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이펙트
사이드 이펙트 스티븐 소더버그 작품. 네번 째 보다. 가끔, 마음이 답답할 때, 기분을 좀 바꾸고 싶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을 때, 시원하고 통쾌한 결말을 즐기고 싶을 때면 이 영화가 떠오른다. 화려하고 통쾌한 액션도 아니고, 거대한 스케일의 전쟁 영화도 아닌, 평범한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일 뿐인데, 그래서 오히려 감정이 쉽게 전이되고, 마치 내게 벌어진 일처럼 실감한다. [복수는 나의 것]의 결말처럼 허무하지도 않고, [친절한 금자씨]처럼 잔혹함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해피엔드]의 서민기처럼, 정신과 의사 뱅크스는 자신에게 닥치 상황을 냉정하게 돌아보기 시작한다. 영화가 시작하면 카메라가 천천히 오른쪽으로 움직이며 작은 창문이 많은 단조로운 빌딩으로 다가간다. 음악은 어둡고 우울하다. 카메라..
2022. 1. 6.
돈 룩 업(Don,t look up)
돈 룩 업(Don,t look up) 인류가 맞닥뜨린 어쩔 수 없는 절멸 상황을 다룬 영화는 여러 편이다. 특히 우주에서 거대한 혜성이 지구로 다가오면서, 충돌하기까지 지구에 사는 인류의 대응을 담은 내용은 액션, 공포, 코미디 등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거대한 혜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는 가설은 과학적으로도 충분히 개연성 높은 이론이며, 낮은 확률이긴 해도 혜성이 실제 지구와 충돌하면, 지구가 상당 부분 파괴되거나 거의 대부분의 생물종이 멸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류의 멸종을 두고 크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이 있다. 내부적으로는 인류가 초래한 심각한 환경문제와 핵전쟁이 있고, 외부적으로는 혜성 충돌이다. 어느 쪽이 더 빠르게 다가올 지는 알 수 없지만, 두 가지 변수가 없..
2021. 12. 26.
코코랩 한끼 리뷰
올해 초, 건강 검진을 하다 간 초음파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들었고, 동네 내과에서 '간경변' 진단을 받았다. 동네 내과에서는 상급 의료기관을 추천해 주었고, 상급 의료기관에서 다시 정밀하게 검사를 한 다음, 최종 '간경변' 진단을 받았다. 잠깐 동안 많이 놀랐고, 당황했는데, 의사선생님의 진단에 따라 4월부터 약을 먹기 시작했고, 6월부터 체중 감량을 시작했다. 3개월 동안 약 7kg 감량을 했고, 지금도 꾸준히 운동과 체중 감량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체중 감량은 이론적으로 매우 단순하다. 입으로 들어가는 열량(음식)보다 빠져나가는 열량이 많으면 된다. 즉,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살은 저절로 빠지는 것이다. 다만, 이걸 꾸준히 지키면서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2021. 9. 28.
파고 Fargo
파고 Fargo 코엔 형제 작품. 코엔 형제의 작품들은 한 번도 안 볼 수는 있지만, 한 번만 보게 되지 않는다. 잘 만든, 재미있는 영화의 특징이 그렇듯, 같은 영화를 두 번, 세 번 보면 볼수록 새로운 장면,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된다. 우리가 '명작', '명화', '걸작'이라고 말하는 영화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영화 그 자체로 훌륭한 작품, 작품의 알레고리를 한 번만 보고는 해석하기 어려운 경우, 영화를 여러 번 볼수록 새롭게 해석할 가능성이 많은 작품이 그런 경우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요소는 훌륭한 작품에 모두 들어 있기 마련이다. 코엔 형제의 작품은 '명작', '걸작'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어서, 시간을 두고 같은 영화를 두 번, 세 번 이상 다시 보게 된다. 데뷔작인 '블러드 ..
2021. 9. 26.
안티 크라이스트
안티 크라이스트 라스 폰 트리에 감독 작품.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작품들은 서사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 서사에 내재되어 있는 알레고리를 해석하는 것이 그의 작품을 보는 이유인데, 그의 작품들은 거의 모두 서사보다는 알레고리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도 1) 아기의 죽음, 2) 에덴의 숲, 3) 아내가 연구하던 주제인 중세의 마녀, 4) 남편을 폭행하는 아내, 5) 사슴, 여우, 까마귀의 등장, 6) 클리토리스, 7) 아내를 살해하는 남편, 8) 산딸기 같은 키워드로 이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논란이 되는 장면은 아내가 스스로 자기의 클리토리스를 가위로 자르는 장면이다. 이 작품에서 부부의 정사 장면이 많은 것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유가 있는데, 인트로에서 눈이 내리는 바깥 풍..
2021. 9. 24.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가이 리치의 데뷰작. 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는 광고업계에서 광고를 만드는 감독으로 이미 명성을 날리고, 돈도 많이 벌어서 그의 이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정도였다. 1998년, 이 영화로 데뷔하면서, 가이 리치 스타일을 관객에게 확실하게 각인하는 작품이 되었다. 가이 리치 영화의 특징은 매우 복잡하게 뒤얽힌 스토리라인, 끊임없이 쏟아지는 수다, 화려한 액션과 독특한 슬로우모션, 최소한 두 번 이상의 복선과 반전 등이며 연출이 깔끔하다. 데뷔작을 이렇게 잘, 훌륭하게 만들었다는 건, 이미 내공이 상당하다는 증거이며, 이 작품 이후 그의 여러 영화들 가운데 더러 처지는 작품이 있긴 하지만, 대중성으로는 흥행이 보장된 감독이기도 하다. 이 영화 제목 'Lock, Stock An..
2021.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