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벌꿀
2006년 12월 초. 마을 이장이 맛을 좀 보라며 꿀을 따왔다. 정배마을에는 한봉과 양봉을 하는 집이 몇 집 있는데, 장사로 하는 집은 한 집이 있고, 몇 집이 하는 것은 그저 자기들이 먹으려고 벌통 몇 개를 산에 놔두는 정도다. 양봉을 하는 집은 주로 판매를 하고, 한봉을 하는 집은 자기들이 먹으려고 하는데, 이장이 치는 벌도 한봉이다. 자기가 아는 곳, 산 속 바위 아래에 전통 방식으로 벌통을 몇 개 놔두는데, 늦가을이면 꿀을 따야 한다. 우리는 보통 꿀이라면 병에 담긴 조청같은 걸 생각하는데, 이장이 가져온 꿀은 사진처럼, 그냥 벌통에서 꺼내온 것이었다. 벌꿀이야 맛있는 건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 벌꿀은 좀 더 특별하게 맛있었다. 토종벌이 만든 한봉 꿀벌이기도 하고, 자연상태에서 그대로 생성된 ..
2012. 3. 4.
2006년-고라니고기
2006년 10월 중순. 어머니가 전화를 해서, 이웃집으로 가봤더니, 고기를 굽고 있었다. 갈비를 구워서 소금을 뿌려 먹었는데, 무슨 고기인가 했더니, 고라니 고기란다. 고라니라면 우리 마을에서 자주 출몰하는 동물이긴 한데, 세계적으로는 멸종 동물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보여서 아무렇게나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이 고기는, 고라니를 일부러 잡은 게 아니고, 도로에서 차에 치인 걸 가져왔다는 거다. 마을에 살다보니, 가끔 희한한 고기를 맛볼 때가 있다. 이렇게 고라니 고기를 먹을 때도 몇 번 있었는데, 고라니 갈비, 샤브샤브, 불고기 등을 먹어봤고, 멧돼지 고기도 먹어봤다. 사슴농장에서 사슴 고기를 생고기로도 먹어봤는데, 피는 도저히 먹질 못했다. 꿩고기도 먹어보고, 개고기도 시골에 내려와서 먹어..
2012. 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