 일상 생활에 불편함이 없었지만, 어느 순간 급격히 병약해 지는 모습을 보인다.이 영화의 시작 부분에 봉분과 할머니가 앉아서 우시는 장면은 극적 배치라고는 생각하지만, 오히려 뒷부분을 앞으로 짤라 붙이는 바람에 다큐멘터리의 재미가 줄어들었다는 생각이다.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들 가운데 '워낭소리'와 비교한다면, '워낭소리'가 훨씬 큰 감동과 울림.. 2015. 2. 20.
<영화> the railway man the railway man 안젤리나 졸리 감독의 Unbroken이 일본군의 악랄한 행위를 고발했다고 잠깐 소동이 있었지만, 이와 매우 비슷한 영화가 바로 이 영화다. 두 영화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군에게 포로로 잡힌 것까지도 같다.'언브로큰'의 주인공이 공군 폭격기에서 복무한 병사였다면, 이 영화의 주인공은 기차를 만드는 기술자로,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던 버마에서 철도를 만드는 일에 동원되었다. 그곳에서 심한 고문을 당하고 살아 남지만, 그 폭력의 후유증은 시간이 많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두 영화에서 용서와 화해의 방식 역시 다르게 나타난다. '언브로큰'에서는 주인공이 나이 들어 일본 도쿄 올림픽에 성화 주자로 달리는 것이 보이는데, 자신이 당한 고통을 특정한 개인에게.. 2015. 2. 11.
<영화> Whiplash Whiplash 아무리 영화라고 해도, 이렇게 폭력적인 사제 관계가 성립할 수 있을까.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들을 함부로 대하고, 모욕하고, 언어폭력을 사용하면서 전혀 인간적인 대우를 하지 않는 교사가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 해도, 나는 그런 교사에게 배우지 않을 것이다.사람에 따라서는 이런 교사를 인정하고 그에게 배우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마치 이런 것과 같다. 사기꾼에 범죄자로 전과가 14범이나 되는 놈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또 다시 사기를 쳐서 많은 사람들의 돈을 빼돌려 부자가 되었는데도, 그 사기꾼이 능력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교육은 과정이지 결과가 아니다.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그 교육은 실패한 것이다. 이 영화의 제목이 재즈 .. 2015. 2. 11.
<영화> Unbroken Unbroken 19살,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 공군으로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중 태평양에 불시착해 47일 동안 표류, 일본군에게 포로로 잡혀 850일 동안 포로생활.평범하지 않은 몇 년의 삶을 살아온 것은 분명하지만, 전쟁은 인간을 언제나 비범하게 만든다. 그것은 상황이 인간의 조건을 바꿔 놓기 때문이다. 주인공 역시 그 시대에 태어나, 수 많은 역경을 겪은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다.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인간 승리의 감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류의 인간 승리 영화는 너무도 많고, 대단히 특별할 것도, 위대할 것도 없는 생존의 이야기라서 영화에 집중하기도, 감동하기도 쉽지 않다.안젤리나 졸리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그는 클린트 .. 2015. 2. 10.
<영화> 경주 경주 장률 감독의 '두만강'은 우리가 바라보지 못한 시각으로 동포의 삶을 그렸다는 점에서 꽤 신선한 느낌이 있었다. 장률 감독 스스로도 연변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으로, 뿌리는 한국에 있지만, 삶은 그곳에서 이어지고 있으니, 중국에서는 소수민족으로, 한국에서는 이방인으로 비춰지는 슬프고 아픈 존재이자 디아스포라의 존재이기도 하다.그가 바라 본 경주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북경대학교 교수인 최현은 친했던 형의 장례식 때문에 한국에 오게 되는데, 그는 한국 사람이면서 북경대학교의 교수를 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과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하지만 그는 아내와 갈등을 겪고 있으며, 그것이 이번 여행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아마도 아내와의 갈등이 이번만은 아닌 듯 하다. 최교수는 아내와의 갈등-친한 형의 죽음 등 .. 2015. 2. 10.
<영화> John Wick John Wick 본격 동물보호협회 홍보 영화. 절대 반려견을 건드리지 말라. 개주인이 화나면 물불 가리지 않고 싹 다 죽여버린다는 위험을 알리기 위해 키아누 리브스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홍보영화를 만들었다.존 윅의 감정 상태는 전문용어로 '불감청 고소원'의 상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누군가 건드리기만 해라, 아주 작살을 낼테니까,하는 심정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바로 존 윅이 은퇴하기 직전 거래했던 조직폭력배의 두목 아들이었고, 가뜩이나 가슴 속에 쌓인 것이 많았던 존은 강아지의 죽음을 계기로 자폭 모드로 돌입한다.영화의 줄거리나 분위기가 한국영화 '아저씨'를 떠올리게 한다. 이 영화와 '아저씨'를 비교하면, 오히려 '아저씨'가 더 이야기의 구조가 탄탄하다는 생각이 든다. 키아누.. 2015. 2. 9.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바바라 오코너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볼 만하다. 불행한 상황에서도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그렇기에 영화로서는 한계가 정해진 상태여서 거의 '어린이 영화'가 되어 버렸다.유쾌한 영화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오히려 영화의 분위기를 하드코어적인 스릴러로-물론 12세나 15세에 해당해야겠지만-만들거나, 진지한 미스테리물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별 두 개.---------------------------어느 순간 아빠와 함께 집이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지소는 동생 지석이랑 엄마와 함께 미니 봉고차에 지낸 지 벌써 한 달. 딱 일주일만 있다가 이사 간다는 엄마 말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개를 훔친다 → 전단지를 발견한다 → 개를 데려.. 2015. 2. 9.
<영화> 쎄시봉 쎄시봉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본 영화. 사실 볼만한 영화는 이미 극장에서 다 봤고, 지방의 작은 영화관에서는 상영하는 영화도 몇 개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기대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던 영화. 실제의 장소와 실존하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철저하게 허구로 구성되어 있는 영화여서 더욱 드라마틱 했다. '쎄시봉'은 60년대 명동에 있던 음악감상실이었지만, 최근 쎄시봉에서 노래했던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 등이 방송에 출연해 그때의 이야기와 노래를 하면서 6070 열풍이 불었고, 그것이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된다.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모두 낯익은 노래였고, 한때 즐겨 불렀던 노래들이어서 그 익숙함이 우선 반가웠다. '트윈폴리오'의 초기 멤버였던 이익균의 자리에 새로운 .. 2015. 2. 9.
<영화> Deux jours, une nuit Deux jours, une nuit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세계의 노동자여, 단결하라'고 외친 것은 인종, 언어, 국적을 불문하고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평등하게 적용되는 진리라는 것을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자본은 노동자를 정규직, 중규직, 비정규직, 알바 등으로 등급을 매겨 노동자들끼리 경쟁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정작 뒤집어 엎어야 할 적은 다른 곳에 있는데, 한 우리에 갇힌 똑같은 노동자들끼리 서로 잡아먹으려고 한다.정규직은 비정규직을 비웃고, 비정규직은 알바보다 그나마 처지가 낫다고 위안을 삼는, 노동자의 계급 분화는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에 놀아나는 노예의 삶이다.보너스와 동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강요는 노동자 동료들을 도덕적 .. 2015. 2. 6.
<영화> Boyhood Boyhood 여섯 살의 아이가 대학에 입학하는 열 여덟 살이 될 때까지, 마치 다큐멘터리로 찍은 듯한 영화. 지극히 평범하지만, 평범한 일상과 삶 속에서 느끼고 깨닫는 우리의 자화상과 같은 영화. 가난하지만 두 아이를 억척으로 키우며 공부를 계속해 교수가 되는 엄마와 이혼을 했지만 정기적으로 찾아와 아이들과 놀아주는 자유주의자 아버지, 풍족하거나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내지 못한 두 아이, 메이슨과 사만다의 성장 기록.여섯 살 꼬마부터 열 여덟 살의 청년이 되기까지의 한 소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성장 영화이자, 그 시간을 함께 보낸 이혼 가정의 가족 이야기다.메이슨의 엄마는 남편과 이혼한 다음, 두 명의 남자를 더 만나지만 결국 그들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게 끝난다. 오히려 메이슨의 아빠인 메이슨.. 2015. 2. 6.
<영화> 허삼관 허삼관 하정우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분명 코믹한 내용이긴 하지만, 원작 소설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과 사회성을 제거하고 난 결과가 얼마나 부실한가를 보여주고 있다.이야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문화대혁명 시기를 겪는 허삼관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이웃들의 생생한 고통이 이 영화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소설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압축하긴 했지만, 소설 속 상황을 한국에서는 5.16군사쿠데타와 독재정권에서 억압당하는 허삼관의 모습과 서민의 삶을 보여주었다면, 영화의 밀도는 훨씬 높아졌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소설도 그렇고 영화에서도 중요한 주제는 '매혈' 또는 '피'다. 허삼관은 자신의 피를 팔아 허옥란과 결혼을 할 수 있었고, 집안에 어려움이 생기거나 가족이 아프면 역시 피를 팔아 문제를 해결하곤 했다.'.. 2015. 2. 5.
<영화> 자유부인 자유부인 한형모 감독 작품. 영화의 원작은 1954년 서울신문에 연재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정비석의 소설이다. 이 영화 역시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1956년의 서울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자료로서도 훌륭하다. 전쟁이 끝나고 불과 3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이때의 서울은 꽤 깨끗하고 반듯한 건물들이 들어선 것을 볼 수 있고, 자동차도 제법 눈에 띈다.주인공 선영이 일하는 양품점에는 주로 외제 물건들이 많은데, 아마도 미군PX에서 빼돌린 물건이거나 미군, 군속, 그들의 가족들에게 구입한 물건들일 가능성이 많다.반면, 대학교수의 부인임에도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시작하는 선영을 보면, 당시 대학교수의 수입은 변변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선영이 살고 있는 작은 한옥은 서울의 중산층의.. 2015. 1. 29.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리라 본다. 현실에서도 산부인과 병원에서 아이가 뒤바뀐 경우가 아주 드물지만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니, 이 영화는 그런 희소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가족이란 무엇인지, 특히 '아버지'는 어떤 존재인지를 묻고 있다.영화에서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뒤바뀐 아이들을 둔 양쪽 집안의 갈등과 화해와 이해도 있지만, 그보다 주인공 료타라는 인물의 변화-진정한 아버지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해야겠다.영화를 보는 내내 울면서 보게 되었는데,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양쪽 부모의 입장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딱해서였다. 게다가 아역배우 케이타와 류세이의 연기는 물론, 그 커다란 눈망울만으로도 충분히 관객을 울리게 했다.영화는 의도적으로 .. 2015. 1. 28.
<영화> 갈증 갈증 , 을 만든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본 영화.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나카시마 감독은 자신이 직접 쓴 각본보다는 주로 소설을 통해 영화의 소재를 찾아낸다고 한다.그 이유가 재미있는데, 자기가 쓴 각본은 아무리 잘 써도, 자신의 세계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알고 있고, 늘 새로운 소재에 도전하는 감독의 노력이 멋지다.이 영화는 카메라와 연출 기법이 감독의 기존 영화와는 다른, 빠르고 현란하며 상징적인 이미지로 편집되어 있다. 이런 기법을 싫어하는 관객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도입부부터 현란하고 잔인한 장면들이 폭발하듯 나오고,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한 것은 영화가 중반에 들어서면서부터였다. 그러니, 이 영화는 결코 친절한 .. 2015. 1. 28.
<영화> 돼지꿈 돼지꿈 을 만든 한형모 감독 작품. 1961년 개봉. 영화 포스터에도 나오지만, 서울신문 시나리오 공모 당선작품으로, 시대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다. 영화의 수준이며 배우의 연기 모두 훌륭한 작품임에 틀림없다.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은 당대 최고의 배우들로 김승호, 문정숙, 허장강, 이예춘, 김희갑, 구봉서, 정애란 등 최고의 캐스팅이다. 여기에 안성기의 어릴 때 모습도 볼 수 있다.이들의 연기는 지금 봐도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흐믓하다. 특히 김승호와 그의 아내 역으로 나오는 문정숙의 연기는, 시간이 흘러 70년대와 80년대를 주름잡았던 의 최불암, 김혜자로 이어지는 생활 연기의 원조와 같다.단역으로 나오는 이예춘, 구봉서, 김희갑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고, 나중에 악역의.. 2015. 1. 26.
<영화> 서울의 휴일 서울의 휴일 1956년에 개봉한 영화. 1953년에 휴전이 되었으니 휴전하고 불과 3년밖에 지나지 않은 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귀한 영화다. 전쟁으로 쑥밭이 되었던 서울을 생각하면 겨우 3년의 시간에 이만큼 재건에 성공한 것을 보면, 당시 인민들은 대단 고생이 많았을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이때 서울의 인구는 약 200만 명이 채 안 되는 정도였으며, 전쟁을 통해 이미 100만 명이 넘는 인민이 죽었기 때문에 남한의 인구는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었다.이 영화가 개봉한 해부터 1964년까지를 '베이비붐 세대'라고 한다. 즉, 이 시기부터 출산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것이 통계로 증명되고 있다. 그래서 골목마다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남한의 인구도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하지만 이 영화.. 2015. 1. 26.
<영화> 비열한 거리 비열한 거리 유하 감독 작품.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 영화는 당연히 봤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처음 보는 영화였다. 다른 영화와 착각을 한 듯 하다. 최근 개봉한 을 먼저 보고나서 이 영화를 봤기 때문에, 아무래도 두 영화를 비교하게 된다.유하 감독은 느와르 장르를 퍽 좋아하는 듯 하다. 의 1편에 해당하는 가 1970년대의 말죽거리-강남-의 고등학교를 무대로 학생들의 싸움을 보여 준 것이었다면, 이 영화는 그보다 강렬한 '깡패'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주인공 병두 역을 맡은 조인성은 외모가 너무 잘 생겨서 오히려 연기력이 잘 보이지 않는 배우이기도 한데, 이 영화에서는 무난했다. 다만 말투가 전혀 다른 두 가지 버전을 쓰고 있는데, 일(폭력)을 할 때는 전라도 사투리를 섞어 쓰고, 가족이나 친구.. 2015. 1. 26.
<영화> 강남1970 강남1970 이 영화를 두고 유하 감독의 '거리 삼부작'의 완결편이라고들 한다. , 그리고 이 영화 모두 강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앞의 두 영화가 강남을 배경으로 했어도, 특별한 시대적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즉 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영화의 바탕에 깔고 있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강남'이라는 지역과 70년대의 정치, 경제적 상황을 빼면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관계로 연결되어 있으며, 감독은 그 자체를 말하려는 강한 의도를 가지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이 영화는 시나리오도 좋지만, 영화 흥행을 위해서 유하 감독의 치밀한 계산이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1970년대라는 40년 전의 이야기를 하면서 젊은 관객을 불러 모으기 위한 전략으로 젊은 배우 두.. 2015. 1. 25.
<영화> End of Watch End of Watch 버디 무비와 폴리스 무비는 미국영화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이 두 가지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큰 기대 없이 봤는데, 아주 괜찮은 영화였을 때, 의외의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스토리도, 촬영 기법도, 시나리오도 모두 탄탄하고 부족함이 없는 좋은 영화다. 미국의 경찰은 다른 나라의 경찰보다는 훨씬 격렬하게 범법자들에 맞서 목숨을 건 총격전과 싸움을 하고 있다.그것이 미국사회의 여러 모순에서 비롯한 것이기는 하지만, 법을 집행하는 최전선에서 범죄자와 맞서는 경찰들로서는 '공무'를 집행하지만, 개인의 감정이나 생각이 개입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실제로 미국은 '경찰국가'라고 할 정도로, 경찰의 권한과 법집행의 과격함은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지.. 2015. 1. 23.
<영화> The Act of Killing The Act of Killing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서도, 보고 나서도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대충만 알고 있던 인도네시아의 현대사를 깊이 있게 알게 된 것은 물론이고, 세계 여러나라에서 벌어졌던, 또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모든 살육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영화가 대단한 점은, 학살의 가해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무수히 많은 사람을 잔인하게 학살한 바로 그 자들이, 세월이 흘렀다고는 해도, 여전히 인간 도살자들인 그 악마같은 놈들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들이 했던 행동을 재연하도록 만든 것이다.1965년, 수하르토가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이후, 체제 비판적인 사람들을 한꺼번에 학살했는데, 그 숫자가 무려 150만 명에서 350만 명 사이라고 한.. 2015.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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