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미국영화587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닥터 스트레인지 만화를 영화로 만든 수 많은 영화들 가운데 그나마 괜찮은 영화. 물론 미국에서 만든 모든 만화 원작 영화 가운데 최고버전은 '다크나이트'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만화 원작영화들 가운데 아직까지 '다크나이트'를 뛰어넘는 영화는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또한 앞으로도 '다크나이트'를 능가할 영화는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수퍼히어로 영화들은 세계관 자체가 지극히 '만화적'이어서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것이 오히려 영화의 걸림돌이 된다. 이런 만화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렇기에 더욱 '다크나이트'의 리얼리티가 마음에 든다. 이 영화는 만화적 상상력에 기반하고 있지만, 멀티 유니버스라는 개념을 도입해 시공간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자로 닥터 .. 2016. 11. 7.
<영화> 디시에르토 디시에르토 사막. 불모지. 줄거리는 간단하다.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 지대, 텍사스의 드넓은 황무지를 걸어서 건너야 하는 멕시코 사람들. 이들은 미국으로 불법 이주하는 사람들이다. 미국국경수비대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서 건너가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총알이 날아와 사람들이 쓰러진다. 멕시코 사람들을 죽이는 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로 망원경이 달린 장총을 들고 다니며 사냥을 하다 멕시코 사람들을 발견하고는 망설임 없이 살해하는 잔인한 인간이다. 이 살인마의 추적을 피해 끝까지 살아남으려는 주인공의 절박한 상황이 영화의 기본 줄거리다. 미국 남부 텍사스를 무대로 하는 영화가 최근 계속 개봉되고 있다. '로스트 인 더스트'도 텍사스가 무대인 영화다. '로스트 인 더스트'에서는 텍사스의 드넓은 평원과 황무지가.. 2016. 11. 7.
<영화> 로스트 인 더스트 로스트 인 더스트 Hell or High Water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멋진 영화. 오랜만에 훌륭한 영화를 봤다. 그것도 개봉하는 날. 별 네 개 반. 사실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 데이비드 메켄지는 그리 유명한 감독은 아니다. 이 영화는 그의 작품 가운데 최고의 작품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테일러 쉐리단은 바로 전작이 '시카리오'였다. 현재 헐리우드에서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로 알려진 사람의 작품이다. 훌륭한 시나리오와 연출 그리고 뛰어난 배우들의 조합은 의외로 그리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어서, 이렇게 멋진 영화가 나오기 드문 것이다. 이 영화에 관해서는 이미 이동진 평론가가 진행하는 '무비썸'에서 비교적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으므로 그것을 참고해도 되겠지만, 영화를 보면서.. 2016. 11. 4.
<영화> Under the Skin Under the Skin 이 영화를 SF영화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알레고리는 꽤 철학적이다. 외계인의 눈으로 본 인간의 삶이 그것인데, 여기서 외계인은 우주 밖의 다른 행성에서 온 진화된 생명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주류 사회에서 소외된 소수자들은 모두 '외계인'들이다. 영화의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여성은 인간 사회에서 생물학적으로는 남성과 비슷한 숫자지만 사회적 의미로는 소수자일 뿐이다. 주인공은 외계인이다. 그는 여자의 몸을 외피로 쓰고 있고, 또 다른 여자의 옷을 벗겨 입는다. 그리고 차를 몰고 다니며 남자들을 유혹해서 차원이 다른 곳으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남자들은 옷을 벗는 여자(외계인)를 따라 걷다 점차 젤처럼 고체와 액체의 중간 정도 점액질로 빠.. 2016. 11. 1.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1951년작. 쇠락한 남부 명문가 출신의 블랑쉬 드부아는 실패한 결혼과 부모의 죽음, 집안의 몰락 등으로 인한 상처를 가진 채 동생 스텔라를 찾아 뉴올리언스로 온다.[2] 스텔라는 폴란드계 노동자 계급 출신의 스탠리 코왈스키와 결혼한 상태로 블랑쉬는 부부의 집에서 머물게 된다. 과거의 영화를 잊지 못한 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블랑쉬와, 그런 블랑쉬의 상황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현실주의자 스탠리는 충돌한다. 블랑쉬는 스탠리의 친구인 밋치와 사귀게 되고 둘의 관계는 결혼을 이야기하는 단계로 발전한다. 하지만 블랑쉬가 고향에서 온갖 남자를 유혹하는 등 타락한 생활 끝에 쫓겨났다는 소식을 접한 스탠리는 밋치에게 그 이야기를 전달하고, 결국 밋치는 블랑쉬와 헤어진다. 마침내 스텔라가 아.. 2016. 10. 28.
<영화> 블러드 파더 블러드 파더 배우들은 미국 배우들인데, 감독은 프랑스 감독이어서 조금 의아하다. 게다가 영화의 무대도 미국의 남부지역이어서, 자본이 누구냐에 따라 영화의 본적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이건 미국영화라고밖에 보기 어렵다. '블러드 파더'는 '친아버지', '생부'라는 말이니,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10대의 딸은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인지 범죄자들과 어울린다. 그러다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그녀의 남자친구와 그 집단 그리고 경찰에게 쫓기게 된다. 오래 만나지 못한 아버지를 찾는 것은 이런 곤경에 처한 다음이다. 딸은 아버지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 역시 아버지를 그리 달갑게 생각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아버지를 찾아간다. 하지만 아버지는 어떤가. 늘 딸 생각을 하고 .. 2016. 10. 27.
<영화> 블루 재스민 블루 재스민 우디 알렌 감독. 주로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만드는 걸로 알고 있던 우디 알렌이 이렇게 우울한, 하지만 감동이 있는 영화를 만들었다. 사실 이 영화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열차'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열차'는 유명한 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으로 연극으로도 크게 성공했으며, 엘리아 카잔 감독이 말론 브랜도-세계적인 걸작 '대부'에서 대부로 나오는 바로 그 말론 브랜도-와 비비안 리-'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바로 그 비비안 리-를 주연으로 1951년에 영화로 만들었다. 원작 연극과 뒤이어 나온 영화가 매우 뛰어난 걸작들이니 그걸 리메이크한다는 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우디 알렌은 자신의 연출 스타일을 살려 우디 알렌 영화로 만들었다. 이 영화가 훌륭.. 2016. 10. 26.
<영화> Mr. Smith Goes To Washington Mr. Smith Goes To Washington 한국에서도 얼마 전에 국회에서 사상 유래 없는 필리버스터가 벌어졌는데, 그 상황은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에서 꽤 훌륭한 기록으로 남겨도 좋을 듯 하다. 이 영화는 1939년에 만들어 졌음에도, 오늘날까지 여전히 유효한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 세계정치사는 늘 권력을 가진 자들 가운데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놈들과 그것을 막으려는 양심 있는 사람들의 대결로 이어져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도 필리버스터가 등장한다. 시골 촌놈이었던 스미스는 상원의원이 되어 워싱턴으로 오게 되는데, 순진해서 이용해 먹으려던 부패한 자들이 스미스의 정직한 양심 앞에 무릎을 꿇는다는, 지금 상황에서는 '환타지'에 가까운 영화다. 30년대와 40년대의 미국에서 이런 영화는 .. 2016. 10. 23.
<영화> zero dark thirty zero dark thirty 영화는 '세상 어디에선가 있을 법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현실은 오히려 영화보다 더 믿기 어려운 사건을 만들어 내곤 한다. 이 영화는 잘 만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이 유지되고, 결과를 알고 있어도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세부 묘사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영화가 마치 실제 상황을 찍는 것처럼 다큐멘터리의 느낌도 나기 때문에 긴장이 유지된다. 영화에서 CIA의 작전은 정보와 돈을 거의 무제한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온다. 미국의 힘이 얼마나 강하고 또한 체계적이며 조직적인가를 확인할 수 있다. 단지 돈만 있거나 정보만 있다면 이런 작전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이 '세계의 경찰'을 자임하는 이유는, 끊임없는 개입을 통해 얻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2016. 10. 23.
<영화> Twinsters Twinsters 다큐멘터리. 이 영화의 배경은 비극적이지만, 영화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유쾌하다. 일란성 쌍동이가 서로 다른 대륙으로 입양되었다가 페이스북을 통해 만나게 되는 과정 역시 지구촌의 정보화사회의 발달과 그 장점을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아직 어린 이들은 인터넷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멀고 먼 거리를 극복하고 있다. 예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오늘날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 수 백개의 나라 가운데서 꽤 잘 사는 나라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에서는 여전히 '고아 수출'이 벌어지고 있고, 이런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자매는 자신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에서 가난한 집안의 자식으로 자라느니, 차라리 선진국의 잘 사는 집안에 입양되어 자라는 것이 더 좋다는 생.. 2016. 10. 22.
<영화> Misconduct Misconduct 알 파치노, 안소니 홉킨스와 같은 굉장한 배우들을 투입해서 겨우 이 정도의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 너무 한심해서 어처구니 없는 영화.별점이고 뭐고를 떠나서 이 영화는 영화의 기본도 안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시나리오 때문인지, 아니면 감독의 무능한 연출력 때문인지, 그 둘 모두가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다음 영화의 경력은 없기를 바란다.결국 결론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말한 것처럼 '첫째도 시나리오, 둘째도 시나리오, 셋째도 시나리오'라는 말이 딱 맞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배우와 감독의 영화이기 이전에, 잘 만들어진 시나리오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이 영화는 기본 가운데 기본인 시나리오가 형편 없기 때문에 실패했다. 영화가 성공하는 요인은 매우 다양.. 2016. 10. 22.
<영화> 인필트레이터 인필트레이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그 어떤 창작 영화보다 스릴 넘치는 영화다. 실제 이런 사건들이 미국에서는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인 것이 미국의 현실이고 보면, 마약 관련 사건들 가운데서도 이렇게 굵직한 사건이 많겠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마약사범을 잡는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있다.돈의 흐름을 중간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되면, 마약조직의 두목까지 잡을 수 있을 거라는 발상부터, 그것을 실제로 옮겨 남미의 거대 마약조직의 거물급들과 만나서 돈 세탁 이야기를 하게 되는 마약수사국의 잠입자들은 자신의 실제 생활과 삶을 포기하고 작전에 매달려야 한다. 신분을 속이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정체성까지도 완벽하게 속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미국 드라마였다면 몇 시즌에 해당할 만.. 2016. 10. 16.
<영화> 챔피언 프로그램 챔피언 프로그램 자전거계의 '신'이라고까지 일컬어졌던 랜스 암스트롱의 정체가 드러났다. 이 영화 전에 그는 이미 2013년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약물을 사용한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이 영화는 랜스 암스트롱의 약물 사용을 추적한 기자의 집요한 추적과 그 결과물로 만든 것이다. 랜스 암스트롱은 자신이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자전거 선수들은 거의 모두 금지 약물을 복용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일부에서는 랜스 암스트롱이 오히려 피해자라는 주장도 한다. 금지 약물의 복용은 선수들에게 일반적인데 유독 랜스 암스트롱만 지적해 그의 인생을 망쳤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랜스 암스트롱과 경쟁한 선수들 가운데는 약물을 하지 않는 선수들이 더 많았다. 예전에 랜스 암스트롱을 다룬 다큐멘터리와 이 영화를 보고.. 2016. 9. 18.
<영화> 열차 안의 낯선자들-스트레인저 온 트레인 열차 안의 낯선자들-스트레인저 온 트레인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원작 소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작품.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데뷔작이다. 여성작가로는 매우 드물게 데뷔작부터 스릴러로 출발한 셈이다. 나중에 리플리 시리즈로 더욱 유명해지지만, 이미 데뷔작부터 히치콕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는 건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교환 살인'이라는 기상천외한 발상도 그렇지만, 데뷔작부터 싸이코패스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이후 그의 작품 대부분에서 싸이코패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걸 보면,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인간관이 남달랐던 것은 분명하다. 원작소설과 영화는 설정이 조금 다르지만 두 주인공 남성에게 있어 자신의 현재를 억압하는 대상을 제거하고자 하는 욕망은 일치한다. 다만 그것을 .. 2016. 9. 18.
<영화> LA 컨피덴셜 LA 컨피덴셜 제임스 엘로이 소설 원작. 커티스 핸슨 감독. 하드보일드 느와르의 명작. 등장하는 배우들 면면도 훌륭하고, 원작, 연출, 연기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영화. 이 영화를 보고 일부러 원작 소설을 찾아 읽을 정도였다. 소설가인 제임스 엘로이는 어려서부터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고, 큰 불행을 겪으며 성장했다. 그가 어릴 때 부모는 이혼했고, 어머니는 이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는데,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불우한 성장기를 겪으면서 제임스 엘로이는 알콜중독과 약물중독으로 피폐한 상태가 되었는데, 그를 살린 것은 '글쓰기'였다. 그의 내면에서 글쓰기에 대한 강렬한 욕망이 없었다면 그는 보통의 폐인들처럼 길거리에서 죽어갔을 것이다. 소설과 영화의 제목인 'LA컨피덴셜'은 .. 2016. 9. 18.
<영화> 트루 그릿-브레이브 트루 그릿-브레이브 코엔 형제의 영화. 원작은 찰스 포티스의 1968년 소설. 이미 소설이 발표된 직후 1969년부터 여러 차례 영화로 만들어진 유명한 영화로, 존 웨인이 애꾸눈 보안관 루스터 카그넌을 연기하기도 했고 이 영화로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은 경력도 있을 만큼 유명한 영화다. 이 영화의 주제는 '진정한 용기'에 관한 것인데,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상황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추적하는 소녀 매티 로스는 겨우 열 네살(한국 나이로는 열 여섯)에 불과한 아가씨지만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서 과감하게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용기 있는 인물이다. 이 영화에서 매티와 함께 움직이는 연방보안관 보좌 루스터 카그넌과 현상금 사.. 2016. 9. 18.
<영화> 리플리 리플리 본 시리즈로 유명한 맷 데이먼, 귀네스 펠트로, 주드 로 주연.감독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연출이 훌륭하다. 게다가 배우들의 연기는 더욱 훌륭하다.애정하는 작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리플리 시리즈' 가운데 '재능 있는 리플리'를 영화로 만들었다.이 영화 이전에 르네 끌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도 같은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태양은 가득히'에서 앨런 들롱의 그 모습은 지금도 멋지다. 두 영화는 같은 원작 소설로 만들었지만 꽤 다르다.이 영화 '리플리'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캐스팅이 완벽하다고 말할 정도로, 배우와 극중 인물의 싱크로율이 (내가 보기에는) 완벽하다.부잣집 아들인 디키의 주드 로는 외모부터 귀티가 흐른다.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란 청년답게 자유분방하고 너그러우며, 자기 세계가 완.. 2016. 9. 17.
<영화> Pulp Fiction Pulp Fiction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영화에 관한 한 '천재'라는 말을 들어도 좋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그가 만든 영화 가운데 개봉한 영화는 모두 봤을 뿐 아니라 대개 두 번 이상 봤다. 타란티노 스타일의 영화는 느와르와 블랙 코미디를 섞은 듯한, 심각하지만 재미있고, 우울하지만 상쾌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인물들이 드러내는 성격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방식은 헐리우드에서 흉내내는 감독이 없다고 할 정도로 독보적이면서 탁월하다. 이 영화에도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들 각자는 모두 생생하게 살아 있는 캐릭터로, 자기의 역할을 뚜렷하게 각인시키고 있다. 주연, 조연을 따로 나눌 필요도 없을 만큼, 등장하는 배우들 역시 헐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일 뿐 아니라 연기 역시 최.. 2016. 9. 17.
<영화> Barton Fink Barton Fink 조엘 코엔, 에단 코엔 형제 작품. 코엔 형제의 영화는 특별하다. 좋아하는 많은 감독이 있고, 그들이 만든 영화가 있지만 코엔 형제의 블랙 유머는 씁쓸하면서도 달콤하고 여운이 많이 남는 맛이다. 지금까지 코엔 형제가 만든 공식적인 10여편의 영화는 다 2번 이상 봤지만, 앞으로도 이들의 영화는 꾸준히 다시 찾아서 보게 될 영화들이다. 그만큼 영화를 잘 만들고, 영화를 보는 순수한 재미가 있다. 이 영화 역시 처음 봤을 때 받았던 강렬한 인상과 난해한 이야기 방식 때문에 두어 번을 더 봤다. 주인공 바톤 핑크는 동부에서 희곡으로 성곡한 작가. 1940년대 헐리우드를 풍자한 이 영화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코엔 형제의 연출이 빛을 발하는 멋진 영화다.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지만 맥거핀으.. 2016. 9. 16.
<영화> The Aviator The Aviator 마틴 스코시즈 감독 작품. 레오나르도 디 카프리오 주연.미국의 실존 인물 하워드 휴즈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192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미국의 경제가 급격하게 풍요로워지던 시기와 맞물려 있기도 하다.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하워드 휴즈는 영화제작과 비행기 제작이라는 두 분야에서 모두 놀라운 성과를 남긴다.중간에 경제공황이 닥치지만 하워드 휴즈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이 시기를 지내는데, 그는 투자하고 제작한 영화에서도 성공하고, 지금의 라스베거스를 만든 실질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작은 마을을 거대한 도박의 도시이자 부자들이 찾아오는 유흥의 도시로 만든 것도 하워드 휴즈였다.하워드 휴즈는 아버지에게 막대한 유산을 물려 받았고, 그의 아버지는 변호사, 발명.. 2016. 9. 16.
<영화> Shutter Island Shutter Island 마틴 스코시지 감독 작품. 레오나르도 디 카프리오 주연.데니스 루헤인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원작, 감독, 주연배우 모두 최고 수준이다. 처음 보고 나면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데-나만 그랬는지 모르겠다-두 번을 보고 나서야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줄거리는 이렇다. 정신병력을 가진 범죄자들이 구속되어 있는 감옥섬 '셔터 아일랜드'에서 레이첼 솔란도 라는 여성 수감자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이에 테디 다니엘스와 척이라는 2명의 연방수사관이 사건을 조사하기여 위해 그 섬에 들어가게 되었다.테디 다니엘스는 사건을 조사하는 중에도 수시로 자신의 악몽같은 트라우마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하나는 2차 대전 참전 당시에 점령하였던 다카우의 유대인 수용소.. 2016. 9. 16.
<영화> Spotlight Spotlight 가톨릭 사제의 아동성추행을 탐사 보도한 보스턴 글로브 '스포트라이트 팀'의 이야기.보스턴 지역은 가톨릭 교도가 전체 인구의 약 53%가 될 정도로, 구교의 영향력이 강한 곳이다. 이곳에서 벌어진 가톨릭 사제들의 무수한 아동성추행은 교구와 추기경의 개입으로 은폐되는데, 가톨릭 교도들이 지역사회에서 돈과 권력을 가진 경우, 그들은 추문을 은폐하는데 협조하는 쪽으로 기운다.전직 사제의 연구 결과, 전체 사제의 약 6%가 아동성추행을 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이는 보스턴 지역에서만 90명 정도의 사제가 연루되었음을 뜻한다. 새로 부임한 편집장의 지시로 다시 시작된 탐사보도는 특종팀(스포트라이트 팀)에서 맡는다. 편집장은 유대인. 한국 같았으면 종교탄압이라고 입에 게거품을 물고 악다구니를 썼을 것.. 2016. 3. 18.
<영화> cowspiracy cowspiracy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축산업의 문제점을 다룬 영화. 이 다큐멘터리는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대안을 말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방출 문제가 세계적으로 중요한 환경문제로 부각되면서 자동차를 비롯한 각종 대중교통과 제조업 공장이 비판의 대상에 올라 있지만, 정작 지구 전체의 이산화탄소 배출의 51%는 축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이 영화는 말한다.사람들이 육류를 선호하고 섭취율이 높아지면서 열대 밀림이 축산업에 의해 사라지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량보다 더 많은 곡물이 축산업에 쓰이고 있어 정작 많은 사람들이 식량이 없어 굶주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게다가 세계적으로 물이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세계 인구가 쓰는 물보다 수 백, 수 천배 많은 물을 축산업에서 쓰고 있기 때문에 결국 공장식 축산업.. 2016. 2. 24.
<영화> 요리를 욕망하다 요리를 욕망하다 넥플릭스 다큐멘터리 4부작. 물, 불, 공기, 흙의 주제로 음식에 관한 탐구, 요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요리'를 발명?, 발견한 이후 인류의 삶은 다른 동물, 영장류들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물, 불, 공기, 흙은 요리에 있어 핵심이며, 이 요소들은 고대부터 인간을 구성하는 네 가지 물질이기도 하다. 기존의 요리 다큐멘터리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꽤 내용이 알차다. 특히 '흙'을 다루는 내용에서는 '발효'를 말하고 있는데, 세계 여러나라 민족이 만들어 먹는 발효 식품들 가운데 김치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인간이 먹는 음식의 약 30% 정도는 발효 식품이라고 한다. 그만큼 발효는 우리의 식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간의 건강에도 많은 도움을.. 2016. 2. 22.
<영화> The true cost The true cost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의류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한 작품.사실 여기서 지적하는 문제는 단지 '의류산업'에만 해당하는 내용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조적'이라는 뜻은 자본주의를 이루는 핵심이자 자본주의의 가장 심각한 문제의 본질인 '착취'의 문제를 말한다.의류산업을 포함한 이른바 패션산업은 자본(가)이 자기 공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전자산업의 경우도 애플은 자기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앞으로 이런 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자본이 단지 자본으로 추가 이윤을 재생산하는 방식은 노동자의 잉여가치 뿐이다. 즉 자본이 많은 이윤을 벌어들이는 것은 그만큼 많은 노동자들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뜻과 똑같다. 최고급 브랜드와 그 제품들의 가격은 해마다 높아지.. 2016. 2. 16.
<영화> Narcos Narcos 넥플렉스. 미니시리즈 10부작. 콜롬비아의 마약왕으로 알려진 파블로 에스코바로의 이야기.이야기는 미국마약단속국 DES의 요원이 나레이션을 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실제 필름과 드라마를 섞어서 팩션으로 만들었는데,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다룬 다큐멘터리보다 훨씬 디테일하고 전체 줄거리를 이해하기 쉽다.파블로 에스코바르는 70년대 초반만 해도 콜롬비아에서 밀수를 하던 범죄자였는데, 그가 이른바 세계 최고의 '마약왕'으로 등극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그는 운도 좋았고 그 자신의 능력도 있었으며, 당시의 상황 역시 그에게 유리했다.70년대 초반에는 미국에서도 코카인에 대한 인식이 낮아서 대마초는 단속을 했어도 코카인은 거의 무방비 상태였다. 콜롬비아나 그 인근 국가에서 비행기로 엄청난 양의 코카인을 .. 2016. 2. 16.
<영화> making a murderer making a murderer 다큐멘터리.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10부작. 미국사법부의 잔인한 시스템.'씨네21'의 추천으로 봤는데, 처음에는 한 편짜리 다큐멘터리인 줄 알았다가 무려 10부작이나 되어서 충격을 받았고, 내용이 너무 기가 막히고 황당해서 또 충격을 받았다. 무려 10년에 걸쳐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어지간한 드라마 뺨치는 긴장, 스릴, 분노를 느낄 수 있다. 이 내용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라는 점에서 영화보다 훨씬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미국 앨러배마주의 매니토웍은 미시간호 바로 옆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우리로 치면 시골의 읍내 정도에 해당하는 마을로, 주민들은 대개 아는 사이다. 매니토웍 아래쪽으로 조금 큰 도시 밀워크가 있고, 그 아래로 미국3대 도시인 시카고가 있다. 이.. 2016. 2. 13.
<영화> catch me if you can catch me if you can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작품.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역시 재미있다. 어린 나이에 이렇게 놀라운 범죄를 저지르면서 남다른 재능을 보인 프랭크. 비행기 기장으로 변장해 비행기를 공짜로 타고 다니고, 은행수표를 위조해 수백만 달러를 훔친 희대의 사기꾼이 겨우 열 일곱살이라는 것도 놀라운 기록이다.1960년대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범죄의 세계에도 천재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나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겨우 이주일 공부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사실. 그는 진정 천재였다. 대형병원에서 의사 노릇도 하고, 항공사 기장 노릇도 하고, FBI의 추적을 피해 잘 도망다니던 그도 결국 잡히게 된다. 이 영화의 인물들이 놀라운 점은, 쫓기는 자나 쫓는 자나 모두 매우 점잖다는 .. 2016. 2. 11.
<영화> beasts of no nation beasts of no nation 충격적인 영화. 영화라고 하기에는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성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트루 디텍티브'를 만든 감독이라는 점에서, 아무런 의심없이 선택하게 된 영화. 역시, 훌륭하다.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으니 실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의 소년병 문제는 세계적으로 심각한 여론을 일으켰다. 소년병들은 주로 내전에서 반군들의 전쟁 소모품으로 여겨질 정도로 많이 만들어졌고, 많이 죽었다.이 영화에 등장하는 소년병들 역시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소년병이 된다.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살인을 하게 되고, 무거운 총을 들고 정글을 뛰어다니며 전투를 하고, 다른 부족의 평범한 가족을 살육하는 과정까지 이르면 그들은 더 이상 인간.. 2016. 2. 11.
<영화> pawn sacrifice pawn sacrifice 세기의 매치. 동양에서는 바둑이 두뇌 게임의 상징이라면 서양에서는 체스가 두뇌 게임의 최고봉이다. 물론 수학적 계산으로만 본다면 체스는 바둑의 발가락 만큼도 안 되는, 유치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서양에서는 나름 고도의 두뇌 계산을 필요로 하는 천재들이 모이는 곳이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다.참고로, 바둑의 복잡성은 대략 361^10 =37,589,973,457,545,958,193,355,601 ~= 3.8 * 10^25 정도인데, 여기서 10은 미리 둘 수 있는 수로 흔히 '몇 수 앞을 내다 본다'고 할 때의 그 예측 가능한 수를 말한다. 하지만 프로바둑의 경우 보통 20-30수 이상을 내다보기 때문에 361^20 또는 361^30을 할 경우 저 소숫점은 읽을 수 없을.. 2016. 2. 11.
반응형